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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유석에게 찾아온 여름방학? 코스모폴리탄 7월호 화보와 인터뷰 공개

<폭싹 속았수다>의 '양은명'과 <언젠가는 슬기로울 전공의 생활>의 '엄재일'을 마음에 품은 채, 강유석이 새로이 꾸는 꿈.

프로필 by 천일홍 2025.07.11
셔츠 Bode. 데님 팬츠 Kamiya. 슈즈 Timberla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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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생일이었죠? 늦었지만 축하해요.

와, 감사합니다!

생일 촛불을 불면서 무슨 소원 빌었어요?

비밀인데…(웃음) 사실 저는 매년 거의 같은 소원을 빌어요. 저와 제 가족, 주변 사람들이 건강했으면 좋겠다. 이 일을 지치지 않고 꾸준히 계속 나아갈 수 있게 해달라고 빌어요.

재킷 Marni by Mue. 셔츠, 타이, 볼캡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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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폭싹 속았수다>와 <언젠가는 슬기로울 전공의 생활>(이하 <슬전생>) 연이은 두 작품으로 세상에 강유석이라는 이름을 제대로 알렸죠. 요즘의 기분은 어때요?

기분은 당연히 너무 좋은데, 겸손하게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하하.

‘은명’, ‘재일’이와는 기분 좋은 안녕도 했고요?

제가 연기했던 인물과 이별하는 게 쉽지 않아요. 누군가는 작품이 끝나면 그 순간 지워버리거나, 여행을 떠나서 천천히 보내준다고 하는데 제가 만났던 인물들은 모두 제 안에 있어요. 마치 서랍 속에 고이 둬 언제든 꺼내 볼 수 있는 곳에 있는 느낌이죠. 저는 휴대폰을 바꿔도 쓰던 휴대폰을 버리지 않고 다 간직하거든요. 가끔 그 휴대폰을 켜서 옛날 사진들을 찾아보는 것처럼 캐릭터들과 작별하고 싶진 않더라고요. 사실 <슬전생>도 이제 종영한 지 한 달이 돼가는데, 아직 종영 소감과 마지막 촬영 사진을 못 올렸어요.

니트 톱 Bode by G.Street 494 Hom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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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사진을 올리면 영영 떠나보내는 것 같아서요?

네. 이제 곧 있으면 새로운 작품이 나오니까 빨리 올려야 하는데 큰일이에요.(웃음) 은명이 때도 마찬가지였거든요. 저 <폭싹 속았수다> 마지막 화도 아직 못 봤어요.

그 기분 너무 잘 알 것 같아요. 좋아하는 드라마를 한 회 한 회 아껴 보다가 마지막 회만 남겨뒀을 때 밀려오는 감정이란.

그쵸? 정말 못 보겠어요. 떠나보내기 싫은 마음 때문에 재생하기가 쉽지 않아요. 아직 둘 다 제게서 떠날 준비가 안 됐습니다.(웃음)

티셔츠 James Perse. 데님 팬츠 Levi’s. 안경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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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랍의 맨 위 칸, 은명이와 재일이는 어떤 모습으로 남아 있어요?

재일이는 워낙 밝고 명랑한 캐릭터라, 서랍을 딱 열면 웃고 있는 모습일 것 같은데 저는 그 친구를 보면 좀 슬퍼져요. 촬영이 끝나고 운 것도 처음이었거든요. 최근에 드라마 <서초동> 촬영도 마쳤는데, 감독님이 그러시더라고요. 너 왜 여기선 안 우냐고요.(웃음) <슬전생> 비하인드 콘텐츠에서 제가 우는 걸 보셨던 거죠. 사실 모든 작품의 마지막 촬영 땐 너무 슬프고 아쉽지만, 그 감정을 애써 내색하진 않았어요. 그런데 신기하게도 <슬전생>은 저도 모르게 감정이 올라오더라고요. 그만큼 현장도, 재일이라는 친구도 다 너무 좋아서 마음을 많이 줬던 것 같아요. 그리고, 은명이는… 좀 더 행복해졌으면 좋겠어요. 은명이를 연기하면서 작품 안에서 은명이가 좀 더 행복해하는 순간이 있었으면 참 좋았겠다는 생각을 하곤 했어요. 왜 은명이에겐 행복한 모습이 없을까 하는 아쉬움 때문에요.

은명이에겐 어떤 순간이 행복했을까요?

