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데믹이 끝나면 우리는 어떻게 '하고' 있을까?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섹스를 정밀 분석했다! || 코스모폴리탄코리아 (COSMOPOLITAN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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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데믹이 끝나면 우리는 어떻게 '하고' 있을까?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섹스를 정밀 분석했다!

미국판 <코스모폴리탄>이 <에스콰이어>, 킨제이 연구소와 함께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섹스를 정밀 분석했다.

COSMOPOLITAN BY COSMOPOLITAN 2021.07.08
 

섹스 토이도, 데이팅 앱도 아닌 팬데믹이 이처럼 섹스의 판도를 바꿔놓을 줄 누가 알았을까?

역사상 전례 없던 포스트 코로나 시대, 우리는 과거와는 전혀 다른 형태의 삶을 경험하는 중이다. 그중 가장 급진적인 변화를 맞은 것은 아마도 연애 시장이 아닐까? 그러니까 마침내 섹스 혁명이 시작된 것이다. 지난해 〈코스모폴리탄〉과 〈에스콰이어〉 미국판 에디터들은 이런 변화에 관해 토론하며 여성과 남성 각자의 입장에서 이야기를 나눴다. 우리는 팬데믹 이후 캐주얼 섹스가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예측했다. 사람들은 억눌려 있고, 그것이 원나이트 스탠드를 포함한 온갖 성적 욕망의 대축제로 연결될 것이라고. 하지만 실제 사람들의 변화는 우리의 추정과는 달랐다. 우리는 저명한 우리의 친구 킨제이 연구소와 함께 미국 전역의 2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했다. 설문 주제는 ‘2020년에 했거나 하지 않았던 섹스, 그리고 앞으로 어떤 섹스를 하게 될 것 같은가’였다. 그리고 그 결과는 꽤 놀라웠다.






우리는 원나이트에 흥미를 잃을 것이다

“사람들의 행동 패턴을 바꾸는 건 굉장히 어려운 일이에요. 하지만 팬데믹은 흔치 않은, 기존 시스템 전체를 삐걱이게 한 충격이었죠.” 데이팅 앱 ‘힌지’의 연애과학 디렉터 로건 우리의 말이다. 다시 말해, 지난 몇 년 동안 일회성 만남을 연결해주는 데이팅 앱은 점점 활기를 띠었으나 팬데믹이 리셋 버튼이 됐다는 것이다. 1년이 넘는 시간을 완전히 고립된 상태에서 보낸 덕분에 우리는 새로운 관점을 얻게 됐다. 그간 데이팅 앱을 통해 ‘목적’을 이루려고 했을 뿐, ‘만족’을 위해 노력한 건 아니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 것이다.
“캐주얼 섹스를 위해 진지하게 노력하는 사람은 없어요.” 섹스 연구가 자나 브랑갈로바 박사의 설명이다. “누구도 원나이트를 하면서 잠자리를 잘하기 위해 열정을 쏟거나, 친밀감 혹은 더 좋은 스킬을 가지려는 등의 노력을 하지는 않는 거죠.” 그게 아마도 원나이트 스탠드가 위기에 처한 이유일 것이다.


설문조사 응답자의 절반 이상은 원나이트 스탠드에 더 이상 관심이 없다고 답했다. 응답자의 64%는 동시에 여러 명의 파트너를 갖는 데 대한 관심 또한 줄었다고 밝혔다. 그리고 대략 비슷한 수의 응답자가 다시 바깥에서 자유롭게 만남을 가질 수 있게 돼도 짧은 만남보다는 깊은 관계를 유지할 수 있는 사람을 찾겠다고 답했다. 마치 전 세계가 비참한 테러를 맞고 그 후로 1년이 지나, 인류가 그 안에서 생존하기 위한 본능의 일환으로 성적 파트너와 감정적 파트너가 동일인이기를 바라게 된 것 같다고나 할까?
 
