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LEBRITY

중증외상센터, 옥씨부인전 김재원의 코스모폴리탄 4월호 화보와 인터뷰 전문 보기

첫사랑처럼 풋풋한 얼굴이 점차 무르익어갈 때, 배우 김재원의 계절은 시작된다.

프로필 by 김미나 2025.04.07

현장에서 연기하는 걸 되게 즐거워하는 편이에요. 하루 종일 다운돼 있다가도 촬영 현장에 가면 머리가 깨어나는 느낌이랄까요? 꼭 슛 들어갈 때가 아니더라도 눈빛이 초롱초롱하죠.

니트 톱, 팬츠, 벨트 모두 Amiri. 반지 Chrome Hearts.

니트 톱, 팬츠, 벨트 모두 Amiri. 반지 Chrome Hearts.

드라마 <우리들의 블루스> 속 차승원 아역으로 등장해 지금껏 ‘첫사랑 기억 조작남’이라 불리던 김재원의 풋풋한 얼굴을 오늘만큼은 지워보고 싶었어요.

저도 그 틀을 한번 깨보고 싶었어요.(웃음) 순하게 생겼다는 말을 많이 들어서 역할도 그런 위주로 많이 맡았죠. 오늘 화보 콘셉트처럼 좀 더 어둡고 관능적인 분위기의 작품도 한번 만나보고 싶어요.

드라마 <옥씨부인전>에서도 시종일관 ‘선비’ 그 자체라 팬들도 목이 말랐을 것 같은데요.(웃음)

맞아요. 그래서 지금 촬영 중인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레이디 두아>에서 그 갈증을 많이 해소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이 작품에 들어간 것 자체가 저에게는 큰 도전이거든요. 꼭 해보고 싶었던 역할이라 주저 없이 참여하게 됐죠. 그동안 못 보셨던 저의 모습을 보게 되실 거예요.

지금 한창 촬영 중이겠네요.

맞아요. 아직 초반이에요. 작품에 대해 더 말씀드리고 싶지만, 보안을 유지해야 해서 여기까지만 얘기할게요.(웃음) 이미지 변신을 제대로 하기 위해 작품 연구도 정말 많이 했어요. 기대해주세요.

그동안의 필모그래피가 많지는 않지만, 꽤 다양한 캐릭터를 소화했어요. 고등학생, 승무원, 경찰, 의사, 재벌 2세, 사극 속 도련님까지. 어떤 역할이 가장 김재원 본체와 비슷해요?

드라마 <킹더랜드> ‘로운’과 실제로 비슷한 점이 많아요. 특히 감정 기복이 거의 없고 상대를 너그럽게 감싸주는 모습이요. 다양한 캐릭터를 만나다 보면 어떤 경우는 완전히 상상력에 의존해야만 할 때가 있거든요. 그런 면에서 ‘로운’을 연기할 때는 수월했죠.

<킹더랜드>에 함께 출연한 배우 이준호에게서도 많은 걸 배웠다고요.

촬영장에서 주연 배우로 짊어져야 할 책임감과 태도에 대해 몰랐던 걸 많이 알게 됐죠. 드라마는 아무래도 단체 작업이다 보니 합을 맞춰가는 게 굉장히 힘들어요. 그래서 몸과 마음이 지칠 때도 많은데 준호 선배는 그런 내색이 전혀 없더라고요. 그래야 후배들이 믿고 따라올 수 있다면서요. 저는 아직 주연의 위치도 아니고, 훗날 그렇게 될 수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촬영 현장의 한 구성원으로서 가져야 할 태도를 많이 배웠습니다.

주연 배우란 연기를 잘하는 게 전부는 아니군요.

매너와 예의는 기본이고요, 나 혼자만 튀려고 하기보다는 작품 전체의 톤앤매너도 챙겨야 하고, 상대 배우, 스태프와 끊임없이 소통해야 하는 롤인 것 같아요.

