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경이> 살인마 '케이', 포토라인에 서다! 김혜준 화보 || 코스모폴리탄코리아 (COSMOPOLITAN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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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경이> 살인마 '케이', 포토라인에 서다! 김혜준 화보

배우 김혜준은 ‘케이’라는 세계에 푹 빠졌다. 제멋대로 굴고, 큰 소리로 떼쓰고, 후회 없이 다 쏟아부었다.

COSMOPOLITAN BY COSMOPOLITAN 2021.12.17
 
 
재킷 1백8만원 리에르 by 아데쿠베. 팔찌 24만원 페페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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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구경이〉는 액션 연기가 꽤 많은 작품이었어요. 다친 덴 없고요?
무사히 마쳤어요. 많은 부분은 스턴트 언니가 해줬는데 좀 욕심이 나더라고요.(웃음) ‘용 국장’이 ‘케이’를 가둔 저택에서 탈출하기 위해 담벼락을 넘는 장면도 제가 해보겠다고 자원했어요. 다만 촬영 중에 다치면 스태프들에게 피해를 주게 되니까 최대한 몸을 사려야 해서 아쉬웠죠.


액션 연기에 욕심이 있군요?
아마 모든 여성 배우가 다 욕심낼 거예요.


〈구경이〉는 ‘한국판 〈킬링 이브〉’라고 소개됐었죠. ‘케이’는 여성 배우라면 한 번쯤 탐낼 만한 캐릭터예요.
맞아요. 감독님도 오디션을 굉장히 오래 봤다고 하시더라고요.


‘케이’ 역이 어떻게 김혜준에게 왔을까요?
그러게요. 정말 선물처럼 찾아왔는데요,(웃음) 2021년 초에 4개월을 내리 쉬면서 ‘올해는 작품 못 하겠다’ 싶던 차에 오디션 기회가 왔어요. 그래도 캐릭터에 잘 어울리는 것 같으니까 제게 기회가 오지 않았을까요? 〈킹덤〉에서 ‘계비 조 씨’로 보여준 서늘한 모습도 있고요.


SNS에 올린 비하인드 컷을 보면 촬영 현장은 “우리 ‘케이’ 하고 싶은 거 다 해” 분위기던데요.
맞아요. 살인을 위해 다양한 소품을 사용하는 장면에서도 소품팀 스태프들이 “부숴도 돼. 풍선은 또 불면 돼. 넉넉하게 준비했으니까 너 마음껏 해!” 하며 배려해주셨죠.


상대가 이영애 배우여서 부러워하는 동료가 많았을 것 같아요.
제가 생각해도 제가 부러울 것 같아요.(웃음) 기분이 너무 좋아요. 방송할 때마다 항상 문자 주고받고, 지금도 자주 연락해요. 한참 선배인데 언니가 편하게 해주시고 애정을 많이 주셨어요. 곽선영 선배님, 김해숙 선생님, 조현철 선배님도 너무 좋아하는데 ‘케이’가 워낙 혼자 행동하는 인물이다 보니 함께 촬영하는 신이 많이 없어서 아쉬웠어요.


아마 의도된 지점일 텐데, ‘케이’가 살인자다 보니 개인적 서사가 자세히 다뤄지지 않는 것 같아요. 배우로서 해석하기 어려운 캐릭터였을 텐데요.
배우 김혜준으로서 생각할 때 ‘케이’는 잘못됐지만, 저는 어쨌든 연기할 때만큼은 ‘케이’가 되는 거잖아요. 가끔 ‘케이’는 늘 혼자라 불쌍하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었는데, 그럴 때마다 감독님께서 한마디씩 해주셨어요. “아니야, 넌 나쁜 사람이야” 하면서요.


‘케이’는 살인자인데 살기가 크게 느껴지지 않는다는 점이 흥미로웠어요.
왜냐하면 사람을 죽이는 것 자체에 재미 들린 인물이 아니거든요. 살인이란 행위보다 “이런 놈들은 죽어야 해” 하는 자기만의 세상에 푹 빠져 있죠. ‘케이’의 세상에서 ‘케이’는 영웅인 거예요. ‘용 국장’과의 대화에서도 살인에 대해 “내가 해야 할 일을 한다는 느낌이다”라는 말을 하고요.


조사관 ‘구경이’는 “살인을 하려면 멍청함과 오만함 두 가지를 갖고 있어야 한다”라고 말하죠. ‘케이’의 멍청함과 오만함은 뭐였다고 생각해요?
자신이 오만하다는 걸 모르는 게 멍청한 것 같아요.


오, 명쾌하네요.
세상 사람들이 모두 내 발밑에 있다고 생각하는 것 자체가 오만한 건데, 자기만의 세계에 빠져서 그걸 모르죠.


