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SHION

제니 뮤비 의상 제작한 사람은 누구? 르쥬, 한나신, 신윤 요즘 핫한 서울 디자이너 3

각기 다른 방식으로 한국적 감성과 현대 패션을 연결하는 서울 디자이너 3인의 이야기.

프로필 by 전소희 2025.10.12

LEJE
한국 장인 정신을 바탕으로 한 수공예, 현대적 감각, 그리고 지속 가능성까지. 르쥬의 제양모, 강주형이 제시하는 ‘새로운 럭셔리’는 단순히 옷이 아니라 태도이자 철학이다.

1, 4 두석장 기법을 활용한 피스. 2 2025 F/W. 3 영화 <미시즈 해리스 파리에 가다>에서 영감을 얻은 레드 카펫 디테일. 5 제니의 <ZEN> 뮤직비디오를 위해 제작한, 신라 금관에서 영감을 얻은 피스.

1, 4 두석장 기법을 활용한 피스. 2 2025 F/W. 3 영화 <미시즈 해리스 파리에 가다>에서 영감을 얻은 레드 카펫 디테일. 5 제니의 <ZEN> 뮤직비디오를 위해 제작한, 신라 금관에서 영감을 얻은 피스.

● 르쥬는 무슨 뜻인가요?

프랑스어로 ‘자아’를 의미해요. 정형화된 이미지에서 벗어나 새로운 아름다움을 찾고 다양성과 조화로움을 끊임없이 탐구해요.

● 블랙핑크 제니의 뮤직비디오 협업으로 많은 주목을 받았죠. 둘의 만남은 어떻게 성사됐나요?

박민희 스타일리스트와 이전에 함께 작업한 경험이 있는데, 이번에는 한국의 아름다움을 새롭게 보여주자는 제안으로 다시 인연을 이어가게 됐어요.

● 협업에서 공을 들인 디테일은요?

제니 첫 정규 앨범의 스타트를 끊는 뮤직비디오였던 만큼 세세한 부분 하나하나까지 신경 썼죠. 소재 선정부터 스토리 구성까지 전체적인 방향을 고민하고 한국적인 요소를 담아내는 작업이라 작은 디테일까지 놓치지 않으려고 노력했어요. 전통 문양을 부분적으로 도려내는 투각과 꽃 모양 금속 장식인 영락 역시 전통 방식 그대로 적용했죠.

● 컬렉션을 준비할 때와 다른 점을 꼽는다면요?

컬렉션은 불특정 다수를 위한 제안이라면 셀러브리티 협업은 한 사람만의 특별한 니즈를 만족시키는 작업이죠. 그만큼 작업의 색깔이 더 뚜렷하게 드러나는 편이에요. 시행착오와 여러 경험 끝에 르쥬의 방향과 맞지 않는 경우 정중하게 거절하기도 합니다. 결국 협업도 르쥬의 연장선이기 때문에 고집과 유연함 사이에서 균형을 찾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 이번 2025 F/W 컬렉션의 콘셉트는 무엇인가요?

영화 <미시즈 해리스 파리에 가다>에서 영감을 얻었어요. 어른을 위한 동화 같은 이 영화는 주인공 ‘해리스’가 평생 모은 돈으로 꿈꾸던 드레스를 사기 위해 파리로 향하는 줄거리인데요, ‘만약 해리스를 한국으로 초대한다면 어떤 옷을 보여줄 수 있을까?’라는 상상에서 출발했어요. 영화 속 작은 살롱 쇼처럼 이번 컬렉션은 한국 전통과 현대적 감각을 조화롭게 담아 과거와 현재를 연결하고자 했죠. 고가구에서 영감을 얻은 메탈 장식 코르셋과 드레스, 업사이클링 병풍으로 만든 원 오브 어 카인드 아이템, 그리고 르쥬 특유의 구조적 실루엣과 실험적이면서 감각적인 소재들이 어우러져 독창적인 스타일을 완성했어요. 컬렉션 주제인 ‘온 더 레드카펫’처럼 평범한 여성들도 일상에서 자신만의 특별한 레드 카펫 순간을 느끼길 바랐고, 슈즈 아래창에 더해진 작은 레드 카펫 디테일은 바로 그 순간을 위트 있게 표현한 포인트예요.

● 놓치지 말아야 할 아이템은요?

