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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복이 검정인 건 사실 애도의 뜻이 아니다

이런 미신에서 나온 이유라고!

BY정예진2020.11.06
지난 28일 열린 고(故) 이건희 삼성 회장 영결식에서 흰 상복을 입어 화제가 되었던 삼성가. 이를 통해 우리가 통상적으로 입어왔던 검정 상복이 서양 복식과 일본 기모노 상복을 기반한 것이라는 사실이 재조명됐다. 서양과 일본의 상복은 어떤 형태일까?

 
‘모후쿠’라고 불리는 일본의 전통 상복은 무늬 없는 검정 기모노에 가문의 문양이 5개 들어가는 형태다. 이때 오비 등의 장신구 또한 검정색으로 통일한다. 사실 일본의 상복 또한 과거에는 흰색이었지만, 메이지 시대 이후 검정색이 되었다고. 그렇다면 검정 상복의 문화는 어디에서 시작된 걸까?
 
서양에서는 예부터 검은 상복을 입었다. 수많은 색깔 중 왜 하필 검정일까? 슬픔을 나타내기 위해서? 죽은 자를 위로하기 위해서? 서양에는 이런 미신이 있다. 죽은 영혼이 산 사람의 영혼을 빼앗아간다는 미신. 그러니까 산 사람들이 내 존재를 숨기기 위해 검정을 사용한다는 소리다. 죽은 영혼을 숨기기 위해 백인들은 검은 칠을, 흑인들은 흰 칠을 했을 정도라고. 이러한 이유로 중세 시대에는 몇 개월이나 검정 상복을 입고 지냈다고 한다.  
영화 〈역전〉 스틸컷

영화 〈역전〉 스틸컷

그 반면 우리 전통 상복은 검정보다 흰색에 가깝다. 사극 영화나 드라마에서도 자주 볼 수 있는 것처럼 주로 거친 삼베로 지어져 여러 겹 껴입는 형태다. 여러 조각을 모아 입는 형태인 만큼 입는 방법이 복잡해 정확한 방법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고. 상복의 종류 또한 굉장히 많은데 보통은 다섯 가지로 나누는 오복제도에 기반해 죽은 자와의 관계에 따라 상복의 두께나 무게 등을 결정한다.

 
사실 상복이 어떤 색이든 인간의 생명에 대한 존엄성을 나타내는 건 매한가지다. 문화에 따라 형태만 다를 뿐, 세상을 떠난 사람에게 예우를 갖추는 뜻은 같을 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