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어트 필수, 칼로리 계산법이 사실 소용 없는 일이라고?
다이어트 방법은 시간이 흐르며 자연스럽게 진보돼 왔지만, 아직 칼로리 계산법 만큼은 과거에 머물러 있다. 이제 칼로리에 대한 진실을 마주하고, 고정관념과 칼로리 압박에서 벗어나야 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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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 아침, 룰루 헌트 피터스 의학박사는 책상에 앉아 캘리포니아 의대 시절 알게 된 기적적인 체중 감량 방법에 대한 책을 쓰고 있었다. 태초의 영양학적 칼로리 계산법은 윌버 애트워터라는 과학자에 의해 처음 시도됐다. 피터스 박사는 애트워터의 칼로리 계산법에 자신의 새로운 연구를 더해 삶에 직접 활용했고, 이 방법을 어떻게 하면 가장 잘, 또 가장 재미있게 설명할 수 있을지 몇 시간이고 고민했다. 그는 실제로 이 방법을 통해 32kg이나 체중 감량에 성공했고, 이 비법을 간절히 알고 싶어 하는 여성이 많을 것이라 생각했다. 그로부터 몇 달 후, 피터스 박사의 책은 200만 부나 팔렸다. 해외 일정을 마치고 LA 집으로 돌아온 그는 자신의 책이 미국에서 베스트셀러가 됐다는 소식을 들었다. 이는 시작에 불과했다. 피터스 박사의 책과 새로운 칼로리 이론은 미국에서 음식과 식단에 대한 개념 자체를 크게 바꿔놓았다.
지금까지의 이야기가 지난 30년 이내에 일어난 일이라는 생각이 들겠지만, 이건 2025년에 일어난 일도, 2008년에 일어난 일도 아니다. 피터스 박사의 책이 출간된 건 무려 1918년이다. 당시 그는 하루에 1200kcal만 섭취하면서 자신이 먹은 것을 기록하는 방법으로 상당한 체중 감량 효과를 볼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오늘날 우리가 ‘칼로리 계산’이라고 부르는 이 다이어트 방법은 이제 아주 흔하고 당연한 것이 됐으며, 칼로리 정보는 미국 내 프랜차이즈 식당의 식사 메뉴, 그리고 식료품점에서 포장된 채 판매되는 거의 모든 식품에 표기돼 있다.
“앞으로 여러분은 음식의 칼로리를 먹을 겁니다. 빵 한 쪽, 파이 한 조각이라고 말하지 않고 빵 100kcal, 파이 350kcal라고 말하게 될 거예요.” 피터스 박사는 책에서 이렇게 예견했다. 그리고 정확히 그 일은 일어났다. 현재 칼로리 섭취량을 추적하는 앱들의 사용자 수는 수억 명에 이른다. 수십 년 동안 여러 세대의 여성들이 자신의 건강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이 과학적인 개념이 제시하는 제약에 맞춰 자신의 식습관을 왜곡해왔다. 물론 지금은 더 큰 혁명이 진행 중이다. GLP-1 약물(대표적으로 ‘위고비’가 있다) 사용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고, 폐경기가 체중에 영향을 미치는지 여부를 둘러싸고도 많은 논의가 오가고 있으니까. 그러나 그 와중에도 칼로리를 계산하는 것은 가장 확실하고도 기본이 되는 체중 감량 방법으로 여겨지고 있다.