데님 재킷, 데님 버뮤다팬츠, 부츠 모두 Diesel. 목걸이 Tom Wood.

데님 재킷, 데님 버뮤다팬츠, 부츠 모두 Diesel. 목걸이 Tom Wood.

배우로 커리어를 탄탄하게 쌓아가고 있지만 어렸을 때 수영, 펜싱, 모델 등 진로에 대한 탐색을 활발히 했더라고요.

수영 같은 경우 실제로 선수반에서 준비했을 정도로 진지하게 했죠. 그런데 제가 자기 객관화가 좀 잘돼 있어요. 스스로에게 냉정하기도 하고요. 수영, 펜싱 모두 선수로서 엄청난 비전이 보이진 않더라고요. 절대 성공 못 할 것 같은 느낌.(웃음) 그래서 그 길로 그만두고 키가 크니 자연스럽게 모델을 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때 데뷔까지는 했지만, 동양인이 모델로 성공하려면 더 특색 있는 마스크와 재능이 필요하더라고요. 당시 업계에서 동양인 모델에게 기대하는 마스크나 분위기에 제가 부합하지 않기도 했고요. 그렇다 보니 저는 더 큰 무대로 진출하기에는 어렵다고 판단했죠. 마음으로 정말 좋아하는 일이더라도, 머리로는 내가 재능 있는 일을 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MBTI가 T인가요?

T가 거의 99% 나와요.(웃음)

연기를 하는 김재원의 모습은 마음에 들어요?

현장에서 연기하는 걸 되게 즐거워하는 편이에요. 하루 종일 다운돼 있다가도 촬영 현장에 가면 머리가 깨어나는 느낌이랄까요? 꼭 슛 들어갈 때가 아니더라도 눈빛이 초롱초롱하죠.

블루종, 이너 톱, 팬츠, 로퍼 모두 Amiri. 반지 Chrome Hearts. 안경 본인 소장품.

블루종, 이너 톱, 팬츠, 로퍼 모두 Amiri. 반지 Chrome Hearts. 안경 본인 소장품.

그래도 일을 하다 보면 스트레스가 쌓이기도 할 텐데, 그럴 땐 어떻게 해소해요?

운동을 하거나 친구들을 만나요. 팬분들은 이미 아시겠지만, 제가 술을 못 하거든요. 그래서 남자 넷이 모여 카페에 3시간씩 앉아 브런치를 먹으며 수다를 떨어요.

요즘에는 알아보는 사람이 많아 그것도 쉽지 않겠어요.

요즘도 너무나 잘 돌아다니고, 감사하게도 알아봐주시는 분들이 꽤 계세요. 그럼 기쁜 마음으로 함께 사진도 찍고, 사인도 해드리고 그럽니다.(웃음) 제가 외향적인 성격이라 집에 가만히 있는 걸 잘 못 하거든요.

어떤 연예인은 카메라 밖에서도 이미지 관리를 하거나, 신비주의를 유지하기도 하잖아요. 재원 씨는 빼는 거 없고, 내숭 없고, 넉살 좋은 게 매력인 것 같아요.

하하. 그렇다고 이미지 관리가 나쁜 것은 아니고, 그냥 성격 차이인 것 같아요. 저는 그저 허물없고 솔직한 사람이에요. 외향적인 것도 한몫하고요. 안 그래도 연기하는 게 제 직업인데 작품 활동을 하지 않는 순간까지 연기를 하기엔 소모적이잖아요. 그래서 이런 인터뷰나 리얼리티 예능, 유튜브 콘텐츠를 촬영할 땐 최대한 날것의 저를 보여드리려고 해요.

재원 씨가 감독이라면 스스로를 어떤 작품에 캐스팅하고 싶어요?

