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데 그런 날도 엄마는 열이를 보면 하나도 안 무서워.
엄마한테는 언제나 열이가 반짝반짝 빛이야."



10대 시절, 엄마에게 버림 받고 아빠에게 상처 받으며 우울증에 걸린 '선아(신민아 분)'. 결혼해서 아이도 낳았지만 마음의 병은 좀처럼 나아지지 않았다. 어느 아침, 남편이 깨우는 소리에 겨우 일어나 앉으면 온몸이 물에 젖은 듯 축축하고 무겁다. 아이는 물론이고 자신을 돌볼 여력도 없는 그에게, 지친 남편은 상처가 되는 말들을 퍼붓는다. "거울 좀 봐, 대체 머리를 며칠 안 감은 거야? 냄새 나, 너... (중략) 언제까지 이렇게 살 건데!"
부부 사이는 오래 전에 끝났지만, 남편 말처럼 "애 키우면서 어떻게든 살려는 의지를 내"보려는 선아. 집을 정리하고 샤워를 마친 뒤 오랜만에 개운함을 느끼는 찰나, 남편이 욕실 문을 열어젖힌다. 여태 출근도 안 한 건가, 아이는 왜 안고 있지, 의아하기만 한 상황. 그런데 돌아온 말은 그를 절망에 빠뜨린다. "무슨 출근을 안 해, 퇴근했는데!" 믿지 못하고 거실로 나가 보지만 밖은 이미 깜깜한 밤. 시간 감각마저 잃어버린 선아는 남편과 이혼하고, 아이까지 위험할 뻔한 교통사고 후 양육권도 뺏긴다.
"저는 모든 우울증 환자가 그렇듯 이 병을 고칠 의지가 있어요"
세상에 홀로 남겨진 (것만 같은) 선아는 세상을 등지려고 바다에 뛰어든다. 하지만 해녀들이 물 속에 가라앉은 그를 건져내고, '동석(이병헌 분)'이 곁을 지킨다. "슬퍼하지만 말란 말이 아니야. 슬퍼도 하고, 밥도 먹고, 웃기도 하고, 행복도 하고!" 10대 때나 지금이나 '선아 한정 따뜻한 남자' 동석은 함께 여객선을 타고 가다 계속 파도만 보니까 멀미가 난다는 선아에게 말한다. 너도 우리 엄마처럼 바보냐고, 뒤로 돌라고. 그 말대로 하자 신기하게도 울렁거림은 사라지고 좀 전과는 다른 풍경이 펼쳐졌다. "나중에도 사는 게 답답하면 뒤를 봐, 뒤를. 이렇게 등만 돌리면 다른 세상이 있잖아." 선아를 떠나며 보낸 동석의 응원 문자는 더 뭉클하다. "언제든 필요하면 전화해라. 어떻게든 살려고 해봐라. 나는 너 때문에 나중도 믿게 되었다. 나중에 또 보자. 그때까지 잘 살아라."
이후 아이를 만난 선아는 자신이 걸린 마음의 병이 어떤 것인지 아이의 눈높이에 맞춰 설명하고, 아픈 자신에게 아이가 얼마나 큰 희망인지 말한다. 그리고 양육권 재판 결과에 항소할 거냐고 묻는 전 남편에게 '병을 고치려는' 자신의 의지를 전한다. "나중에, 내가 덜 아플 때. 지금처럼 내가 열이 없으면 못 살 것 같아서가 아니라, 열이가 나 없음 못 살겠다고 할 때. 지금처럼 날 약한 엄마로 생각할 때가 아니라 세상에서 가장 강하다고 느낄 때, 그래서 의지하고 싶을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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