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버 베스트, 슬리브리스 드레스 모두 가격미정 일리. 블랙 토끼 볼캡 7만2천원 유희. 퍼 버킷 해트 각각 7만2천원 모두 딜레탕티즘. 튜브톱, 진주 목걸이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오늘 카메라 앞에서 끼를 발산하는 모습에 놀랐어요. 괜히 70만 채널이 아니군요.
재미있었어요! 오늘은 ‘귀척’ 빌런 김민지가 활약했습니다.(웃음)
“시켜줘, 명예인류학자”라는 채널의 자기소개 글이 강렬해요. 사람들을 관찰하는 걸 좋아하나요?
닥치는 대로 알바를 하면서 다양한 인간 군상을 많이 접했어요. ‘저 사람은 왜 저러지?’라는 의문과 호기심을 발전시켜 지금의 명예인류학자가 됐습니다. 흐하하.
유튜브에 출연할 뿐 아니라 PD로서 기획·제작도 함께 하고 있다면서요?
제가 파괴연구소에 PD로 입사할 때 쇼츠가 막 뜨고 있었어요. 그래서 우리 회사도 쇼츠 채널을 하나 해보자 싶어 시작했는데 출연진 섭외가 쉽지 않은 거예요. 첫 채널이었고 레퍼런스도 없으니까 설득이 쉽지 않았죠. 그래서 그냥 제가 출연하기로 했습니다.(웃음) 채널의 정체성을 잡은 첫 영상은 “회사에 차려입고 왔을 때 특”. 예쁘게 입고 오면 “어디 가?” 물어보는 상황 공감요. 그런 쇼츠를 일주일에 3개씩 올리다가, 제가 제일 많이 해본 게 알바니까 ‘알바 공감’ 시리즈를 내게 됐어요. 쇼츠라 가볍게 느껴지지만, 마냥 웃기게만 만들진 않으려고 해요. 풍자나 비판의 의도도 넣고, ‘웃픈’ 공감을 이끌어내기도 하죠.
황은정, 김혜진, 신지유, 김민지, 제갈혁, 김아리, 황한솔, 각종 알바 마스터 등 수많은 부캐를 어떻게 구상해서 만드나요?
저는 캐릭터를 만들 때 전하고 싶은 메시지를 먼저 정해요. 금수저지만 콤플렉스 많은 신지유로는 현대인들이 가진 자존감에 대한 환상을 깨고 싶었어요. 저는 자존감이란 게 태어날 때부터 높은 것도 낮은 것도 아니고 잘 풀리면 올라갔다가 안 풀리면 낮아지기도 하는 것 같거든요. 그런데 자존감 높은 사람은 어떤 상황에도 굴하지 않는 반면 자존감 낮은 사람은 항상 이런다고 하며 이분법적으로 나누는 시선이 싫더라고요. 특히 부모님 사랑받고 자란 애들은 구김살 없고, 못 받고 자란 애들은 자존감이 낮다는 식으로 단정하는 게요. 그래서 그걸 좀 비꼬고자, 금수저지만 남 잘되는 꼴 못 보고 후려치는 자존감 낮은 신지유라는 캐릭터를 만들었어요. 지금은 김민지와의 우정을 통해 성장했고 자존감이 많이 높아졌죠. 한편 트레이너 제갈혁으로는 폭식과 거식을 오가며 ‘바프’를 찍는 세태를 비판해보고 싶었어요. 김혜진은 저처럼 20살 때 막 지방에서 상경해 돈이 없어 힘들었던 청춘을 생각하며 만든 캐릭터고요. 쇼츠로 풀다 보니 가볍게 느껴지는 부분도 많지만, 김혜진 다큐는 엄청 진지하게 만든 거예요. 반응이 오는 걸 보면서 제 전략이 통했다고 느꼈죠.
지방에서 상경해 자립하는 청년 김혜진을 보고 있으면 페이크 다큐인 걸 알면서도 응원하게 돼요.
저는 제가 20살 때 저만 이렇게 힘든 줄 알았어요. ‘서울 생활은 이렇게 불행한 건가?’라는 생각도 많이 했고요. 이 다큐에 엄청나게 많은 공감 댓글이 달리는 걸 보면서 나만 이렇게 힘든 게 아니구나, 다들 이런 시기가 있구나 느꼈으면 좋겠어요.
