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로 웹소설 어디까지 쓸 수 있을까? 나비계곡 작가의 창작 비하인드
카카오페이지 〈만년 만에 귀환한 플레이어〉로 누적 조회 수 2.3억 뷰를 기록한 나비계곡 작가를 만났습니다. 회귀물이 사랑받는 이유부터 AI 활용법, 친구 이름으로 캐릭터를 만드는 비하인드, 독자의 마음을 움직이는 심리 묘사 노하우까지 모두 들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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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감 2분 전> 인터뷰, 웹소설 작가 나비계곡
- 누적 조회 수 2.3억 뷰를 기록한 나비계곡 작가의 창작 비하인드
- 웹소설 작가 나비계곡이 말하는 회귀물의 진짜 매력
- 나비계곡 작가의 나만의 캐릭터 이름 짓는 방법부터 추천 웹소설 정보까지
웹소설을 원작으로 제작된 드라마, 영화가 주목을 받는 요즘. 작품을 본 후, 원작 웹소설을 찾아보는 대중들도 많아지고 있습니다. 마감을 앞둔 웹소설·웹툰 작가와 편집자의 이야기를 담는 인터뷰 <마감 2분 전>. 이번에는 카카오페이지에서 연재한 <만년 만에 귀환한 플레이어>작품으로 누적 조회 수 2.3억 뷰 이상을 기록한 나비계곡 작가를 만났습니다. 회귀물이 주는 카타르시스부터 AI를 활용하는 방법, 독자의 마음을 움직이는 심리 묘사까지 그의 창작 노하우를 모두 들어봤습니다.
소개 인사 부탁드릴게요!
안녕하세요, 웹소설 작가 나비계곡이라고 합니다. 반갑습니다!
나비계곡 작가님의 대표작이 궁금합니다.
저는 카카오페이지에서 <만년 만에 귀환한 플레이어>라는 작품을 연재했었습니다. 완결을 낸지 오랜 시간이 지난 지금까지도 많은 독자분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는 작품인데요. 꾸준히 다른 작품도 연재를 하고 있지만, 대표작이라고 하면 이 작품을 꼽을 수 있겠네요.
웹소설 작가 나비계곡 <만년 만에 귀환한 플레이어> 표지 | 출처 나비계곡 작가 제공
작품에 회귀 소재가 많이 등장하는 것 같아요. 회귀 판타지를 좋아하게 된 이유가 있을까요?
‘정보격차에서 오는 재미’ 때문인 것 같아요. 쉽게 말해서 ‘나는 미래를 아는데, 너는 모르지?’ 이런 거죠.(웃음) 회귀물은 이런 정보격차를 직관적으로 보여주기 굉장히 좋은 장르예요. 미래를 살던 주인공이 과거로 돌아오는 순간부터 이야기가 시작되잖아요. 주인공이 회귀했다는 사실을 독자는 알지만, 작품 속 다른 인물들은 그 사실을 모르고 있고. 상대는 모르는 정보를 바탕으로 주인공이 위기를 해결할 때, 독자들도 자연스럽게 주인공한테 감정을 이입하면서 뿌듯함을 느끼거든요. 그런 점에서 회귀 소재를 좋아하게 됐어요.
작가님이 작품 속 주인공이라면 어떤 걸 선택하실 건가요? 1번 회귀 VS 무한 회귀.
1번 회귀하는 게 낫죠!(웃음) 한 번만 회귀하면 그 이후에 죽더라도 거기서 이야기가 끝이 나잖아요. 무한 회귀는 아무리 죽어도 계속 살아나야 해요. 주인공에게 너무 가혹한 세상이 펼쳐져요. 숨만 쉬어도 죽어! 뭐 어디만 가면 죽고 그래요. 제가 주인공이라면 무한 회귀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이 있겠지만 큰 고통을 감내해야 한다는 게 너무 힘들 것 같아요.
독자로서 웹소설을 일주일에 몇 편 정도 읽으시나요?
사실 웹소설을 많이 읽는 편은 아니에요. 제가 글을 굉장히 느리게 읽거든요. 보통 핸드폰으로 웹소설을 보잖아요? 그러면 저는 재밌거나 마음에 드는 장면 혹은 곱씹어 보고 싶은 장면이 나올 때마다 핸드폰을 가슴에 끌어안고 30분 동안 생각만 할 때도 많아요. 이게 좀 음미한다고 하죠?(웃음) 그래서 가성비가 굉장히 좋아요. 웹소설 한 편이 100원이라면 소설책 한 권 분량인 25편으로 계산했을 때, 합쳐서 2500원이잖아요. 다른 분들은 보통 1 ~ 2시간이면 다 읽더라고요. 그런데 저는 100원짜리 한 편만 결제해도 "아, 그렇지! 그렇지!" 하면서 오래 붙잡고 읽는 스타일이니까. 일주일에 25편에서 50편 정도 읽는 것 같아요.
