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원상)슈즈 1백만원대 알렉산더 맥퀸. 재킷, 셔츠, 팬츠, 타이, 양말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최상엽)슈트 40만원대 토니웩. 슈즈 1백만원대 알렉산더 맥퀸. 셔츠, 타이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신예찬)재킷 1백30만원대 C2H4. 안경 가격미정 미우미우 by 룩소티카. 팬츠, 셔츠, 타이, 슈즈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신광일)슈즈 70만원대 마틴로즈. 재킷, 셔츠, 쇼츠, 타이, 양말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루시의 다섯 번째 단독 콘서트 <열, 다섯>의 여운이 상당해요.
최상엽(이하 ‘상엽’) 끝나고 나서 공연 영상을 보지 않는 편인데, 이번 공연은 왠지 자꾸 찾아보게 되더라고요. 여러모로 특별하게 다가온 공연이었어요.
신광일(이하 ‘광일’) 이번 콘서트를 준비하면서 체력적으로 힘든 순간도 있었는데, 그걸 이겨내고 팬들이 가득한 곳에서 공연을 마쳤다는 점에서 너무나 행복해요.
조원상(이하 ‘원상’) 스스로 뿌듯함도, 자랑스러움도 느낄 수 있었던 공연이었어요.
신예찬(이하 ‘예찬’) 콘서트를 할 때마다 조금씩 공연장 크기가 커졌어요. 지금까지 했던 콘서트 중 가장 큰 공연장이었기 때문인지 전 루시의 다음 무대, 앞으로의 가능성을 보게 된 것 같아요.
미공개 자작곡부터 예찬 씨의 바이올린 현을 뜯는 퍼포먼스까지, 볼거리가 무척 다양했죠. 후일담을 들려준다면?
예찬 바이올린 현을 뜯은 건 상엽이의 아이디어입니다. 다른 밴드에서는 쉽게 볼 수 없는 악기가 있다 보니까 그걸로 뭔가를 해보면 어떻겠냐고 제안했죠. 앞으로도 상엽이가 많은 아이디어를 내줬으면 좋겠어요.(웃음)
원상 공연 첫날 제 베이스 소리가 잘 안 나왔어요. 솔로로 시작하는 곡이었는데, 생각처럼 나오지 않아 무대를 마치고도 아쉬운 거예요. 속상한 마음에 괜히 화도 났죠. 멤버들에게 한 번만 더 하고 싶다고 슬쩍 눈치를 줬는데, 흔쾌히 그러자고 하더라고요. 덕분에 다시 하게 됐는데, 그 어느 때보다 베이스를 현란하게 쳤던 것 같아요. 그 순간 뭐랄까, 카타르시스를 느꼈어요.
(조원상)티셔츠 7만8천원 카부츠. 트랙 팬츠 70만원대 니들스. 슈즈, 반지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최상엽)티셔츠 8만7천원 카부츠. 코듀로이 팬츠, 슈즈, 반지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초동 판매량 자체 커리어 하이를 기록한 4집 <열>은 열병을 이겨내고 있는 이에게 위로를 건네는 앨범이었어요. 스스로 열병을 앓았던 순간을 떠올려보면 어때요?
상엽 앨범 발매하고 나서 팬들에게 많은 메시지를 받았어요. 특히 청소년분들이 큰 위로를 받았다고 말씀해주셨죠. 저 역시 청소년 시기에 힘들었던 기억이 나면서 우리 노래가 누군가에게 힘이 될 수 있다는 게 참 감사하다고 느꼈던 것 같아요.
지금 루시의 노래가 누군가에게 힘을 주는 것처럼 그 시절 위안이 됐던 노래는 뭐였어요?
상엽 예능 <나는 가수다>에서 임재범 선배님이 부르셨던 ‘여러분’이라는 곡이 생각나요. CCM도 많이 들었고요.
예찬 전 어릴 때부터 바이올린을 했다 보니 가요를 거의 안 듣고 자랐어요. 클래식만 주로 듣다가 대학교에 가고 나서야 가요를 접했죠. 첫 버스킹 곡이 ‘서른 즈음에’였어요. 그때 ‘아, 이렇게 해도 음악이 참 재미있구나’를 느껴선지 지금도 생생히 기억나요.
광일 ‘Don’t Worry Be Happy’라는 곡을 좋아했어요. 걱정하지 말고 행복하자는 메시지잖아요. 그 노래를 들으며 매일이 좋은 날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곤 했어요.
앨범 작업에 직접 참여하는 만큼 루시의 음악은 상엽, 예찬, 광일, 원상의 이야기를 듣는 것 같은 기분이 들게 해요. 노래를 만들고 부르는 입장에서 어떤 즐거움을 느끼나요?
원상 음악을 만드는 입장에선 슬프지만 음악을 듣는 즐거움은 사라진 것 같아요. 일이 돼서 그런지 분석하려고 하는 탓에 온전히 즐기지 못하게 됐달까요. 대신 제가 만든 곡의 첫 데모가 나왔을 때, 그리고 세상에 첫선을 보일 때 그만큼의 행복감을 느껴요.
상엽 저희 노래를 듣는 분들의 표정을 볼 때, 그리고 각자의 사연을 들려주면서 루시 노래로 힘을 낼 수 있었다고 말씀하실 때 보람을 느껴요.
광일 전 노래를 만들 때부터 항상 팬들이 떼창하는 순간을 상상해봐요. 무대에서 팬들과 소통하며 공연할 때의 기분은 말로 설명할 수 없을 만큼 행복하거든요.