칼로리 계산의 귀환
100년 남짓한 시간 동안 칼로리 계산법의 인기는 오락가락했다. 하지만 이것이 체중 감량에 가장 좋고 효과적인 방법이라는 고정관념은 크게 바뀌지 않았다. 피터스 박사의 책이 출간된 후 11~14세 정도의 어린 소녀들이 피터스 박사에게 칼로리 섭취에 대해 조언을 구하는 편지를 썼다. 요리책에는 칼로리 정보가 포함되기 시작했고, 브린마 칼리지와 같은 여대에서는 칼로리를 계산하는 트렌드가 확고하게 자리 잡았다. 다만 이 계산법은 체중 감량을 위한 것은 아니었고, 여성 교육이 여성들로 하여금 가사나 육아에 쓸 에너지를 소모하게 만든다는 여론에 반박하기 위한 것이었다. 당시 여대생들은 여성들이 정신적 에너지의 소모분을 보충하기 위해 칼로리를 충분히 섭취할 수 있도록 선전했고, 실제로도 여성들이 많은 칼로리를 섭취하는 것이 유행이었다고 인디애나 대학교 역사학 교수 닉 컬래더 박사는 말한다.
그로부터 수십 년 후인 1970년대와 1980년대에는 칼로리를 기반으로 한 스카스데일 다이어트, 앳킨스 다이어트가 대중적으로 인기를 끌었다. 1990년대에는 모든 다이어트 방법을 제치고 무엇이든 저지방으로 먹는 게 트렌드였다. 한편 당시에 인기 있는 모델들의 체형을 가리키는 ‘헤로인 시크’라는 용어는 헤로인을 남용하는 사람들이 겪는 식욕 부진과 그 결과로 수척해지는 모습이 어쩐지 바람직한 것이라는 인식을 주었다. 2008년 <뉴욕 타임스>는 ‘칼로리 계산의 귀환’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실었고, 뉴욕시는 미국에서 처음으로 체인 식당 메뉴에 칼로리 정보를 의무적으로 표기하는 법을 제정했다. 소비자들이 식품에 관해 더 잘 알고 선택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를 따르지 않는 뉴욕시 식당들에는 최대 2000달러의 벌금이 부과됐다. 1년 뒤에는 캘리포니아주가 주정부 가운데 처음으로 칼로리 계산 관련 법을 통과시켰다. 2000년대 초에 등장해, 엄마들이 허기질 때 쉽게 먹을 수 있게 부엌 찬장에 보관하던 ‘100칼로리 스낵 팩’을 기억하는가? 100kcal 단위로 먹으라던 피터스 박사의 엄중한 경고가 섬뜩하게 떠오르는 그 제품 말이다. 2020년대 미국에서 Z세대와 젊은 밀레니얼 세대가 간식으로 아몬드를 몇 개 먹는지 세어가며 음식 섭취량을 극도로 관리하는 엄마들을 두고 ‘아몬드맘’이라는 용어를 만들어낸 데는 이유가 있다. 이 엄마들은 저칼로리, 저지방, 저당의 시대에 성장기를 보낸 여성들이다.
이제 와서 돌이켜보면, 당시 피터스 박사로부터 시작된 칼로리 계산 열풍은 밈으로 소비되며 웃어넘길 문제가 아니다. 중독 회복 및 섭식 장애 문제를 위한 영양 전문가이자 공인 영양사 및 영양학자로 ‘뉴트리션 인 리커버리’를 설립해 운영하는 데이비드 위스 박사는 “전문가로 일하는 내내 칼로리 계산에 반대해왔다”라고 말한다. “칼로리에는 크게 오해할 만한 소지가 있다는 걸 늘 알고 있었으니까요. 칼로리를 중요시하는 건, 사람들로 하여금 단 하나의 데이터에 주목해 다른 중요한 데이터들을 간과하게 만듭니다.” 그러나 칼로리 표기는 우리가 음식을 생각하는 방식을 돌이킬 수 없을 만큼 바꿔놓았다. 아무리 보지 않으려고 해도 바나나, 쿠키, 와인병에 붙은 숫자들을 못 본 척할 수는 없다. 그럼에도 칼로리가 건강과 영양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지에 대한 우리의 기본적인 이해는 턱없이 부족하다. 전문가들은 칼로리는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여러 요소 중 한 가지일 뿐이라고 말한다. 물론 애트워터와 피터스 박사의 가르침은 여전히 어느 정도 유효하다. 뉴욕의 위장병 전문의이자 <Women’s Health>의 자문위원이기도 한 의학박사 사만다 나자레스는 “칼로리를 계산하면 자신의 식사량과 섭취하는 음식에 대해 인식하게 된다”라고 말한다. 그러면서도 “이것이 다른 무언가로 나아갈 수 있는 첫걸음이 된다면 긍정적으로 볼 수 있다”고도 덧붙였다.
