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느라기 박하선, 출산이 여배우에게 미치는 영향 || 코스모폴리탄코리아 (COSMOPOLITAN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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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느라기 박하선, 출산이 여배우에게 미치는 영향

젊은 날에 젊음을 모르듯, 가장 빛나는 순간을 알아채지 못했던 나날. 박하선은 그 모든 과거를 뒤로하고, 순간이 아닌 영원히 빛날 배우를 꿈꾼다.

COSMOPOLITAN BY COSMOPOLITAN 2021.01.26
 
톱 38만원 MM6 메종 마르지엘라 by 아데쿠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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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정말 바쁘게 보내고 있죠? 최근 인터뷰에서 전성기가 맞는 것 같다고 답하기도 했어요. 단순히 바쁘다고 해서 전성기라고 말하진 않았을 것 같아요.
이전에 저의 전성기는 〈하이킥! 짧은 다리의 역습〉(이하 〈하이킥〉) 때였던 것 같아요. 그땐 갑자기 많은 관심을 받게 되면서 너무 힘들었어요. 8개월 동안 촬영하며 잠을 별로 못 자 예민하기도 했고, 너무 어려서 잘 몰랐던 것도 많았죠. 그땐 일희일비하면 안 된다고 늘 곱씹었는데 최근에 어떤 선배가 그런 말을 했대요. 연예인은 ‘일희’하는 직업이라고요. 겸손한 것도 좋지만, 언제 전성기 같은 순간이 또 올지 모르니 충분히 즐기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 싶더라고요. 지금도 조심스럽지만 미혼일 때보다 일을 더 많이 하고 있으니 전성기라고 봐도 괜찮은 것 같아요. 너무 감사하죠.


2017년에 결혼 후, 작품 활동이 뜸했어요. 출산과 육아를 하느라 의도적으로 휴지기를 가졌다고 생각했는데, 꼭 그것만은 아니었던 것 같아요.
출산 후 몸을 회복하는 데 9개월이 걸렸어요. 사람들이 못 알아볼 만큼 살이 쪄서 일부러 활동을 안 하긴 했죠. 친한 작가님이 카메오 출연을 부탁해도 거절했어요. 그렇게 일을 못 하다 보니 어느 순간 편견이 생겼더라고요. 물론 지금도 그렇지만요.


지난해 웰메이드 드라마를 꼽는다면 〈산후조리원〉이 빠질 수 없죠. 산모계의 이영애라 불릴 만큼 우아한 다둥이맘인 ‘조은정’이 조리원복을 입고 동방신기의 ‘주문’ 안무를 하는 장면에서 〈하이킥〉 때의 ‘박하선’이 보였어요. 최근엔 드라마 〈며느라기〉 조회 수 100만 뷰 공약인 ‘깡춤’도 췄었죠?
〈며느라기〉의 조회 수가 100만이 넘을 줄 몰랐어요. 카카오TV 드라마는 아이돌이 주연을 해야 그 정도 조회 수를 찍는다고 알고 있었거든요. 공약을 내걸고 드라마 조회 수가 80만 뷰를 넘어가니 불안해지기 시작했어요. 춤추는 거 정말 하기 싫었거든요. 동영상 보면 알겠지만 정말 망설여 하는 게 보일 거예요. 다행히 현장에서 촬영하던 기자분들이 웃으시더라고요. 그래서 ‘성공했구나’ 했죠. 힘든 시국에 많은 분을 즐겁게 해드렸다면 다행이에요. 하하.


실제로 소위 말하는 ‘똘끼’가 있는 성격인가요?
남 웃기는 걸 되게 좋아해요. 그동안 일부러 안 보여드린 건 아닌데, 점점 편해진 것 같아요. 사실 저는 코미디를 좋아하고, 또 잘하는 편이에요.  예전에는 작품에서 그런 모습을 보여주는 게 내키지 않았어요. 〈하이킥〉 때도 고통스럽게 연기했죠. 그런데 그럴수록 사람들은 재미있어 하는 거예요. 드라마 〈혼술남녀〉 때부터는 코미디 연기가 너무 재미있어지더라고요. 사람들이 좋아하니까 더 즐기게 되는 것 같아요.