제가 제일 좋아하는 장면으로, 엄마랑 이야기하다가 “엄마는 내 뒤에 붙어. 양은명이 줄 타면 최소가 금송아지야!”라고 말하면서 재롱을 피우는데 엄마는 누나 얘기만 하잖아요. 그때 엄마가 은명이에게 “알았어. 아들 뒤에 줄 설 테니까 한번 잘해봐”라고 말해줬다면 너무 행복해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어쩌면 은명이가 좀 더 좋은 방향으로 갔을 수도 있지 않았을까 싶기도 하고.

티셔츠 James Perse. 안경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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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이 나온 김에 곧 방송을 앞둔 <서초동> 이야기도 해보죠. 의사 가운을 벗고 이번엔 법정으로 향해 분위기 메이커 어쏘 변호사 ‘조창원’을 연기해요. <법쩐>에 이어 두 번째 법정물이네요?

맞아요. 그땐 검사였고, 이번에는 변호사입니다. 이제 판사만 하면 법조계는 다 접수하네요!(웃음)

인물의 소개글만 살펴봤을 땐 재일과 비슷한 지점이 있어 보이는데, 그와는 어떤 다름을 보여줄 예정인가요?

재일이는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하나하나 배우며 성장하는 친구였다면, 창원이는 어느 정도 이 일에 대한 경험도 있고, 5명의 변호사 동료 사이에서 이야기를 주도해갈 줄 아는 인물이라고 생각했어요. 전 그걸 ‘사회 중년생’이라고 말하는데, 초년생 티를 벗고 중년생으로 나아가는 이들의 고민을 잘 표현해보고 싶어요.

두 번째 법정물이라 나름의 노하우도 쌓였을 법해요. 워낙 전문 용어도 많아 신경 써야 할 것들이 참 많잖아요.

아직도 기억하는 대사가 있어요. 법정에 서서 변호하는 장면인데, 제 대사만 거의 A4 용지 한 장을 가득 채우는 분량이었죠. 대사를 100%가 아니라 200% 완벽하게 숙지해놔야 카메라 앞에서 더 자연스럽게 할 수 있으니 촬영 전날엔 잠도 못 자고 계속 외웠어요. 불안한 마음에 자다 일어나서 그 대사를 줄줄 외울 정도였죠.

티셔츠, 데님 팬츠, 볼캡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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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라 앞에서 해낸 순간엔 또 그렇게 기쁠 수 없잖아요.

‘해냈다!’ 하는 희열감이 있었죠. 마지막 최후 변론하는 대사라 저 혼자 해내야 했거든요. 컷 하고 나서 스태프분들께서도 너무 잘했다고 해주셔서 스스로도 좀 뿌듯했습니다.

그래서 준비해봤어요. 오늘 화보를 통해 멋지게 해낸 유석 씨에게 잠시나마 여름방학의 자유분방한 순간을 드리고 싶었죠. 여름방학 하면 떠오르는 추억이 있어요?

매년 여름이면 엄마, 아빠, 누나, 여동생 온 가족이 ‘소금강’이라는 계곡에 놀러 가곤 했어요. 텐트 치고 수영도 하고, 밤이 되면 아빠랑 낚시도 하고요. 잡은 물고기로 다음 날 매운탕을 끓여 먹었죠. 한번은 밤에 비가 엄청 많이 오는 거예요. 금세 물이 차오르니까 짐을 챙길 새도 없이 집에 간 적도 있었어요. 다행히 다음 날 짐을 무사히 구출해 온 기억도 나요. 대학교를 가고 나서도 여름방학 때 정말 많이 돌아다닌 것 같아요. 혼자 일주일 동안 내일로 여행을 다니고, 제주도에서 한 달 살이도 해봤어요. 여름이면 항상 여기저기 여행 다녔던 기억으로 가득해요.

모험가 기질이 있네요?

네, 좋아해요. 어렸을 때도 엄마가 방에 들어가서 공부하라고 하면 전 그게 너무 싫었어요. 뛰어나가 놀고 싶어서 늘 근질근질했죠.(웃음) 어제도 <서초동> 종방연 자리가 있었는데, 종방연이 끝나고 동네에 와서 축구를 한바탕했어요. 일주일에 한번씩 만나는 풋살 모임이 있거든요.

새롭게 시작했다던 복싱도 여전히 하고 있고요?

너무 재미있어서 열심히 하다가 아플 정도로 무리를 하는 바람에… 대신 러닝을 하기 시작했어요. 매일 조금씩 달리는 거리를 늘리고 페이스는 줄여가고 있어요. 매일 기록하는 맛이 있거든요.(웃음) 3일 전에 6km를 처음 뛰어봤는데, 7분 페이스였어요. 그래서 딱 42분 걸렸는데, 멈추자마자 땀이 후두둑 떨어지면서 피가 온몸에 순환되는 느낌을 처음 받았어요. 와, 너무 좋더라고요.

