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

내면의 소리에 귀 기울여보자

들을 때마다 어색하지만, 사실은 가장 귀 기울여야 할 것이 나의 목소리다.

BYCOSMOPOLITAN2020.08.03
 

말하기를 말하기

김하나 | 콜라주
인터뷰를 한다는 것은 말을 주고받는 것이다. 매달 다른 인터뷰이를 만나지만 개중엔 특출나게 말을 잘하는 사람이 있다. 단순히 언변이 좋다는 얘기가 아니다. 자신이 느끼고 생각하는 것을 솔직하고 꾸밈없이 전달하는 것. 저자는 짧고, 긴 글을 쓰는 사람으로서 이 책을 통해 말하기의 기술을 전한다. 인지도가 있거나 권력 있는 사람뿐만 아니라 개인들도 마이크를 쥐고 말할 수 있는 세상이 된 만큼 말의 중요성이 커졌기 때문. 이 책은 낯가림이 심했던 저자가 카피라이터가 되고, 성우 공부를 하며 팟캐스트 진행자가 돼 온전한 자신의 목소리를 가지기까지의 여정을 담고 있다. 저자는 누구나 마이크 앞에 서서 자신의 이야기를 꺼내고, 자신만의 목소리를 낼 수 있다고 독려한다.
 
 
 

오만하게 제압하라

페터 모들러 | 봄이아트북스
한때 책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가 불티나게 팔린 적이 있다. 제목에서 알 수 있듯 남녀는 신체 구조뿐 아니라 뇌 구조, 언어도 다르다는 내용이다. 이 책은 그딴 소리 다 집어치우고, 사회생활에서 여성이 남성과 갈등을 겪을 때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다름 아닌 ‘오만’이라는 것을 강조한다. 저자는 오랫동안 여성 리더들을 컨설팅하고 수많은 강연과 워크숍에서 ‘오만 훈련’을 설파했다. 조금 갸우뚱하게 되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여성들 사이에서는 무례해 보일 수 있는 오만한 행동과 언어가 남자와 소통할 때는 필수적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어디까지나 여성이라는 이유로 무시하고, 무례를 범하는 남자들에게만 통하는 방법이라는 것을 명심하자.
 
 
 

나는 장례식장 직원입니다

다스슝 | 마시멜로
장례식장에서 웃음보가 터질 뻔한 경험이 한 번쯤은 있을 것이다. 세상에서 가장 무거운 장소에서 웃음이라니. 대만에서 돌풍을 일으킨 이 책은 장례식장에서 근무하는 20대 청년이 겪은 일화가 재기발랄한 문체로 펼쳐져 코믹하면서도 감동적이다. 남들보다 죽음에 좀 더 가까이 있는 직업을 가진 만큼 우리가 일상에서 쉽게 접할 수 없는 에피소드가 가득하다. 시신 복원사는 머리 반쪽이 없는 시체에는 무감하면서도 바퀴벌레는 무서워하고, 용 문신을 한 장례식장 기사는 “전에는 칼로 사람을 이쪽(장례식장)으로 보내는 일을 했다면, 지금은 시신 운반 차량으로 사람을 이쪽으로 보내는 일을 한다”라고 말한다. 삶과 죽음의 경계에 있어 다소 무겁고 진지할 것만 같은 ‘그들’의 삶을 ‘우리’의 관점으로 바꿔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작은 동네

손보미 | 문학과지성사
여러 가지 이야기가 겹겹이 쌓여 있는 소설만큼 독자의 애간장을 녹이는 건 없다. 3년 만에 장편소설을 출간한 작가의 신작은 다양한 인물의 사연이 촘촘하고 또 입체적으로 구성돼 있다. 시간강사 일을 하는 화자는 1년 전 암으로 엄마를 잃고 연예 기획사에서 일하는 남편과 살고 있다. 죽기 전에 자신의 삶을 복기했던 엄마로 인해 화자는 혼란을 겪는다. 엄마가 남긴 말이 화자의 삶을 흔들지만, 정작 중요한 것은 엄마가 전하지 않은 말 속에 숨어 있다고 여긴다.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여러 인물의 에피소드를 추리하다 보면 엄마가 진짜 전하고 싶었던 진실을 알 수 있을까? 수수께끼 같은 이야기의 퍼즐이 다 맞춰질 때쯤 마지막 장을 덮게 될 것이다.
 
 
 

내가 말하고 있잖아

정용준 | 민음사
말을 더듬는 14살 소년이 언어 교정원에 다니면서 언어적·심리적 장애를 극복하는 과정을 담은 소설이다. 제대로 말을 하지 못하는 소년은 가족, 학교, 친구 등과 제대로 섞이지 못하고 겉돈다. 말하기 연습, 자기 이야기하기 연습, 자신감 갖기 연습 등 거듭되는 연습을 통해 소년은 점점 세상 밖으로 나온다. 언어는 소통의 도구이자 마음을 여는 도구라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된다. 어른들의 부주의함으로 상처받고 한없이 고독했던 소년의 성장기이기도 하다. 아주 가까운 사람에게조차 나의 감정, 생각 등을 온전한 언어로 말하는 게 서툴렀던 시절을 떠올리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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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 Editor 전소영
  • Photo by 최성욱
  • Digital Design 온세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