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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라리 전기차, 레인지로버 세단? 신박한 자동차 브랜드들의 행보

페라리에서 전기차를, 레인지로버 세단을 출시하는 시대! 자동차 브랜드들의 이례적인 신차 행보를 따라가보자.

프로필 by 김미나 2026.09.12

아우디가 재정의한 차의 의미

AUDI Q9

아우디에서 압도적인 사이즈의 SUV, Q9을 새롭게 론칭했다. 아우디 역사상 가장 큰, 최초의 풀사이즈 SUV인 Q9의 전장은 5310mm, 전폭은 2210mm로 BMW X7와 메르세데스-벤츠 GLS보다 확실히 크고, 캐딜락 에스컬레이드와 견줄 만하다. 크기만 큰 게 아니다. Q9에는 세계 최초로 커브드 디지털 OLED 디스플레이를 탑재했는데 디지털 클러스터와 메인 디스플레이가 파노라마처럼 연결돼 있고, 동승자를 위한 별도의 디스플레이까지 갖췄다. 아우디 최초의 오토매틱 도어에 2열 독립 전동 시트까지, 아우디가 이동 수단을 넘어 또 하나의 생활 공간을 창조해냈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이렇게 무지막지하게 커다란 SUV라면 차의 실루엣이나 디자인 면에서 아쉬운 부분도 보이기 마련인데, 아우디는 커도 우아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해냈다. 대담하고 아름다운 그릴과 크고 넓어진 전면부 비율에 맞춰 헤드램프를 2개 층으로 분리했다는 것도 똑똑한 선택이다. 후면부는 아우디의 새로운 조명 기술을 엿볼 수 있는데, 세계 최초로 커브드 디지털 OLED 리어 라이트를 적용했다. 첨단 기술력과 아우디가 재정의한 자동차라는 공간의 의미, 과하지 않은 디자인까지 어우러져 아우디 특유의 클래식한 아름다움이 묻어나는 Q9. 아마도 아우디가 제시한 앞으로의 비전일 것이다.




새 시대를 여는 플랫폼의 등장

BMW iX3

BMW 노이어 클라쎄가 처음 베일을 벗은 날, 고개를 갸우뚱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그동안 우리가 알던 BMW의 디자인과는 거리가 먼 차가 등장했으니까. BMW의 아이코닉한 키드니 그릴은 폭이 좁아지며 세로형으로 재탄생했고, 헤드라이트는 좌우로 길어졌다. 하지만 자동차를 좀 아는 이들이라면 이 파격적인 전면부 디자인이 왠지 낯이 익을 것이다. 바로 1960년대에 처음으로 출시됐던 BMW의 혁신적인 세단 ‘노이어 클라쎄’ 디자인을 계승한 것이기 때문이다. BMW가 무려 60년 만에 이 이름을 다시 사용한 데는 남다른 포부도 품고 있다. 그렇기에 노이어 클라쎄 디자인을 적용한 첫 번째 양산차인 iX3는 BMW의 새로운 비전을 알리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가장 인상적인 것은 파노라믹 iDrive다. 디지털 클러스터와 메인 디스플레이로 운전석을 구성하는 공식에서 벗어나 계기판을 과감히 없애고 대시보드 너머 앞 유리창 하단을 기다란 파노라믹 디스플레이로 채운 것. 주행거리도 동급 최고 수준이다. iX3에 적용된 6세대 BMW eDrive 시스템은 원통형 셀을 탑재한 새로운 고전압 배터리로 에너지 밀도를 기존 대비 20%나 향상시켰다. 충전 속도와 주행거리 역시 30% 증가시켜 1회 충전 시 611km나 주행 가능하다. 배터리 잔량 10%에서 80%까지 충전하는 데 걸리는 시간도 21분에 불과하다. 우리가 iX3를 통해 체감하는 BMW의 기술력은 이제 시작 단계일 뿐. 노이어 클라쎄가 적용될 앞으로의 내연기관과 퍼포먼스 차량은 이미 진화를 예고했다.




