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큼+발랄 채수빈의 얼굴 | 코스모폴리탄 (COSMOPOLITAN KOREA)

멋모르고 일단 부딪혔던 시기를 지나 이제는 신중하게, 숨 고르며 연기하고 싶다는 데뷔 5년 차 배우 채수빈. 처음 연기를 시작한 그때처럼 무대에 오를 채비를 마친 그녀를 만났다. ::채수빈, 스타인터뷰, 셀렙, 인터뷰, 코스모폴리탄, COSMOPOLITAN | 채수빈,스타인터뷰,셀렙,인터뷰,코스모폴리탄

블라우스 42만9천원 끌로디 피에로. 귀고리 7만3천원 젬마알루스디자인.촬영장에 반려견 ‘마타’를 데려왔어요.마타 말고, 고양이 ‘하쿠’도 키우고 있어요. 둘을 합쳐 ‘하쿠마타’라고 불러요. 마타가 사람을 엄청 좋아해요. 어디를 가도 “신사 같다, 얌전하다”란 칭찬도 많이 듣고요. 사실 하쿠, 마타 모두 유기 동물이에요. 특히 마타는 대구 유기견 보호소에 있던 강아지인데, 제가 임시 보호를 하고 입양 보내려다 정들어 키우게 됐죠. 너무 짖지 않아 쫓겨났던 아이예요.언제부터 동물을 좋아했어요?엄마는 별로 안 좋아하시는데, 아빠가 동물을 정말 좋아하세요. 어렸을 때부터 아빠는 어디를 가든지 버려진 강아지가 있으면 주워 오셨죠. 그렇게 데리고 온 강아지가 좋은 주인을 찾을 때까지 짧게는 한 달, 길게는 1년 정도 집에서 키웠어요. 늘 친해질 만하면 다른 집으로 보내야 해서 마음이 너무 아팠어요. 그렇게 자연스럽게 동물에 대한 애착이 생긴 것 같아요.그동안 화보 인터뷰를 많이 하지 않았어요. 특별한 이유가 있어요?글쎄요, 쉼 없이 작품 활동을 해서 기회가 별로 없었어요. 데뷔하고 처음 쉬었던 게 드라마 <여우각시별>이 끝난 후였거든요. 운 좋게 기회도, 욕심도 많았어요. 작품이 들어오면 놓치기가 너무 아깝더라고요. 연기할 때가 가장 행복해요. 그런데 드라마 <로봇이 아니야>가 끝나고 나선 좀 힘들더라고요. 체력적으로 힘든 것도 있었지만, 당시 키우던 강아지가 죽었거든요. 이미 드라마는 시작됐고, 책임은 져야 하니 일을 해야만 하는 상황이었죠. 여러모로 힘들었어요. 그때 처음으로 ‘내가 욕심난다고 해서 다 하면 안 되겠다’라고 생각했죠. 컨디션에 신경 쓰면서, 시청자들에게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의무가 있다는 걸 알았어요.남들보다 조금 일찍 주연 배우가 됐어요.그런가요? 하하. 연기를 하겠다 결심하고 나서 연극 <그와 그녀의 목요일>로 데뷔했어요. 그때 연기의 기초를 다지게 됐죠. 연극하면서는 학교를 못 다녔는데, 무대에서 몸으로 부딪히며 많은 걸 배운 것 같아요. 그다음 광고를 찍었고, 단막극 이후에 드라마 <스파이>에서 북한 남파 간첩이라는 임팩트 있는 역할을 했죠. 그 후 처음 드라마 주연이 됐을 때 너무 신기하고 믿기지 않았어요. 오디션을 볼 때 ‘내가 꼭 해낼 거야!’란 마음으로 임한 건 아니었거든요. 신인 배우를 선택해주신 것에 대해 너무 감사했어요. 부담감을 넘어 무서워서 엉엉 울었어요. 진짜 많이 울었어요.주연배우로서 연기뿐 아니라 한 작품을 끝까지 끌고 나가야 한다는 부담감도 있을 것 같아요.<최강 배달꾼> 할 때만 해도 시청률이나 흥행에 대한 걱정은 없었어요. 그저 내가 하고 싶은 역할, 만나고 싶은 인물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었죠. 다른 사람에게 누가 되면 안 된다는 마음뿐이었는데, 그게 다가 아니라는 걸 깨달았어요. 그 전까지는 겁도 안 나고 일단 부딪혀보자는 생각이었는데, 시간이 흐르면서 바뀌었죠. 이번에 연극 <앙리할아버지와 나>를 하겠다고 해놓고도 집에 와서 울었어요.드레스 48만9천원 마쥬. 