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노벨문학상은 프랑스의 소설가 아니 에르노에게 수여됐다. 스웨덴 왕립과학원 노벨위원회는 2022년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프랑스 여성 소설가 아니 에르노를 선정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노벨상 위원회는 “개인적인 기억의 뿌리와 소외, 집단적 억압을 용기 있게, 임상적 예리함으로 탐구했다”며 선정 이유를 설명했다. 에르노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큰 영예인 동시에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고 소감을 말했다.
에르노는 1974년 자전적 소설인 ‘빈 장롱’으로 등단, ‘자전적, 전기적, 사회학적 글’이라고 특정되는 작품들의 시작인 ‘남자의 자리’로 1984년 르노도상을 수상한 바 있다. 그는 “직접 체험하지 않은 허구를 쓴 적은 한 번도 없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자신의 작품세계를 규정한다.
60년대 본인의 낙태 경험을 토대로 2000년 ‘사건’을 펴냈고, 2016년작 ‘소녀의 기억’에서는 열여덟 살 때 숲 속 여름학교에서의 첫 성경험을 재현하기도 했다. 이러한 글쓰기 방식을 통해 에르노는 ‘나’를 화자인 동시에 보편적인 개인으로, 이야기 자체로, 분석의 대상으로 철저하게 객관화해 글쓰기가 생산한 진실을 마주보는 방편으로 삼았다.
에르노는 자신의 아버지의 삶을 다룬 ‘자리’로 첫 문학상인 르도노상을 받았고, 2008년 ‘세월들’로 마르그리트 뒤라스 상, 프랑수아 모리아크 상 등을 수상했다. 2003년 그의 이름을 딴 ‘아니 에르노 문학상’이 제정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