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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시버튼 박승건이 걸어온 길

푸시버튼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박승건. 3시간이 넘게 이어진 그와의 인터뷰 끝에 에디터의 머릿속에 이 말이 떠올랐다. "The Real Designer!'

프로필 by 이병호 2024.10.06

오랜만에 런웨이 쇼를 선보인다는 소식에 무척 반가웠어요. 그동안 패션쇼를 진행하지 않은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지난 2019 S/S 시즌, 런던 패션 위크에 처음 진출해 총 세 시즌을 선보였어요. 그리고 2020 F/W 시즌부턴 파리에서 쇼를 열 계획이었죠. 그런데 코로나19가 터졌어요. 서울패션위크의 디지털 런웨이에 참가했고, 팬데믹이 진정된 뒤 패션쇼를 해밀턴 호텔에서 열 계획이었어요. 그런데 쇼를 3일 앞두고 10·29 참사가 일어났어요. 이런저런 상황이 이어지며 런웨이 쇼를 선보이지 못했죠.
오랜만에 쇼를 연 기분이 어때요?
많은 분들이 기다리고 있었다며 저희 쇼를 반기고 기뻐해주셨어요. 매우 행복했죠. 대면을 통한 소통은 온라인과 절대 비교할 수 없어요. 지난 시즌에 참가한 상하이 쇼는 좀 다른 이야기고, 5년여 만에 직접 연 런웨이 쇼인 만큼 좀 더 특별한 무언가를 해보고 싶어 쇼가 끝난 뒤 전시를 진행해볼까 생각도 했어요. 서울의 9월이 아트의 열기로 뜨거우니까. 올해엔 스케줄상 어려움이 있어 진행하지 못했지만 내년엔 패션쇼, 전시, 파티를 함께 진행해볼까 해요. 사람들이 자유롭게 옷을 감상하고 사진 찍고 즐길 수 있도록요.
인비테이션에 2025 컬렉션 쇼라고 적혀 있었어요. 시즌을 붙이지 않은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시즌을 나누지 않는, 사실 비단 시즌뿐만 아니라 모든 것의 경계를 모호하게 하려는 노력을 많이 하고 있어요. 그래서 해밀턴 호텔에서 선보이려 했던 컬렉션은 ‘휴먼스 웨어’란 이름을 붙였죠. 성별을 초월해 모든 인간을 위한 옷이란 의미를 담고 싶었어요. 프랑스의 한 작가가 휴먼스 웨어란 단어가 너무 아름답다며 자기 작품에 인용해 써도 좋냐고 문의를 해왔어요. 누군가 내 뜻을 알아주니 힘이 났죠.
쇼장에서 받은 쇼 노트도 인상적이었어요. 콘셉트에 대한 설명은 생략된 채 알렉산더 맥퀸의 말이 적혀 있었죠. 어떤 의미를 전하고 싶었나요?
저희 홍보 담당자가 쇼 노트에 적을 콘셉트에 대해 설명해달라 말했는데 제가 없다고 답했어요.(웃음) 왜냐하면 정말 없었거든요! 디자인은 특별한 주제가 없이도 순간의 본능이나 루틴처럼 이뤄지기도 하거든요. “제 얘기는 패션에 너무 많은 의미를 갖다 붙이지 말자는 겁니다. 패션으로 암이나 에이즈가 치료되는 건 아니잖아요. 아무리 대단한 패션도 따지고 보면 그저 옷에 불과하거든요. 그러니까 점퍼 디테일 하나하나 일일이 신경 쓸 필요는 없다는 얘기죠. 제가 못마땅한 게 그거예요. 그저 입으려고 만든 옷에 무슨 할 얘기가 그렇게 많을까 싶은 거죠.” 맥퀸의 이 말이 제 마음을 대변하고 있어요.
아틀리에에 설치된 위트 있는 초인종.

아틀리에에 설치된 위트 있는 초인종.