이런 설문 결과는 효율성을 중시하는 새로운 종족의 출현이라고 볼 수 있다. 브랑갈로바 박사의 표현에 따르면, ‘스와이프(데이팅 앱의 매칭) - 술 한잔하기 - 만났으니까 같이 잘 수도 있지’로 연결되는 흐름 대신, 다음 몇 년 동안은 ‘스와이프 - 서로 잘 맞는지 탐색 -  일단 대화를 길게 해보죠’로 이어지는 시대가 될 거라는 뜻이다. 설문조사 응답자의 35%는 데이팅 앱을 쓰더라도 첫 만남까지는 좀 더 시간을 갖고 싶다고 답했다. 그리고 37%는 섹스를 위해서도 좀 더 시간을 갖고 싶다고 응답했다. 결국 브랑갈로바 박사의 말처럼, 우리는 경험을 통해 “한동안 섹스를 하지 않고 사는 것이 가능하며 그래도 세상은 멸망하지 않는다”라는 걸 깨닫게 된 것이다(뭐 세상은 멸망할지 모르지만, 그게 우리가 섹스를 안 해서는 아니니까).
 
킨제이 연구소와 함께한 조사의 데이터 역시 그런 결론을 재차 확인해준다. 팬데믹 기간에 누군가를 만나기 위해 처음으로 영상 채팅을 해봤다는 사람 중 70%는 팬데믹 이후에도 실제 데이트 약속을 잡기 전에 영상 채팅을 하며 시간을 갖겠다고 답했다. 첫 대면 데이트가 마지막 데이트로 남을 확률을 낮추기 위해서 말이다.
 

우리는 약속된 진지한 관계에 관심을 갖게 될 것이다

록다운으로 많은 부부가 집에 갇힌 생활을 견뎌야 했다. 그리고 우리는 그중 많은 커플이 서로를 견디지 못해 이혼했으리라 예측했다. 하지만 그건 아무래도 우리만의 가학적인 상상이었던 것 같다. 사람들 대부분이, 심지어 지난 1년간 연인의 간드러지는 업무 통화와 화상 미팅 목소리를 견뎌야 했던 사람들조차도 여전히 서로 약속된 장기적인 관계를 원하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우리의 미래에 대한 가장 놀라운 전망은 어쩌면 이 부분인지도 모르겠다. 이번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설령 파트너와 헤어지는 상상을 했던 사람이라도 그중 오직 7%만이 실제로 결별 의도를 갖고 있었다.
 
또한 팬데믹 기간에 커플이었던 이들 중 절반 정도는 자신들의 관계(파트너에 대한 애정과 섹스 라이프의 만족도)가 더 나아졌다고 응답했다. 그리고 전체 응답자의 44%는 전반적으로 서로 약속된, 진지한 연애 관계를 갖는 것이 전보다 더 중요해졌다고 답했다. 이 결과는 앞선 결론과도 연결될 것이다. 우리가 관계를 덜 망치기 위해 첫 데이트 때부터 노력하게 됐다는 사실 말이다.
 
 
 

〈에스콰이어〉 에디터들의 생각은?

이번 설문에서 흥미롭다고 느낀 것은 사람들이 판타지, 그리고 애정을 중시하고 있다는 점이다. “설문조사에 참여한 남성의 36%와 여성의 29%는 팬데믹 기간에 자신의 파트너가 아닌 다른 사람과 섹스하는 상상을 했다고 답했어요. 거의 1년 동안 집 밖으로 나가지 않고, 파트너와 함께 평생 먹어야 할 양보다 더 많은 통조림을 먹는 생활을 하면서 온전히 충실하게 파트너만 생각하는 것은 아무래도 어려운 일이니까요. 하지만 우리도 모르게 감탄사가 나오는 답변도 있었죠. 예컨대 설문에 응답한 남성의 69%가 자신의 파트너에게 팬데믹 전보다 더 애정을 느낀다고 답했어요(같은 답을 한 여성은 49%라는 사실!). 그 결과 우리는 자신의 파트너들을 다시 바라보게 됐죠. 소파를 방귀 완충재로 쓰고, 드라마 〈오피스〉를 9876번째 보는 그들의 모습에 우리의 마음 역시 애정으로 부풀어 올랐고요. 그리고 우리 남성들이 왜 그런 답을 했는지 알게 됐습니다.” -〈에스콰이어〉 미국판 피처팀
 