루시로 활동하며 가장 행복했던 한 페이지를 꼽는다면 어떤 순간이 떠올라요?
예찬 저희는 공연에 정말 진심인 밴드예요. 그래서인지 콘서트를 했던 순간을 가장 행복했던 페이지로 꼽고 싶어요.
원상 제가 만든 데모를 멤버들이 좋다고 말할 때. 고마운 마음이 드는 동시에 스스로 해냈다는 생각이 들면서 행복해져요. 저는 늘 제가 하고 싶은 음악만 하려는 게 아니라, 멤버들에게 선물한다는 생각으로 곡을 만들거든요.
광일 저희끼리 여행을 간 적이 있어요. 서로에게 더 가까워진 것 같아 그때가 가장 행복하지 않았나 싶어요.
상엽 현실적인 이야기도 하자면, 첫 정산을 받았을 때. 그 전까지는 ‘기승’ 정도의 이야기였다면, 정산을 기점으로 하고 싶은 음악을 위해 더 투자할 수 있게 됐고, 덕분에 앞으로를 더 넓게 볼 수 있는 시야를 가지게 된 것 같아요. 마음의 여유도 생겼고, 동기부여도 되고요.
(신예찬)니트 톱 17만9천원 웨스켄. 밀리터리 팬츠 24만5천원 카부츠. 슈즈 1백30만원대 R13. (신광일)티셔츠 5만원대 반스. 버뮤다팬츠 18만9천원, 모자 7만9천원 모두 웨스켄. 양말, 슈즈, 목걸이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3년이 넘는 시간 동안 함께하다 보니 서로를 더 믿으며 과감한 도전도 하게 된 것 같다고 말한 적 있죠. 어떤 점이 과감해졌다고 느끼나요?
원상 (피식 웃으며) 아, 그런 것도 가능하군요?(웃음) 음악적으로 이 정도는 멤버들이 충분히 소화할 수 있겠다고 생각한 게 나중에 돌아보면 모두에게 과감했던 도전이었다고 느낀 적이 몇 번 있었어요. 보컬의 높낮이나 바이올린의 속주, 드럼 모두 머리로는 그려지는데 실제로 합주를 해보면 쉬운 게 아니었구나 싶죠. 그렇게 하나씩 도전하며 과감해졌던 게 아닐까 싶어요.
원상 오히려 이제는 모두가 듣기 편한 노래를 만들고 싶어요. 그거야말로 가장 어려운 거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한 번쯤 도전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요.
예찬 드럼은 항상 뒤에 있잖아요. 드럼을 치는 광일이가 맨 앞에 서는 무대를 한번 만들어보면 어떨까요?
광일 아, 저는 뒤에 있는 게 너무 편해서요.(웃음) 저희 공연에 오면 ‘록도 들을 수 있고 힙합, EDM 느낌의 곡도 들을 수 있지!’라고 생각하실 수 있는 다이내믹한 공연을 해보고 싶어요.
상엽 저희의 첫 해외 공연인 대만 콘서트를 기점으로 해외 팬들과 만날 수 있는 기회가 많아지길 바라요.
(조원상) 재킷 500만원대 알릭스. 팬츠, 스니커즈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신예찬) 톱 50만원대 멤버스 오브 레인지. 팬츠 20만원대 아워레가시. 스니커즈 20만원대 나이키. 선글라스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신광일) 니트 톱 200만원대 프라다. 팬츠 170만원대 알릭스. 스니커즈 70만원대 아미. (최상엽) 베스트 가격미정 배리. 팬츠 가격미정 폴로 랄프로렌. 티셔츠, 스니커즈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사람들은 루시의 음악을 들으며 생기 넘치는 청춘, 푸르른 여름의 기운을 떠올려요. 밴드 루시의 음악을 관통하는 건 뭐라고 생각해요?
예찬 결국 동심인 것 같아요. 누구에게나 순수하고 깨끗한 마음이 있잖아요. 그걸 노래에 담으려고 노력하죠.
원상 첫 정규 앨범 <Childhood>를 만들면서 저희 스스로 확립이 된 것 같아요. 우리가 하는 음악은 동심을 노래하는 음악이라는 걸요. 동심이라는 게 어릴 적의 기억뿐만 아니라, 지금 우리가 가진 어떤 순수한 마음, 청춘의 꿈도 동심이라 표현할 수 있겠다는 걸 느꼈어요. 덕분에 아무리 나이를 먹는다 해도 ‘동심’을 보듬어주고 인정해주는 음악을 하자고, 말하지 않아도 서로 통하는 지점이 생겼죠.
어디까지 가보고 싶나요? 루시로서 꿈꾸는 가장 큰 야심이 궁금해요.
원상 가장 큰 야심은 밴드계의 방탄소년단이 돼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거겠죠?(웃음) 언젠가 그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제가 만든 노래가 많은 분의 마음을 위로해줄 수 있을 거라는. 스스로 용기도 자신감도 생겼다고 생각해요. 저희가 부르는 노래가 더 많은 곳에 닿을 수 있으면 좋겠어요.
광일 데이브레이크 선배님들처럼 오래갈 수 있는 밴드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예찬 먹고 싶은 거 잘 먹고, 건강하고, 사고 싶은 것도 살 수 있는 밴드가 되고 싶습니다!(웃음)
상엽 저희 모두 오래 음악 할 거니까, 아프지 않고 다치지 않고 건강하게 음악하는 게 제 가장 큰 야심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