전통 금속공예인 두석장 기법을 활용한 피스들이 있어요. 다양한 장석을 심플하고 모던하게 재해석한 아이템들도 눈여겨볼 만해요. 또한 곡선 헴라인과 깃털 장식을 더해 스포티 무드로 풀어낸 저지 드레스도 중요한 아이템이에요.

● 이번 컬렉션을 준비하며 가장 고민됐던 지점은?

금속 소재를 다루는 일이었어요. 실크나 오간자 같은 여린 소재와 잘 어울리긴 하지만 옷을 손상시킬 수도 있고, 대중에게 다소 생소하게 느껴질 수도 있거든요. 그래서 좀 더 위트 있고 유연하게 표현할 방법을 계속 고민했어요.

● 수공예와 전통 공예를 현대적으로 해석하게 된 계기가 궁금해요.

개인적으로 니팅이나 자수 같은 전통 공예를 좋아해서 자연스럽게 이런 요소들을 담고 싶었어요. 파리에서 공부하고 여러 하우스 브랜드에서 쌓은 경험도 공예적 요소를 컬렉션에 자연스럽게 녹여낼 수 있었던 이유기도 하고요. 다만 단순히 복원하거나 계승하는 데 머무르지 않고, 르쥬만의 방식으로 재해석하고자 해요. 전통과 현대가 충돌하도록 배치해 낯설지만 매력적인 긴장을 만드는 거죠. 그 이질감에서 현대적인 감각이 나온다고 믿어요.

● 르쥬의 옷은 종종 아트 피스 같다는 평을 듣죠. ‘입는 옷’과 ‘작품’ 사이의 균형은 어떻게 잡나요?

항상 고민하는데, 작품으로 남기되 그 안의 요소를 과감하게 덜어내 일상에서 입을 수 있는 옷으로 재구성하려고 해요. 한때는 중간점을 찾으려 고민하기도 했지만 지금은 오히려 ‘작품’과 ‘입는 옷’을 명확히 구분하고 각각의 역할과 메시지를 선명하게 전달하는 방향으로 접근하고 있어요.

● ‘3 Zeros(Zero Waste, Zero Chemical, Zero Stereotype)’를 실천한다고 들었어요.

파리는 브랜드를 론칭하기에 결코 쉽지 않은 환경이에요. 원단 수급부터 샘플 제작과 생산까지 모든 과정이 까다롭거든요. 그래서 첫 시즌을 준비하면서 자연스럽게 데드 스톡, 리사이클링, 업사이클링 같은 방식에 주목하게 됐고, 이런 과정이 곧 지속 가능성의 실천으로 이어지고 있어요.

● 작업 과정은 어떤가요?

단순히 친환경 소재를 쓰는 방식에 그치지 않아요. 중요한 건 그 소재가 가진 가능성을 탐구하고 서로 조화롭게 조합하는 방법을 찾는 거예요. 또한 특정한 틀에 갇히지 않으려 하고요. 예를 들어 니팅, 티사주, 엠브로이더리 같은 섬세한 기법을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풀어내기도 하고, 서로 다른 성격의 소재들을 함께 연구하고 실험하면서 예상치 못한 흥미로운 결과를 만들어내고 있어요.

● 앞으로 꼭 시도해보고 싶은 프로젝트는?

최근 우연히 창경궁에 방문했어요. 평소에는 북적이던 공간이 관람객 없이 고요하게 자리한 모습은 생소하면서도 아름다웠어요. 패션 브랜드가 루브르박물관, 만리장성과 같은 명소에서 쇼를 여는 것처럼 언젠가 이런 곳에서 컬렉션을 선보일 수 있는 기회가 오면 좋겠어요.



Hannah Shin
한나신에게 패션은 단순히 ‘입는 옷’이 아니다. 그것은 하이테크놀로지와 예술을 이어주는 새로운 언어다.

1, 2 2025 F/W. 3 서울 컬렉션 오프닝 룩. 4 2025 F/W 서울패션위크에서 카이스트와 협업한 AI 웨어러블 로봇을 선보였다.

1, 2 2025 F/W. 3 서울 컬렉션 오프닝 룩. 4 2025 F/W 서울패션위크에서 카이스트와 협업한 AI 웨어러블 로봇을 선보였다.

● 한나신은 어떤 브랜드인가요?

