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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범, Jay Park, 박 대표, 그리고 힙합 신

아티스트 박재범이 아닌 힙합 신, 나보다는 우리 그리고 무엇보다도 사람. 박재범, Jay Park, 박 대표, 어느 위치에서나 그는 이렇게 한결같이 말해왔다.

BYCOSMOPOLITAN2020.09.05
 
인터뷰에 앞서 AOMG 직원들에게 ‘박 대표’의 근황을 물었어요. 진짜 일밖에  안 하는데 그 와중에 운동도 챙겨 한다고, 잠은 언제 자는지 신기하다는 제보가 대부분이었어요.
깨어 있는 시간을 알차게 써요. 틈나면 운동하고 작업하고 회의하고 스케줄 소화하고, 가만히 있는 순간이 없죠. 물론 리프레시할 수 있는 나만의 시간은 있어요. 유튜브 보는 걸 좋아해 김동현 형님의 〈매미킴 TV〉, 찬성이의 〈코리안 좀비〉, 그리고 〈양감독 TV〉와 〈피지컬갤러리〉를 많이 봐요. 그냥 남자들이 좋아하는 스포츠 채널 있잖아요. 저도 여느 사람과 똑같아요. 하하.
 
‘직원피셜’에 따르면 요즘은 9월에 발매될 하이어뮤직 컴필레이션 앨범 생각밖에 없다고요. 컴필레이션은 곡도 많고 참여 인원도 많아 어려운 작업이잖아요.
엄두가 안 나서 지금껏 못 하고 있었는데, 식 케이 입대를 계기로 한번 해보자고 힘을 모았죠. 레드와 블루 테이프 두 파트를 만들었는데, 레드는 이 세상이 알아주지 않는 우리의 멋과 실력, 그리고 불타는 열정과 의지를 담았어요. 무게 있고 다크한 스타일이죠. 그에 비해 블루는 좀 더 편안하고 대중이 듣기 쉬운 음악이에요. 파란색 하면 떠오르는 청량한 바다처럼 뻥 뚫린 느낌이오. 프로젝트 도중에도 아티스트들이 발전하더라고요. 신기하면서 정말 지겹고 짜증 나고, 답답하면서 뿌듯한 작업이었어요.
 
어떤 부분이 힘들었길래 그렇게 만감이 교차해요?
다 같이 모여 깊이 교류하며 작업하다 보니 서로의 장단점이 다 보이는 거예요. 일종의 세대 차이를 느꼈어요. 예를 들어 저는 뉴 잭 스윙이나 붐뱁 같은 음악을 듣고 자랐으니 그런 스타일이 쉽게 나오는데, (서)동현이나 하온이는 익숙한 장르가 아니라 좀 어려워하더라고요. ‘How We Rock’이란 곡은 반대였어요. 제가 훅을 짜고 애들한테 보내줬는데 “형, 이건 아닌 것 같아요”라는 반응이 돌아왔죠. 좀 더 트렌디한 음악은 어린 친구들의 감이 더 좋고, 예전 음악 스타일은 내가 더 잘한다는 게 확실히 느껴져 재밌었어요. 나이와 상관없이 같이 작업하면서 서로에게 배우고 성장했죠. 앨범이 완성도 있게 잘 나와서, 지금 직원과 아티스트 모두 ‘하이어 부심’이 장난 아니에요. 진짜로 기대할 만해요. 솔직히 요즘은 사람들이 ‘좋은 음악이라서’ 노래를 찾아 듣진 않는 것 같아요. 센세이션해야죠. 이 앨범이 센세이션이 되면 너무 좋겠지만, 그냥 좋은 곡을 한국 힙합 역사에 남기는 것, 그걸로 만족해요.
 