칼로리란 과연 무엇일까?
칼로리를 가장 기본적으로 설명하는 개념은 이것이 음식에 든 에너지를 측정하는 단위라는 것이다. 피터스 박사가 저서에 쓴 대로 더 정확히 말하면, “칼로리는 물 1g의 온도를 14.5°C에서 15.5°C까지, 1°C를 올리는 데 필요한 열의 양”이다. 오늘날 ‘칼로리’라는 단어를 들으면 곧바로 다이어트, 저칼로리 간편식, 넘쳐나는 식단 기록 앱들이 떠오른다. 그러나 과학자 윌버 애트워터가 애초에 체중 감량에 관심을 가지고 칼로리 실험을 시작한 것은 아니었다. 컬래더 박사는 애트워터가 노동자들이 일을 잘하기 위해 1인당 필요한 음식의 양을 파악하는 것을 비롯해 당시 과학 및 영양 분야의 주요 난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연구를 시작했다고 설명한다. 애트워터는 ‘봄베 열량계(단열된 통 속에 물을 채우고 물속에 밀폐된 연소실에 분석할 시료를 넣어 물질이 완전히 연소할 때 발생하는 열량을 정확하게 측정하는 장치)’를 사용해 식품마다 ‘칼로리’ 혹은 ‘에너지’를 계산했다. 음식을 연소해 발생하는 열의 양을 측정한 후, 이를 해당 식품에 들어 있는 에너지양으로 보는 방식이었다. 그는 웨슬리언 대학교 학생 중 지원자들을 대상으로 밀폐된 공간에서 식사와 운동을 하며 신체 변화를 모니터링하는 실험을 진행했다. 그리고 이를 통해 인간이 매일 소모하는 총칼로리양과 그 소모분을 보충하기 위해 필요한 총칼로리양을 알아냈다.
이 실험의 데이터는 대규모 인구 집단에 적용했을 때 효용이 있을 가능성이 크다. 공장 직원의 전체, 혹은 배 한 척에 탄 군인 전체가 섭취해야 할 음식의 칼로리는 얼마나 될까? 컬래더 박사는 이 실험이 있고 얼마 후 1898년 미국-스페인 전쟁이 발발했을 때 군대 내 영양이 미국의 최우선 과제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당시 군인들에게 안전하고 든든한 식사를 제공하는 것은 무엇보다 중요한 일이었다. 특히 ‘방부제 소고기 파동(군에 방부 처리를 한 고기를 제공한 사건)’이 일어난 후로는 더욱 그러했다. 상하고 독성이 있는 고기를 먹은 군인은 이질과 식중독을 겪었으며 일부는 사망에 이르기도 했다. 애트워터의 실험 결과는 몇몇 시급한 국가적 영양 문제에 해답을 제시하는 듯했다. 또 인간이 섭취한 만큼의 에너지를 배출한다는 점 역시 시사했는데, 컬래더 박사에 따르면 이것은 당시로서는 ‘혁명적인’ 발견이었다.
대학생을 대상으로 한 실험이 언론의 폭넓은 관심을 받은 덕에, 애트워터는 하룻밤 사이에 유명 과학자가 됐다고 컬래더 박사는 말한다. ‘애트워터 표’라고도 불리는, 그가 만든 칼로리 표는 식품의 칼로리 함량을 측정하는 기준 단위로 자리 잡았다. 이 표는 현재까지도 사용되고 있다. 어떤 시리얼 상자를 보아도 옆면에는 애트워터가 계산한 칼로리값이 표기돼 있다. 이러한 표들이 인기를 얻기 시작하면서, 사람들은 이 수치를 각자의 필요에 따라 개인적으로 사용하기 시작했다. 바로 여기서부터 문제는 시작됐다.
