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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옵세션’ 속 베어는 니키를 정말 사랑했을까? ‘옵세션’ 결말보다 무서운 것

공포 영화 ‘옵세션’의 진짜 공포는 초자연적 저주보다 감정을 솔직하게 말하지 못하는 데 있습니다. 영화 속 관계로 들여다본 젠지와 밀레니얼의 연애, 거절 공포, 취약성 회피에 대한 현실.

프로필 by 송예인 2026.09.03

*이 기사에는 영화 ‘옵세션’의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영화 옵세션 스틸컷 | 사진 유니버설 픽처스

영화 옵세션 스틸컷 | 사진 유니버설 픽처스

10초 안에 보는 요약 기사
  • 고백하지 못한 베어와 집착으로 변한 니키의 관계
  • 젠지·밀레니얼 데이트 문화 속 감정 회피와 거절 공포
  • ‘옵세션’이 보여주는 취약성 위기의 극단적 결말

공포 영화에서 가장 무서운 설정을 하나 꼽으라고 한다면 무엇을 선택하겠나요? 숲속 오두막과 탈주한 살인마가 등장하는 고전적인 설정일까요? 아니면 초자연적인 유령 이야기? 혹은 영화 <데스티네이션>처럼 실제 일상에서 마주칠까 봐 두려운 무언가일까요?


마지막 유형을 좋아하는 사람에게 좋은 소식이 있습니다. 26세 감독 커리 베이커가 지금 젊은 세대에게 가장 무서워하는 것 중 하나를 소재로 만든 영화가 개봉했거든요. 바로 ‘좋아하는 사람에게 자신의 진짜 감정을 말하는 일’이 그 주인공이죠.


영화 옵세션 스틸컷 | 사진 유니버설 픽처스 제공

영화 옵세션 스틸컷 | 사진 유니버설 픽처스 제공

지난 주말 저는 베이커의 초자연적 공포 영화 <옵세션>을 봤습니다. 이 영화는 음악 가게 직원 베어(마이클 존스턴)가 친구 니키(인디 나바레테)를 짝사랑하는 이야기를 통해 오늘날의 ‘취약성 위기’를 건드립니다.


영화 옵세션 스틸컷 | 사진 유니버설 픽처스 제공

영화 옵세션 스틸컷 | 사진 유니버설 픽처스 제공

영화 초반 베어는 니키에게 자신의 감정을 고백하는 연습을 합니다. 하지만 실제로 기회가 찾아왔을 때, 심지어 니키가 “너 나 좋아해?”라고 직접 묻기까지 했는데도 결국 그는 말을 하지 못합니다. 여기까지는 꽤 평범합니다. 문제는 그날 베어가 수정 가게에서 ‘원 위시 윌로우’라는 물건을 샀다는 점이죠. 단 하나의 소원을 이루어 준다고 광고하는 장난감 같은 물건이었고요. 니키에게 감정을 고백할 기회를 망쳐버린 베어는 결국 소원을 사용하기로 합니다. 그리고 니키가 세상 누구보다 자신을 사랑하게 해달라고 빕니다. 놀랍게도 소원은 이루어집니다. 니키는 즉시 베어에게 집착하기 시작하고, 그 과정에서 자기 자신을 잃어갑니다.


영화 옵세션 스틸컷 | 사진 유니버설 픽처스 제공

영화 옵세션 스틸컷 | 사진 유니버설 픽처스 제공

이후 온갖 무서운 일들이 벌어집니다. 남성의 권리 의식, 착취, 비겁함, 그리고 죽은 고양이 샌드위치까지 등장합니다. 영화를 직접 봐야 더 정확하겠지만 피가 낭자한 장면도 많고 살인도 벌어집니다. 이 영화는 북미 기준 5월 15일 처음 극장에 개봉했지만 이후로도 꾸준히 인기를 얻었어요. 주마다 티켓 판매량이 증가하면서 역대 가장 수익성이 높은 영화 중 하나가 될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습니다. 동시에 소셜미디어에서는 여러 이론과 논쟁도 등장했습니다.


베어가 솔직하게 감정을 말했다면 니키도 그의 마음을 받아줬을까? 베어는 정말 니키를 사랑했던 걸까, 아니면 단지 소유하고 싶었던 걸까? 니키가 사실 베어의 죽은 고양이인 건 아닐까?


일단 마지막 질문에 답을 하자면, 그건 아닙니다.

