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초의 금속활자 인쇄본 ‘직지심체요절(直指心體要節)’이 50년 만에 세상에 공개된다. 우리 민족이 지녔던 수준 높은 인쇄술인 ‘직지’는 의심 없는 우리의 문화적 긍지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이러한 우리의 ‘직지’는 국내에 없다. 그렇기에 이번 전시도 프랑스 국립 도서관에서 공개될 예정이라고 하는데... 어떠한 사연일까?
‘직지’가 프랑스로 흘러간 데는 1880년대로 시간을 거슬러 올라간다. 1886년, 초대 주한 공사로 부임했던 프랑스의 ‘콜랭 드 블랑시’(Collin de Plancy)는 그 시기, 국내에서 ‘직지’를 수집했다고 한다. 이후 ‘직지’는 ‘블랑시’의 다른 수집품들과 함께 1911년 파리 경매장에 나왔고, 이후 다른 사람의 손을 거쳐 1952년, 프랑스 국립도서관에 기증된다. 한 가지 안타까운 것은 1900년 파리에서 열린 만국박람회 한국전에서 이러한 ‘직지’가 공개되기도 했으나 당시엔 그 누구도 직지를 알아채지 못했다고 한다.
1973년 프랑스 국립도서관에서 열린 〈동양의 보물〉 전시 이후 공개된 바가 없는 ‘직지심체요절’이 오는 4월 12일(현지시간)부터 7월 16일까지 프랑스 국립도서관에서 전시된다. 그간 우리는 ‘직지’를 임대해 국내에 전시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도 했으나 매번 불발됐다. 때문에 이번 전시는 수장고에 오랜 기간 보관됐던 직지의 현 상태가 어떠한지 알 수 있어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