최첨단 기술을 융합한 테크 쿠튀르 브랜드예요. 2022년 론칭 이후 장인 정신과 AI, 로보틱스, 3D 프린팅 같은 미래 기술을 결합해 새로운 패션의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어요. 지속 가능성과 테크놀로지를 패션에 접목하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죠. 3D 프린팅과 AI 기술을 활용해 디자인 초기 단계부터 폐기물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해요. 그리고 테크 기업뿐 아니라 샹들리에·비즈 기업과 협력해 생산과 소비 과정에서 발생하는 폐기물을 모아 업사이클링 옷을 만들어요.

● 2025 F/W 컬렉션의 주제와 핵심 메시지를 소개해주세요.

‘COSMOGONY: The Sound of Breaking Stars’. 별자리처럼 서로 연결된 존재들의 의미를 표현했어요. 과거와 현재, 미래가 서로 조화를 이루고 인간과 기술이 공존하는 미래지향적이고 시적인 세계를 표현하는 것이 핵심이에요.

● 이번 컬렉션에서 가장 애착이 가는 룩은?

오프닝 룩인 ‘Breaking Stars Circuitry Dress’. 로봇을 분해한 뒤 부품과 비즈를 활용해 탄생한 작품인데, 이 룩은 폐기 예정이었던 AI 웨어러블 로봇 ‘WalkON Suit’의 프로토타입 부품과 데드 스톡 비즈를 더해 완성한 업사이클 아트 피스예요. 카이스트 연구원들의 연구 결정체였던 1세대 로봇이 수명을 다해 폐기된다는 사실이 마음 아팠고, 그래서 그 존재에 다시 생명을 불어넣고 싶었어요. 여기에 데드 스톡 비즈를 더하니 이번 시즌의 콘셉트인 ‘별자리’와도 완벽하게 맞아떨어졌죠. 동료들과 일주일 동안 쉬지 않고 만들어서 더욱 애착이 가요. 현재는 대구섬유박물관에 초청돼 전시 중이에요.

● 티타늄 3D 프린팅, AI 아트, 로보틱스 같은 실험적인 시도를 담아낸 이유는?

단순히 ‘옷’이라는 물성을 넘어 패션이 하이테크놀로지와 예술을 이어주는 새로운 언어가 될 수 있다는 걸 증명하고 싶었어요. 저는 그 가능성을 런웨이 위에서 가장 직접적으로 보여준 거죠.

● 2024 F/W 서울 컬렉션에서는 런웨이도 선보였었죠. 이런 카이스트가 만든 세계 최초 휴머노이드(인간형 로봇)인 ‘파이봇’과 함께 작업을 하게 된 계기가 궁금해요.

2023년 말, 챗GPT가 국내에 들어왔을 때 느꼈어요. ‘AI는 이제 피할 수 없는 현실이구나.’ 중요한 건 낯선 두려움이 아니라 ‘어떻게 함께할까?’였죠. 그래서 카이스트의 ‘파이봇’과 협업을 시작했고, 2024 F/W 시즌의 주제인 ‘Astro Dust’도 그런 고민에서 나왔어요. 생소한 기술과 인간이 충돌하는 순간 새로운 아름다움이 탄생한다고 믿어요. 파이봇과 함께한 런웨이는 그 ‘아름다운 충돌’을 현실로 보여준 무대였어요.

● 옷을 만들기 위해선 수작업이 우선일 텐데, 디지털 테크놀로지와의 조화를 어떻게 풀어내고 있나요?

어느 한쪽으로도 치우치지 않으려고 해요. 가죽 몰딩 위에 3D 프린팅을 더하기도 하고 AI 이미지에서 얻은 패턴을 자수로 풀어내기도 하죠. 전통 자수 패턴을 폴리젯 3D 프린팅으로 출력하기도 하고요. 이렇게 전통과 미래가 자연스럽게 교차하는 접점을 추구해요.

● 기술을 활용하면서 예상치 못한 어려움은 없었나요?

실패 경험도 많았어요. 소재가 생각보다 잘 부러져서 연결하자마자 산산조각 난 적도 있고, 리허설 땐 멀쩡하던 장치가 무대 위에서 갑자기 작동을 멈춘 적도 있어요. 기술을 다루다 보면 늘 예기치 못한 변수가 따라오거든요. 근데 저는 오히려 그런 불확실성도 창작의 일부라고 생각해요.