티셔츠, 데님 팬츠, 볼캡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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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에 복싱, 러닝까지 온갖 운동을 섭렵한 면모 이면엔 독서 모임과 필사를 하는, 의외의 취미도 있죠. 이 정도면 ‘갓생러’ 그 자체인데요?

에이, 아니에요. 갓생을 갈망하는 사람이죠.(웃음) ‘갓생’을 좇으며 사는 게 좋은 것 같아요. ‘해야지’ 생각만 하고 실천하지 않으면 내가 원하는 이상향에 가까워지지 않으니 스스로를 자책하기 마련이거든요. 그런데 하나라도 하고 나면, 그걸 해냈다는 성취감이 들어 몸도 마음도 건강해지는 기분이에요.

다음 독서 모임에서 읽기로 한 책은 뭐예요?

얼마 전에 <급류>라는 소설을 다 읽었고, 이번 달엔 양귀자 작가의 <모순>을 읽기로 했어요. <어른의 행복은 조용하다>라는 짧은 에세이도 혼자 틈틈이 읽고 있고요.

<모순>, 너무 좋은 작품이죠. 좀 전에 유석 씨가 ‘사회 중년생’이라고 표현한 것이 재미있다고 생각했어요. 데뷔 7년 차, 중년생으로 접어든 유석 씨는 어떤 고민을 해요?

중년생의 나이로 접어들고 있지만, 사실 제가 느끼기에 전 배우로서 아직 초년생이에요. 데뷔한 지는 좀 됐어도 재일이처럼 아직 1년 차의 마음이거든요.(웃음) 연기적으로 어떻게 하면 좋을까, 앞으로는 어떤 길을 가면 좋을까 하는 생각이 들곤 하는데, 그럴 때면 <서초동>에서 함께했던 형, 누나들한테 물어봐요. 특히 (이)종석 형은 남자 배우로서 저보다 앞서 멋지게 걸어가고 있으니까 연기적으로 고민이 생기거나, 뭔가 선택을 해야 할 때 자주 조언을 구하는 편이에요.

쇼츠 Polo Ralph Lauren. 안경 Gentle Monster. 티셔츠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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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7년 동안 차근차근 강유석의 저변을 넓혀가며 뚜벅뚜벅 걸어왔다는 점에서 느끼는 성취감이 있죠?

있죠. 저는 진짜 작은 단역부터 시작했거든요. 제 모토가 ‘절대 뒤처지지 말고 1mm라도 나아가면서 살아가자’예요. 단역부터 조금씩 조금씩 올라가서 조연도 하고, 이제 주연으로서의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게 됐죠. 그렇게 조금씩 성장해왔다는 점에서 전 저 자신에게 떳떳할 수 있어요. 물론 연기를 하면서 어렵게 느껴지는 때도 많아요. <슬전생>의 재일이도 연기 외에 ‘하이보이즈’로서의 모습을 보여드리기 위해 준비해야 하는 것이 있었잖아요. 촬영 없는 날은 매일같이 춤 연습을 하러 갔었는데, 힘들어도 언제 그런 경험을 또 해볼 수 있겠어요. 음악 방송 무대에도 서보고요.(웃음) 이 일을 통해 계속 다양한 도전과 배움 거리들이 생기는 것 같아서 좋아요.

이쯤에서 배우 강유석을 논할 때 짚고 넘어가야 할 작품을 꼽아보면 어때요? <폭싹 속았수다>와 <슬전생>은 많이들 보셨을 테니 제외하고요.

드라마 <택배기사>의 ‘사월’이를 봐주세요. 지금보다 더 풋풋한 모습을 보실 수 있습니다. 하하. 드라마 자체는 디스토피아의 세계관을 가지고 있어 좀 어두운 분위기지만, 그 분위기를 밝게 상쇄해주는 인물이 전 사월이라고 생각해요. 소년 만화의 주인공 같은 해맑은 에너지를 가졌죠. 이렇게 이야기하고 나니 성장이라는 단어가 새삼 좋네요.

배우 초년생 강유석의 장래 희망은 뭔가요?

강유석이 나오는 작품은 믿고 보실 수 있게, 신뢰감을 주는 배우가 되는 것. 그리고 언제 어디서든 좋은 에너지를 드릴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그게 제 추구미예요.

Credit

  • 피처 에디터 천일홍
  • 사진 양중산
  • 헤어 & 메이크업 정지은
  • 스타일리스트 이종현
  • 장소 무무아파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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