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력서로 소개팅을? || 코스모폴리탄코리아 (COSMOPOLITAN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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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력서로 소개팅을?

일단 스펙 인증부터 하라는 사악한 데이팅 앱 세계에 인간미 넘치는 소개팅 서비스가 등장했다. 앱 설치나 복잡한 회원 가입 절차 없이 노션에서 만들어놓은 이력서 양식을 채우기만 하면 등록 완료. 단, 질문에 주관식이 많으니 위트 있는 답변과 맞춤법 검토는 필수다.

COSMOPOLITAN BY COSMOPOLITAN 2022.06.08
 

노션 이력서 소개팅? 그거 뭐 어떻게 하는 건데!

노션 이력서 소개팅은 기본적으로 웹에서만 이용 가능하다. 그리고 모든 알림은 SMS로 온다. 포털에 ‘노션 이력서 소개팅’을 검색한 뒤 해당 사이트에 접속, ‘매주 최대 2명의 이력서 받아보기’를 클릭하면 이력서 등록이 시작된다. 기본 정보, 취향, 커리어와 삶, 관계와 사랑, 포토 카테고리로 나뉜 50여 개의 항목에 답변하면 이력서가 등록되는데 공개 동의 여부에 따라 내 이력서가 ‘오늘의 매력적인 이력서’ 코너에 전체 공개되기도 한다. 이력서를 등록하면 매주 금요일 정오에 나와 잘 맞을 것으로 예상되는 이성의 이력서 링크를 SMS로 받아볼 수 있다. 기본은 1명이지만 사진을 7장 이상 등록한 유저는 2명까지 소개받을 수 있다. 한편 ‘오늘의 매력적인 이력서’에 등록된 유저에게는 언제나 대화 신청을 할 수 있는데, SMS 한 건당 3천원의 이용료가 발생한다. 전무후무한 이 소개팅 시스템의 장단점을 한 줄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Strength 개발자의 노고가 느껴지는 질문 수준과 유저의 개성대로 커스텀할 수 있는 이력서 양식.
Weakness 웹 기반 플랫폼이라 기존 데이팅 앱에 비해 편의성과 효율성이 떨어짐.
Opportunity FWB(사랑하는 감정 없이 성관계를 하는 사이)나 조건만 따지는 이들이 많지 않아 허수가 적고, 대외적으로 서비스 이미지가 좋은 편.
Threat 가입한 유저가 아직 많지 않아 매칭률이 다소 떨어짐.
가입 조건이 자유로워 누구나 이력서를 등록할 수 있지만 시간과 정성이 많이 드는 편이라 자연스럽게 허수가 걸러지고, 질문의 내용이 여타 데이팅 앱과는 사뭇 다르다는 것이 ‘노션 이력서 소개팅’ 서비스의 첫인상이다.
 

노션의 50가지 덫

질문 개수는 50여 개로 많지만 모두 필수적으로 답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열심히 입력하지 않으면 반려 대상이 되니 미리 질문을 살펴보며 고민해볼 것. 첫 질문은 ‘3개의 이모티콘으로 하는 자기소개’다. 이 중 한 개는 가장 좋아하는 음식을 쓰는 것을 추천한다. 대중적인 음식일수록 같이 먹으러 가자고 연락하는 이들이 많을 것. ‘오늘의 매력적인 이력서’를 둘러보다 ‘엄마에겐 알려주고 싶지 않은 나에 대한 비밀 1가지’ 질문에 “그걸 왜 알려줘야 되냐”는 식의 답변을 여럿 봤는데 이런 답변은 질문을 스킵하느니만 못하다. 차라리 솔직함으로 승부하자(에디터는 “엄마, 사실 나도 야한 거 좋아해”라는 답변이 인상적이었다). 이제 가장 중요한 카테고리인 ‘Love & Relationship’으로 넘어가자. 여기엔 ‘내가 경험한 최고의 데이트’를 묻는 질문이 포함돼 있는데 너무 구체적으로 쓰는 건 마이너스다. 가끔 눈앞에 그대로 그려질 정도로 디테일하게 쓰는 이들이 있는데 왠지 전 애인을 못 잊었을 것 같다는 근거 ‘있는’ 의구심이 들기도 한다. ‘마지막 연애에서 깨달은 점’도 마찬가지! 너무 진지하거나 장황하게 쓰는 것은 독이 될 수 있다. 다음은 노션 이력서 소개팅을 등록하며 인상적이었던 질문 10가지다.
 
1 3개의 이모티콘으로 하는 자기소개
2 인상 깊은 책 속 한 문장
3 멋있다고 생각하는 사람
4 엄마에겐 알려주고 싶지 않은 나에 대한 비밀 1가지
5 지구가 멸망한다면 오늘 나는?
6 일하면서 스트레스받을 때 나는 OO 한다
7 다음 생에 나는 이렇게 살고 싶다!
8 내가 가장 감성적으로 변하는 시간과 그 이유
9 내가 경험한 최고/최악의 데이트
10 마지막 연애에서 깨달은 점
 

사진 등록에 개성 어필? 넣어둬 넣어둬!

어서 와~ 사물이나 풍경 사진 요청하는 소개팅은 처음이지? 기존 데이팅 앱은 얼굴과 몸매가 잘 보이는 사진을 요구하지만 노션 이력서 소개팅은 뭔가 다르다. 다음은 다른 어떤 소개팅 앱에서도 본 적 없던 노션 이력서 소개팅만의 사진 업로드 가이드다.
보일 듯 말 듯한 나의 모습
평소 나의 스타일
보기만 하면 무조건 터지는 나의 유머 코드
내가 가장 애정하는 물건
내 분위기에 맞는 사진
내가 하는 일을 보여주는 사진
내가 좋아하는 영화 속 한 장면
내 어릴 적 사진
등을 포함한 13개의 문항 중 최소 5개에 사진으로 답변해야 이력서가 완성된다. 7개 이상 답변하면 매주 한 명의 이력서를 더 보내주니 무조건 7장 이상 등록하는 것을 추천! 여기서도 노션의 덫은 존재한다. 애정하는 물건이나 일하는 사진, 어릴 적 사진 등 ‘셀털’을 조장하거나 평소 스타일, 유머 코드, 영화 속 한 장면 등 개성을 끌어내려는 질문이 그것. 곧이곧대로 답하기보단 대중적인 취향을 유지하자. 너무 개성 넘치거나 마이너한 취향은 스와이프 대상이 된다.
 

솔까말!

•예쁘고 잘생긴 이성을 만나고 싶다면? ‘아만다’로 가자.
•고학력자를 만나고 싶으면? ‘스카이피플’로 가자.
•가벼운 만남이나 FWB를 추구한다면? 아묻따 ‘틴더’가 답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션 이력서 소개팅’이 가진 경쟁력은 상당하다. 이를테면 소개팅은 하고 싶은데 데이팅 앱 이용에 거부감이 드는 사람, 단 1장의 사진으로 스와이핑당하기엔 가진 매력이 너무 많은 사람, 외모와 조건만 추구하는 데이팅 앱에 지친 사람. 그게 바로 나라고? 그럼 이제 입소문 타는 일만 남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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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Assistant editor 김미나
    photo by Stocksy
    digital designer 김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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