 

미국인의 섹스 연대기 a.k.a 오르가슴 도달법의 화려한 변천사

1960년대 알약의 시대
미국에서 최초로 인증받은 경구피임약 ‘에노비드(Enovid)’는 출시 초기, 싱글 여성은 물론이고 기혼 여성조차도 쉽게 살 수 없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 전국에서 처방전을 받는 여성들이 늘어났고, 결과적으로 이 약 덕분에 캐주얼 섹스는 좀 더 접근하기 쉽고, 마음 편한 행위가 됐다.
 
1970년대 성(sex) 혁명
페미니스트 운동, 동성애자 인권 운동 등 유의미한 사회 변혁이 일어난 시기. 이때부터 많은 성인이 서로 합의하에, 에로틱한 즐거움에 대해 개방적인 태도를 갖게 됐다.
 
1982년 지스폿의 등장
피임약 덕에 오직 즐거움만을 위한 섹스가 가능해졌다. 이후 베벌리 휘플의 책 〈G스폿과 인간의 섹슈얼리티에 관한 또 다른 최신의 발견들〉이 나오며 쾌락적 섹스에 대한 관심이 더욱 높아졌다. 이 책은 여성에게 쾌락을 느낄 수 있는 버튼이 있으며, 누구나 그 버튼이 어디 있는지 찾을 수만 있다면 그걸 누르면 된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이론은 몇십 년 동안이나 이어졌으나, 〈코스모폴리탄〉 미국판이(에헴!) 2020년 지스폿이 실재하지 않음을 과학적으로 밝힘으로써 더 이상 유효하지 않게 됐다.
 
1984년 섹스 토이 대열풍
‘래빗 펄(Rabbit Pearl)’은 삽입과 클리토리스 자극이 둘 다 가능한 초기 바이브레이터 중 하나였다. 그리고 오늘날 330억 달러 규모로 확대된 섹스 토이 시장은 형태, 스타일, 기술적인 면에서 진보를 거듭하며 우리를 만족시키고 있다.
 
2010년대 ‘오른쪽으로 스와이프하기’의 시대
온라인 데이트는 1990년대에 시작됐다. 하지만 그것이 지금처럼 대중에게 자리 잡기까지는 20년의 세월이 더 필요했다. ‘프롭스’, ‘그라인더’ 등의 플랫폼이 이미 데이팅 앱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었지만, 2012년 ‘틴더’의 출현과 함께 모든 것이 바뀌었다.
 
2010년대 밀레니얼 섹스 대가뭄
대략 8년 동안 젊은이들이 섹스를 하지 않는 기간이 있었다. 한 연구 데이터에 따르면, 당시 청년들은 다른 세대보다 더 적게 섹스를 했다 (그러나 〈코스모폴리탄〉 미국판은 2019년 탐사 기사에서 밀레니얼 세대가 섹스를 ‘죽였다’는 혐의를 헛소리로 단정 지었다).
 
2021년 성 혁명의 부활
연인 간의 데이트가 줄어들고, 포르노 소비와 섹스 토이 판매가 급증했다. 그리고 우리가 ‘힘든 시간’을 이겨낼 수 있도록 도와줄, 의미 있는 관계에 대한 갈망도 마찬가지로 높아졌다.
 

WHAT’S OUT 사라진 것들

원나이트 스탠드
집에서 혼자 몰래 포르노 보기
“자니?” 메시지 보내기
술집에서의 키스
아직 오르가슴 전인데 바이브레이터의 배터리가 죽는 일
너무 피곤해서 그냥 자기
 

WHAT’S in새로 시작된 것들

스리나이트 스탠드
연인과 함께 제작한 예술적인 DIY 포르노
“자니?” 영상 섹스팅하기
우리 집 소파에서의 키스
휴대폰 앱으로 조종할 수 있는 흡입식 섹스 토이
데이트 하루에 세 번 하기. 단, 침대에서, 페이스타임으로만
 
 
 

설문조사에서 발견된 또 다른 흥미로운 답변들.

