남사친이랑 우정과 사랑 사이를 유지하는 법 4 | 코스모폴리탄 (COSMOPOLITAN KOREA)

한때는 서로를 가장 잘 이해해주던 베스트 프렌드와 이별하고 어떻게 지내는지도 모른 채 사는 건 좀 슬프지 않은가? 연인으로서는 잘 맞지 않았지만, 인간적으로 응원하고 싶은 사람도 있는데 말이다. 헤어진 연인과 우정을 이어갈 경우 ‘진짜’ 친구가 되기 위해 지켜야 할 선이 있다. ::러브, 전남친, 남친, 연애, 연인, 이별, 사랑, 연애심리, 코스모폴리탄, COSMOPOLITAN | 러브,전남친,남친,연애,연인

할리우드 프렌드십이 가능하려면?Rule 1 선을 넘지 않기 위해 ‘함께’ 노력해라H의 ‘애프터 연애’는 엑스와 얼마든지 좋은 친구처럼 지낼 수 있다는 걸 보여준다. 하지만 연인이었던 모든 사람과 좋은 관계로 남는 건 아니다. H에게도 엑스와 친구가 되기 위해 고려하는 몇 가지 절대 조건이 있다. 우선 그와의 사랑이 건설적이고 좋은 연애였어야 하고, 서로에게 충실한 관계였어야 한다. 인간적으로도 싫은 엑스와 친구가 될 가능성은 제로에 가깝다. 무엇보다도 가장 중요한 건 시간이다. 연인에서 친구가 되는 데도 시간이 필요하지만, 친구가 된 후 ‘진짜 친구’로 거듭나기까지도 시간이 필요하다. “우리 친구로 지내자”라고 말하는 순간, 사랑이 갑자기 우정으로 변하는 건 아니기 때문이다. “헤어지자마자 바로 무리해서 친구가 되려고 하면 안 돼요. 각자 떨어져 있는 시간을 가지면서, 두 사람 모두 상대와 친구로 지낼 수 있을 만큼 마음이 정리되는 때를 기다려야 해요.” H의 말이다. 소위 말하는 할리우드 프렌드십의 핵심은 선을 넘지 않기 위해 함께 노력하는 것이다. “친한 친구처럼 허물없는 관계가 되려는 게 아니에요. 이 관계에서 제가 원하는 건, 나의 한 시기를 가까이에서 함께했던 소중한 친구를 잃지 않는 거죠.” Rule 2 상대의 연애 상태에 따라 지켜야 할 ‘선’을 달리해라H는 엑스와 우정을 유지하기 위해 철저히 ‘선’을 지킨다. 현재 그녀에게는 친구로 지내는 엑스가 셋 있는데, 공교롭게도 현재 세 사람의 연애 상황이 모두 다르다. 상대의 상황에 따라 조심해야 하는 부분이 달라 세심하게 신경 써야 한다. 유부남인 엑스와는 연락을 자주 하지는 않는다. 결혼했으니 심리적인 거리도 가장 멀고 대하기에도 조심스럽다. 일 년에 한두 번 정도 ‘생사 확인’을 하고 서로 잘 지내는지 묻는 가벼운 대화만 나눈다. “최근에는 미국에 사는 엑스가 아내와 함께 한국에 왔다길래 다 같이 놀았어요. 이런 경우 상대의 연인이 저를 위험하다 느끼지 않게끔 행동하는 게 중요해요. 그녀가 보는 앞에서 엑스와 대화할 때 ‘옛날에 그거 기억나?’, ‘너 옛날에 그랬는데’ 식의 둘만 아는 이야기는 절대 꺼내지 않아야 합니다.”현재 다른 사람과 연애 중인 엑스에게는 상대의 연애나 연인에 대해 자세히 묻지 않는다. 둘 다 애인이 있기 때문에 심각하게 이야기를 꺼낼 필요가 없는 주제다. 간혹 대화하다 자연스럽게 그 이야기가 나오면 상대의 여자 친구가 나의 존재를 알게 되더라도 기분 상하지 않을 좋은 말만 한다. 절대로 부정적인 코멘트는 하지 않고, 무조건 그들의 관계를 응원하는 태도를 보이는 것이다. “모든 이야기가 그의 애인 귀에 들어갈 수 있다고 생각하면서 말하는 게 좋죠. 엑스가 연애를 시작한 뒤로 연락 빈도는 자연스럽게 줄었지만, 고민이 있으면 털어놓고 지내요. 그도 저를 만날 때는 여자 친구한테 꼭 허락을 받더라고요. 그래서 가급적 문자로 대화하는 게 가장 편해요.”솔로인 엑스는 주로 다른 친구들과 함께 어울리는 사이다. 상대적으로 가장 편한 엑스고 배려해야 할 애인이 없으니 단둘이 밥이나 술을 먹기도 한다. 단, 서로의 연애나 썸에 대해 묻지 않는 암묵적인 선을 지킨다. “그가 요즘 관심 갖는 사람이 있는지, 어떤 사람인지 궁금해하지 않아요. 제 썸남에 대해서도 이야기하지 않고요. 공식적으로 애인이 생길 경우 공유하지만, 사사로운 연애 이야기까지 하는 사이는 아니죠. ” Rule 3 현재의 애인을 배려하라주위에서  H의 이런 관계를 보고 미련이 남아 관계를 유지하는 것 아니냐는 시선을 보낼 때도 있다. “한쪽에서 미련을 가지고 있어 친구로 지내게 된 경우도 있었어요. 