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사친은 여사친의 미래다? | 코스모폴리탄 (COSMOPOLITAN KOREA)

남자 친구보다 편하고, 남자 친구만큼 챙겨주지만, 남자 친구처럼 헤어질 걱정은 없다. 요즘 여자들의 로망으로 떠오른 ‘남사친’에 관한 두 남녀의 입장. ::남자 사람 친구, 남사친, 우정, 사랑, 미묘함, 연애, 코스모 라디오, 코스모폴리탄, COSMOPOLITAN | 남자 사람 친구,남사친,우정,사랑,미묘함

남사친이 우리의 연애에 미치는 영향‘남녀 간의 우정이 정말 가능할까?’라는 주제에 관해 고민한 적은 있지만, 그것이 가능하다는 전제하에 남사친이 내 연애에 미치는 영향을 생각해본 적은 없었다. 남친에다 남사친까지, 나를 아끼는 두 남자가 내 곁에 있다? 생각만 해도 기분 좋은 상황이다. 갑자기 부자라도 된 것 같아 이번 주제에 진지하게 임해본다.  남사친이 여사친에게 미치는 긍정적인 영향, 그 첫 번째. 남사친은 우리가 자존감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그렇다고 무조건 칭찬하고 우쭐하게 만들어준다는 말은 아니다. 진정한 남사친은 나를 까기 바쁘지, 곰살맞은 말로 나를 칭찬하는 일 따위는 하지 않는다. 그러니까 남사친은 내가 나에 대해 좀 더 객관적인 확신을 갖도록 도와주는 존재라는 거다. 연애를 하면서 우리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자책하며 스스로를 다치게 할 때가 많다. 다투면서 그가 내게 한 말처럼, 내가 정말 집착이 강한 여자일까 봐, 고집이 세고 이기적인 여자일까 봐 우리는 때때로 겁을 먹고 움츠러든다. 그럴 때 주변에 우정을 나누는 남사친이 있다면 ‘정말 나는 남자들이 보기에 그런 여자일까?’ 하는 의심과 자기 비하에 특효약이 된다. 물론 여사친에게서도 위로는 충분히 받을 수 있지만, 여사친이 ‘공감’으로 나를 달래준다면 남사친은 조금은 더 객관적인 입장에서 “너, 그 정도는 아냐”라며 나를 ‘공인’해주기에 더 확실한 위로가 되곤 한다. 두 번째로, 우리는 남사친을 통해 남자란 종족에 대해 더 제대로 배울 수 있다. 남자와 여자가 다르다는 것은 화성인도 알고 금성인도 아는 사실. 그런데 동성 친구들과 이야기할 때는 “남자 친구가 변했네. 헤어져”라는 비극적인 결론에 이르는 문제도, 남사친에게 상담하다 보면 사실은 별거 아닌 문제임을 알게 될 때가 많다. 그 밖에 남친의 친구들을 만났을 때 그를 으쓱하게 만들어주는 방법이라든지, 남자 친구에게 선물하면 폭풍 감동할 요즘 남자들의 위시 리스트 같은 팁을 얻을 수 있는 존재가 바로 남사친이다. 그러나 이토록 쓸모가 많은 남사친이라도 연애에 늘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은 아니다. 모든 인간관계에 통용되는 논리, ‘역지사지’의 자세로 한번 생각해보자. 내 마음의 균형을 맞춰주는 남사친은 내게 너무나 고마운 존재지만, 만약 내 애인에게 그런 여사친이 있다면? 우리는 평정심을 유지하며 그 두 사람의 관계를 인정할 수 있을까? 나와 다투고 나서 쪼르르 그녀에게 달려가 내게는 하지 못했던 이야기를 털어놓고, 위로받는 모습을 상상해보라. 아… 나는 힘들 것 같다. 연애는 나 혼자 하는 것이 아니니까, 남사친 덕분에 내 마음은 편할 수 있어도 내 남자 친구는 그 때문에 불편해할지도 모른다. 이런 이유로 남사친은 내 연애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지구 상에서 ‘남녀 간의 우정’만큼 끝이 안 나는 논쟁거리도 없다. 다만 여러분을 깊이 아끼는 마음으로 한마디한다면 남사친은 그냥, 정말 비상시에, 가끔만 이용하길 바란다. 아무리 이성적 감정이 없는 친구라고 해도 사람이란 게 자주 만나면 정들고, 위로를 주고받다 보면 마음이 흔들리게 마련. 