신디케이트 푸퍼 1백15만원 무스너클. 가죽 베스트 블라인드니스. 매시 톱 몰댄돕. 팬츠 51 퍼센트. 슈즈 쏘유레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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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자신이 진행하는 라디오 쇼 〈Broken GPS〉에서 스윙스와 이런 대화를 나눴죠. 요즘은 힙합을 해도 되는 래퍼의 나이를 고민해야 하는 분위기가 점점 없어지는 것 같다고요.
제가 지금 그걸 보여드리고 있잖아요. 저는 아티스트로 활동하지 않을 때도 계속 힙합을 해요. 이미 2개의 레이블을 성공시켰고, 힙합을 하려면 어떤 식으로 해야 하는지 청사진을 만들고 있어요. 우리 회사가 어디와 어떤 인연을 맺어야 더 커질 수 있는지, 어떻게 해야 힙합 신을 더 발전시켜 래퍼들이 왕성하고 활발하게 활동하고, 그들의 커리어가 오래갈 수 있을지 고민해요. 그냥 〈쇼미더머니〉에서 얼굴을 알리고 행사하는 것 말고, 어떻게 하면 이 신이 오래갈 수 있을지 생각하는 마인드로 바뀌어야죠. 그런 고민 끝에 만든 게 오디션 예능 프로그램 〈사인히어〉였어요.
 
AOMG가 종편과 손잡고 오디션 예능을 만든 건 의외였어요.
방송을 만드는 사람들은 그냥 시청률만 신경 쓰면 돼요. 이 문화를 유지하고 발전시키는 건 우리니 래퍼 스스로 쉴 틈 없이 고민해야 해요. 제작진이 만들어주는 틀 안에서 노는 것 말고, 우리가 원하는 모습대로 우리가 포장되고 대중에게 비춰질 수 있는 방송을 만들고 싶었어요. 아티스트를 존중해주고 그들의 의견을 반영해줄 수 있는 분들과 협업하고 싶었기에, 파급력이나 관심도는 덜하지만 MBN과 함께한 거예요. 결국 아티스트 자체가 깨어 있지 않으면 안 돼요.
 
예전에 재범 씨에게 똑같은 질문을 두 번 했는데, 매번 같은 답변을 해서 인상 깊었어요. 미래에 10만원권 지폐의 모델이 된다면 어떤 사진을 싣고 싶냐는 질문이었는데, “돈에 실릴 만큼 뭔가 이뤘다면 이 세상에 좋은 변화를 주거나 불가능한 일을 했기 때문이면 좋겠다. 그냥 멋있고 잘생긴 뮤지션으로 남고 싶지는 않다”라고 했죠.
오, 내가 들어도 멋있다. 하하. 가수가 화폐 모델이 되는 건 상상하기 힘든 일이지만, 만약 현실에서 가능하다면 한 50~60살 먹은 모습이었으면 좋겠어요. 현역일 땐 제 커리어를 유지하기 바빠 다른 일을 못 해요. 어떤 변화를 이끌 수 있다면, 그건 제가 플레이어가 아닐 때겠죠. 나이를 점점 더 먹고 더 이상 연예인으로서의 박재범은 욕심 낼 필요가 없는, 그 시기의 모습이 실렸으면 해요.
 
(박재범)히스 골드 버니 99만8천원 무스너클. 팬츠 김서룡 옴므. 안경, 안경 스트랩 젠틀몬스터. 목걸이 모니카 비나더. 재킷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요요)바나 푸퍼 1백45만원 LED 크로스바디백 45만8천원 모두 무스너클. 점프수트 셀프 포트레이트. 슈즈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박재범)히스 골드 버니 99만8천원 무스너클. 팬츠 김서룡 옴므. 안경, 안경 스트랩 젠틀몬스터. 목걸이 모니카 비나더. 재킷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요요)바나 푸퍼 1백45만원 LED 크로스바디백 45만8천원 모두 무스너클. 점프수트 셀프 포트레이트. 슈즈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사람의 생각은 변하기 마련인데, 언제나 한결같을 수 있는 비결이 궁금해요.
내 소신과 가치관, 그것만 믿고 여태까지 달려왔으니까요. 이런 가치는 저를 배신하지 않아 휘청거리거나 흔들릴 필요가 없었어요. 나 자신을 믿지 못할 때면, 늘 뭔가 인생이 잘 풀릴 수 있다는 걸 하나님이 제게 보여줬고요. 그래서 저는 더 바라는 것도 없어요. 여기까지 온 것만으로도 너무 만족스럽고, 만약 내 한계가 여기라 해도 편하게 받아들일 수 있어요. 하지만 하나님이 허락해주시는 한 저는 끝까지 달려가보려고요.
 
