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lebs

<펜트하우스> 주석경의 본캐, 한지현이 연기 시작한 이유?

연기 장인들의 악역 배틀 속에 유독 반짝 빛이 나는 신예. ‘주석경’으로 각인된 배우 한지현의 강렬한 에너지는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

BYCOSMOPOLITAN2021.03.26
 
블라우스 10만원 아르켓. 팬츠 가격미정 YCH.

블라우스 10만원 아르켓. 팬츠 가격미정 YCH.

화보 촬영 내내 스태프들이 “예쁘다!”라는 감탄사를 연발했어요.
정말요? 감사합니다.


이미 익숙한 칭찬이죠? 코스모 유튜브 〈줌터뷰〉 촬영을 하며 “본인이 예쁘다는 것을 알고 있냐?”는 질문에 “알고 있다”라고 답했잖아요.
하하. 주변 사람들도 예쁘다고 말하고, 엄마도 늘 예쁘다고 해주니까요. 거울 볼 때마다 ‘난 예뻐! 난 괜찮아!’ 이렇게 스스로 생각하는 편이에요.


궁금하네요, 거울 볼 때마다 감탄사가 나오는 기분은 어떤지.
일종의 자기최면 같은 거예요. ‘이 정도면 괜찮지! 열심히 살아야지. 내가 나를 예쁘다고 해줘야 자신감이 생기지’라는 생각으로 하는 거죠. 사실 엄마가 어렸을 때부터 훈련을 시켰어요. 아침마다 거울을 보면서 다섯 번씩 자신에게 “예쁘다”고 말해주라고. 그럼 좋은 일이 생길 거라고요.


일종의 ‘자존감 양성’ 훈련이었군요?
하하. 그런 편이죠.


‘주석경’이라는 이름이 참 잘 어울려요. 오히려 ‘한지현’이라는 본명이 어색할 정도네요.
진짜 캐릭터에 딱 걸맞은 이름 같아요. ‘유리로 만든 거울’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더라고요.


본명보다 주석경이라는 이름이 더 마음에 들지는 않아요?
석경이라는 이름도 꽤 마음에 들죠. 하지만 부모님이 지어준 제 본명이 더 좋답니다.


원래 이름이 평범한 사람들이 좀 특별한 이름을 갖고 싶어 하잖아요.
아, 저도 원래 ‘연예인이 되면 개명을 해야지’라고 생각했었거든요. 그런데 제가 생각보다 빨리 〈펜트하우스〉로 얼굴을 알리게 돼 개명을 못 했어요. 그래서 그냥 한지현으로 살기로 마음먹었죠.


주석경으로 개명을 해보면 어때요? 전혀 어색하지 않을 것 같은데.
하하하. 그렇지 않아도 저희 할머니가 자꾸 주석경으로 개명하라고 하세요. 살짝 고민하긴 했지만 만약 그렇게 되면 제 이미지에 너무 ‘주석경’의 프레임이 씌워질까 봐 안 되겠더라고요.


배우들마다 사람들에게 각인되는 첫인상이라는 것이 있을 텐데, ‘주석경’이 바로 그 ‘첫 인생캐’가 되겠죠. 악역으로 첫 이미지가 각인되는 것에 대한 부담은 없나요?
‘주석경’ 역할을 받았을 때 ‘와, 진짜 이 연기 어떻게 하지? 너무 세다!’라는 생각을 제일 먼저 했어요. 하지만 대본을 보다 보니, 나쁜 모습도 있지만 아이같이 해맑은 면도 가진 인물이라는 생각이 들어 마음이 가더라고요. ‘주석경’이란 캐릭터를 연기하는 것만으로 감사하고 즐거워요. 처음인 만큼 한 캐릭터를 명확하게 잡고 연기할 수 있어 좋고요. 1년이 넘도록 ‘주석경’에 올인하고 있으니까요.


종종 〈펜트하우스〉 후기에 “‘주석경’ 연기하는 배우는 실제로도 저런 성격일 것 같다”는 추측성 댓글이 달리기도 해요. ‘주석경’과의 싱크로율은 어느 정도인 것 같아요?
‘석경’이 즐거워할 때 나오는 표정은 실제의 저와 꽤 닮은 것 같아요. 싱크로율은 잘 모르겠지만, 어떤 캐릭터를 연기한다는 게 인간 본연에 깔려 있는 어떤 성격 중 하나를 부풀려놓은 거니까. 저의 어딘가에는 분명 그런 모습이 있지 않을까요?
 
드레스 83만6천5백원 리리. 스니커즈 12만9천원 컨버스.

드레스 83만6천5백원 리리. 스니커즈 12만9천원 컨버스.

시즌 1에서 ‘눈 하나 깜짝하지 않는 한결같은 악역’이었다면 시즌 2에서는 좀 더 입체적인 캐릭터로 변화하는 느낌이에요. 엄마의 죽음에 힘들어하기도 하고, ‘천서진’에게 공격당해 코너에 몰리다가 다시 되받아 공격을 하기도 하고요. ‘주석경’이라는 캐릭터 자체가 다이내믹해진 것 같아요.
시즌 1에서는 좀 어리고 철없고 직선적이었죠. 생각과 말도 뇌를 거치자마자 쏟아냈고요. 지금은 엄마의 죽음을 계기로 아주 조금은 성장한 것 같아요. 0.5초라도 생각을 하고 말하는 것 같고, 행동도 좀 더 교활하게 하려고 하고요.