김혜진은 실제 김소정 PD와 닮은 점이 많죠?
전교 1등을 하는 모범생이었던 것, 대학 진학을 위해 20살 때 부산에서 서울로 상경한 것. 상황은 비슷한데 성격은 전혀 다릅니다.(웃음) 전 활발한 아이였죠. 저는 신화 오빠들을 좋아해 서울에 상경해야겠다고 결심했어요. 신화 오빠들 얼굴을 오려서 붙인 다이어리에 “소정아, 서울에서 만나”라고 적어두고 그랬어요. 흐흐.
톱 6만8천원 그라피스트 만지. 선글라스 40만원 젠틀몬스터. 부츠 62만2천원 캠퍼랩.
가장 히트친 황은정 얘기도 듣고 싶어요. 예능 <유 퀴즈 온 더 블럭>에 출연해 이야기한 걸 봤는데, 2010년대 날라리 캐릭터는 풍자 의도도 있었다면서요?
맞아요. 중학생 때 돈도 뺏기고 체육복도 빌려줬다가 못 받고 그랬었죠. 처음엔 그들을 비꼬려고 만들었어요. 과거엔 엄청 무서워서 피해 다녔는데, 지금 그렇게 황은정을 연기하면 되게 웃기고 같잖으니까(웃음) 제 나름대로의 극복이랄까요.
유튜브를 개설한 지 1년 8개월 만에 70만 구독자를 모았어요. 최다 조회 수 영상은 황은정 다큐로, 450만 뷰죠. 이 정도 반응을 예상했어요?
이 정도 반응일지는 예상 못 했지만, 황은정 다큐에는 확신이 있었어요. “이거 망하면 나 PD 접어야 한다”고 말할 정도로!
어릴 때 <인간극장> 같은 다큐멘터리를 많이 봤어요?너무 친숙해서 신기할 정도예요.
<인간극장> <다큐멘터리 3일> 같은 거 정말 많이 봤죠.(웃음) 다큐멘터리 보는 거 좋아해요. 다른 사람들의 삶을 들여다보는 건 신기하고 재미있잖아요. 황은정 다큐나 김혜진 다큐는 동시녹음도 안 하고 조명도 없이 캠코더 하나 가지고 찍은 건데, 그래서 더 옛 다큐멘터리 느낌이 묻어나죠. 각본은 제가 쓰고 촬영은 회사 팀장님이 해주셔서 예산도 거의 안 들었어요.
방송사 같은 리니어 채널에 입사할 생각은 없었어요?
원래 꿈은 기자였어요. 사회문제에 관심이 많거든요. 그런데 여기 취직한 건, 솔직히 말씀드리면 제가 돈이 없었고 빨라 취업해야 했습니다.(웃음) 모집 공고를 보고 바로 지원했죠.
‘우당탕탕 알바 공감’ 시리즈 얘기를 해볼까요. 서브웨이, 올리브영, 놀이공원, 카페 등 서울에 상경해서 안 해본 알바가 없다고.
그랬죠. 열심히 안 살면 안 됐어요. 돈이 없었거든요. 삼남매였고, 모두 대학에 다니는 시기가 겹치다 보니 각자 생활비를 벌어야 했죠. 힘든 것을 견디는 역치가 많이 올라갔어요.(웃음) 사내뷰공업 채널에서 텃세 부리는 선배들이나 진상 손님들을 연기하면서 한풀이도 된 것 같아요. 댓글로 다 같이 “맞아, 저런 나쁜 사람들 꼭 있어” 하고 같이 공감해주시니까요. 그들도 이 영상을 보면서 쪽팔린 줄도 알고, 텃세도 덜 부렸으면 좋겠습니다.(웃음)
그런데 저는 열심히 사는 것에 회의도 있어요. 자본주의가 잘 돌아가려면 사람들이 스스로 부지런히 살아가야 돼요. 옛날엔 주인이 노예를 채찍질해 일을 시켰잖아요. 그런데 지금은 누가 이들을 감독하나요? 바로 나죠. 내가 나를 계속 감시하고 채찍질해야 세상이 돌아가는 시스템이 자본주의인 것 같아요. 그게 참 싫은데 돈을 벌려면 어쩔 수 없네요.