추천하는 작품이 있을까요?
네이버 시리즈에서 연재되고 있는 하드폭발 작가님의 <판초우의의 마법사>라는 작품이 있어요. 주인공은 예비군인데, 사건이 벌어지면서 동원령이 내려져 다시 입대하게 돼요. 여기부터 재밌어요. 서울에 정체를 알 수 없는 안개가 퍼지고, 그 안에서 괴물들이 나타나거든요. 영화 <미스트> 같죠? 안개 속 괴물들을 처리하기 위한 과정에서 주인공이 마법 능력도 각성하게 돼요.
웹소설 작가 하드폭발<판초우의의 마법사> 표지 | 출처 네이버시리즈 제공
그런데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불을 다루거나 하늘을 나는 마법이 아니라, 굉장히 주술적인 성격의 마법들이 등장하거든요. 특정 문자를 보면 구역질이 나고, 10초 뒤의 미래를 볼 수 있고. 이런 독특한 설정의 능력들이 많이 나와요. 이런 마법 능력을 가지고 괴물들을 제거하는 내용이에요. 현대판 호러물 같은 분위기고, 굉장히 독특한 감성을 느낄 수 있어서 추천하는 작품이에요.
혹시 MBTI는 어떻게 되세요?
ISFJ였습니다. 제가 S라고 하면 놀라시는 분들이 많이 계세요. ‘웹소설 작가라면 당연히 N 아닌가?’라는 생각을 많이 하잖아요. 의외로 웹소설을 쓸 때, 상상력을 발휘하는 부분이 많지 않아요. 정해진 틀 안에서 꾸준히 이야기를 만들고, 독자들이 좋아하는 요소를 잘 찾아내는 능력이 더 중요하거든요. 그래서 저는 상상의 나래를 펼치기보다 현실적으로 사고하는 걸 좋아하는 편이에요.
J라고 하셨는데, 플롯을 다 계획하고 쓰는 편인가요?
저는 J 중에서도 극 J에 가까워요. 근데 연재 일정과 마감 일정 한정으로만! 플롯은 일부러 안 짜놓는 편이에요. 정한다고 해도 실제로 작품을 쓸 때는 흐름이 바뀔 수 밖에 없어요. 구체적으로 계획해두면 오히려 그 내용이 아까워서 못 바꾸거든요. 내 머릿속에는 완벽한 에피소드였는데 막상 쓰고 보니 어색할 때도 있고. 그럴 때 적극적으로 플롯을 바꿔야 되거든요. 그래서 저는 시작 부분이랑 기초 틀만 짜고 작업에 들어가는 편이에요. 결말도 정하지 않아요. 소설의 완결을 한 번도 생각해보고 쓴 적이 없어요. 원고를 쓰다 보면 자연스럽게 이렇게 결말을 내는 게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스토리나 캐릭터를 설정할 때 어디서 영감을 얻나요?
다른 웹소설을 읽으면서 영감을 많이 얻는 편이에요. 개인적으로 영향을 많이 받고 있는 건 <명조>, <니케> 같은 서브컬처 게임이에요. 이런 게임을 하다 보면 작가로서 캐릭터 메이킹에 대해서 생각해보게 되는 것 같아요. 방금 얘기한 그 게임들은 플레이어가 캐릭터를 구매할 수 있는데, 자세히 살펴보면 캐릭터마다 서사, 성격, 외모 같은 걸 굉장히 자세하게 묘사를 해요. 그래야 캐릭터를 팔 수 있거든요. 그런 걸 보면서 ‘저런 설정을 내 소설에서 활용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세계관 고증을 위해 '내가 이것까지 해본 적 있다'하는 경험도 있을까요?
<나는 회귀자가 아닙니다>라는 작품은 별자리 그리고 북극성이 모티프였어요. 제 작품에서는 별자리들이 신으로 등장해서 인간에게 능력을 부여하는 세계관이었거든요. 원고를 작업하려면 별자리에 대해서 잘 알아야 되잖아요. 그래서 인터넷으로 천문학 자료 검색해보면서 엄청 공부했어요.
웹소설 작가 나비계곡 <나는 회귀자가 아닙니다> 표지 | 출처 나비계곡 작가 제공
그 당시에, 북극성이 세 개인 것도 처음 알았어요! 굉장히 긴 시간에 걸쳐서 하나씩 교체되면서 북극성이 되더라고요. 이 세계관 안에서 메인이 되는 신이 세 명으로 등장하는 게 고증이 되는 거죠. 황도 28수. 이런 것도 열심히 외웠어요. 동양과 서양으로 별자리 내용이 달라지는데. 다 찾아봤던 기억이 있네요. 지금은 거의 다 까먹었습니다만, 별자리 공부를 많이 했었다!(웃음)
대 AI의 시대. 혹시 작업하실 때 AI 도움을 받아 본 적 있나요?