가장 최근 회에서 ‘엔딩’을 장식했어요. 인스타에도 엔딩 신을 캡처해 올렸죠. ‘우와 대박이다아 엔딩이라니’라는 멘트와 함께요. 배우에게 엔딩이란 어떤 의미인가요?
이제까지 항상 엔딩은 선배님들이 장식하셨어요. 그런데 지난 화에서 제가 엔딩에 등장하게 돼 뭔가 감격스러웠죠. 드라마는 엔딩 자체가 강렬해야 다음 회를 기대하게 되잖아요. 그래서 정말 열심히 준비했는데, 다행히도 많은 분이 좋아해주시더라고요.


특히 ‘하은별’ 성대모사 장면이 화제가 됐죠. “‘주석경’은 얼굴 근육으로도 연기한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요.
대본에는 원래 ‘애교스럽게’라는 지문과 함께 ‘천서진’에게 부탁을 하는 내용이 써져 있었고, 뒤이어 “은별이 흉내 낸 건데”라는 대사가 있었어요. 그래서 감독님이랑 논의하다가 ‘은별이를 흉내 내보자’라고 결론을 냈죠. 그리고 한번 따라 할 거면 제대로 해보자는 생각으로 ‘은별’의 특징을 좀 극대화해 얄밉게 표현해본 거예요.


연기 얘기를 할 때 눈이 반짝 빛나요. 좋아하는 일을 업으로 삼을 수 있다는 건 참 행운이죠.
맞아요. 저는 운이 좋은 사람 같아요.


연기를 업으로 삼아야겠다고 느낀 건 언제였나요?
학교에서 연기 발표를 하는데, 진짜 0.3초 정도 온몸에 전율이 감도는 느낌을 경험했어요. 뭐랄까, 진심으로 온몸이 벌벌 떨릴 정도로 희열이 느껴진달까요? 그 감정이 너무 짜릿한 거예요. 그때부터 연기가 정말 좋아졌어요.


그 느낌은 아무에게나 오는 건 아니겠죠?
저도 정말 찰나였어요. 아주 짧은 시간 느꼈거든요. 느끼는 사람도 있고 안 느끼는 사람도 있겠지만 그런 순간을 맛본다면 연기가 더 좋아지는 건 확실한 것 같아요. 그 쾌감과 희열을 더 자주, 오래 느끼기 위해 노력하게 되는 거죠.


〈펜트하우스〉에서 연기할 때도 그런 감정을 경험했나요?
‘천서진’과 ‘주석경’이 처음으로 대치하는 장면에서 느꼈어요. 갑자기 현장의 모든 스태프가 사라지고 단둘이 대화를 나누는 느낌. 감독님의 “컷!” 소리와 함께 시야가 다시 보이더라고요. 굉장히 몰입해 연기했기 때문에 그랬던 것 같아요. 그래서 그 장면이 참 소중하게 느껴져요.


극본이 워낙 예측 불가능하고 다이내믹하다 보니, 상황이나 캐릭터에 대해 완전히 공감하지 못할 때도 있을 것 같아요. 그럴 때는 어떤 마음으로 연기하나요?
김순옥 작가님이 〈아내의 유혹〉 시절 막장 드라마를 쓰는 이유에 대해 언급하신 글을 본 적이 있어요. 막장이라고 욕을 먹기도 했지만, 어느 날 병원에 갔더니 환자들이 〈아내의 유혹〉을 보며 같이 욕하거나 웃으면서 그 순간을 즐기는 것을 보고 ‘나는 계속 써야겠다’고 다짐하셨다는 이야기였어요. 〈펜트하우스〉도 장면이나 감정이 극한으로 치달을 때가 많은데, 작품 전체를 이해하려고 하기보다는 그 장면에 충실하려고 해요. 작가님이 만들어주신 그 분위기를 타고, 나도 돛단배를 띄워서 같이 올라갈 수 있을 정도가 돼야 한다고 생각하고요.


첫인상이 강렬했던 만큼 다음 행보가 참 기대됩니다. 다음 작품에서는 어떤 변신을 하고 싶나요?
언젠가는 착한 역할을 해보고 싶기는 한데, 좀 더 나중에 도전해봐도 될 것 같아요. 하하. 지금은 그보다 발랄하고, 재미있고, 굴러다니고, 통통 튀는 역할을 해보고 싶어요. 그리고 사극을 꼭 한번 찍어보고 싶은데, 특히 악역이면 좋을 것 같아요. 〈여인천하〉의 “네, 이년!” 이런 대사를 한번 해보고 싶거든요. 화려한 왕비 역할도 해보고 싶고요. 하고 싶은 역할이 너무 많네요? 하하.

Keyword

Credit

  • Feature Director KIM HYE MI
  • Feature Editor Kim YE RIN
  • Photographer Kim sin ae
  • Stylist 김보라
  • Hair 유경
  • Makeup 지연주
  • art designer 조예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