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shion

뉴 노멀 시대의 쇼핑

에르메스의 오렌지 박스, 까르띠에의 빨간 상자가 집 앞까지 찾아온다고? 럭셔리 브랜드들이 연달아 온라인으로 거처를 옮겼다. 백화점에 가는 대신 침대에 누워 핸드백을 살 수 있는 쇼핑의 뉴 노멀 시대!

BYCOSMOPOLITAN2020.10.23
 
준비물은 스마트폰뿐!
에르메스 슈즈를 사러 도산공원으로 간다고? 나가지 말고 휴대폰을 들어라. 까르띠에 시계에 대해 직원의 조언을 구하고 싶을 때도 휴대폰 하나면 된다. 이제 ‘가까운 매장 찾기’ 기능은 잊을 때다. 내 손 위 스마트폰에 온라인몰이 있으니. 콧대 높던 럭셔리 브랜드가 공식 온라인몰을 개설하면서 MZ세대에게 성큼 다가왔다. 지난 6월 온라인몰을 오픈한 에르메스는 가방부터 스카프, 뷰티·승마 제품까지 판매를 시작했고, 까르띠에는 국내 최초로 파인 워치&주얼리 온라인몰을 열었다. 프라다 역시 공식 홈페이지에 제품 구매 기능을 추가했다. 지난 2011년 일찍이 온라인몰을 연 구찌는 네이버와 제휴해 공식 브랜드몰도 함께 운영하며, 온라인 편집숍 네타포르테는 2017년부터 하이엔드 워치&주얼리를 적극 입점시켜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에서 활약 중이다.
 
온라인 플렉스, 어렵지 않아요
수십만원부터 수천만원대에 달하는 럭셔리 제품을 구입하는 법? 그동안 수없이 해온 온라인 쇼핑과 큰 차이가 없다. 제품을 장바구니에 담고 결제하는 게 전부니까. 까르띠에는 콘택트 센터로 전화하면 상담원의 안내를 받으며 주문하는 것도 가능하다. 워치&주얼리의 소재나 기능에 대해 질문하거나, 온라인몰 사용이 익숙지 않을 때 도움을 구할 수 있다. 배송 방식은 브랜드마다 조금씩 다르다. 까르띠에는 5백만원 미만의 주문 건은 우체국 택배, 5백만원 이상은 보안 배송업체인 발렉스를 이용한다. 프라다는 일양로지스를 통해 택배 배송을, 에르메스는 발렉스를 통해 대면 배송한다. 본인 수령이 원칙이며, 5백만원 이상의 제품은 신분증도 확인해 보안을 강화했다. 온라인에서 결제한 물건을 매장에서 받고 싶다고? 프라다와 에르메스는 각각 청담 프라다 스토어, 메종 에르메스 도산파크와 신라호텔 매장에서 수령하는 옵션도 있다.
온라인 구매 시에도 매장 구매와 똑같은 박스, 쇼핑백으로 포장해 ‘쇼핑의 맛’을 살린다. 반품이나 교환이 필요한 경우엔 수령일로부터 정해진 날짜 안에 신청해야 한다. 7일(에르메스, 프라다), 14일(까르띠에, 불가리, 구찌), 28일(네타포르테) 등 브랜드마다 기한이 다르니 미리 체크하는 건 필수!
 
누가 럭셔리를 온라인으로 불렀을까
매장을 찾아 원하는 아이템을 손에 넣기란 여러 가지로 수고롭다. 내가 원하는 물건이 있는지조차 모른 채 매장을 찾고, 매장 입장부터 대기 순번을 받아 기다리거나, 때로는 개점 시간에 맞춰 매장으로 달려가 원하는 제품을 구매하는 ‘오픈런’까지. 여기에 코로나19 사태까지 겹치자, 패션 하우스들은 미련 없이 온라인으로 발길을 돌렸다. ‘플렉스’로 대변되는 쇼핑 문화도 온라인몰 론칭에 힘을 실었다. 럭셔리 브랜드의 주요 소비층으로 떠오른 MZ세대의 특징 중 하나는 빠른 트렌드에 맞춰 새로운 제품을 찾아 소비하는 경향이다. 네타포르테의 글로벌 바잉 디렉터 엘리자베스 본 더 골츠는 “아시아 고객의 평균 연령은 30대 초반으로, 글로벌 연령대보다 젊은 편”이라고 전했다. “그들은 여행을 즐기고 모바일 앱으로 주문하는 것을 좋아하죠. 우리 고객들은 더 새로운 것, 다양하고 실험적인 것을 추구해요.” 프라다는 소비자들의 이런 욕구를 겨냥했다. 매월 첫 번째 목요일에 공개하는 타임캡슐 시리즈는 매달 새로운 제품에 시리얼 넘버를 더한 데다, 24시간 동안만 온라인에서 구입할 수 있다.
온라인몰의 등장을 반기는 또 다른 고객층은 바로 남성들! 장시간 쇼핑에 취약한 남성들이 온라인 쇼핑을 주목하고 있다. 에르메스 온라인몰에서의 구매 성비도 남성 비율이 증가하는 추세라고. 브랜드 입장에서도 이점이 있다. 백화점과 면세점 같은 유통 단계를 생략해 입점 수수료 등 비용을 줄이고, 고객 데이터와 피드백을 직접 수집할 수 있으니까.
코로나19로 더욱 가속화된 비대면, 온라인화의 흐름은 앞으로도 한동안 이어질 전망이다. 영원히 오프라인만 고집할 것 같던 패션 하우스들이 온라인 시대에 맞춰 어떻게 변화할지 새로운 모습을 기대해도 좋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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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 editor 이영우
  • photo by iMaxtree(인물)/각 브랜드 온라인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