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이 섹스를 더 흥분시킨다고? | 코스모폴리탄 (COSMOPOLITAN KOREA)

‘분위기를 잡기 위해’ 같은 항목 외에도 사랑을 나눌 때 음악이 필요한 이유는 다양하다. 음악을 들으면 성적 쾌락이 증폭되고, 음악 취향에 따라 성적 만족도가 달라진다는 것. 3명의 뮤지션이 사랑에 밀도를 더하는 ‘섹스 플레이리스트’를 추천했다. 오늘 밤 당신이 섹스와 음악이 만나는 어딘가에서 사랑하는 이와 함께하길 바라며. | 음악,섹스,음악 스트리밍,성적 흥분,섹스플레이리스트

음악과 섹스의 상관관계 기막힌 히트곡에 감동해 온몸이 오싹해질 때, 흔히 “지린다”라는 표현을 쓰곤 한다. 사실 이런 느낌은 소위 “꼴린다”라고 일컫는 성적 흥분과 비슷한 원리일지도 모른다. 그럴싸하게 갖다 붙인 말처럼 들릴지도 모르겠으나 엄연히 과학자들의 논리다. 이미 오래전부터 많은 연구가 음악과 섹스의 상관관계를 밝혀왔기 때문이다. 그 유명한 찰스 다윈이 이 가설의 조상 격이다. 그는 1871년, <인간의 유래와 성 선택>에서 꾀꼬리가 우는 소리로 구애하는 것처럼 인간도 이성을 유혹하기 위해 동일한 행동을 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음과 리듬 같은 음악적 요소는 인류의 조상 때부터 성적 매력을 어필하기 위해 습득됐다는 가설이다. 다윈은 음악과 사랑 사이의 연결고리를 종족 번식을 위한 ‘성 선택’으로 가정했다. 미국 온라인 매체 <살롱>은 심리학자 벤저민 찰턴이 2014년에 다윈의 가설을 토대로 진행한 실험을 소개했다. 한 무리의 여성 참가자를 모집한 뒤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들려준 결과, 배란기 여성들이 더 복잡한 구성의 음악에 끌리는 경향을 보였다. 물론 몇 가지 실험 결과만으로 ‘음악이 우리를 침대 위로 이끈다’는 명제를 증명할 수는 없다. 하지만 이런 일련의 연구는 음악이 섹스에 영향을 미친다는 이론에 설득력을 더한다. 일례로 호주 성 전문가 트레이시 콕스는 음악이 우리가 섹스할 때 체험할 수 있는 경험 전반을 강화한다고 설명한다. 그녀는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업체 디저(Deezer)와 함께 ‘섹스할 때 듣기 좋은 최고의 음악’을 주제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는데, 참여한 이들 모두 음악이 섹스에 깊은 영향을 미친다고 답했다.   음악을 들으면서 섹스하면 더 흥분된다? 음악을 들으며 사랑을 나눌 때 더 쾌감을 느낀다는 반응은 꽤 과학적인 근거가 있다. 우리 뇌는 음악을 들을 때 쾌락 호르몬인 도파민 분비가 증가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2017년 캐나다 맥길 대학 연구팀이 음악을 감상하는 상태에서 실험 참가자들의 뇌파를 측정해 음악이 도파민을 생성하고 ‘기분이 좋아지는’ 화학물질 분비를 촉진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이를 지지하는 신경심리학자도 있다. 론다 프리먼 박사는 미국 온라인 뉴스 플랫폼 <엘리트 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음악이 뇌의 쾌락 체계, 사회적 관계와 유대감 체계, 감정을 처리하는 변연계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음악이 인간의 성적 욕망에 관련된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과 쾌락 반응을 관장하는 오피오이드의 작용에 관여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다시 말해 섹스할 때 음악을 들으면 즐거움이 증폭된다는 얘기다. 