캐릭터 이름 정할 때, 스킬 이름 정할 때 유용하게 쓰고 있어요. ‘이름만 들어도 강하게 보이는 남자 이름을 적어줘.’라고 하면 ‘김강현’같은 이름을 추천해주거든요.(웃음) ‘한국에서 미국까지 가는 데 어느 정도 비용이 들고, 비행 시간은 얼마나 걸리는지 알려줘.’처럼 확인이 필요한 정보도 빠르게 찾을 수 있어요. 그 외에는 오타를 찾거나 배경 묘사를 다듬는 용도로 사용하고 있어요. 예를 들면, 낡은 고성에 대한 묘사가 필요할 때요. AI가 어휘를 다채롭게 사용하니까, 그걸 참고해서 글의 큰 틀을 잡는 데 도움을 받는 편입니다.
웹소설 작가들에게 AI가 미치는 영향이 클까요?
솔직히 현재 AI의 발전 속도를 보면 창작 영역도 많이 따라잡지 않았나 싶어요. 텍스트 영역은 발전 속도가 엄청 빠르잖아요. 웹소설 작가라는 이 직업이 얼마나 오래갈지는 모르겠지만, 그때까지는 열심히 해보는 걸로 하겠습니다!(웃음)
나만의 작품 제목이나 캐릭터 이름 짓는 법이 있나요?
제가 <만년 만에 귀환한 플레이어>를 썼을 때, 오강우라는 주인공이 나오는데요. 사실 제 친구 실명입니다! 그리고 두 번째 작품인 <나는 회귀자가 아닙니다>의 주인공 권오진도 제 친구 이름이에요.(웃음) 제목은 독자들이 읽자마자 작품의 소재와 내용을 어느 정도 추론할 수 있도록 짓는 편이에요. <만년 만에 귀환한 플레이어>를 예로 들면, 독자들이 '귀환을 했구나!', '만 년 만이라면 주인공이 엄청난 능력을 갖고 있지 않을까?' 하고 자연스럽게 상상할 수 있도록요. 저는 제목만 보고도 작품의 내용을 어느 정도 짐작할 수 있어야 독자들의 시선을 끌 수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마감 2분 전> 인터뷰, 웹소설 작가 나비계곡
친구들의 이름을 사용할 때, 허락을 받나요?
당연히 안 받았죠!(웃음) 그런 걸 언제 허락받습니까. 그냥 냅다 쓰는 거죠. 친구들도 좋아해요. 자기 이름도 넣어달라고 하는 친구도 있거든요. 그래도 아무 이름이나 쓰는 건 아니고, 웹소설에 잘 어울리는 이름을 나름대로 골라서 사용하고 있습니다. 대신 고맙다는 의미로 '저작권료'라면서 술은 한 번 사준 적이 있어요.
웹소설의 하이라이트 구간을 작업할 때, 나만의 치트키가 있다면?
저는 보통 심리적 위기감을 느낄 수 있게 상황을 구성하는 편이에요. 주인공 자신 혹은 사랑하는 연인이 죽을 수도 있는 극적인 상황에서 내면 묘사를 통해 주인공의 갈등을 최대한 세밀하게 표현하는 거죠. ‘내가 제정신으로는 여길 가면 안되는 걸 알아. 이길 수 있는 확률이 높지 않다는 것도 알아. 굉장히 위험하다는 것도 알아. 하지만 나는 가야 돼.’하고 결심을 내리기까지의 과정을 섬세하게 묘사하는 것이 제 강점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심리 묘사가 충분하면 독자들도 주인공의 감정에 자연스럽게 동화돼요. 주인공이 모든 두려움을 극복하고 결단을 내리는 순간, 독자들도 함께 카타르시스를 느낄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독자 반응을 살피는 편인가요?
작품을 연재할 때는 최신 화에 달린 댓글만 주로 읽는 편이에요. 초반 회차에는 ‘내 취향이 아니다’라며 떠나는 분들도 많거든요. 그런 분들이 안 좋은 말을 하고 떠나는 경우가 있어요. 그런 댓글에 상처를 받아 내용을 바꾸기 시작하면, 정작 제 작품을 좋아해서 계속 읽고 있는 독자들에게는 오히려 취향이 아닌 소설이 될 수도 있잖아요. 그래서 초반 반응보다는 최신 화를 읽고 계신 독자들의 의견을 더 참고하고 있어요.
마지막으로 코스모폴리탄 독자분들께 인사 부탁드릴게요.
이제 퇴근하겠습니다!(웃음) 이렇게 긴 인터뷰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지금까지 웹소설 작가 나비계곡이었습니다. 안녕!
인터뷰를 영상으로 만나고 싶다면?
Credit
- Digital Editor 정다은
- PD 김희원
- Film 산쵸박
- Hair & Makeup 강현경
- OAP 이상그레
- 사진 제공 네이버 시리즈 / 나비계곡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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