배우 ‘김혜준’ 하면 독기 있는 모습이 떠올라요. 최근 맡은 캐릭터가 강렬하기도 했지만 〈킹덤〉에서 시즌 1과 2 사이에 크게 성장하는 모습을 봐서 그런가 싶어요. 연습할 땐 어떤 모습이에요?
일단 대사를 달달 외워요. 대본을 들고 다니면서 외우고, 앉아서 따라 읽으면서 필사도 해요. 그렇게 하면 눈으로 읽고 입으로 말하고 귀로 듣기까지 하면서 외울 수 있잖아요. 그 뒤에 대사에 감정을 입혀 머릿속에서 시뮬레이션을 여러 번 해봐요. 진짜 어려운 신은 아이패드로 미리 촬영해 모니터링하기도 하고요.


〈구경이〉에서는 어떤 신이 가장 어렵던가요?
마지막에 ‘케이’가 소리 지르고 떼쓰는 신이 있는데, 어떻게 하면 자연스럽게 연기할 수 있을까 고민이 됐어요. 사실 ‘케이’ 캐릭터가 제 평소 모습보다 텐션이 훨씬 높은 편이거든요. 그래서 감독님이 “조금만 더, 조금만 더” 하실 때가 자주 있었어요.
 
재킷 1백8만원 리에르 by 아데쿠베. 팔찌 24만원 페페주. 팬츠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재킷 1백8만원 리에르 by 아데쿠베. 팔찌 24만원 페페주. 팬츠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데뷔작인 웹드라마 〈대세는 백합〉이나 대학 시절 학회에서 촬영한 단편 영화 〈옥상 로맨스〉를 보니 연기 톤이 많이 달라진 것도 같아요.
아이, 그럼요. 달라져야죠. 와, 〈옥상 로맨스〉는 정말 애기 때였어요. 스무 살 겨울이었네요. 미쳤다.(웃음)


방금 “미쳤다” 할 때 예전 말투였어요. 그러고 보면 발성이 많이 달라진 것 같아요.
아, 맞아요. 학교에서 연극 연기를 했으니 발성을 연극 톤으로 배웠어요. 더 꽂히게. 방송에서는 마이크로 오디오를 잡아주니까 이렇게 대화하듯 얘기하면 되는데 저는 소리를 전달해야 한다는 강박이 컸던 것 같아요. 〈SNL 코리아〉 할 때도 촬영 현장에 방청객들이 있다 보니 그들에게 잘 전달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소리를 크게 냈어요. 그때 PD님이 “발성 톤을 그렇게 안 써도 된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때부터 조금씩 톤을 정리해나갔죠.


코미디 재능도 발견했나요?
그때 느꼈어요. 없다는 걸.(웃음) 오디션 볼 당시에 저는 ‘꼭 웃겨야 해’라는 생각이 없었어요. 그래서 오히려 더 좋게 봤다고 하시더라고요. 대본이 웃긴 대본인지 몰랐어서, 그냥 정극처럼 했거든요. 진지하니까 더 웃겼나 봐요. 〈SNL 코리아〉를 하면서 개그맨 선배님들이 대단하다고 느꼈어요. 연기도 어렵지만 사람을 웃기는 것만큼 대단한 건 없다고 생각해요.


그동안 어딘가 독특한 캐릭터를 많이 맡았죠. 백합물, 좀비물, 아버지 살인 사건의 전말을 파헤치는 혼외 자녀, 배다른 동생의 뼛가루를 우유에 타 마시는 17세 소녀까지. 그리고 지금은 살인마예요. 작품 선택의 기준이 있나요?
이 질문을 너무 많이 받아서 생각을 좀 해봤는데, 일단 시나리오를 읽었을 때 제가 재미있어야 해요. 또 제 캐릭터 중에 수동적인 인물이 거의 없더라고요. 좀 특이한 구석이 있더라도 능동적으로 움직이고, 큰 소리도 내요. 〈구경이〉의 ‘케이’도 오로지 자기 의지대로 움직이잖아요. 〈미성년〉의 ‘주리’도 그렇고요.


여담이지만, 팬들 사이에서는 〈구경이〉로 김혜준이 여자와 세 번째 키스신을 찍었다는 것도 화제예요. 이번에는 정확히 말해 키스가 아니라 인공호흡이었지만.
알죠.(웃음) 여성 배우들과 케미가 좋다는 얘기를 늘 들어요. 데뷔작 〈대세는 백합〉을 다들 좋게 봐주신 건지, ‘여여 케미’ 돋보이는 시나리오가 유독 많이 들어와요.


평소에 보는 작품은 어떤 류예요? 출연하지 않은 작품 중 SNS에 올린 건 영화 〈먼 훗날 우리〉가 유일하던데요.
그렇게 잔잔한데 가슴 후벼 파는 이야기를 좋아해요. 꼭 사랑 이야기일 필요는 없고요. 영화 〈가버나움〉도 정말 재미있게 봤어요. 시사적인 메시지를 던지는 작품도 좋아해요. 대체로 호흡이 잔잔한 걸 좋아하는 편이고요.


