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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고괴담6> 특수 음향 전문가가 남긴 소오르음 끼치는 소리들?

공포 영화의 등골 오싹한 사운드는 어떻게 만들까? <여고괴담6> 특수 음향 전문가가 한국 영화사에 남긴 소름 끼치는 소리들.

BYCOSMOPOLITAN2021.08.15
 

폴리 아티스트 문재홍

폴리 아티스트는 영화 속 특정 상황의 소리를 창조하는 음향 전문가로, 사람이 칼에 찔리거나 상상의 괴물이 뛰어다니는 등 실제로 재현할 수 없는 소리를 제3의 재료로 창조한다. 국내에 폴리 전문가가 몇 안 될 정도로 생소한 직업이지만, 드라마 〈또 오해영〉에서 에릭이 연기한 캐릭터의 직업으로 대중에 알려지기도 했다. 19년 차 폴리 아티스트 문재홍은 300편 이상의 영화를 작업했으며 게임, 넷플릭스 등 여러 분야에서 풍부한 소리를 책임져왔다. 용인대학교와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음향과 폴리를 가르치며, 특수 음향 전문 폴리 스튜디오 ‘몽앤웍스’를 운영 중이다. “폴리 작업에서는 강하게 튀는 소리가 메인이 되는 경우가 많아요. 하지만 모든 소리가 강하고 좋을 수는 없으니 어떤 소리를 메인으로 표현할지 생각해야 해요. 예를 들면 〈여고괴담6〉 속 인물의 목이 꺾여 돌아가는 장면은 뼈가 부러지듯 꺾이는 소리가 메인으로 들리는 것이 효과적인데, 이때 너무 마른 소리가 나면 이질적으로 들릴 수 있기 때문에 촉촉한 느낌 구현하고, 옷이 바스락거리는 소리를 추가해 좀 더 사실적인 소리로 완성하는 식이죠. 작은 소리 하나도 어떤 소리가 각 장면을 더 효과적으로 표현할 수 있을지 고민한답니다.”
 
 

〈황해〉(2010) 

✔ 〈황해〉 속 유혈이 낭자한 칼부림 신의 사운드는 어떻게 완성될까?

✔ 〈황해〉 속 유혈이 낭자한 칼부림 신의 사운드는 어떻게 완성될까?

설정 ‘앰지’ 자르는 장면 (김윤석은 말했지, “아, 아참 그 사람 손가락 가져와야 된다. 앰지.”)
 

오렌지, 수박, 신문지, 케첩, 빵칼

빵칼이나 뒤집개처럼 쇠 소재의 도구로 물에 적신 신문지 뭉치를 썰어 살 베는 소리를 표현한다. 신문지를 써는 동시에 바닥에 칼이 부딪치고 긁히는 소리를 더하면 무딘 칼날로 뭔가가 잘 썰리지 않는 급박한 분위기까지 표현할 수 있다. 수박 속을 손톱으로 긁어 잘리지 않는 살 소리를 추가하고, 오렌지를 잘라 케첩을 뿌린 뒤 손으로 만져 피가 흐르는 소리를 만든다.
 
 

〈광해, 왕이 된 남자〉(2012)

설정 오래 참던 ‘매화’가 세상의 빛을 본 순간, 성은이 망극해진 광해군 
 

휴지, 케첩통, 바나나, 나무통(매화틀) 

케첩통 바닥에 구멍을 뚫고 입구를 손으로 막은 채 강하게 눌러 질척한 물체가 뿌드득 삐져나오는 소리를 만들고, 바나나를 손으로 으깨 되직한 소리를 보충한다. 케첩과 버무린 휴지를 나무통에 떨어뜨리면 배설물이 떨어지는 소리가 난다. 팔뚝을 입으로 불어 ‘뿌직’ 소리를 추가하면 변비 탈출! 비둘기 5만 마리가 항문에서 쏟아지는 극박한 순간에, 온 신하가 “경하드리옵니다!”를 외치는 상황이라니. 다른 의미에선 그 어떤 공포 영화보다 무섭다.
 
 

〈물괴〉(2018) 

✔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 상상 속 괴물의 발자국 소리는 어떻게 만들까?

✔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 상상 속 괴물의 발자국 소리는 어떻게 만들까?

설정 현빈보다 출연료가 비싸다는 3D 물괴가 존재감을 드러내는 장면
 

가죽 가방, 케이블 타이, 케첩, 휴지

무겁게 채운 가죽 가방을 내려쳐 괴물의 묵직한 발소리를 표현한다. 여기에 샌드백을 내리친 소리를 추가해 무게감을 더해준다(이펙트 파트에서 저음을 추가하면 완성도가 더 높아진다). 괴수의 피부에서 분비되는 점액질은 케첩과 휴지를 이용해 질척한 느낌을 낸다. 딱딱한 껍질이 있는 물괴의 피부는 케이블 타이를 뭉친 뒤 비틀어 거친 느낌을 구현한다.

 
 

〈여고괴담6〉(2021) 

설정 차에 치인 친구의 고개가 좀비처럼 꺾여 돌아가는 장면

 

양상추, 콜라겐 가루(물과 혼합), 셀러리, 휴지, 오렌지 

양상추를 반으로 잘라 뼈가 부서지는 소리를, 셀러리 대를 부러뜨려 뼛소리의 포인트를 만든다. 여기에 가죽이나 손바닥을 강하게 비벼 살이 ‘뿌드득’ 찝히는 소리와 목이 돌아갈 때 옷에서 나는 소음을 추가한다. 목이 꺾인 친구의 얼굴 위로 밀웜이 기어다니는데, 물에 섞은 콜라겐 가루와 휴지를 활용해 벌레가 기어가는 소리를 만들고, 반으로 자른 오렌지 틈 사이로 손가락을 넣어 질척한 소리를 낸다.

 
 

〈괴기맨숀〉(2021) 

✔ 들어나 봤나,곰팡이 포자 소리? 폴리 아티스트에게 불가능이란 없다.

✔ 들어나 봤나,곰팡이 포자 소리? 폴리 아티스트에게 불가능이란 없다.

설정 온통 곰팡이가 핀 음침한 벽에서 공포를 느끼는 주인공

 

지푸라기 혹은 낙엽, 껍질 있는 땅콩, 모래 

곰팡이 소리는 포자가 날아다닐 정도의 마른 느낌을 표현해야 한다. 마른 지푸라기나 낙엽을 비벼 무언가가 거칠게 부서지며 날리는 느낌을 살리며, 땅콩 껍질 까는 소리를 추가해 포인트를 더한다. 또한 바닥에 모래를 뿌려 공기 중에 날리는 포자를 표현할 수 있다.

 
 

〈창궐〉(2018) 

설정 야귀 떼(좀비)가 사람을 물어뜯는 장면

 

양배추, 청테이프, 케첩, 휴지, 오렌지 

✔ 이 상큼한 오렌지로 피 흐르는 소리를 구현한다고?

✔ 이 상큼한 오렌지로 피 흐르는 소리를 구현한다고?

양배추를 입으로 씹고 손으로 뜯어내 좀비가 살을 물어뜯는 소리를 낸다. 여기에 청테이프를 꼬아 날카롭고 ‘하이’한 음을 보충한다. 피 느낌은 케첩 묻힌 휴지, 오렌지 등으로 추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