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기와 이유영의 거짓말 같은 케미 | 코스모폴리탄 (COSMOPOLITAN KOREA)

아버지의 죽음과 남편의 실종. 드라마 <모두의 거짓말>은 한 사람이 감당하기에 버거운 사건을 파헤친다. 사건의 당사자가 겪어야 할 분노, 아픔, 공포의 크기를 감히 가늠할 수 있을까? 잔혹한 사건 앞에 선 두 사람, 이민기와 이유영은 섬세하게 그 감정선을 따라간다. 그들이 만들어낼 스릴러에는 휴머니즘이 잔뜩 묻어날 수밖에 없다. | 이민기,이유영,화보,스타화보,코스모폴리탄 화보

(이민기)트렌치코트 81만원 푸시버튼. 데님 재킷 가격미정 캘빈클라인 진. 셔츠 6만8천원 커렌트. 팬츠 35만8천원 앵커 by 원엘디케이. 스니커즈 99만원 살바토레 페라가모. 양말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이유영)트렌치코트 65만원 마이클 코어스. 셔츠 가격미정 제인송. 팬츠 가격미정 유돈초이. 앵클부츠 30만원대 73아우어스. 스릴러 드라마를 찍고 있는 분들치곤 분위기가 화기애애해서 다행이었어요. 촬영장에서 두 분 호흡은 어떤가요? 이유영(이하 ‘유’) 대본 리딩을 많이 하고, 첫 리딩 후에 회식도 해서 꽤 친해졌죠. 이민기(이하 ‘민’) 둘이 마주치는 신이 없어요. 저는 경찰서 쪽이고, 유영 씨는 국회 쪽이거든요. 후반부에는 만나겠지만, 아직은 초·중반부밖에 찍지 않았어요. 촬영장에서 자주 못 봐서 그런지 이렇게 오랜만에 보면 되게 반가워요. &nbsp; &nbsp; 요즘 스릴러물이 워낙 많이 나오는데 &lt;모두의 거짓말&gt;을 선택한 이유가 있을 것 같아요. &nbsp; 민 &lt;모두의 거짓말&gt;은 사건을 대하는 인물의 감정 변화에 집중해요. 현장에 갈 때마다 감독님과 배우들이 대본 회의를 하는데, 항상 나오는 질문이 “이럴 때 이 사람은 어떨까? 어떻게 행동을 할까?”였어요. 사건의 전개보다 인물이 겪는 감정에 집중하다 보니 디테일이 더 살아 있죠. 유 그동안 저는 무서운 상황을 맞닥뜨리고, 무언가에 쫓기고, 진실을 파헤치기 위해 노력하는 인물을 많이 연기했어요. 이전에 했던 작품과 달리 이번 드라마는 사건의 당사자인 ‘김서희’의 정서를 보여주는 게 좋았어요. 아빠를 의문의 사고로 잃고, 남편이 실종된 후 그들과의 관계를 알려주는 회상 신이 틈틈이 나와요. ‘김서희’의 감정을 따라가다 보면 안쓰럽고 슬퍼요. 장르물이라는 이유로 무섭기만 한 게 아니라 마음을 울리고 건드리는 대본을 보면서 공감이 많이 됐죠. 또 이윤정 감독님의 감수성도 좋았어요. 그분이 촬영장에서 우는 것도 여러 번 봤죠. 스릴러지만 따뜻함이 묻어나는 작품이 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nbsp; 이윤정 PD와 이민기 씨는 단막극 &lt;태릉선수촌&gt;에서 처음 만났죠? 오랜만에 함께 작업하는 기분은 어땠어요? 민 그때나 지금이나 여전히 예민한 감수성으로 촉을 세우고 계시더라고요. 오랜만에 만난 터라 제가 처음 연기를 했을 때 생각도 났어요. 