그동안 로맨스를 많이 해왔기 때문에 일단 로맨스는 자신 있고요.(웃음) 저의 다른 면을 써보려고 할 것 같아요. 저만 아는 제 안의 날것이 있거든요. 그걸 그대로 꺼내다 쓸 수 있는 작품이요. 예를 들면 다크한 장르물 같은. 자꾸 <레이디 두아>에 대한 ‘스포’를 하고 있는 것 같네요.(웃음)

특기를 살려 스포츠 영화도 좋을 것 같은데요?

스포츠 성장 드라마 같은 장르도 너무 해보고 싶죠. 수영 선수로 활동했던 경력을 살려 영화 <노브레싱> 같은!

재킷 Wooyoungmi. 이너 톱 Heute.

재킷 Wooyoungmi. 이너 톱 Heute.

언젠가는 재원 씨를 무대에서 볼 날도 올까요? 체격이 좋아 무대에서 돋보일 것 같아요. 게다가 노래도 잘하잖아요.

안 그래도 너무 서보고 싶어요! 연극영화과 출신이라 무대 연기에 늘 갈증이 있거든요. 한국 창작극도 좋아해서 자주 찾아봐요. 그리고 뮤지컬도 기회가 된다면 언제든 도전해보고 싶어요. 그래서 노래도 정식으로 배워보고 싶죠.

최근 재밌게 본 작품은요?

영화 <서브스턴스> 정말 감명 깊게 봤어요. 보통 영화를 30분 정도 보면 뒷이야기가 대충 그려지는데 이건 도무지 예상이 안 되더라고요. ‘도대체 이걸 어떻게 끝내려고 하지?’라는 생각이 들고요. 명쾌한 결말을 보고는 코랄리 파르자 감독의 팬이 됐어요.

연기를 한 지 4년 정도 됐죠. 길지는 않지만 인생의 명장면을 꼽아보자면요?

<우리들의 블루스>를 처음 만난 날. 인생의 터닝 포인트기도 하죠. 옴니버스 형식의 드라마였는데 하필 제 스토리가 1화였고, 그중에서도 엔딩을 장식할 수 있었고, 평소 롤모델이었던 차승원 선배님의 아역으로 등장한 것까지, 저에게는 엄청난 행운이었어요. 가족과 첫 방송을 함께 봤는데 1화 엔딩 신을 보자마자 완전히 축제 분위기였죠.(웃음) 저를 캐스팅해주신 김규태 감독님께 정말 감사드려요.

좋은 배우란?

어떤 역할을 입어도 어색하지 않은 배우요. 나를 완전히 내려놓고 온전히 그 캐릭터가 되는 것. 이병헌 선배님을 존경하는 이유기도 해요. 역할마다 완벽하게 소화해내시고, 정말 다채로운 연기를 하시잖아요. 저도 제가 연기하는 캐릭터에 걸맞은 색깔을 입힐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지금까지 김재원의 색깔은 얼마나 보여준 것 같나요?

아직 많이 못 보여줬어요. 작품에 들어가면 늘 후회 없이 모든 걸 쏟아붓긴 하지만 돌아서면 아쉬움이 남거든요. 그래서 작품을 끝낼 때마다 쌓이는 노하우를 잘 습득해 매번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드리는 게 제 궁극적인 목표예요.

아직 보여준 적 없는 색깔의 캐릭터를 연기하는 재원 씨의 모습도 머지않아 볼 수 있겠죠?

센슈얼한 캐릭터를 연기해보고 싶어요. 꼭 노출해야만 섹시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자기 일에 열중하는 모습이나 인물 자체에서 풍기는 오라만으로 섹시할 수 있잖아요. 주지훈 선배님처럼요. 목 끝까지 단추를 채우고도 섹시함을 발산하는, 그런 입체적인 캐릭터를 연기해보고 싶어요. 요즘 제 ‘추구미’기도 합니다.(웃음)



Credit

  • Editor 김미나
  • Photographer 김민주
  • Hair 이기안 By 포레스타 블랙
  • Makeup 태희 By 포레스타 블랙
  • Stylist 이정주
  • Art Designer 진남혁
  • Digital Designer 김지수

MOST LIKED ARTICL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