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하남과의 연애가 좋은 이유 | 코스모폴리탄 (COSMOPOLITAN KOREA)

‘누나’가 이렇게 설레는 단어인 줄 몰랐다. 연애에 무슨 유행이 있느냐고 콧방귀를 뀐다면, 불과 두 달 전까지만 해도 나도 그런 줄 알았다고 답하겠다. 단언컨대, 요즘 대세는 연하남과의 연애다.::연하남, 연애, 사랑, 러브, 커플, 남자친구, 코스모폴리탄, COSMOPOLITAN:: | 연하남,연애,사랑,러브,커플

꺅! 나보고 누...누나래...‘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라니, 드라마 제목이 이래도 되는 건가 싶었다. 어느 하나 특별할 것 없는 단어들이 이렇게 합쳐지니, 그렇게 야릇할 수가 없었다. ‘뽀샤시’ 필터라도 끼운 듯 동화 같은 화면 속에는 아마도 대한민국 서른다섯 살 여자 중에 제일 예쁠 손예진과 그런 그녀에게 “나 밥 좀 사주면 안 되나?”라며 툭 하면 웃는 우리의 정해인이 있었다. 거기에 “Sometimes it’s hard to be a woman~”이라고 읊조리는 프랑스 여자 카를라 브루니의 BGM까지! 이건 마치 콩 심은 데 콩 나다 갑자기 팥도 나는데, 어디서 금괴까지 떨어질 법한 기적의 3박자였다. 마우스 프린팅이라도 해야 마땅할 정해인의 그 입꼬리가 ‘씩’ 올라갈 때마다 대한민국 누나들은 다 같이 헤벌쭉 웃고 있는 자신을 발견해야 했으니까. 드라마 내용은 점점 복잡다단해졌지만, 정해인이 ‘누나’라고 부르며 웃을 때, 테이블 밑으로 누나 손을 확 잡아채 깍지 꼈을 때의 그 저릿함은 쉽사리 잊을 수 없다. 거의 삼엽충과 함께 멸종한 줄로만 알았던 내 연애 세포가 한꺼번에 ‘와다다다’ 깨어나는 실로 엄청난 경험. 그건 다 “누나~”, 이 한마디로부터 시작됐다. 연하남과의 연애 리얼 모먼트들, 소환! “누나”라는 호칭의 힘 MOMENT A에게 “누나~”라는 호칭의 첫 경험은 고등학교 2학년 때였다. 딸만 둘, 집에서는 막내, 학교는 여중·여고… 주변에 온통 여자뿐인 환경에서 누군가가 A를 처음으로 “누나”라고 불렀다. 그게 얼마나 심장을 ‘쿵’ 발끝까지 떨어뜨릴 수 있는지 그때 알았다. 고등학교 연합 동아리에서 신입생을 받던 날. 처음으로 남자 후배라는 존재가, 그것도 밀크보이 연하남이 정해인처럼 웃으며 그녀에게 “누나”라고 불렀다. 거짓말 안 보태고 그 한순간에 A는 사랑에 빠졌다. 이후로 동아리 모임이 있는 금요일만 기다렸다. “누나”, “누나”, “누나” 끝도 없이 들려오던 ‘누나 데이’, 그녀는 밀크보이 옆에만 있으면 그 자리에서 몸이 녹아내리는 것만 같았다. “야”, “너”, “인마”의 동갑에게는 당연지사, 시커먼 오빠들에게서는 한 번도 느껴본 적 없는 희한한 단어의 힘. “누나”라는 호칭은 그녀를 행동하게 만들었다. 그때까지 단 한 번도 먼저 고백한 적 없던 한 소심녀가 대놓고 “나, 너 좋다”라며 대시했고, 결국 A는 밀크보이 연하남과의 연애에 성공했으니까. TIP “누나” 소리는 이처럼 듣는 누나를 행동하게 한다. 세상 널린 게 오빠인데, 누나는 그에 비해 턱없이 적다. “오빠라고 해~”라는 요구는 심지어 어린 남자가 연상의 여자와 연애할 때도 종종 목격되지 않던가? ‘오빠’는 너가 되지 않는데, 누나는 자주 ‘너’로 바뀐다. 여기에는 남자인 내가 여자인 너를 책임지겠다는 묘한 위계가 느껴지기도 한다. 누나에게 “너라고 부를게”라는 선언은 본격적인 연애의 신호탄처럼 여겨지기도 하니까. 그러나 실제 연하남만 만난다는, 10살 연하까지 사귀어본 모 작가는 “이왕 누나로 시작했다면 그 호칭을 쉽게 포기하지 말라”라고 조언한다. “누나에서 너로 호칭이 바뀌면 많은 것이 따라 바뀌어요. 밥 좀 잘 사 먹였더니 누나 인생에 자꾸 감 놔라 배 놔라, 오빠처럼 굴게 되는 관계의 역전 현상이랄까요? 누나를 고수하는 것만으로도 전지적 ‘누나’ 시점으로 연애를 주도할 수 있어요.” 오빠로 수렴되는 연애가 아니라, 내가 스스로 선택하는 연애. “그래, 예쁜 동생, 누나가 밥 실컷 사줄게!”라고 선언하는 관계. 누나도 널 충분히 책임질 수 있다니까? 조건은 조건반사 MOMENT 직장인 B는 한때 소개팅의 여신이었다. 소개팅마다 잘돼서 여신이 아니라, 순전히 너무 많이 해서다. 그녀는 서른이 되자마자 주변 지인들을 닦달해 거의 강박적으로 소개팅을 잡았다. 