이윤정 감독님이 촬영장에서 배우들과 함께 호흡하는 것도 좋았고, 스릴러물에 감독님의 감수성이 가미되는 것도 재밌어요. &nbsp; 유 예전에 감독님 드라마의 오디션을 본 적이 있어요. 그때도 많은 이야기를 나누며 즐거웠던 기억이 있죠. 저를 좋게 봐주셔서 그 뒤로도 인연이 계속 이어졌고요. 감독님과 꼭 작품에서 만나고 싶었어요. 항상 좋은 작품을 만드실 거란 믿음이 있었고, 또 스릴러를 연출한다면 어떤 느낌일까 기대도 됐어요. &nbsp; 극 중에서 ‘조태식’은 초심을 잃은 형사지만 한 사건을 접하면서 진실을 파헤치려 애쓰고, ‘김서희’는 아버지와 남편을 잃고 정계에 입문하는 인물이죠. 한 작품 안에서 이렇게 큰 변화가 있는 인물을 연기하다 보면 감정 컨트롤이 쉽지 않을 것 같아요. 유 예전에도 영화와 드라마에서 힘든 역할을 많이 했어요. 그때마다 병이 드는 느낌이었는데, 이번에는 연기와 현실을 구분하고 또 건강도 챙기면서 찍고 있죠. &nbsp; 민 저는 사건을 조사하는 사람이고, 유영 씨는 사건의 당사자라 감정적으로 특히나 더 고민이 많을 거예요. 형사로서 ‘태식이’는 사건을 해결하지 못한다는 무능함에 좌절하며 자괴감을 느끼죠. 스릴러물에는 잔인한 사건과 장면이 많이 나와 괴로울 수도 있지만 저는 이런 사건은 일상적이라고 생각해요. 너무 세지만 있을 수 있는 이야기인 거죠. 실제로 형사님들 만나서 얘기해보면 잔인한 사건 현장을 자주 봐도 그게 익숙해지진 않는대요. 그저 익숙해졌다고 믿는 것뿐이죠. &nbsp; 니트 베스트 1백24만원 오프화이트. 셔츠 10만5천원 코스. 스니커즈 99만원 살바토레 페라가모. 팬츠, 양말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이민기 씨는 처음으로 형사 역을 맡았죠. 작품에 들어가기 전에는 배역처럼 살기 위해 노력한다고 들었어요. &nbsp; 민 보통 형사라고 하면 두뇌 회전이 빠르거나, 몸을 잘 쓰거나, 기억력이 좋은 캐릭터잖아요. 그런데 감독님과 얘기하면서 ‘조태식’은 한때 전성기를 누렸지만 지금은 일하는 것도, 열심히 사는 것도 지쳐 조용한 시골에 가서 동네 주민의 잃어버린 소나 찾아주며 사는 지극히 평범한 사람으로 가자고 결론을 내렸어요. 한마디로 사람의 형상을 한 인물이죠. 그래서 ‘조태식’에 가까워지려고 살도 찌우고, 생각 없이 지냈어요. &nbsp; 살을 찌우는 건 빼는 것보다 쉬울 것 같은데 어땠나요? 민 저는 빼는 게 더 쉽더라고요. 빼는 건 안 먹고 허기를 느끼며 운동만 하면 되잖아요. 그런데 찌울 때는 배가 너무 부른데도 2시간 반이 지나 알람이 울리면 또 먹어야 해요. 속이 다 차서 뭐가 안 들어가는데 억지로 뭔가를 넣어야 하죠. 하루에 5~6끼니를 먹는 건 너무 괴로운 일이에요. 차라리 배고파서 속 쓰리고 힘없이 있는 게 낫더라고요. 그래서 원래 10kg 찌우기로 약속했는데 8kg이 한계라 그만큼만 찌웠어요. &nbsp; &lt;모두의 거짓말&gt;을 ‘시크릿 스릴러’라고 표현하던데, 어떤 의미일까요? 민 제목이 ‘모두의 거짓말’이니 각자가 지닌 비밀이나 치부 같은 게 있어 그걸 ‘시크릿’으로 명명한 것 같아요. 나는 그저 나의 비밀과 치부를 가렸을 뿐인데 그게 쌓여 큰 악의 덩어리가 되는 상황, 그 뉘앙스를 표현한 게 아닐까요? 