● K-패션이 세계 무대에서 가지는 독창성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경계 없는 실험이 한국적인 감성과 만나 새로운 미학을 만든다고 생각해요. 전통과 미래, 아날로그와 디지털이 자연스럽게 섞이면서 독창적인 무드가 생기죠.

● 디자이너로서 영감을 얻는 일상적인 루틴은?

매일 아침, 한 가지 주제를 정해 AI와 이런저런 대화를 나눠요. 그렇게 정리된 아이디어들은 제 창작의 출발점이 되죠. 하지만 그다음에는 꼭 스케치북에 직접 그리는 시간을 가져요. 그 과정을 거쳐야 비로소 제가 이 작업의 진짜 주인이 된다고 생각해요.

● 요즘 흥미롭게 지켜보는 테크놀로지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생체 모방 기술(Biomimetics)’을 주목하고 있어요. 자연에서 영감을 얻어 인간과 기계가 더 유기적으로 연결될 수 있는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하거든요. 이 기술이 패션에 접목되면 착용자의 움직임이나 환경에 반응하는 진짜 ‘웨어러블’을 만들 수 있을 것 같아요.

● 10년 뒤 어떤 비전을 그리고 있나요?

패션과 기술이 완전히 융합돼 착용자가 자신의 개성과 감성을 기술로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는 시대가 올 거라고 믿어요. 그 중심에서 인간과 기술의 조화를 탐구하며 개인 맞춤형 웨어러블 로봇 패션을 선보이고 싶어요. 특히 엔젤로보틱스와의 협업을 통해 웨어러블 로봇이 ‘안경’처럼 자연스럽게 일상에 스며드는 패션 아이템으로 진화할 거라고 확신해요.



Sinoon
디자이너 신윤은 ‘예쁨’과 ‘이상함’ 사이의 경계에서 가장 매혹적인 순간을 포착한다.

1, 3 2025 Autumn. 2 장미 모티프 입체 니트 룩. 4 2025 Autumn 컬렉션 입체 장미 모티프 제작 과정.

1, 3 2025 Autumn. 2 장미 모티프 입체 니트 룩. 4 2025 Autumn 컬렉션 입체 장미 모티프 제작 과정.

● 시눈은 본명인 ‘신윤’에서 따온 브랜드 네임이라고요. 어떤 마음으로 시작했나요?

제 취향을 소수의 사람들과 공유하고 소통하며 출발했어요. 브랜드 초기에는 직접 그림을 그리고 실크스크린으로 가방에 프린트를 찍는 등 모든 과정을 수작업으로 진행했는데 그렇게 제 취향이 담긴 결과물들을 나누다 보니 자연스럽게 지금까지 오게 됐죠.

● ‘예쁘지만 이상한’이라고 브랜드를 정의했어요.

저는 옷이 단순히 ‘예쁘기만’ 할 때 매력이 없다고 생각해요. 예쁘기만 하면 금방 식상해지고, 반대로 ‘이상하기만’ 하면 대중성과 공감대를 잃기 쉽거든요. 그래서 ‘예쁘다’와 ‘이상하다’ 사이의 적절한 균형을 잡으려고 해요. 그 미묘한 조합이 우리의 강점이라고도 생각해요.

● 25살에 브랜드를 론칭하고 가장 두려웠던 순간은 언제였나요?

초창기 때 홍수로 사무실에 있던 재고가 다 젖기도 하고 자금이 부족해 옷 제작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등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어요. 사실 그보다 더 두려웠던 건 불투명한 미래였죠.

● 가장 뿌듯했던 순간은요?

론칭 5년 만에 압구정 플래그십 스토어를 오픈했을 때. 오픈 준비만 6개월이 걸렸는데 매일이 전쟁이었죠. 매장이 방문객으로 붐빌 때면 시간과 노력을 다 보상받는 기분이에요.

● 2025 Autumn 컬렉션의 키워드와 영감은 어디에서 출발했나요?

‘As Usual’, 장미를 모티프로 했어요.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색감과 질감 그리고 그 안에 담긴 깊은 감정을 옷에 표현하고 싶었죠. 특히 유화에서 느껴지는 붓 터치나 반투명하게 겹쳐지는 색들이 이번 컬렉션의 전체적인 무드를 완성해요.