왠지 모를 불안감 때문이었다. 상대는 늘 B보다 나이가 많은, 한두 살부터 많게는 거의 10살까지도 많은 남자들이었다. B와 별다를 바 없는 평범한 직장에, 외모도 딱히 잘난 구석 찾기 힘든 그저 그런 수준의 남자들. 그들은 이상하게 죄다 자신만만했다. 마치 “30대 소개팅 시장의 위너는 나야 나!”라고 외치는 듯한 거만함을 탑재하고, “직장은 어디냐?”부터 시작해, “연봉은 얼마냐?”, “부모님 뭐 하시냐?” 신상 조사를 시작했다. B는 왠지 늘 당당하지 못했다. ‘나보다 예쁘고 어리고 능력 있는 20대 여자도 많을 텐데, 내가 뭐라고’ 같은 생각으로 주눅만 들었다. 그러던 어느 날, 대학 후배가 잡아준 소개팅에서 B는 운명적인 연하남을 만나게 된다. 별 기대 없이 나간 그곳에 소개팅 인생 3년 만에 처음으로 맞닥뜨린 연하남이 있었다. 28세, 그녀와는 4살 차이였다. 그는 ‘소개팅 필수 질문’인 조건에 대해서는 거의 묻지 않았다. B도 으레 하는 현실적 정보 교환이 아니라, 함께 농담하며 막 낄낄대다, 지난 연애에 대해 얘기했다가, 가슴이 시키는 대로 마구 대화했다. B는 결국 소개팅 당일 그와 갈 데까지 갔고, 그 후로 2년째 깨 볶는 중이다. TIP 여자 나이 서른을 넘기면 B의 경우처럼 삶의 방향이 마치 깔때기처럼 하나의 주제로 모아진다. 바로 결혼. 빨리 결혼하고 싶은 사람, 이미 늦었다며 조급한 사람, 결혼에 매이고 싶지 않은 사람, 주변에서 자꾸 “결혼, 결혼” 해서 짜증 나는 사람 등등. 비혼주의자든 아니든 스물아홉까지만 해도 저 멀리 내 것이 아닌 줄 알았던 ‘결혼’이라는 단어가 갑작스레 쳐들어와 나를 압박한다. 그런데 연하남은 이런 것들을 모두 사뿐히 지르밟고 가신다. 소개팅 나와 자기 잘난 줄 알고 간만 보는 게 30대 남자라면, 조건보다 마음 가는 대로 하는 게 20대 연하남이다. 조건 따위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쉿! 누나, 시간 끌지 말자 MOMENT 한 살 많은 ‘오빠’와의 장거리 연애를 이어가고 있던 C. 남친이 MBA를 따기 위해 미국으로 2년 유학을 떠난 후에도 흔들림 없이 단단한 5년 차 커플이었다. 졸업을 유예한 채 한창 취업 준비를 하던 C가 오랜만에 옛 동기들과 함께 대학 축제에 놀러 간 날. 선후배, 동기들 한데 모인 술자리에서 유달리 붙임성이 좋은 후배 하나가 있었다. 처음부터 “선배 말고 누나라고 해도 돼요?”라며 당돌하던 그 녀석. 훌쩍 큰 키에 떡 벌어진 어깨, 생글생글 웃는 얼굴의 조합은 단숨에 “아무렴, 되고 말고”라며 누나 되기를 허락하기에 매우 흡족한 수준이었다. 후배는 질문이 많았다. “누나, 옆에 앉아도 돼요?” “누나, 짠 한 번 해주면 안 돼요?” “누나, 남자 친구 있어요?” C는 거침없는 ‘예스맨’이 돼 후배와 몇 번이나 “짠!”을 외치며 달아올랐고, 다 같이 클럽으로 우르르 몰려갔다. 땀에 흠뻑 젖을 만큼 정신없이 춤추던 그녀 뒤로 역시나 그가 왔다. “누나 우리 춤춰요.” 찐한 부비부비로 달아오른 후 3차, 4차까지. 후배는 점점 거침이 없었다. “누나 남친 미국에 있다면서요?” “5년이나 만났다면서요?” “안 지겨워요?” “나 어때요?” 일행이 하나둘씩 쓰러져가는 걸 차례차례 지켜보던 그가 C의 손을 잡고 벌떡 일어나며 말했다. “많이 기다렸다. 누나, 이제 우리 둘이서 한잔해요.” 그날로 C는 장거리 남친을 정리하고, 연하남과의 불같은 연애로 고고싱! TIP 사람은 다 다르고 연하남도 제각각이지만, 이들에게서 유독 발견되는 공통점이 있다. 바로 이 거침없음! “누나” 하며 질주해 들어오는 이들. 연하남은 이리 재고 저리 따지지 않는다. 자신의 감정에 숨김없이 솔직하다. 연하남을 만날 땐 같이 거침없이 솔직해져라. 괜히 ‘내가 누난데…’ 하며 좋아하는 감정 숨기면서 빼지 말고, C처럼 직진하는 거다. 지금 누나가 좋아 죽겠다는 연하남은 참을성도 그리 많지 않다는 걸 명심하고!‘누나’가 이렇게 설레는 단어인 줄 몰랐다. 연애에 무슨 유행이 있느냐고 콧방귀를 뀐다면, 불과 두 달 전까지만 해도 나도 그런 줄 알았다고 답하겠다. 단언컨대, 요즘 대세는 연하남과의 연애다.::연하남, 연애, 사랑, 러브, 커플, 남자친구, 코스모폴리탄, COSMOPOLIT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