이 작품의 시놉시스 중 이 문구가 정말 좋았어요. “이 시대에 비극이 뭐냐고 묻는다면 악한 이들의 아우성이 아니라 선한 이들의 침묵일 것이다.” 그 의미를 너무 잘 알겠는데 이걸 드라마로 풀겠다고 하니 너무 좋더라고요. &nbsp; 블라우스 19만8천원 인스턴트펑크. 팬츠 28만8천원 렉토. 앵클부츠 17만8천원 레이첼콕스. 말 나온 김에 묻고 싶은 게 있어요. 침묵하는 것도 거짓말의 일종일까요? 민 침묵은 비겁함을 포장한 평화 같은 게 아닐까요? 그렇다고 침묵을 거짓말로 몰아세우기엔 인간은 너무 약한 존재죠. 유 그런데 숨기면 안 되는데 숨기는 것들이 있잖아요. 때론 침묵이 가장 나쁜 거짓말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nbsp; 민 우리 대답이 꼭 ‘서희’ 같고, ‘태식이’ 같네요. 하하. &nbsp; 이민기 씨는 청춘과 잘 어울리는 스타였죠. 그런데 군 제대 이후 청춘 스타보다는 배우로서 행보를 더 많이 보여주고 있는 것 같아요. 유 저도 딱 그렇게 느껴요. 모델 출신인 이민기라는 배우는 패셔니스타, 청춘 스타의 이미지가 있었는데 막상 함께 연기하고 보니 연기 잘하는 배우라는 생각이 들어요. 그래서 낯설지 않아요. 민 세월이 많이 흘러 저의 청춘이 지나간 게 아닐까요? 적지 않은 작품을 했고, 또 연기한 기간도 좀 됐고요. &nbsp; &nbsp; 배우들은 흔히 시나리오를 ‘책’이라고 부르는데, 그걸 읽다 보면 다른 책은 못 읽겠다고 하더라고요. 그런데 이민기 씨는 책을 꽤 좋아한다고 들었어요. 민 시나리오는 시나리오, 책은 책이에요. 대부분의 책이 시나리오보다 재미있어요. 왜냐하면 시나리오는 계속 나를 개입시키게 되거든요. 재미있게 읽으라고 줬겠지만 그렇게 되지 않아요. 이리저리 재고, 따지면서 보게 되죠. ‘이런 대사는 없을까? 어? 이 대사는 어디에서 봤던 건데?’ 아예 나를 내려놓고 볼 수 없어요. 그런데 책은 아무 생각 없이 재미있게 볼 수 있잖아요. &nbsp; 유 저는 예전엔 시간이 나면 주로 게임을 했는데 요즘은 키우는 강아지 3마리를 돌보는 데 시간을 많이 써요. 아, 얼마 전에 이민기 씨한데 책을 선물 받았어요. 제목이 재미있었는데…. 민 전혀 모르겠어? 하하. 그럴 수 있지, 그럴 수 있어. &lt;세계의 끝 여자친구&gt;라는 책이었어요. 단편집이라 촬영하면서 보기에도 좋거든요. 그리고 감독님과 유영 씨랑 어울릴 만한 책을 얘기하다가 생각난 책이었죠. 그런데 좀 어울리지 않아요? &nbsp; (이민기)재킷 99만5천원 메종 키츠네 by 비이커. 팬츠 59만원 렉스핑거마르쉐. 니트 터틀넥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이유영)재킷 가격미정 랑방 컬렉션. 이너 톱 6만9천원 그레이양. 팬츠 14만8천원 프론트로우. 드라마 내용이 전개될수록 사건의 실마리를 푸는 과정에서 ‘조태식’과 ‘김서희’가 서로에 대해 인간적인 연민과 우정을 느끼게 되죠. 두 분이 로맨스물에서 만났다면 어땠을까요? 민 저번에 이 친구가 저한테 물어보더라고요. 상대 여배우 중 누가 제일 예뻤냐고요. 하하. 