‘한국의 짐 캐리’가 되고 싶다는 것도 그런 맥락에서 나온 말인가요?
사실 더 망가지고 싶어요. 하하. 짐 캐리도 줄곧 코미디를 했지만 영화 〈이터널 선샤인〉을 너무 훌륭하게 소화했잖아요. 여전히 코미디와 시트콤을 쉽고 가볍다고 여기는 사람들이 있어요. 그런데 남을 웃기는 게 제일 어려워요. 다행히 저는 어렸을 때부터 친구들 웃기는 걸 좋아했고,  어떻게 얘기하면 상대가 편하게 생각하고 재미있어 하는지 알아요.
 
니트 드레스 가격미정 보테가 베네타 by 분더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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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후조리원〉도 그렇지만 〈며느라기〉 역시 하이퍼리얼리즘을 지향하는 드라마예요. 연기하면서 공감이 너무 많이 가 감정적 피로도가 컸을 것 같아요.
둘 다 대본 자체가 너무 재미있었는데, 특히 〈며느라기〉는 원작의 팬이었어요. 산후조리원에서 만화로 처음 봤을 때 무척 깔끔한 작품이라 생각했죠. 근데 막상 텍스트로 받아보니 점점 화가 나더라고요. 하하. 촬영 전에 4부까지 시놉시스가 나왔는데, 보는 내내 스트레스를 받을 정도로 너무 공감했어요. 많은 분이 〈며느라기〉를 보고 있어 너무 감사하죠. 신기한 게 유경험자인 여자분들은 “진짜 내 얘기다”라고 하는데, 같은 유경험자인 시어머니나 남자들은 “재밌다. 근데 요즘 누가 이래?”라는 반응이에요. 아시겠지만 지금도 일어나는 상황인데 말이죠.


〈며느라기〉는 제작진에게 먼저 출연 의사를 전달했다고요.
20대 때부터 들이대볼  만한 선택지는 좀 들이대는 편이에요. 하하. 〈며느라기〉가 드라마화된다는 기사를 보고 조금 고민하다 소속사에 알아봐달라고 했죠. 다행히 그때까지 캐스팅이 끝나지 않았더라고요. 제작사 쪽에서 아직 대본이 없는데 괜찮냐고 물으시길래 원작을 존중하는 대본이라면 좋다고 해서 출연하게 됐어요.


결혼과 출산을 했다는 이유로 배우로서의 선택지가 줄어든 상황이 아쉽고 속상했던 적이 많았을 것 같아요.
일련의 일을 겪고 느낀 건 무엇이든 장단점이 있다는 거예요. 20대 때 제 화두는 불안이었어요. 사랑을 해도, 일을 해도 불안했죠. 그런데 결혼과 동시에 안정감을 찾았지만  일적으로 불안감이 생기더라고요. 그때 결혼을 후회하기도 했죠. ‘난 아직 괜찮은데 왜 이렇게 나에게 편견을 갖고 있지?’라며 속상했지만 그런 생각을 하지 않으려 많이 노력했어요. 점점 긍정적인 오기가 생기더라고요. ‘난 이제 시작이라는 걸 반드시 보여줘야지’ 하는. 이후에 저에게 배역을 준 분들은 제가 결혼, 출산과 같은 경험이 없었다면 캐스팅하지 않았을 거라고 얘기하시더라고요. 그래서 지금은 후회보다는 감사해요. 그 덕에 예능 〈서울엔 우리집이 없다〉(이하 〈서울엔〉)도 하고, 라디오 진행도 할 수 있는 거니깐요. 배우로서 운신의 폭이 더 넓어졌다고 생각해요.