이렇게 채널이 대박 났는데, 인센티브는 잘 챙겨 받고 있죠?
수많은 부캐 이름은 알려져 있는데, 정작 김소정이란 이름은 내세우지 않는 이유가 궁금해요.
저는 저 자신을 연기할 때도 김아리라는 이름을 써요. 사실 제가 그렇게 재미있는 사람은 아니거든요. 오히려 진지한 편이라, 가짜 페르소나를 연기하는 편이 더 재미있어요.
아니요.(웃음) 오히려 연기를 안 배워 진짜같이 할 수 있는 건 아닐까 해요. 발음도 뭉개지고 특별한 기술 없이 날것의 감정을 전하니까요.
구글 마케팅 라이브에서 임직원들 앞에 나서 한 강연에선 어떤 이야기를 했나요?
MZ세대 공략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어요. 저는 세대를 나누는 게 답은 아니라는 이야기를 했죠. 과거 X세대, 오렌지족, 엄지족만 봐도 얼마나 대담했어요. 조선시대 기록만 봐도 “요즘 애들은 말을 안 듣는다”는 얘기를 하는데, 그건 그냥 10대, 20대의 특징이지 꼭 세대로 구분 지어지는 건 아니라고 생각해요. 대신 제가 20대를 타깃으로 그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비결은 있었던 것 같습니다. 제가 유튜브를 시작한 2년 전엔 명품 하울, 플렉스가 유행할 때였는데 저는 전혀 그런 삶을 살고 있지 않았죠. 너무 남의 얘기였고 보면 박탈감만 들어 보지도 않았고요. ‘그렇다면 나는 좀 구질구질할 수 있는 얘길 한번 해볼까? 이런 웃픈 얘기에 공감하는 MZ들도 있지 않을까?’ 생각한 게 통했던 것 같아요.
(오른쪽 상단) 톱 22만8천원, 스커트로 스타일링한 튜브톱 10만8천원, 팬츠 7만8천원 모두 로맨틱스. 슈즈 49만원 유메유메 by 엠프티. (왼쪽 하단) 티셔츠, 스커트 모두 가격미정 Gwenn GO. 헤어핀 (위부터)2만6천원, 4만9천원 모두 라츠유. 반지 (왼쪽부터)12만원, 8만5천원 모두 뱀버락샤. 부츠 46만8천원 캠퍼.
왜 요즘 유튜브에선 극사실주의를 기반으로 한 스케치 코미디가 뜨는 것 같아요?
오, 굉장히 흥미로운 질문이에요. 저는 사람들이 공통의 경험을 가지고 그것에 대해 공감하는 걸 즐긴다고 생각해요. “저런 사람 꼭 있잖아, 너도 알지?” 이런 느낌으로. 이런 인물들은 한 가지씩 ‘킹’ 받는 포인트들이 있거든요. 저는 사람들을 결집시키는 게 공통의 기쁨보다는 공통의 분노라고 생각해요. 신도시 부부도 초반엔 엄청 ‘킹’ 받는 모멘트를 보여줬어요. 최준, 쿨제이, ‘문돼’라고들 하는 문신돼지 캐릭터도 ‘킹’ 받고, 황은정도 자기 투투라고 이름도 모르는 친구들한테 200원씩 뜯어가는 게 얼마나 짜증 나요?(웃음) 사람들이 분노하는 포인트를 풍자하는 게 중요해요.
웃음이라는 건 상대를 우위에서 보게끔 하니까 일종의 해소가 되죠. 맞아요. 그걸 너무 진지하고 무겁게 담아내면 사람들은 피로감을 느끼니까요.
당신이 생각하는 잘되는 유튜브와 안 되는 유튜브의 차이는?
콘셉트가 한 가지인 채널, 전하고자 하는 철학이 확실한 채널이 잘됩니다. 저의 철학은 사람들이 이걸 보고 웃으면서 위안을 얻었으면 좋겠다는 거예요.
코스모는 최근 젠지 23팀을 만나 인터뷰하는 기사를 기획했는데, 요즘엔 큐레이션과 알고리즘이 워낙 잘돼 있다 보니 내가 보고 싶은 뉴스만 피드에서 보게 돼 세상 돌아가는 일은 모르기 쉽다고 하더라고요. PD님은 어떤가요?
