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라탕은 좋아하지만 중국 식당 특유의 번잡하고 시끌벅적한 분위기를 선호하지 않는 미식가들의 목적지. ‘정통 중국식’을 표방하기보다는 한국인의 입맛에도 잘 맞는 마라탕을 선보인다. ‘마라탕은 베이스 싸움’이라는 생각을 가진 주인장답게, 한우 사골과 사태, 양지를 20시간 이상 푹 끓인 국물에 사태살과 양지살, 부채살과 각종 채소를 얹어 요리에 심혈을 기울인다. 자극적인 향신료를 줄이는 대신, 사골 육수의 풍미가 깊어 혀끝이 심심할 틈이 없다. 마라탕은 세련된 르크루제 냄비에 담겨 나온다. 중국 음식과 프랑스 무쇠솥의 만남이 이색적인데, 마지막 남은 국물까지 따뜻하게 맛보라는 주인장의 배려다. 괜찮은 마라탕 식당은 주로 노포라 배달 서비스가 없어 아쉬웠는데, 마라토끼는 각종 배달 앱과 연계돼 있다. 식당을 찾지 않아도 매장에서 먹은 것처럼 똑같은 맛을 보장하는 포장도 눈길을 끈다. 허름한 봉지 대신 식당 로고를 새긴 핑크색 부직포 에코 백을 사용해 보온에도 신경 썼다. 최근 이태원 일대에서 종로까지 배달 범위를 확장했다. 면 애호가라면 주문할 때 꼭 면을 추가할 것. 부족할 수도 있다.

문의 010-9220-6382
가격 마라탕 9천원
난이도 ★

마라탕 고수들이 ‘진짜 중국의 맛’이라 입을 모으는 맛집. 인기 메뉴인 양고기 마라탕의 알싸하고 얼얼한 국물을 맛보면 그 이유가 납득이 된다. 극강의 ‘돼지력’을 자랑하는 래퍼 최자도 추천하는 단골 식당이다. 가게 이름 ‘봉자’는 10여 년 전에 ‘국내 1호 마라탕’ 집을 낸 형수의 이름을 땄다. 대림동에 있던 본점은 없어졌지만 건대 분점이 8년째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이 집 마라탕의 레시피는 쓰촨식. 중국 청두 출신 주방장이 마조유, 화조유, 고춧가루 등 20가지 재료를 섞어 만든 특제 고추기름으로 맛을 낸다. 매일 4시간씩 소 엉덩이살과 허벅지살로 육수를 우리는 것도 맛의 비결이다. 셀프 바는 없고, 재료를 한꺼번에 조리하지 않고 익는 순서에 따라 요리하기 위해 단품 메뉴만 고수한다. 인근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단골손님이 많은데, 셰프들의 사랑방이라는 사실만으로도 신뢰가 간다.

문의 499-8889
가격 마라탕 6천원, 양고기 마라탕 1만원
난이도 ★★★★★

골목 한쪽의 작은 가게로 시작해 조금씩 몸집을 불려가며 8년째 대림중앙시장을 지키고 있는 곳. 중국에서 공수한 노란색 전통 그릇에 푸짐하게 담긴 마라탕 한 그릇의 가격은 단돈 6천원. 극강의 가성비와 가심비를 자랑한다. 이 집 마라탕의 첫인상은 보이는 것보다 별로 맵지 않다는 것이다. 자극적인 맛과 비주얼을 만들기 위해 캡사이신을 넣어 육수를 내는 게 아니라 주인장이 손수 만든 마라 기름으로 요리하기 때문이다. 주인장이 중국 본토에서 배워온 레시피로 끓였지만 혀끝이 살짝 알싸한 정도로 맵고, 순하지만 깊은 맛이 나서 마라 입문자도 부담 없이 도전할 수 있다. 매운맛을 선호한다면 마라 소스를 추가해 먹으면 된다. 마라탕 말고도 매콤한 소스에 면을 버무린 산시량피와 달콤하면서도 칼칼한 여운이 남는 중국식 탕수육도 별미다.

문의 2637-4005
가격 마라탕 6천원
난이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