● 가장 애착이 가는 아이템은 무엇인가요?

로즈 모티프가 담긴 니트웨어. 입체 자수로 표현한 장미는 생화를 만지는 듯해요. 전판 디지털 텍스타일 프린팅 원피스도 빼놓을 수 없는데, 유화 붓 터치가 그대로 살아 있어 드레스로 이번 시즌의 이야기를 가장 선명하게 담은 아이템이에요.

● 이번 시즌 특별히 시도해본 소재나 실루엣이 있나요?

다양한 텍스처를 선보이려고 노력했어요. 브러시 스트로크 느낌을 살린 디지털 프린트, 입체 니트 자수, 서로 다른 실을 섞은 원사까지, 눈으로 봐도 재미있고 손으로 느껴도 특별한 요소들을 담았죠.

● 장미를 구현한 아이템들도 신선한데요.

로즈 모티프는 브랜드의 시그너처예요. 시눈을 떠올렸을 때 가장 먼저 생각나는 이미지기도 하죠. 처음엔 로즈를 프린트로 표현해보려 했지만 실제로 봤을 때 질감이나 깊이가 아쉽게 느껴졌어요. 그래서 핸드 드로잉을 디지털 방식으로 합성하는 시도를 했고 입체 자수로 이어가면서 퀄리티를 높일 수 있었어요. 하지만 자수를 입히는 과정에서 원단의 수축률이나 자수 자체의 중량 때문에 실루엣이 무거워지고, 의도했던 가볍고 유연한 무드가 잘 살아나지 않는 문제도 있었어요. 그걸 해결하기 위해 여러 번의 샘플링과 원사 조합을 거치며 정말 오랜 시간을 들였죠.

● 회화, 오브제, 영상 등 다양한 매체에서 아이디어를 얻는다고 들었어요. 최근 가장 강렬하게 와닿은 것은 무엇인가요?

의외일 수도 있는데 시눈의 액세서리에서 가장 큰 영감을 얻어요. 작은 오브제 안에 감정이나 로망을 표현하는 게 꽤 흥미롭거든요. 그리고 오래된 영화 속 장면들에서도 아이디어를 얻죠. 그 안에서 인물이 느끼는 날씨나 공기, 감정이 영감으로 다가와요. 그리고 매일 반복되는 사소한 순간들. 커피를 내리거나, 창문을 여는 작은 일상들이 의외로 다음 시즌의 시작점이 되기도 해요.

● 브랜드를 운영하면서 젠지들의 소비 패턴을 체감할 것 같아요.

이제는 브랜드의 정체성이나 트렌드에 따라 옷을 고르기보다 자기 개성을 얼마나 잘 표현할 수 있는지가 더 중요해진 것 같아요. 여러 브랜드를 믹스매치하거나 새로운 경험을 찾아 나서는 방식으로 변하는 거죠. 특히 정규 시즌 제품보다 한정판이나 협업 컬렉션에 대한 반응이 훨씬 빨라요. 시눈 역시 이런 흐름에 맞춰 스폿성 기획 아이템, 익스클루시브 컬렉션, 아티스트 협업 등 ‘경험’에 초점을 맞춘 다양한 프로젝트를 선보이고 있어요.

● 반응 중 가장 기억에 남는 피드백이 있나요?

“시눈 옷을 입지 않았는데도, 시눈 같다”라는 말이요. 저는 시눈을 단순한 브랜드가 아니라 그 안에 담긴 가치와 감성을 함께 나누는 라이프스타일이자 정체성으로 느껴요. 이런 반응이 특별하게 다가오는 이유는 저희 옷을 입는 고객에게 단순히 옷을 입는 순간의 기분 뿐만 아니라 시눈의 무드와 철학까지 잘 전해졌다는 뜻이니까요.

● 글로벌 시장 진출 계획이 있나요?

중국과 일본에서 시눈에 대한 관심이 점점 커지고 있어요. 빠른 시일 안에 아시아 주요 도시에 플래그십 스토어를 오픈할 계획이에요.

● 앞으로 시눈이 그리고 싶은 10년 후는요?

다양한 스타일을 선보여 소비자가 자연스럽게 찾는 브랜드가 되고 싶어요.


Credit

  • Editor 전소희
  • Photo By 브랜드/인스타그램
  • Art designer 장석영
  • Digital designer 장석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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