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장에 있는 옷으로 충분합니다. 올가을 레이어드 스타일 참고서.
새로운 옷을 사기 전에 옷장부터 다시 열어볼 것. 매일 입던 셔츠와 니트, 재킷도 겹쳐 입는 순서만 바꾸면 전혀 다른 스타일이 되니까. 올가을 알아두면 좋을 레이어링의 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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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속 보이는 사이
감추려고 겹쳐 입는다는 생각부터 버리자. 2026 F/W 런웨이에서는 안이 훤히 비치는 시스루 레이어링이 재미를 한껏 끌어올렸다. 얇은 옷감 아래로 또 다른 옷의 색과 형태가 드러나면서 한 벌만 입었을 때는 볼 수 없던 새로운 표정이 만들어진 것. 미우미우는 베이식 슬리브리스 톱 위에 블랙 메시를 겹쳐 은근한 관능미를 살렸다. 알레인폴은 시폰을 스커트 위에 올려 소재 간의 대비를 극대화했다. 톱부터 스커트, 드레스까지 활용할 수 있는 부위도, 겹치는 순서도 자유롭다. 두꺼운 니트와 얇은 시폰, 단정한 셔츠와 투명한 오간자처럼 서로 다른 소재가 만날수록 재미는 배가된다. 꽁꽁 감추는 대신 적당히 속을 보여주자. 스타일에도 밀당은 필요하니까.
Miu Miu
Alainpaul
The Row
2.
BODY GUARDS
예상 밖의 아이템 하나를 더하는 것만으로도 분위기가 확연히 달라진다. 셔츠나 니트가 심심하게 느껴진다면 란제리 모티프를 활용해보자. 에르뎀은 니트 위에 새틴 브라톱을 매치해 룩에 세련된 반전을 줬고, 에트로는 셔츠 위에 레이스업 코르셋을 겹쳐 두 분위기를 절묘하게 조화시켰다. 끌로에의 선택은 한층 낭만적이다. 그레이 터틀넥 위에 풍성한 러플이 달린 화이트 뷔스티에를 더해 밋밋할 수 있는 니트에 드라마틱한 볼륨을 불어넣었다. 단정한 옷차림에 예상 밖의 아이템 하나를 더하는 것만으로도 분위기는 확연히 달라진다. 중요한 건 ‘얼마나 과감한가’보다 ‘얼마나 능청스럽게 섞는가’라는 것을 기억해두자.
Erdem
Chloé
Etro
3.
색다른 단합
색을 많이 쓴다고 옷차림이 꼭 풍성해지는 건 아니다. 오히려 비슷한 색을 여러 겹 쌓았을 때 더 흥미로운 결과가 나오기도 한다. 2026 F/W 런웨이에서 눈에 띈 토널 드레싱이 좋은 예다. 하나의 컬러를 중심으로 밝기와 채도를 조금씩 달리하고, 서로 다른 소재를 겹쳐 단조로움을 피하는 방식. 캘빈클라인은 크림과 아이보리, 버터 옐로를 겹쳐 가벼운 니트부터 풍성한 트렌치코트까지 부드럽게 연결했고, 토즈는 짙은 터틀넥과 니트 베스트, 아우터의 질감과 광택을 달리해 브라운 계열을 한층 깊이 있게 풀어냈다. 샤넬은 핑크 트위드 재킷과 라일락 스커트에 패턴과 장식까지 섞어 비슷한 색끼리도 얼마든지 재미있는 대화가 가능하단 걸 입증했다.
Calvin Klein
Tod’s
Chanel
4.
NO RULES
셔츠에 셔츠를 또 입고, 도트와 체크를 섞고,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색과 패턴까지 한데 모였다. 얼핏 보면 잘못 입은 것 같지만 엉뚱한 조합이 오히려 가장 흥미로운 장면을 만들어냈다. 조머는 각기 다른 프린트의 셔츠를 여러 겹 포개고 칼라와 소매를 삐죽 드러내 셔츠 한 벌의 단정한 이미지를 완전히 뒤집었다. 잔코브는 도트와 스트라이프, 추상적인 무늬를 과감하게 섞어 패턴의 경계를 허물었고, 라반은 작은 프린트와 커다란 체크를 한데 엮어 복잡한 듯 묘하게 조화로운 룩을 완성했다. 여기에는 색을 맞춰야 한다거나 패턴은 하나만 써야 한다는 식의 오래된 규칙이 통하지 않는다. 어울릴까 말까 고민하는 사이 재미가 끝날지 모른다. 레이어링에 필요한 건 정답보다 뻔뻔한 태도니까!
Zomer
Zankov
Rabanne
Credit
- 에디터 김성재
- 사진 IMAXtree.com
- 아트 디자이너 변은지
- 디지털 디자이너 유영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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