지금도 그렇고 종종 은퇴를 암시하는 발언을 해요. 아티스트로서 한창일 때 아닌가요?
전부터 몇 년 뒤에 은퇴한다고 했지, 지금 당장이라고 한 적은 없어요. 하하. 최선을 다해 아쉬움 없이 떠날 수 있을 때 떠나는 게 좋잖아요. 사람들이 저를 보고 싶어 하고 그리워하고 “너무 잘하는데 왜?”라고 말해줄 때 그만둬야죠. “감 다 잃었다, 한물갔어” 같은 소리 들으면서 은퇴하고 싶진 않아요. 모두를 만족시킬 순 없으니 제가 원할 때 떠날 거예요. 나중에는 아이돌 그룹을 프로듀싱하고 싶어요. 제가 생각할 때 박재범이라는 브랜드는 성실하고 뭘 해도 제대로 하는 그런 이미지 같거든요. 아이돌도 제가 만들면 멋진 팀이 될 수 있을 것 같아요. 자신 있어요.
 
멘즈 골드 봄버 1백78만원 무스너클. 셔츠, 팬츠 모두 김서룡 옴므. 앵클부츠 더 그레이티스트.

멘즈 골드 봄버 1백78만원 무스너클. 셔츠, 팬츠 모두 김서룡 옴므. 앵클부츠 더 그레이티스트.

최근에는 후배들에게 기회를 줄 수 있는 활동에 주력했는데, 앞으로 박재범의 개인 활동 계획은요?
락네이션 계약이 끝났는데, 재계약할지는 좀 고민 중이에요. 좋은 기회였는데, 코로나19 때문에 계속 한국에 있어야 하니까요. 대신 정말 엄청난 협업을 준비 중이에요. 작업도 다 됐고 믹스도 끝마쳤어요. 여성 톱스타와 함께한 듀엣곡인데 힌트는 여기까지만 드릴게요. 당초 10월 공개를 계획했는데 계속 바뀌고 있어요. 운이 좋으면 올해 안에 팬들을 만날 수 있을 것 같아요.
 
이번에 〈코스모폴리탄〉이 창간 20주년을 맞이해요. 코스모는 진취적인 여성들의 라이프스타일을 다루고 있는데, 동시대의 2030에게 필요한 가치는 뭘까요?
사람이오. 나를 치켜세우거나 깎아내리지 않는 사람들을 옆에 둬야 해요. 돈을 잘 벌고, 좋은 물건을 사고, 좋은 차를 가지는 건 중요하지 않아요. 그런 행복과 즐거움의 시간은 아주 짧거든요. 그보단 삶을 같이 만들어나갈 수 있는 좋은 친구와 함께하는 게 정말 중요해요. 사람들과 사소한 일로 틀어지지 마세요. 저는 서운한 일이 있어도 어떻게든 상대를 이해하고 배려하려 해요. 인연을 소중히 여기고 계속 가져가려 노력하는 거죠. 관계를 맺는 건 큰 희생이 따르고 이해심, 참을성, 배려심을 많이 키워야 하는 일이지만, 그런 과정을 거쳐 단단한 유대감을 쌓은 사람과 함께해야 행복할 수 있어요. 솔직히 저는 돈도 있고 다 가질 수 있는 사람인데, 이렇게 얘기하는 거 보면 어느 정도 일리 있다고 생각되지 않나요? 정말 많은 사람을 만나고 여러 가지 상황을 겪으면서, 좋은 사람은 돈으로 살 수 있는 게 아니라는 걸 더욱 절실히 느끼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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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 Creative Director 강지혜
  • Feature Editor 하예진
  • Photographer 홍장현
  • Stylist 한혜연/ART HUB TEO
  • Hair 김태현/미장원 by 태현
  • Makeup 김미애/미장원 by 태현
  • Set Stylist 신혜선/진주희
  • Assistant 정길원/조혜진/한수지/유예지/유효정/고은지/최민지
  • Location 스타럭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