그래서 저는 뉴스를 많이 봐요. 브런치에서 발행하는 과학·기술 분야의 글을 많이 보고요. 집 근처에 관악구청 도서관이 있어 자주 가요. 아무래도 짧은 영상을 소비하는 시대라 다들 도파민 중독이다 보니 집중력도 참을성도 없어지거든요. 문학, 사회과학, 경제 등 다양한 장르의 책을 빌려 보곤 합니다.
요즘 MZ들이 숏폼만 보는 세태를 많은 이들이 우려하는데, 그에 대한 PD님의 생각은 어떤가요?
저도 숏폼을 많이 보긴 해요. 옛날에는 글을 읽는 시대였다면 지금은 영상을 많이 보는 시대인 거고, 콘텐츠의 포맷이 바뀐 거죠. 10년 전엔 페이스북 카드 뉴스를 봤지만 지금은 유튜브 쇼츠를 보는 것처럼요. 우려도 충분히 이해가 가고 밸런스를 잡아야겠지만, 시대가 이런 시대이니 이에 맞춰 콘텐츠를 생산하고 받아들이는 건 피할 수 없는 흐름이라 생각해요.
슬리브리스 톱, 스커트, 백팩 모두 가격미정 웰던. 선글라스 37만원 젠틀몬스터. 부츠 67만8천원 시즈어파.
1편에 15분짜리지만 나름대로 지조를 지키고 있죠.(웃음) 사람들이 끝까지 보는지는 알 수 없어요. 유튜브도 타임라인이 잘돼 있어 그걸로 하이라이트만 보시는 분들도 있을 수 있고. 어쨌든 보시는 분들이 지루하지 않도록 작가의 마음으로 기승전결을 짜놓고 각본을 쓰곤 합니다.
유튜브와 인스타그램은 언제까지 이 영광을 누릴 것 같나요?
우리가 페이스북이 이렇게 쇠락할 줄 몰랐듯이, 두 플랫폼도 언젠간 밀려나겠죠. 하지만 플랫폼만 바뀔 뿐 영상이라는 매체는 당분간 바뀌지 않을 것 같아요. 지금 자라나는 디지털 네이티브들은 텍스트보다는 영상 매체에 훨씬 익숙한 세대잖아요.
당신의 프로페셔널리즘은 어느 대목에서 드러나나요?
사회부 기자를 준비하던 사람으로서, 다큐 김혜진 시리즈처럼 다소 무거운 주제를 다룰 때 드러나는 것 같습니다. 사실 신문사에서 인턴을 한 적도 있었는데요, 제가 그렇게 글을 잘 쓰는 사람은 아니더라고요. 저는 제가 직접 기획, 연출, 출연을 하면서 영상 콘텐츠를 만드는 일이 딱 적성에 맞아요.
얘기를 나눠보니 이렇게 차분하고 진지한데 아까 화보 촬영할 땐 완전히 다른 자아 같았어요. 포즈와 표정을 그야말로 매초마다 ‘발사’하던데.(웃음)
하하하. 저 학생 때 앞에 나가서 장기 자랑 한 번도 해본 적 없어요. 중학생 때는 만화책을 봤고, 고등학생 때는 공부하느라 바빴으니까요. 그냥 열심히 해야 하는 일은 열심히 할 뿐. 제가 부끄러움이 없어요. 아까 디지털 에디터님과 콘텐츠 촬영할 때 그분은 황은정 화장을 하는 걸 좀 창피해하셨던 것 같거든요?(웃음) 근데 전 아무렇지도 않아요. 얼굴을 백탁 있는 선크림으로 하얗게 덮고 아이라인을 관자놀이까지 그리고 애굣살을 사이버 인간처럼 그려도요.
여성 유튜버로서 이건 하지 말아야겠다, 이건 하고 싶다 생각하는 기준이 있나요?