“상태 메시지를 섹시하게 만드는 것이 중요해졌다.”
68% 바람피울 확률이 전보다 낮아졌다.
51% 전보다 콘돔을 더 자주 쓰게 된다.
53% 이제는 몸 상태가 별로 좋지 않으면 데이트를 쉽게 취소한다.
42% 앞으로는 파트너에게 섹스 의사를 묻기 전에 건강 상태부터 묻게 될 것이다.
47% 2021년에는 파트너에게 코로나19 검사 결과를 공개하는 것이 매우 중요해질 것이다.
52% 싱글들은 앞으로 좀 더 진지한 연애를 하게 될 것이다.
22% 지난 한 해 동안 옛 애인과 연락해본 적이 있다.
43% 전보다 파트너와 동거하는 것이 더욱 중요해졌다.
13% 팬데믹 이후 연애의 관건은 진지한 관계를 맺고 싶은 사람을 찾는 것이다.
 
 
 

그리고 우리는 더 많은 실험을 하게 될 것이다

이것만큼은 분명히 해두자. 캐주얼 섹스는 줄고 진지한 관계가 각광받을 것이라는 조사 결과가 사뭇 청교도적으로 들릴지 모르겠지만, 그게 곧 미래의 섹스가 지루해질 것이라는 뜻은 아니다. 팬데믹은 이미 진지한 관계를 갖고 있던 사람들로 하여금 흥미를 유지하기 위해 해야 할 것들에 대해 더 잘 알게 만들었다. 또한 잠재적인 파트너를 찾기가 어려워진 싱글들로 하여금 스스로를 만족시키는  방법을 더 절실히 찾도록 했다.
 
브랑갈로바 박사는 이렇게 설명한다. “우리는 우리가 하고 싶은 모든 종류의 섹스를 다 해보지 못 했다는 것을 깨달았죠.” 그의 말에 따르면 팬데믹은 은연중에 우리에게 우리 존재의 ‘필멸성’을 깨닫게 했다. “‘지금 당장이 아니면 안 된다’고 느끼게 된 거예요.”  실제로 연인이나 파트너와의 관계에서 우리는 점점 더 탐사적 성향이 강해지고 있다. 전체 응답자의 19%가 언젠가는 ‘독점적이지 않은 열린 관계(open relationship)’를 시도해볼 계획이 있다고 밝힌 것이다. 그뿐만 아니라 46%는 포르노 등을 활용해 함께 자위하기, 섹스 토이 사용하기 등 예전보다 더 많은 성적 실험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자연히 섹스 토이업계는 호황을 맞을 생각에 입맛을 다시고 있고 말이다. 중요한 건 이들 업계가 ‘누구를 타깃으로 할 것인가’ 하는 문제에 대해 더 깊이 고민하게 됐다는 것이다. 사업가 겸 팟캐스트 〈섹스의 미래(Future of Sex)〉의 진행자 브리오니 콜은 섹스 테크놀로지의 다음 시대는 이런 질문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논바이너리인 사람들을 어떻게 아우를 수 있을까? 장애를 가진 사람들은?’ 이 질문의 핵심에는 ‘포스트 팬데믹 시대’에 대한 중요한 단서가 숨어 있다. 바로 더 넓게 포용하는 시대가 펼쳐지리라는 점, 그리하여 인류가 지금보다 섹스를 더 ‘잘’하게 될 것이라는 점이다. 그리고 ‘일단 섹스를 하기만 하면 된다’는 생각에서 벗어나 그 이상을 추구하게 됐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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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editor ELiZABETH KIEFER
    Photo by JOAN MARQUES
    editor 강보라
    translator 박수진
    hair & makeup Andy Dyo
    art designer 박유진
    digital designer 김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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