대중문화와 문학에는 타인의 감정에 영향을 끼치게 하려다 비극으로 끝나는 이야기가 넘쳐납니다. ‘한여름 밤의 꿈’부터 ‘프랙티컬 매직’까지 그렇습니다. 하지만 ‘옵세션’은 이 오래된 설정을 온라인 데이트 시대에 가져옵니다. 특히 연애 실패를 실제로 무력감을 주는 공포처럼 느끼는 젠지와 밀레니얼 세대의 불안을 영리하게 끌어와 활용합니다.


영화 옵세션 스틸컷 | 사진 유니버설 픽처스 제공

영화 옵세션 스틸컷 | 사진 유니버설 픽처스 제공

우리의 데이트 생활은 오해와 불행, 그리고 서로를 비인간화하는 경향으로 점점 정의되고 있습니다. 베어처럼 우리 중 많은 사람은 거절당하거나, 무엇보다 창피를 당할까 봐 상대에게 솔직하게 말하거나 행동하기를 두려워합니다. 대신 무심한 척 행동하며 상대가 먼저 자신의 감정을 보여주길 기다립니다. 메시지를 보낸 사람에게 직접 무슨 뜻인지 묻는 대신 친구들, 혹은 소셜미디어 팔로워들과 함께 문자를 분석합니다. 어려운 대화를 나누거나 위험을 감수하는 대신 회피와 침묵을 택하고요. 혹은 영화 속 베어처럼 초자연적인 소원을 빌 수도 있겠죠.


현실이든 온라인이든 이런 연애의 굴욕을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피하려다 보니, 우리의 데이트 생활은 오해와 불행, 서로를 사람으로 보지 않는 태도로 가득해졌습니다. 여기에 약간의 마법과 잔혹한 살인을 더하면 바로 <옵세션>의 줄거리가 됩니다.


영화 옵세션 스틸컷 | 사진 유니버설 픽처스 제공

영화 옵세션 스틸컷 | 사진 유니버설 픽처스 제공

최근 데이팅 앱 ‘힌지’ 보고서에 따르면 데이트 중인 사람의 35%는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몰라 더 깊은 대화를 피하고 있었고, 52%는 누군가에게 감정적으로 취약한 모습을 보인 뒤 수치심을 느낀 적이 있다고 답했습니다. 물론 이게 완전히 성별에 따른 현상은 아닙니다.


<옵세션>을 본 많은 사람들이 “남자들은 진짜 감정을 말하지 않기 위해서라면 뭐든 한다”고 농담하긴 했습니다. 이는 “남자들은 치료받으러 가느니 차라리 X를 한다”는 밈을 변형한 표현입니다. 하지만 2023년 조사에서는 18세에서 25세 남성의 45%가 실제로 여성을 직접 만나 데이트 신청을 해본 적이 없다고 답했습니다. 반면 18세에서 30세 여성의 77%는 상대가 자신에게 더 많이 다가와 주기를 원한다고 답했습니다. 그렇다고 누구에게나 쉬운 일인 것은 아닙니다. 이성애자 젠지 여성의 43%는 상대가 먼저 깊은 대화를 시작할 때까지 기다린다고 답했습니다. 그 이유 중 하나는 남성들이 깊은 대화 자체를 원하지 않을 거라 생각하기 때문이었죠. 반대로 젠지 남성의 48%는 자신이 ‘너무 부담스러운 사람’처럼 보이고 싶지 않아 감정적인 친밀감을 억누른다고 답했습니다. 어떤 의미에서 <옵세션>은 이런 취약성 위기가 극단까지 갔을 때의 모습이라 볼 수 있죠.


영화 속 모든 인물은 어떤 식으로든 이 문제 때문에 불행한 결말을 맞습니다. 심지어 베어에게 자신의 감정을 고백할 만큼 용기를 냈던 사라(메건 로리스)조차 결국 니키에게 살해됩니다. 결국 영화는 불안으로 가득한 젊은 관객을 끝까지 가차 없이 괴롭힙니다. 이들이 가진 두려움은 영화 속에서 아무런 위로도 얻지 못하죠. 대신 오늘날 데이트를 어떤 방식으로 접근하는 것이 ‘옳은지’에 대해 결국 각자 스스로 결론을 내리게 질문을 던집니다. 그게 어쩌면 우리에게 주는 가장 큰 공포일지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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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 글 Brit Dawson
  • 사진 유니버설 픽처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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