그런데 그런 마음은 각자의 인생을 살고 서로 다른 사람을 만나게 되면 자연스럽게 없어져요.” 그럼에도 전 남친에게 애인이 생기면 자신도 모르게 질투가 날 때도 있지 않을까? H도 사람인지라 서운한 마음이 들 때도 있지만, 혹여나 질투가 나더라도 빠르게 그런 감정을 없애려고 노력한다. 문제는 자신의 애인이 엑스를 질투할 때다. 그런 상황에서는 회피하거나 “그냥 친구 사이인데 왜 그렇게 예민하게 굴어?” 식으로 내 입장만 강요하지 말아야 한다. 애인 입장에서 마음을 헤아리려 노력하고, 엑스는 질투할 대상이 아니라는 믿음을 심어주는 것이 중요하다. “우정은 벤다이어그램처럼 사랑 안에 포함된 감정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헤어진 연인과 친구가 되는 과정은 사랑이 없어지더라도 우정이 남아 있는 개념 같아요. 사랑이 한순간에 우정이 되는 게 아니고요.”간혹 인간적인 호감이 다시 사랑이 되는 경우도 있다. 스타일리스트 K(29세)는 연인에서 친구가 됐다가 다시 연인이 된 케이스다. 주변 반응은 “결국 그럴 줄 알았다”, “놀랍지도 않다”는 것이 대부분이었다. 그들은 미련 때문에 친구와 연인 사이의 어느 지점을 택했던 걸까? 사랑과 우정을 오간 K에게 “헤어진 연인과 친구가 될 수 있냐”고 물었는데, H와 비슷한 답변을 내놓았다. “상대가 정말 친구로만 느껴질 때도 있었어요. 좋은 사람이라고 편하게 지내다 보니까 다시 이성적인 감정이 생기기 시작했고요. ‘친구’라 정의한 게 위선처럼 느껴져 앞으로 만나지 말자고 한 적도 있는데,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고 다시 연인이 됐죠. 감정은 복합적인 거라 친구냐 연인이냐로만 양분할 수는 없다고 생각해요. 친구일 때는 우정, 연인일 때는 사랑이 더 큰 감정이었을 뿐, 하나의 인격으로서 상대가 내게 소중한 사람이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아요.” Rule 4 자신의 성향에 따라 엑스와의 관계를 결정해라재밌는 건 H의 엑스들이 친하게 지내는 전 여친은 H가 유일하다는 사실이다. 헤어진 연인과 친구로 지낼 수 있는 데는 개인적인 성향도 크게 작용한다는 의미다. 실제로 그녀는 인간관계와 네트워킹이 중요한 패션 마케팅 일을 하고, 외국 유학 경험도 있어 보통의 사람보다 관계에 개방적인 편이다. 하지만 H처럼 엑스와의 관계에 열려 있는 사람에게만 할리우드 프렌드십이 가능한 것은 아니다. 상대가 누구냐에 따라 생각이 달라지기도 한다. 예를 들어 에디터 J(30세)는 H와 달리 전 애인과 연락하며 지내는 성격이 아니다. 그런데 최근 변호사인 전 남친을 만날 기회가 있었는데, 신기하게도 오랜만에 반가운 친구와 조우한 기분을 느꼈다. 서로의 근황과 고민에 대해 얘기할 때는 각자의 단점과 개선해야 할 부분을 짚어주기도 했다. 연애할 때는 친구도 모르는 자신의 모습을 속속들이 아는 남친의 말이 잔소리처럼 느껴졌는데, 헤어진 뒤에 들으니 꽤 진정성 있는 조언으로 받아들여졌다는 것이다. 비록 헤어진 뒤에는 연락하고 지내지 않지만, J는 엑스와 인맥이 많이 겹친다. 또한 법률적인 문제를 겪었을 때 발벗고 도와준 것에 대해 친구로서 감사한 마음도 간직하고 있다. 그래서 문득 인간적인 호감이 있다면, 어쩌면 서로에게 건설적인 조언을 해주는 친구가 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진짜’ 친구가 되기까진 완전히 감정을 정리할 시간이 더 필요하겠지만 말이다. 헤어진 뒤 엑스와 어떤 관계로 남을지는 개인의 선택이다. 누군가는 과거의 인연을 이어가는 게 불필요하다 여길 수도 있다. 하지만 한때는 나를 가장 잘 이해해줬던 베스트 프렌드를 잃고 싶지 않은 사람이라면, 이별 뒤에 그와 새로운 관계를 시작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살다 보면 연인으로서는 잘 안 맞지만, 친구로서는 응원하고 싶은 사람을 만나기도 하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