한국 레이블들이 잘 선보이지 않는, 리조트와 프리폴과 같은 브리지 컬렉션을 수년 전부터 전개하고 있어요.
해외 세일즈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보니, 글로벌 하우스처럼 4차례 컬렉션을 진행하게 됐어요. 바이어들의 요청이 있기도 했고요. 컬렉션의 수가 늘어나면 매출에도 도움이 돼요.
지난 2018년 서울패션위크를 주최하고 주관하는 서울시와 서울디자인재단이 영국패션협회와의 MOU 일환으로 마련한 프로그램을 통해 런던 패션 위크에 진출했어요. 런던은 본인에게도 선망의 도시였을 것 같은데, 런던에서 컬렉션을 선보였던 것이 어떤 기억으로 남아 있나요? 또 런던에서의 경험이 디자인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도 궁금해요.
급작스럽게 이뤄진 일이었어요. 물론 해외에서 컬렉션을 선보인다 생각하면 런던을 가장 먼저 떠올리긴 했어요. 규모도 지나치게 크지 않고 다른 도시에 비해 좀 더 자유로운 분위기잖아요. 런던에서 저는 신인이나 다름없었고…. 지금 돌이켜보면 아주 재미있었어요. 배운 것도 많고요. 쇼가 열리던 공간이 DDP와 달리 작은 규모였지만 시스템은 아주 체계적이거든요. 그리고 런던에서 선보일 옷을 디자인하면서 좀 더 하이엔드적인 감성을 더하게 됐어요. 우리가 보여줄 수 있는 하이엔드는 무엇일까 많이 고민했죠. 서울에선 컬러나 패턴도 많이 사용하고, 레이어링이나 액세서리를 맥시멀하게 스타일링하기도 했는데, 그런 것들을 좀 덜어내면 좋겠다 생각했어요. 옷의 본질이 잘 보일 수 있도록요.
해외에서 또 컬렉션을 선보일 계획이 있나요?
한동안은 서울에서 쇼를 선보일 것 같아요. 패션쇼를 열지 않았던 동안에도 파리 쇼룸을 통해 컬렉션을 소개하고 있었어요. 그러는 사이 서울이 전 세계의 주목을 받는 가장 핫한 도시가 됐죠. 해외에서의 한국 위상도 정말 많이 달라졌어요. ‘메이드 인 코리아’라고 하면 무조건 신뢰하더라고요. 프리즈 때문에 서울을 찾은 글로벌 미술계 인사들도 이번 쇼를 보곤 재밌는 작업을 같이 해보자고 제안하기도 했어요. 당분간은 서울에서 재미있는 일들을 하고 싶어요. 또 파리는 모든 디자이너가 열망하는 도시기도 하잖아요. 서울에서 컬렉션을 좀 더 선보인 뒤, 완벽한 준비를 마친 후 파리에서 컬렉션을 열고 싶어요.
서울은 디자이너 박승건에게 어떤 의미예요? 서울 여자와 남자들에 대한 생각도 궁금해요.