괜히 내 연애에 긍정적인 영향을 얻겠답시고 만나다 뜻하지 않게 정분이 나 친구도 남친도 둘 다 잃을 수 있다. 드라마나 상상 속에서야 나를 사이에 둔 삼각관계는 로맨틱하기 이를 데 없지만, 이게 막상 현실에서 벌어진다면? 여자만 쌍것이 되며 끝나는 경우가 다반사다. 이진욱 같은 남사친이 있는 분이라면 더더욱 반대. 그냥 사귀세요, 이진욱은. -팜므팥알(연애 칼럼니스트, <연애의 민낯> 저자)친구면 친구지, 남사친은 또 뭐람?뷰티 에디터로 10년 넘게 일하면서 가장 많이 들었던 질문은 “화장품 뭐 쓰세요?”도 아니고, “수분 크림 어디 거가 좋아요?”도 아니다. 바로 “여자들 사이에서 일하는 거 불편하지 않아요?”다. 대답은 간단하다. “전혀요.” 어떻게 그럴 수 있느냐고 물으면 이에 대한 대답은 조금 길어진다. 여자들한테 둘러싸이게 된 건 대학교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패션 디자인을 전공한 탓(?)에 남중, 남고를 나와 초등학교 졸업 이후 여자랑 말 한 번 섞어보지 못한 6년을 보상이라도 받는 것처럼 주변에는 늘 여자가 넘쳐났다. 좀 더 정확하게는 여자밖에 없었다. 돌이켜보면 그때부터 나는 그 많은 여자들에게 ‘남사친’이었다. 야간 작업을 할 때는 편의점 같이 가는 친구, 남자 친구랑 싸운 뒤에는 주고받은 문자 속 남자들의 심리를 알려주는 친구, 마음에 드는 남자의 작은 행동 하나하나의 의미를 찾아주는 친구…, ‘남자 사람 친구’, 그런데 평소 줄여 쓰는 말에 익숙하지 않아서인지, 나는 ‘남사친’이란 이 3음절의 의미를 아직도 잘 모르겠다. 굳이 정의하자면 ‘오래 알아서 편하지만 이해타산적으로 관계를 정의할 필요는 없는 남자’ 정도 되지 않을까 싶다. 생일날 선물을 주고받지 않아도 술 한잔으로 축하할 수 있고, 진짜 민낯을 보여도 창피하지 않으며, 서로 시간을 때우기 위해 만나도 속상하지 않을 수 있는 사이. 게다가 남자 친구와 같은 성별이다 보니 여자로서 이해하기 어려운 남자의 세계를 알아가는 데 도움이 되기도 하니 가끔은 남자 친구보다 낫다는 결론에 다다르기도 할 것이다. 여기에서 중요한 것은 그렇게 가끔은 남친보다 더 낫다고 해서 ‘남사친’이 ‘남친’이 될 수는 없다는 사실이다. 남자 사람 친구의 포인트는 ‘남자’가 아니라 ‘사람’이라는 것. 앞에서 이야기한 남사친의 장점은 남자라서 가능한 것이 아니라 사람이기 때문에 가능한 것들이다. 너무나 완벽한 남사친이었던 그가 내 남자가 되면 그때부터 이야기는 달라진다. 생일날 선물이 없으면 섭섭하고, 민낯을 보이는 게 창피해지며, 나를 시간 때우기용으로 만나는 걸 용납할 수 없게 된다. 친구일 때가 좋은 게 아니라 친구였기 때문에 좋은 거다. 남의 떡이 커 보인다고 하지만 누구의 떡도 아닌 ‘주인 없는 떡’은 더 커 보이는 법이다. 내가 마음에 들어 하면, 갖고 싶어 하면 언제든 내 것이 될 수 있을 것 같은 여지가 있으니까. 남사친은 이런 이유로 장점이 극대화되는 존재다. 하지만 바꿔 생각해서 내 남자 친구가 누군가의 남사친이 되어 고민을 들어주고, 시간을 때워준다고 하면 마음이 썩 편치 않을 것이다. 이해를 못 해서가 아니라 동시다발적으로 다양한 상황에 골고루 집중하는 것에 서툰 남자들의 습성을 너무나 잘 알고 있으니까. 여자 사람 친구한테도 잘하고, 여자 친구한테는 더 잘하는 완벽한 남자를 만나는 게 정말 쉽지 않다는 건 여자들이 더 잘 안다. 그러니까 완벽한 남사친이란 그야말로 이상일 뿐이다. 남사친은 사랑과 우정 사이 어딘가에 걸쳐 있는 사람이 아니다. 물론 그 남자가 사랑이 될 수도 있고 우정이 될 수도 있지만, 남사친이라고 부르는 동안은 중간에 낀 교집합이 아니라 우정으로 똘똘 뭉친 사이여야 한다. 이미 그런 사이라 자부하는 남사친이 있다고? 그럼 마지막으로 이것 하나만 더 기억하길 바란다. 둘의 우정이 깊어질수록 남친의 질투 또한 심해질 것이다. -황민영(뷰티 스페셜리스트, ‘글로시박스’ 기획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