애트워터는 자신이 만든 칼로리 계산법이 남용되는 것을 의도한 적은 없으며, 내과 의사들조차도 이런 사용 방식에 주의를 준 바 있다고 말한다. 우선 이 수치들은 개인이 아닌 대규모 인구 집단을 대상으로 했을 때의 추정치로 계산된 것들이다. 또 기아와 영양실조를 타개할 목적으로 연구됐지, 살을 빼는 데 도움이 될 목적으로 만든 것이 아니다. 피터스 박사조차도 칼로리 계산이 “나이, 체중, 신체 활동에 따라 달라진다”라고 경고한 바 있다. 그러나 때는 이미 늦었다. 그런 경고들로는 칼로리 계산에 푹 빠진 미국인들의 마음을 돌릴 수는 없었다.
차가운 ‘숫자의 힘’
피터스 박사가 처음부터 우리에게 말했던 것처럼 개인의 일일 칼로리 섭취량은 성별, 체격, 유전적 요인, 활동 수준, 연령에 따라 크게 달라질 수 있고, 또 달라져야 한다. 예를 들어 키 193cm의 24세 건설 노동자와 키 155cm의 65세 판매원이 각각 필요로 하는 총칼로리양은 매우 다를 것이다. 그러나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성별, 신장, 체중, 전반적인 건강 상태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문구를 덧붙이면서도 여전히 하루 2000kcal 섭취를 권장한다. 실제로 FDA의 이 수치가 식품 포장에 표기돼 있다. ‘미국인 식단 지침(Dietary Guidelines for Americans)’과 같은 여타 지침들은 성인 여성은 하루 1600~2400kcal, 성인 남성은 하루 2200~3000kcal를 섭취하라고 권장한다. 체중 감량을 위해 하루에 고작 1200kcal만 섭취하라고 알려준 피터스 박사의 칼로리 다이어트법이 얼마나 말도 안 되는 것인지 이제 좀 와닿는가?
우리는 음식과 칼로리를 너무나 밀접하게 연결 짓게 돼버렸다. 어떤 사람들은 음식을 보면 자동으로 머릿속에서 칼로리를 계산하는 지경에 이르렀으니. 회사 행사에서 제공된 컵케이크는 몇 칼로리일까? 아마 400kcal 정도일 것이다. 그렇다면 단백질 바는? 220kcal다. 레드 와인 한 잔은? 120kcal다.
전문가들은 수치화될 수 있는 특성 덕분에 칼로리가 이렇게 대중성을 갖게 됐다고 입을 모은다. 그중 컬래더 박사는 “단 하나의 숫자로 표현되는 점이 칼로리의 가장 중요한 측면”이라고 말한다. 숫자란 데이터다. 데이터는 관찰, 조작, 연구의 대상이 될 수 있다. 섭식 장애 및 여성 건강을 전문으로 하는 공인 영양사 카린 에번스 박사는 “칼로리는 주관도, 의견도, 선호도도 반영되지 않는 하나의 구체적인 숫자일 뿐”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이러한 숫자들이 우리의 뇌에 미치는 영향은 이미 너무 커져버렸다. 아무 가치가 반영되지 않은 숫자를 따르는 것은 일부 사람들에게는 음식에 대한 불안감을 떨쳐내고 음식 섭취에 대해 긍정적인 느낌이 들도록 하는 데 도움이 된다. 또한 에번스 박사가 말하는 ‘인지적 부하’를 줄이는 데도. 예를 들어 직장에 다니며 배우자와 두 자녀의 가정생활을 책임져야 하는 바쁜 여성이라면 가족이 음식을 얼마나 많이, 혹은 얼마나 적게 섭취했는지 일일이 따지는 것보다 칼로리로 계산해 판단할 수 있다면 훨씬 간편하고 안도감을 느낄 것이다. 심지어 임의의 ‘칼로리 목표 달성’에 성공한 데서 오는 약간의 성취감까지 느낄 수 있다.