아까 촬영장에서 필름 카메라 사용하는 걸 봤어요. SNS에도 다 쓴 필름 곽을 여러 개 찍어 올린 적 있죠.
필름 카메라로 사진을 찍은 지는 햇수로 2~3년 된 것 같아요. 집에 굴러다니던 부모님 카메라를 쓰다가 너무 무거워서 콤팩트한 코니카로 바꿨어요. 뭐든지 빨리빨리 해야 하는 세상인데, 오래 기다리는 시간이 하나쯤 생기는 게 나쁘지 않더라고요. 여러 롤을 모아뒀다가 3~4개월에 한 번 몰아서 현상하거든요. 그리고 필름이니까 더 정성 들여 찍게 되는 점도 좋아요.


필름값이 워낙 비싸죠. 일포드 흑백필름 많이 쓰는 것 같던데.
맞아요. 흑백은 필름도 비싸고 현상비도 더 비싸잖아요. 흑백은 겨울에만 찍어요. 여름에는 컬러 필름을 써야 생동감이 잘 담기고요.
 
니트 드레스, 반지, 힐 모두 가격미정 보테가 베네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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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에는 〈구경이〉 촬영장에서 〈스트릿 우먼 파이터〉(이하 〈스우파〉)의 ‘헤이마마’ 안무를 추는 모습도 있어요.
와, 저 진짜 못 추는데 ‘헤이마마’처럼 보이나요? 알아봐주셔서 감사합니다.(웃음)


〈스우파〉에서 가장 좋아하는 팀 하나만 고른다면요?
오 마이 갓! 하나만요? 음, 저는 홀리뱅 메가 크루 미션이 제일 좋았어요. 근데 사실 〈스우파〉에서 팀을 하나 고르는 건 의미가 없어요.(웃음) 다 멋있거든요. 리정이 “24살 때 뭐 하셨어요?”라고 할 땐 ‘와, 나 진짜 한심하게 살았다’ 싶고, ‘모니카처럼 멋있는 어른이 돼야지’ 하는 생각도 했어요.


〈스우파〉 팀은 춤에 미쳐 있고, ‘케이’는 살인에 미쳐 있고, 배우 김혜준이 요즘 미쳐 있는 건 뭐예요?
가끔 가다 어딘가에 꽂히긴 하는데 오래가진 못해요. 한동안 몰아붙였다가 금방 시들해지거든요. 돈가스에 꽂혀서 2주 동안 거의 돈가스만 먹은 적도 있긴 해요. 요즘에는 그런 게 잘 없는데… 아, 예전에 비즈 공예에 꽂힌 적 있어요. 그때 만든 팔찌가 100개 넘는 것 같아요. 엄마가 제발 밥 좀 먹으면서 하라고.(웃음)


평소 성격이 느긋한 편이에요, 급한 편이에요?
저 엄청 조급해요. 말도 빠르고, 기다리는 것 싫어하고, 누군가를 기다리게 하는 것도 못 참아요. 비즈 만들 때도 거의 도 닦듯이 했어요. 줄 사람 생각하면서 하나하나.(웃음)


연기할 때도 성취에 대한 조급함을 느껴요?
연기할 때는 조급함을 갖기 쉽지 않아요. 애초에 연기로 무언가 이루려고 시작한 게 아니니까요. 작품 끝나고 나면 연기가 아쉬운 부분에 대해서는 좀 힘들어하죠. 그래도 아쉬움이 생긴다는 건 내가 그만큼 성장했다는 증거잖아요. 전 그걸 위안 삼으면서 성장하는 재미로 살아가는 사람인 것 같아요.


2019년에는 영화 〈미성년〉으로, 2020년에는 드라마 〈십시일반〉으로 신인상을 수상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죠. 2021년을 어떻게 마무리하고 2022년을 어떤 마음으로 맞고 싶나요?
어렵다.(웃음) 왜냐하면 정말 소중하게 골라서 말하고 싶어요. 음… 예전 같으면 항상 ‘아쉽다’로 마무리했을 것 같은데 올해는 이대로 만족스러워하며 보내도 괜찮겠다 싶어요. 그러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마음을 좀 더 내려놓고, 올해 〈구경이〉라는 좋은 작품을 했고 매 순간 최선을 다했으니 저 자신을 좀 다독여주려고요. 그리고 2022년도 꽉 채워보자 하는 다짐 정도? 2021년은 정말… 마음도 많이 썼고, 고민과 걱정도 많았고, 체력적으로 쏟아부은 것도 많았죠. 와, 나 정말 최선을 다했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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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Feature Editor KIM YE RIN
    Photographer KIM SINAE
    Stylist 이종현
    Hair 조미연
    Makeup 황희정
    Assistant 김미나
    art designer 조예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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