서울보다도 저는 이태원, 한남동을 이야기하고 싶어요. 한남동 여자들이 파리나 뉴욕 여자들보다도 더 진보적이고 스타일리시하며 뼛속부터 자유로워요. 에포트리스 시크 그 자체죠. 5만원짜리 티셔츠를 입어도 세상 멋지게 소화하는 사람들이 한남동 여자들이에요. 패션과 젠더, 환경에 대한 의견을 논할 수 있는 진보된 곳이기도 하죠. 외국을 가도 더 이상 새롭지 않아요. 또 한남동 여자들은 그렇게 스타일리시한 동시에 자신의 커리어를 멋지게 만들어가고 있어요. 뭔가 뉴욕과 파리가 결합된 것 같은 느낌이랄까요? 그래서 제가 한남동을 못 떠나는 거예요. 영감의 원천이 되니까. 한남동 여자와 남자들도 마찬가지고요.
오늘날 하위문화와 젠더 플루이드를 빼고 패션을 논할 수 없어요. 사실 푸시버튼은 글로벌 패션 신에서 이 문화들이 주류 키워드로 떠오르기 이전부터 디자인에 적극 이용해왔어요. 또 푸시버튼이 베이스로 삼는 이태원과 한남동을 상징하는 가치들이기도 하고요.
그래서 요즘엔 오히려 그것들을 강조하지 않으려 하고 있어요. 이젠 믹스매치도 지루하게 느껴지기도 해요. 이번 컬렉션도 마찬가지예요. 테일러링에 더 집중했어요. 다만 컨템퍼러리한 감성은 잊지 않도록 노력했고요. 어떤 특정한 것으로 한정되고 싶지 않아요.
오늘날 서울 디자이너들에게 한국적인 디자인은 때론 고리타분한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듯해요. 그래서 지난 2021 S/S 컬렉션이 인상적이었어요. 그리고 인스타그램에 쓴 이 태그들도요. #트위드재킷을만들든한복을만들든 #내가하는모든것은한국적인것이다 #빼박켄트난한국사람이기때문이다.
그냥 그때 우리의 전통이 매력적으로 느껴지기도 했고, 이런 생각이 들기도 했어요. 당시 다른 인종에 대한 비하가 사회적 이슈로 떠올랐었어요. 서양인들이 생각하는 오리엔탈리즘이 때론 동양인에 대한 비하로 해석되기도 하잖아요. 하지만 동양인인 내가 하면 비하가 아니죠. 그래서 아시안 뷰티를 패션으로 풀고 싶었어요. 1990년대 파리 컬렉션에서 1세대 선생님들께서 선보이신, 이신우 선생님의 삼족오 패턴의 룩, 이영희 선생님의 모던 한복, 진태옥 선생님의 룩들을 추억하면서요. 신윤복의 그림이 너무 좋아서 프린트로도 이용했고요. 전통을 푸시버튼만의 감각으로 동시대적으로 풀고 싶었어요. 요즘과 같은 글로벌 시대에 전통을 강조하는 게 의미가 있나 싶다가도, 약간 의무감 같은 게 제 마음속에 있는 것 같기도 해요.
1 2025 컬렉션 제작에 사용된 보디들. 2 2025 컬렉션 백스테이지. 3 푸시버튼의 상징 중 하나인 크라잉 걸 일러스트.