그러나 이렇게 숫자에 기대는 방법은 심각한 부작용이 따를 수 있다고 스포츠 영양학 전문가이자 공인 영양사 켈리 존스는 설명한다. 특히 그 숫자가 자신의 몸에 필요한 것과 상충할 때는 더 그렇다. 전문가들은 이처럼 칼로리 섭취와 도덕적 가치가 연동돼 인식되는 현상에 관해 자주 지적한다. 살을 빼는 것, 혹은 군살 없이 마른 몸매를 갖는 것은 ‘오젬픽 시대(비만 치료제와 체중 감량 약물이 사회 전반의 라이프스타일과 산업을 바꾸는 현상)’에 접어들며 하나의 사회적 지위가 됐다. 우리는 더 많은 사람이 영양소를 충분히 섭취하는 데 도움이 되도록 만들어진 칼로리 수치 체계를 끌어와 처벌과 보상으로 변질시켰다. 몸에 들어가는 것을 잘 조절하기만 하면 우리의 몸이 긍정적인 신체로 변화할 것이라는 논리로 받아들인 것이다. 우리는 이러한 생각을 목표 달성을 축하하거나 먹은 음식에 따라 ‘점수’를 주는 앱 광고와 TV 쇼에서 목격한다. 공중보건 석사이자 의학박사인 파티마 코디 스탠퍼드는 “리얼리티 쇼인 <도전! FAT 제로>가 방영되던 시대는 사람들에게 살찌는 것이 개인의 잘못이라는 인식을 심어줬습니다. 비만인 사람들을 세워놓고는 ‘보세요, 제가 고쳐드릴게요. 하루에 500~600kcal만 먹게 하고, 8~10시간 운동하게 만들기만 하면, 당신도 날씬해질 수 있답니다’라는 식으로 진행하는 방송이었죠”라고 말한다. 그는 하버드 의과대학 매사추세츠 종합병원에서 비만 의학 전문의 겸 과학자로 일하고 있다. 이어 “그런 관점이 비만은 개인에게 달린 문제라는 인식을 더욱 강하게 만들죠”라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칼로리를 계산하는 것이 단시간 내 심리적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 역시 우려한다. 섭식 장애를 겪기 쉬운 사람들이나, 이미 겪었거나 혹은 체중 감량에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에게는 특히 그럴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방법을 쓰다 보면 지나치게 집착하고 스트레스받기 쉽습니다. ‘모 아니면 도’라는 사고방식에 빠져서 일주일에 며칠 동안은 먹은 걸 전부 앱에 기록하고 칼로리를 계산하다가, 다른 며칠은 아무것도 기록하지 않고 분노와 식욕을 폭발시키기도 하는 거죠.” 켈리 존스의 설명이다. 그의 고객 중에는 건강과 신체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명확한 공식을 얻기를 바라며 찾아오는 경우가 대다수다. 칼로리를 계산하는 게 적합한 경우도 있지만, 그렇다고 언제나 효과가 있는 것은 아니다.