로맨스물에서 만났으면 그 질문에 “당연히 네가 제일 예쁘지”라고 했을 텐데 스릴러를 찍다 보니 “그런 걸 왜 물어!”라고 답하게 되더라고요. 실제로 그런 작품에서 만나야 알 수 있을 것 같아요. 유 이 작품에서는 그런 미묘한 감정선은 별로 없어요. 민 근데 감독님이 한 번씩 오해하시더라고요. ‘태식이’와 ‘서희’가 만나서 소통하는 신이 나오면 자꾸 “이거 지금 남녀로 가는 거 아니지?” 이러면서요. 아무래도 감독님이 그쪽 감성이 있어 그런 것 같아요. 그런 감정을 배제해야 하는 장르인데, 그게 잘 안 될까 봐 걱정되나 봐요. 그래서 늘 저희한테 “우리 서로 늘 경계하자!”라고 하세요. 하하. &nbsp; 유 그렇게 연기하면 우리 드라마 큰일나요. &nbsp; 민 뭐가 큰일나. 그렇게 흘러갈 수도 있는 거지~. &nbsp; 두 분 다 작품을 하면 뭔가를 늘 배운다고 했어요. 이번 작품에서는 무엇을 얻을 것 같아요? 유 그동안은 역할에 따라 춤도 배우고, 노래도 배웠어요. 그런데 이번에는 기술적인 부분보다는 인물의 삶을 배우는 느낌이에요. 벼랑 끝에 서 있는 ‘서희’를 보면서 그 처절함을 간접적으로 겪으며 배우고 있어요. 감히 상상할 수 없는 감정을 연기해야 해서 연기자로서 한층 성숙해질 수 있을 것 같아요. 민 저는 이전 작품 속 인물들에게 많이 의지했죠. 인물들이 어떤 상황에서는 이런 말을 하고, 이런 생각을 할 수 있는 것 자체가 굉장히 멋있게 느껴졌어요. 그걸 통해 배우고 성장한 것 같다는 얘기를 했었는데, 이번에는 일상적인 인물이라 배운다기보다는 함께 겪어나가는 느낌이에요. 같이 고민하는 거죠. 그래서 작품이 끝나야 제가 뭘 배웠는지 알 수 있을 것 같아요. &nbsp; 배우들이 많이 하는 말 중에 “좋은 사람이 좋은 배우가 된다”가 있어요. 두 분은 그 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해요. 민 선배들이 말하는 좋은 사람이란 보통의 시간, 보통의 사람을 일상적으로 겪는 사람을 뜻하는 것 같아요. 누군가를 만나서 어떤 감정을 교류하고, 어떤 환경을 겪는 것이 사람들에게 양분이 되는 것 같거든요. 그런데 요즘엔 만나는 사람들끼리 만나고, 환경도 정해져 있어요. 요즘은 뭔가 단절돼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보통의 시간’을 겪어야 하는데 그게 고갈되는 것 같아요. 좋은 사람이 좋은 배우가 된다면, 좋은 시간을 보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타인의 감정이나 고통에 예민한 사람이 돼야 할 것 같아요. 유 연기를 시작할 때는 좋은 사람이 좋은 배우가 될 거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좋은 사람이라고 다 연기를 잘하진 않는 것 같아요. 연기 잘하는 배우가 곧 좋은 배우인데, 그게 꼭 들어맞지 않더라고요. 하지만 그런 것과 별개로 저는 좋은 사람이 되고 싶어요. 어떤 게 좋은 사람인지는 모르겠지만. 하하. &nbsp; 민 유영 씨 좋은 사람인 것 같아요. 그렇게 얘기하는 사람이 좋은 사람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