그뿐만 아니라 음악은 사랑 호르몬으로 불리는 옥시토신과도 관련이 있어 부정적인 감정을 억제해 파트너와 더 깊은 관계를 맺게 만든다. 인간의 정신을 또 다른 차원으로 이동시키는 매개체, 어쩌면 음악과 섹스는 이 지점에서 닮지 않았을까? 복잡한 호르몬 체계에 대한 이해는 접어두고라도, 춤과 섹스가 얼마나 비슷한지 떠올려본다면 음악과 섹스의 교집합에 더욱 공감이 된다. 성 전문가 콕스의 연구에서 가장 설득력 있는 부분은 음악이 우리가 섹스하는 동안 몸을 움직이는 방법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조사 대상자의 절반 가까이가 ‘음악이 섹스를 더 좋게 만드는 이유’로 꼽은 요소가 바로 ‘리듬’이다. 야릇한 춤을 추듯 음악에 몸을 맡긴 채 리듬에 따라 연인과 합을 맞출 수 있다는 뜻일까? 응답자들은 박자가 빨라질수록 더 격렬하게 섹스에 전념할 수 있다고 응답했다. 마치 골반을 많이 사용하는 선정적인 춤을 보면서 야한 상상을 하고 섹스를 떠올리듯 말이다. 이에 동의하기 힘들다면, 섹스 토이 브랜드 ‘오마이보드(OhMiBod)’의 아이팟 바이브레이터를 떠올려보자. 오죽하면 이미 2000년대 초반에 아이팟 연동 시 재생 음악의 리듬에 따라 진동하는 바이브레이터가 세상에 나왔겠는가.   음악 취향에 따라 성적 만족도가 다르다? 성관계 시 음악을 듣는 사람이 실제로 몇이나 되겠냐고? 놀랍게도 이미 많은 사람이 음악이 섹스에 도움이 된다는 원리를 실천에 옮기고 있었다. 티켓 예매 사이트 ‘틱픽(TickPick)’이 1000여 명의 유저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 결과, 아이팟 유저의 5분의 1이 섹스할 때 아이팟으로 음악을 들으며, 이들 중 57%가 성생활에 만족한다고 응답했다. 특히 좋아하는 음악 장르에 따라 성적 만족도가 달랐다는 점이 흥미로웠다. 전체 응답자 가운데 컨트리음악을 좋아하는 사람의 성적 만족도가 66.3%로 가장 높았으며, 블루스와 재즈 애호가들의 만족도는 각각 64.3%와 63.2%로 나타났다. 얼터너티브와 헤비메탈, 팝 애호가의 경우 각각 58.2%와 57.9%, 57.2%가 성생활에 만족했다. 한국의 경우는 어떨까? 성인용품 브랜드 ‘텐가’가 한국과 일본, 대만 등 9개국에서 18~54세 성인 남녀의 성관계·자위·건강·웰빙 실태를 알아보기 위해 진행한 ‘2019 텐가 글로벌 자위 행위 실태 조사’ 결과에 따르면 한국 성인 남녀가 성관계 시 가장 선호하는 음악 장르는 재즈, 록, 발라드 순으로 나타났다. 다시 틱픽의 조사로 돌아와서, 음악 취향에 따라 선호하는 체위가 달랐다는 점도 눈에 띈다. 힙합과 랩 팬들은 스눕 독의 앨범명 ‘Doggystyle’처럼 후배위를 선호하고, 오럴 섹스는 덜 선호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섹스 시간의 경우 블루스 애호가들의 평균 섹스 시간이 16분으로 가장 길었다. 또한 파트너와 음악 취향이 같은 사람은 79.6%가 성생활에 만족했고, 음악 취향이 다른 커플은 43.6%만이 만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요컨대 같은 음악을 좋아하는 커플들은 섹스를 더 많이, 그리고 더 자주 즐길 수 있다는 것이다. 연인에게 섹스 플레이리스트가 필요한 이유다. 지난 2016년에 할리우드 섹시 아이콘인 클로이 카다시안의 섹스 플레이리스트가 공개되면서 므흣한 상상력을 자극했던 것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