칼로리의 신화, 그리고 현실
미국인들이 칼로리의 본래 목적, 즉 식품 공급에 사용된 에너지를 측정하고, 폭넓은 수준에서 영양실조와 기근을 예방하는 것을 잊은 채 여기에 신화적인 영향력을 부여해버린 것처럼, 우리는 애초에 이 음식들을 우리 몸에 넣는 이유마저 잊어버린 듯하다. 영양사들은 줄곧 “모든 칼로리는 똑같지 않다”라는 말을 자주 쓴다. ‘먹은 칼로리만큼 소모하면 된다’는 구호는 많은 미국인이 식습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축약해 보여주지만, 스탠퍼드 박사는 “칼로리 계산이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라고 말한다. 나자레스 박사는 채소로 섭취하는 200kcal는 사탕으로 섭취하는 200kcal와는 소화기관, 호르몬, 신진대사, 에너지 수준 등 신체에 매우 다른 영향을 미친다고 말한다. 이 숫자는 전체 영양 상태의 아주 작은 한 부분만 드러낼 뿐이다. 다행스럽게도 피터스 박사의 저서에는 이 점이 강조돼 있다. 피터스 박사는 책 내내 단백질, 탄수화물, 지방, 비타민이 각각 무엇인지, 이것들을 얼마나 섭취해야 하는지와 함께 각각의 예시에 관해 상세히 설명한다. 그는 실제로 독자들이 만족스러운 생활을 하며 영양을 충분히 섭취하길 바랐다. “허기가 지면 발이 시릴 때처럼 잠들기 어렵다”라고 상기시키기도 했다. 피터스 박사의 복잡한 영양 공식은 당시에는 시대를 앞서간 것이었다. 그러나 그의 가르침은 시대에 발맞춰 발전하진 못했다. 그 덕에 우리는 뻔하고 낡은 칼로리 개념에 얽매이게 됐다. 위스 박사는 이제 사람들이 음식을 단순한 칼로리 이상의 것으로 생각하고, 음식이 우리 몸에 어떤 반응을 일으키는지에 대해 더 자세한 정보들을 알아가야 할 때라고 말한다.
GLP-1 체중 감량 약물들은 위 배출을 지연시키고 포만감을 높여 허기를 억제함으로써 사람들이 덜 먹도록 만든다. 따라서 GLP-1 약물 열풍이 부는 최근에는 영양가가 풍부한 음식과 ‘좋은 칼로리’를 섭취하는 것의 중요성이 주목받게 됐다. 의사들은 이 약물들을 복용할 때 식습관을 함께 조절하지 않으면 위험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구글에서 검색만으로도 ‘오젬픽 피부’, ‘오젬픽 탈모’, ‘오젬픽 골 손실’ 등 영양 부족과 관련한 GLP-1의 놀라운 부작용 사례를 한 무더기 볼 수 있다. 실제로 GLP-1 약물을 복용하든 하지 않든, 빈약한 식사를 하는 사람들에게 적은 식사량과 영양, 단백질 부족은 근육 손실과 골밀도 감소의 지름길이 된다. 앞서 말한 채소와 사탕의 칼로리를 비교한 것처럼, 칼로리를 충분히 섭취하더라도, ‘올바른’ 칼로리를 섭취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저 총칼로리양에만 집중할 게 아니라, 섭취하는 음식의 질과 영양소의 다양성에 더 집중해야 된다는 것이다. 공인 영양사이자 미국 영양식이학회의 대변인 그레이스 A. 데로차는 “칼로리를 적게 섭취하면 살은 더 빨리 빠질 겁니다. 하지만 머리카락이 빠지거나, 피부가 회색빛을 띠고 건강하지 않아 보이는 신체의 변화를 눈에 띄게 경험할 거예요”라고 말한다. 영양이 풍부한 식단은 근육 손실과 더불어 이 모든 것을 에방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데로차는 말한다. 존스는 GLP-1을 복용하는 사람들이 체중 감량을 위해 가장 집중해야 할 2가지로 기름기 적은 단백질과 통곡물 등 가공을 최소화한 식물성 식품을 꼽는다. “이 음식들을 통해 포만감을 훨씬 더 많이 느끼고 양질의 영양소를 섭취할 수 있다”라고 설명한다.