1 2025 컬렉션 제작에 사용된 보디들. 2 2025 컬렉션 백스테이지. 3 푸시버튼의 상징 중 하나인 크라잉 걸 일러스트.

푸시버튼은 어떻게 론칭하게 됐나요? 디자이너가 되기 이전의 커리어가 굉장히 다채로워요.
패션 디자인 유학을 준비하던 중에 길거리 캐스팅돼 20대 초반에 음반을 내고 가수로 데뷔했어요. 그런데 방송계의 문화가 너무 보수적인 거예요. 방송국을 박차고 나와 압구정동을 돌아다니다 ‘개그’란 브랜드의 모델 제안을 받게 됐어요. 그렇게 모델 일도 하게 됐고, 어쩌다 보니 스타일리스트도 하게 됐어요. 그리고 푸시버튼의 경영을 맡고 있는 친구와 의기투합해 이태원에 매장을 열었어요. 청담동은 저와 맞지 않았거든요. 처음에 가졌던 꿈은 ‘그냥 어디에 내놓아도 부끄럽지 않은 예쁜 매장을 하나 만들고 싶다’ 이거였어요. 이태원 앤티크 가구 거리에 매장이 있었는데, 그 당시엔 지금 같은 감도가 아니니 노출 콘크리트에 독특한 쇼윈도에… 말들이 많았어요. 그렇게 제 옷을 만들면서 빈티지 피스들을 리폼한 리와인드 컬렉션도 선보였는데, 앤티크 가구를 대여하러 온 패션 에디터들이 우리 매장을 우연히 발견하게 됐고 점차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어요. 독특한 디자인이 많으니 뮤지션 스타일리스트들도 많이 왔고, 미술 전공자가 많던 앤티크 가구 사장님들이 맞춤복도 의뢰하면서 매출이 정말 좋았어요. 그렇게 오늘에 이르렀죠. 다양한 커리어를 거쳤지만 결국엔 처음으로, 패션의 길로 돌아오게 된 거죠.
패턴과 컬러, 스타일링에 강한 디자이너란 평가를 받아왔어요. 과감한 디자인을 펼칠 수 있던 원동력이 무엇일까요?
원래부터 색이나 패턴을 좋아하기도 했지만, 다양한 커리어를 통해 얻은 결실 같아요. 가수 활동을 하면서 무대나 뮤직비디오 의상을 직접 준비하기도 했고, 리얼웨이를 런웨이처럼 하고 다니기도 했기 때문에 이러한 이력이 발현됐던 것 같아요.
디자인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디테일이 있나요?
과거에는 주머니 디테일을 굉장히 중요시했어요. 패션에서 가장 중요한 건 애티튜드라 생각해요. 가령 약속 시간에 늦는 친구 때문에 내가 생전 처음 간 낯선 곳에 있는데 그냥 서 있으면 어색하잖아요. 예전에는 지금처럼 스마트폰이 있던 시절이 아니었으니까. 그래서 주머니 디테일을 즐겨 사용했어요. 거의 모든 옷에. 주머니에 손만 넣으면 멋진 애티튜드가 완성되잖아요. 그래서 모델에게 워킹 디렉션을 줄 때 반드시 주머니에 손을 넣으라고 했던 적도 있었죠. 이게 푸시버튼의 아이덴티티처럼 된 적도 있었는데, 오히려 그게 싫었던 건지 최근엔 주머니 디테일을 꺼려하게 됐어요. 이번 컬렉션에서도 모델들이 주머니에 손을 넣지 않게 하고 싶긴 했지만…. 앞서 말했지만 무언가로 규정되는 게 싫으니까요.
디자인의 영감은 어디에서 얻고 있나요?
다양한 곳에서 얻는데, 요즘엔 건축에 빠져 있어요. 영화도 보고, 책도 읽고, 영감은 어떤 곳에서든 얻을 수 있죠.
영감을 디자인으로 발전시키는 과정이 궁금해요.
늘 스토리텔링을 하는 것 같아요. 과거에 그런 말을 한 적이 있었어요. “밤을 위해 꾸민 여자가 아침을 맞이했어. 화려한 슬립 드레스를 입고 맨스 트렌치코트를 걸친 채 허리끈을 질끈 맸어. 한쪽 손에 여행용 보스턴백을 들고 있고, 여자의 모든 재산이 그 백에 들어 있어. 굵게 세팅한 머리는 약간 풀렸지만 화장은 진해. 이런 느낌의 옷을 만들고 싶어!”
캠페인 사진을 직접 찍고, 무용복을 디자인하고, 국악인 이희문의 앨범을 디렉팅하기도 했어요. 심지어 독립 영화 연출을 계획한다고 들었고요. 전방위적인 예술에 관심이 많은 것 같아요. 앞으로도 해보고 싶은 프로젝트가 있나요?
인테리어나 공연 연출요. 사실 가수 선우정아랑 공연 연출 얘기는 살짝 나눴었어요.
마돈나를 가장 좋아하는 패션 아이콘으로 말해왔어요. 지금도 여전한가요?