〈서울엔〉과 같은 예능 프로그램에서는 박하선에게 예능감이 있다는 걸 어떻게 알고 섭외한 걸까요?
예능에 게스트로 몇 번 나갔는데 그게 효과가 있었어요. 출연할 때마다 빵빵 터졌거든요. 하하. 제 명의로 된 집을 갖게 된 지 얼마 안 됐고, 또 집에 워낙 관심이 많은데 프로그램을 통해 매주 집을 보러 다니는 게 너무 재미있어요. 내가 소모되는 예능이 아닌 점도 좋고요. 기회가 된다면 앞으로 몸 쓰며 게임하는 예능도 하고 싶어요.


집이라는 공간에 대한 애착이 종종 느껴져요.
영화 〈기생충〉에 나오는 것처럼 방 안에 변기가 있는 집에서도 살아보고, 곰팡이 피어  있는 집에서도 살아봤어요. 데뷔 이후에 진짜 힘들 때는 예전에 살았던 동네 근처를 가보곤 했어요. 그러고는 ‘나 잘하고 있구나’라며 스스로 힘을 얻곤 했죠. 그 시간이 있어서 지금의 제가 있는 것 같아요. 그때의 경험으로 연기를 할 수 있고, 〈서울엔〉에서도 제 또래가 겪지 못한 것을 아는 척하기도 하고요. 그 모든 게  자양분이 되더라고요.
 
트위드 세트업 가격미정 발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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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디오 〈박하선의 씨네타운〉을 진행한 지 3개월이 됐죠?
이전까지 작품을 거의 안 해서 많이 다운돼 있었어요. 그런데 라디오 진행을 시작하고부터는 방송국에 나와 사람들과 대화하니 기분이 좋아지더라고요. 청취자들과 서로 힘을 주고받는 것 같아요. 또 게스트로 배우가 나오면 “어떻게 그렇게 연기를 잘하세요?”라고 단도직입적으로 물을 수 있고, 감독님한테는 배우로서 팁을 얻을 수 있어 좋더라고요. 약간 소개팅하는 느낌이 들어요.


늘 인터뷰이였을 텐데, 인터뷰어가 돼보니 더 신경 쓰게 되는 것도 있을 텐데요.
우리 프로그램에 나오는 분, 그 한 사람에게만 집중하려 노력해요. 많은 인터뷰에서 당사자의 얘기보다는 그 사람의 사생활, 친한 연예인 같은 것을 궁금해하잖아요. 그래서 저는 미리 질문지를 보고 사전에 불편한 것이 있으면 말하라고 해요. 그렇게 배려하다 보니 예전보다 배우분들이 많이 출연하려 하신다고 하더라고요.


요즘 가장 큰 화두는 뭔가요?
한동안 SNS에 빠져서 하루에 2시간 정도를 하고 있었어요. 어느 순간 ‘내가 허한가?’ 싶었죠. 결국 누군가에게 뭔가를 보여주고 싶어 하는 게 SNS니까요. 그래서 그 시간을 한 시간 줄이고, 나머지 시간에 아이와 더 눈 맞추고 놀아주거나 내 것을 하는 게 낫지 않을까 싶어 고치는 중이에요.


차기작은 정해졌어요?
지금 작품을 신중하게 계속  보고 있는데, 너무 오래 걸리지 않을 거예요. 일단은 단막극을 먼저 하게 될 것 같아요. 잘돼서 시리즈로 가도 좋을 것 같고요. 조금 원대한 꿈일 수 있는데, 작년에 〈남편한테 김희선이 생겼어요〉라는 작품처럼 화제가 되면  좋겠어요.


박하선이라는 이름 앞에 어떤 수식어가 붙길 바라나요?
한때 〈하이킥〉이라는 작품이 무서웠어요. ‘이게 끝이면 어떡하지?’라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근데 그건 옛날 일이고, 지금 저는 다시 시작인 것 같아요. 저는 “옛날에 난 이랬어”라는 말을 하며 뒤처지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왕년에”라는 말보다는 “올해에”라는 말을 더 많이 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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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Feature Director Jeon So Young
    Photographer Choi Moon Hyuk
    art designer 조예슬
    Stylist 장현우
    Hair 서언미/보보리스
    Makeup 손희정/보보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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