저칼로리 다이어트의 비밀
이제 우리는 지속적인 체중 감량과 일반적인 체중 감량의 메커니즘이 피터스 박사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복잡하다는 것을 알게 됐다. 우선 스탠퍼드 박사가 ‘고문’이라고 표현한 <도전! FAT 제로>에 나오는 극단적 칼로리 제한 식단은 분명 체중 감량으로 이어질 수 있다. 하지만 이는 결코 지속 가능한 감량법이 아니다. 정성스럽게 칼로리를 계산하고 제한하는 행동을 멈추면 체중도 식습관도 원래대로 돌아간다. 스탠퍼드 박사는 “날씬하다는 게 곧 건강하다는 뜻은 아니다”라고 주장한다. 칼로리를 계산한다고 해서 건강하고 지속 가능한 결정을 했다고 볼 수 없으며, 자기 몸에 영양을 적절하게 공급한다고 볼 수도 없다. “<도전! FAT 제로>의 출연자들이 다시 모이는 내용의 방송은 왜 한 번도 없었을까요?” 스탠퍼드 박사는 반문한다. 그 질문에 대한 답은 이미 나와 있다. 미국 국립보건원(NIH)의 한 연구는 프로그램 출연자 14명의 방송 6년 후 상황을 조사했다. 대부분 체중이 다시 늘어나 있었고, 예전보다 체중이 더 많이 나가는 일부 출연자도 있었다. 박사는 “항상 우리의 뇌가 이긴다”라고 말한다. “뇌가 우리의 몸을 다시 생리학적 시작점으로 돌려놓을 겁니다. 다시 만회하는 거죠.” 단지 운동을 더 하고 칼로리를 덜 섭취하는 방법만으로 누구나 마법처럼 살을 빼지는 못한다. 이걸 이해하는 것 역시 체중 감량을 할 때 중요한 측면으로 작용할 것이다. “체중 감량이 그렇게 간단한 일이었다면, 지금 제가 이 일을 하고 있지도 않았겠죠.” 스탠퍼드 박사는 좌절감을 느끼는 환자들에게 자주 이 말을 한다. 대신 환자들에게 실제로 약 66가지의 서로 다른 요인이 사람의 몸무게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이해시키려 노력한다. 생물학적, 심리적, 경제적, 모계/발달적, 환경적 요인들 말이다. 칼로리 섭취량은 이 복잡한 퍼즐의 작은 한 조각일 뿐이다. “유전, 환경, 발달, 행동, 이 모든 측면이 얽혀 우리가 특정한 외모를 갖게 되는 것”이라고 그는 설명한다.
이 사실은 미국국립과학·공학·의학 아카데미의 최근 연구 결과에서도 강조되고 있다. 2023년 발표된 이 연구는 키 163cm, 63kg의 22세 여성 한 명을 대상으로 실험을 진행했다. 이 여성은 운동을 거의 하지 않으며, 체중을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1일 칼로리 섭취량은 2275kcal로 추정된다. FDA가 권장하는 2000kcal와 상이하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이 여성은 2년 동안 하루 평균 1820kcal만 섭취했다고 기록했지만 체중은 전혀 줄지 않았다. ‘먹은 칼로리만큼 소모하면 된다’는 원칙대로라면 이와 같은 칼로리 부족은 체중 감량으로 이어져야 한다. 하지만 그런 결과는 나오지 않았다. 이 연구는 여성의 체중을 일정하게 유지하게 하는 데 ‘수많은 요인’이 작용할 가능성을 시사한다. 물론 이는 한 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 결과일 뿐이다(그리고 이렇게 피험자의 자기 보고에 의존하는 연구에는 결함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칼로리 섭취량을 제한하는 것이 체중 감량으로 이어지지 않는 사례는 이 밖에도 많다. 더 중요하게 기억해야 할 부분은, 체중 감량의 양상은 사람에 따라 매우 다르다는 것, 그저 모든 걸 저칼로리로 대체한다고 성공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 그리고 개개인에 맞춘 다른 방식을 찾아가야 한다는 것이다. “칼로리를 계산하는 건 결국 칼로리를 덜 섭취하기 위한 거라는 생각이 자주 들지 않나요?” 위스 박사는 말한다. “칼로리가 더 낮은 식품들이 일반 식품들보다 체중 감량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는 것은 오해일 수 있습니다.” 이를 설명할 딱 맞는 예시가 있다. 스탠퍼드 박사가 환자들에게 350kcal인 페퍼로니 피자 사진과 700kcal인 곡물을 담은 볼 사진을 나란히 보여주고 어느 쪽을 선택하겠냐고 물었을 때, 환자들이 매우 흥미로운 반응을 보인 것이다. 환자들은 망설였다. 곡물이 더 건강하다는 걸 알지만 칼로리가 낮은 피자를 선택해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 것이다. 이들의 반응은 칼로리 계산이 우리에게 얼마나 강력한 압박을 주는지 보여주며 우리가 단 한 가지 요소일 뿐인 칼로리를 맹신하고 있다는 걸 알리는 증거다.