네. 마돈나는 영원히 사랑할 것 같아요.
그렇다면 뮤즈는요?
제가 인터뷰에서 자주 언급했던 배우 공효진은 이제 뮤즈를 넘어 영혼이 통하는 존재가 된 것 같아요. 신기한 게 효진이가 어느 날 갑자기 하이웨이스트 와이드 팬츠가 입고 싶다고 말했는데, 깜짝 놀랐어요. 마침 우리도 같은 스타일을 디자인하고 있었거든요. 이런 일이 정말 흔해요. 저에겐 가족 같고 버팀목 같은 존재죠. 방송인 홍진경도 빼놓을 수 없어요. 정말 까다롭게 옷을 맞추는데 결국 인정할 수밖에 없어요. 어느 날 방송에 진경이가 입고 나온 재킷이 너무 예뻐서 저희 팀원한테 어디 옷인지 알아보라고 한 적이 있는데, 알고 보니 우리 옷이었던 거예요! 진짜 멋쟁이죠. 그 쿨한 헤어스타일이며…. 한국에 이런 패션 피플이 존재한다는 사실이 늘 놀라워요. 사실 이번 쇼에 진경이를 모델로 세우고 싶었는데, 방송 일정 때문에 성사되진 않았어요. 전설적인 패션 에디터 다이애나 브릴랜드와 스타일리스트 서영희 선생님도 뮤즈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좋아하는 디자이너는 누구일까요?
장 폴 고티에, 마틴 마르지엘라, 티에리 뮈글러, 비비안 웨스트우드… 그런 분들요!
푸시버튼이 추구하는 여성상은 무엇인가요?
커리어를 가지고 있는 여자. 그러니까 자신의 삶을 주체적으로 살아가는 여성들요. 1980년대엔 여자들 옷의 어깨가 굉장히 넓었잖아요? 당시 여성의 사회 진출이 늘어난 시기였고, 남성들 사이에서도 존재감을 보이기 위해 넓은 어깨를 선택한 거죠. 그래서인지 제가 1980년대를 정말 좋아해요. 자신의 삶을 진취적으로 개척해나가는 용감한 여자들이 제가 추구하는 여성상이에요. 앞서 언급한 다이애나 브릴랜드나 서영희 선생님도 그런 분들이시죠.
에코 퍼를 다른 디자이너들이 사용하지 않던 시절부터 이용해왔어요. 지속 가능한 패션에 대한 생각이 궁금해요.
항상 고민하고 있어요. 일단 패키징을 줄이고, 모든 영역에 있어 친환경 소재를 사용하려고 노력해요. 가죽도 대체 가죽으로 전환하려 하고요.
후배 디자이너들에게 하고 싶은 조언이 있나요?
음… 고집을 좀 부렸으면 좋겠어요. 잘하는 친구들조차 상황 때문에 자신의 고집을 쉽게 꺾는다는 것을 잘 알고 있어요. 요즘엔 브랜드를 시작할 때부터 상업성에 초점을 맞추는 친구들이 많다고 하더라고요. 정말 속상한 일이죠. 제가 직접 해보니까 맨땅에 헤딩하는 느낌도 받았고. 오늘이 오기까지 너무 어렵고 힘들었던 때도 많았거든요. 이런 말이 웃길 수도 있지만 제가 젊은 디자이너들의 롤모델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어요. 제가 하이패션에 대한 의지를 지키면서도 성공한 케이스가 돼 그 친구들이 저를 보며 자신의 길을 걸어갈 수 있도록 하고 싶어요.
푸시버튼이 어떤 브랜드가 되길 바라나요?
50년 뒤에도 여전히 트렌디한 레이블이면 좋겠어요. 1등 브랜드가 되고 싶은 생각은 전혀 없어요. 그냥 언제나 우리가 부끄럽지 않은 옷을 만들고 싶어요. 만드는 우리가 인정할 수 있고 우리가 입을 수 있는, 그런 브랜드로 영원히 존재하면 좋겠어요. 저는 디자이너로 죽고 싶어요. 어느 인터뷰에서 디자이너가 안 됐다면 어떤 일을 했을 것 같냐는 질문엔 이렇게 답했어요. “디자이너가 되려고 노력하는 사람요.” 아주 어렸을 때부터 패션 디자이너가 되고 싶은 꿈을 가졌었고, 다양한 커리어를 가지며 비껴가기도 했지만 정말 운명처럼 결국엔 처음으로 돌아왔잖아요? 저는 마지막 순간까지 디자이너이고 싶어요.

Credit

  • Editor 이병호
  • Photo by 김수진 / Brand
  • Art designer 장석영
  • Digital designer 김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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