제가 여성이기 때문에 제일 관심 있는 건 여성의 삶이에요. 여성분들이 공감할 수 있는 콘텐츠, 진짜 재미있어 하는 콘텐츠를 만들고 싶은 생각이 항상 있죠. 그런 취지에서 만들었던 게 ‘자취 괴담’ 콘텐츠거든요? 여자로서 혼자 자취하면서 겪은 힘들었던 일을 푸는 콘텐츠였어요. 누가 도어락을 자꾸 누른다거나, 집 가는 길에 따라온다거나. 그러면서 댓글로 정보도 공유하고 위안도 얻는 콘텐츠였는데 어떤 영상에선 댓글로 싸움이 났어요. “여자만 무섭냐?” 이러면서. 정말… 일상생활 가능해?!(웃음) 여하튼 저는 그런 콘텐츠도 계속 만들 작정입니다.
쇼츠에서 제 자리가 더 공고해졌으면 좋겠습니다. 쇼츠 하면 <사내뷰공업>이란 말이 나올 정도로. 그리고 쉽지 않은 20대를 거쳐온 사람으로서 앞으로 비슷한 길을 거쳐갈 분들에게 귀감이 되는 사람이 되고 싶고요. 20대 청년분들에게 힘이 되는 콘텐츠를 계속 만들고 싶습니다. 앞으론 갓 입사한 사회 초년생 콘텐츠도 만들 거예요.
영어 공부를 열심히 하고 있어요. ‘피식쇼’를 영어로 하는 거 보면 얼마나 멋져요? 저도 영어를 쓰는 콘텐츠에 도전해보고 싶고요. 얼마 전에 제가 ‘모솔’을 탈출해서 연애 콘텐츠도 만들어보고 싶습니다.(웃음) 저 개인의 경험으로 콘텐츠를 만들기 때문에 나이 들면서 계속할 수 있는 이야기가 풍성해지는 게 좋은 것 같아요.
티셔츠 가격미정 Gwenn GO. 헤어핀 (위부터)2만6천원, 4만9천원 모두 라츠유.
자기 인생의 구간에서 희로애락을 착착 빨아들여 콘텐츠로 만드는군요.
다르게 말하면 저의 개인적인 경험을 영상으로 만들면 많은 분이 공감해주신다는 게 신기해요. 공통의 경험들에서 우리가 함께 느낄 수 있는 것들을 뽑아내려 합니다.
과학 유튜버 고구마머리요. ‘인류 중 나만 생존한다면 어떻게 될까?’, ‘지구에 물이 사라진다면?’ 이런 가정들로 상상을 펼치는 재미있는 채널이에요. 그리고 강유미 님 채널. 너무너무 최고예요. 대단하세요. 역할극의 귀재이십니다. 나이 성별을 다 뛰어넘고 디테일을 정말 잘 잡아내세요. 리셀러, 동네 네일 숍 사장, 어떤 역할이든지 디테일을 극대화해요. 진짜 똑똑하신 분이에요.
남을 깎아내리지 않으면서 웃음을 주는 것. 특히 소수자나 약자를 비하하는 건 정말 멋없어요. 저는 자기 비하 개그도 안 하려고 해요. 제가 어릴 때만해도 자기 비하 개그가 엄청 유행했는데, 그런 걸 볼 때마다 마음이 편치 않았어요. 그리고 또 멋없는 건, 몰래카메라. 감동을 노린 사회 실험 몰카도 저는 좋아하지 않아요. 어려운 사람들을 시혜적인 시선으로 보면서 베풀어주는 듯한 태도가 싫어요.
저는 평소에 제가 운이 좋다는 말을 많이 해요. 긍정적인 생각을 하면 정말 좋은 쪽으로 간다는 게 제 나름대로 경험의 결과예요. ‘이번 콘텐츠 왠지 운이 좋을 것 같은데?’ 생각하면서 올리면 잘돼요.
쉽지 않은 청년기를 보냈는데도 긍정의 힘을 믿는군요.
네. 저는 그럴 때마다 ‘사지 멀쩡하고 일할 수 있는데 뭐가 문제야?’ 이렇게 생각했던 것 같아요. 사실 저 지금도 빛이 안 드는 반지하에 살고 있어요.(웃음) 그래서 70만 유튜버가 반지하에 산다는 내용으로 콘텐츠를 만들까도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제가 반지하를 ‘탈출할 공간’으로 생각하면서 떠나는 내용을 담으면 거기에 계속 사는 사람들은 마음이 어떻겠어요. 그래서 찍지 않기로 했습니다. 그나저나, 지금 살고 있는 집의 계약이 끝나면 지상으로 갈 생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