칼로리를 완전히 새롭게 이해해야 하는 이유
칼로리 자체를 전적으로 배제할 필요는 없지만, 그 의미를 상당한 수준에서 재정립할 필요는 있다. 숫자에 집착하기보다는, 기본에 집중해야 한다. 식사량, 더 많은 채소와 과일과 통곡물 섭취, 그리고 ‘좋은’ 지방(아보카도에 들어 있는 불포화지방)과 ‘나쁜’ 지방(감자튀김에 들어 있는 포화지방과 중성지방)이 어떤 것인지 구분해야 한다. 존스는 영양 과학(칼로리, 다량영양소, 비타민), 각자의 직감(지금 배부른가? 더 먹고 싶은가?), 그리고 실현 가능성(각자의 라이프스타일)을 혼합하는 방식을 통해 고객 개인에게 맞는 체중 감량법을 고안한다. 고객들이 다량영양소에 대해 더 잘 알게 되면, 칼로리 이상의 영양적 가치에 대해서도 이해할 수 있게 된다. 에번스 박사는 가급적 즐겁게 먹는 것 역시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그는 “우리는 건강해지기 위해서는 맛없는 음식을 먹어야 한다고 인식하고 있어요. 하지만 저는 늘 ‘지금 먹는 게 맛이 없다면, 그만 먹으라’고 말합니다.”
피터스 박사의 책에 담긴 메시지로 돌아가려면 우리는 칼로리에 집착하는 시간을 줄이고 음식 자체를 이해하는 데 더 많은 시간을 들여야 한다. 이를테면, 이 음식에 무엇이 들어 있고, 어떤 영양소가 포함돼 있으며, 먹었을 때 우리 몸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같은. 결국 피터스 박사가 의도한 것은 지금의 우리처럼 칼로리를 강박적으로 계산하는 것이 아닌, 사람들이 자신의 몸을 관리할 수 있도록 영양학을 대중화하는 것이었다. 그가 지금 우리의 상황을 본다면, “책의 메시지를 잊지 말고, 과학에 충실하라”라고 상기시켰을 것이다.
비만에 대처하는 법
칼로리 계산의 폐해가 만연하기는 해도, 이는 여전히 미국에서 점점 늘어나는 비만 관련 질병을 막는 효과적인 방법이 될 수 있다. 새로 나온 자료에 따르면 미국 내 성인 4명 중 3명이 과체중이거나 비만이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상황에서는 칼로리를 따져 음식을 먹는 것에 일부 긍정적인 측면도 있다고 말한다. 사람들의 일상이 바쁘고, 영양에 관한 지식 역시 부족하다는 점을 생각하면 특히 더 그렇다. 하루 중 자유 시간이 적을수록 건강한 식사에 관해 생각하고 요리할 시간도 줄어들고, 이에 따라 ‘빠르고 쉽게 구할 수 있는’ 음식을 먹게 되기 때문이라고 나자레스 박사는 설명한다. 섭식 장애 위험이 없는 경우라면, 칼로리 정보는 자기 몸에 들어가는 음식에 관해 쉽게 알아보는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이는 시작 단계에서 출발점으로만 활용하는 것이 좋고, 건강관리법으로 확장해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
Credit
- 에디터 김미나
- 글 Currie Engel
- 사진 GETTY IMAGES
- 아트웍 ABBY SCHUSTER
- 번역 박수연
- 디지털 디자이너 변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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