페라리의 새로운 심장

FERRARI LUCE

하이퍼카의 대명사 페라리가 순수 전기차 루체를 공개했다. 페라리가 전기차를 만들었다는 사실도 놀라웠지만 공개된 디자인은 훨씬 더 놀랍다. 기존 페라리 디자인 언어에서 벗어난, 완전히 새로운 유형의 페라리가 탄생했기 때문이다. 먼저, 페라리 최초로 4도어 5인승인 루체는 전기 엔진부터 배터리 팩까지 모든 핵심 부품을 독자적으로 개발 및 생산했다. 그렇기에 루체는 지금껏 전기차 신에서 본 적 없는 디자인과 성능을 자랑한다. 특히 루프라인부터 보닛까지 떨어지는 곡선 실루엣은 차체가 일체형처럼 보이게 하는데, 덕분에 자동차가 아름다운 우주선 같다. 공기역학 성능을 높이고 다운포스를 형성하기 위해 복잡하게 설계된 기존 페라리에 비하면 매끈한 조약돌 그 자체다. 페라리의 모든 디자인에는 이유가 있기에 필요 없는 요소들은 과감히 지웠다는 것도 인상적이다. 이를테면 어색해 보이지 않게 하기 위해 관상용으로 만든 프런트 그릴 같은 게 없다는 것. 그래서 우리가 알던 페라리의 모습은 아니다. 오히려 외관이 다른 페라리들과 비슷했다면 그게 더 어색했을 것이다. 대신 성능 면에서 페라리 감성을 최대한 느낄 수 있도록 했다. F1의 기술력을 집약해 공차 중량을 2260kg까지 줄인 것도, 제로백 2.5초, 최고 속도 310km/h, 최고 출력 1000마력 이상으로 동급 최고 수준의 성능을 자랑하는 것도 페라리라서 가능한 일이다. 서스펜션과 조향 시스템은 F80의 기술을 계승했는데, 어떤 주행 조건에서도 4개의 바퀴를 모든 방향으로 정교하게 제어할 수 있으며, 노면 상태에 맞춰 토크 배분을 실시간으로 조정한다. 운전자와 차가 완벽하게 밀착돼 있는 듯한 경험은 전기차인 루체에서도 유효하다는 얘기다. 12기통 엔진이 없어도 페라리는 페라리다. 그동안 페라리가 걸어온 길에 얽매이지 않고 완전히 새로운 디자인 언어를 창조해버린 그 행보마저 페라리스럽다.




오프로더 맛 세단

RANGE ROVER GT

페라리가 전기차를 만들었다면, SUV 명가 레인지로버는 세단을 만들었다. 순수 전기인 것도 모자라 무려 GT 카다. 그간 프리미엄 SUV와 오프로더 이미지를 고수해온 레인지로버의 정체성을 완전히 뒤집는 막냇동생이 태어난 셈. 레인지로버 GT는 여유로운 실내와 적재 공간으로 SUV의 장점을 그대로 살렸는데, 그래서 실루엣도 쿠페에 가깝다. 차체가 낮고 실루엣이 완만하며 장거리 주행에 특화된 세그먼트를 출시한다는 것은 공기역학적 디자인 측면에서 봤을 때 매우 유리하다. 이 말은 곧 레인지로버가 전동화에 본격적으로 시동을 걸었다는 신호다. 실내 디자인도 복잡한 요소는 확 줄였다. 에어벤트는 대시보드 아래로 감췄고, 스피커도 겉으로 드러나지 않게 했다. 물리버튼도 대부분 없앴다. 대신 차량의 모든 제어는 메인 스크린을 통해 조작이 가능하다. 시각적 복잡성을 최대한 줄여 자동차 내부를 평온한 라운지 그 자체로 만들기 위한 노력이 돋보인다. BMW 전기차 7시리즈, 롤스로이스 스펙터, 벤틀리 컨티넨탈 GT PHEV와 직접 경쟁 가능한 또 하나의 대형 세단이 탄생하며 프리미엄 전기 세단 선택지가 늘어났다. 앞으로 레인지로버에서 선보일 전기차 라인업은 또 어떤 모습일지도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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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 에디터 김미나
  • 사진 브랜드
  • 아트 디자이너 김지원
  • 디지털 디자이너 유영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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