헤어핀 각각 2만원대 모두 하이칙스. 뮬 가격미정 지니킴. 양말 스타일리스트 소장품.아니, 왜 이렇게 자주 울어요!하하. 내가 할 수 있나 걱정도 되고, 연기가 무서워지더라고요. 연기만 하면 되는 게 아니고 주연배우로서 그 외에 신경 써야 할 것이 많아졌으니까요. 사실 그걸 어떻게 이겨내야 할지는 아직도 잘 모르겠어요.연극 <앙리할아버지와 나>로 오랜만에 무대에 오르는 거죠?무대와 관객분들에게 받는 에너지는 정말 커요. 무대에서 연기하는 동안엔 상대 배우에게 오롯이 집중하게 되는데, 관객들이 제가 느끼는 감정에 호응하거나 공감하는 게 바로 전해져 무척 즐거워요. 현장에 있는 모든 스태프가 최선의 장면을 만들기 위해 저에게 집중하는 드라마 촬영장과는 다른 종류의 에너지예요.이순재, 신구 대선배들과 함께 하는 작품이라 연습할 때도 일종의 테스트를 받는 것 같은 기분이 들 것 같아요.정말 존경하는 대선배이자, 제가 이 작품을 하게 된 가장 큰 이유인 두 분과 한 무대에 서는 기회가 쉽게 오는 건 아니죠. 사실 처음엔 되게 무서웠어요. 연습하면서도 그분들 눈에 나의 부족한 점이 얼마나 훤히 보일까라는 걱정도 들고요. 그런데 상상 이상으로 두 분 모두 따뜻하고 멋있어요. 선생님들 연기하는 것뿐 아니라, 연기에 대한 열정을 보며 많이 배우고 있어요. 정말 존경스러워요.처음 연기를 하고 싶다고 생각했던 계기가 있어요?초등학교 2~3학년 때는 드라마를 보면서 배우가 실제로 그 삶을 산다고 믿었어요. 다양한 삶을 살아보고, 이 사람 저 사람이랑 연애하고 결혼하는 게 너무 재미있어 보였죠. 하하. 막연히 배우라는 직업을 동경하다가 고등학생이 돼 엄마한테 연기자가 되고 싶다고 말씀드렸는데 반대하셨어요. 집안에 예체능 관련 일을 하는 사람이 없었고, 저에게 그런 끼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으셨기 때문에 “네가 무슨…”이란 반응이었죠. 그러다 고등학교 때 전 회사 대표님을 만났고, 20살이 되자 엄마가 허락하셨죠. 사실 제가 어느 정도로 연기를 잘할 수 있을지는 저도 몰랐어요. 막상 해보니까 상상했던 것과 다르긴 했지만 너무 재미있었죠. 누구의 삶에 깊게 파고들어 잘 알지 못했던 부류의 사람으로 살아볼 수도 있고, 평생 이해하지 못할 것 같은 사람마저도 포용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고요. 무엇보다 타인에 대한 이해심이 훨씬 넓어진 것 같아요.연기자로서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지 고민도 하나요?예전에는 제가 작품을 선택할 수 있는 폭이 넓지 않았어요. 지금은 조금씩 그 폭이 넓혀지고 있으니 무턱대고 “하겠습니다!”라고 할 수는 없더라고요. 특히나 제가 하는 일은 계획한 대로 되지 않으니까요. 어떤 작품이 저와 연이 닿게 될진 몰라도 어떻게 해야 그동안 맡은 캐릭터와는 또 다른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은 늘 해요.블라우스 16만8천원 문탠. 데님 팬츠 8만5천원 앳코너. 귀고리 2만5천원 하이칙스. 뮬 가격미정 지니킴. 헤어핀 스타일리스트 소장품.배우로서 스스로의 강점과 약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해요?강점이자 약점은 특출나지 않은 외모인 것 같아요. 다른 예쁜 분들에 비하면 저는 또렷하고 화려한 얼굴이 아니잖아요. 아무래도 시대를 잘 타고난 것 같아요. 하하.사람들이 채수빈 씨에 대해 몰라서 오해하는 부분이 있다면요?첫인상이 새침데기 같은데 막상 얘기를 나누고, 같이 지내다 보면 예상했던 것과 다르다고 말씀하세요. 학창 시절 때도 첫인상과 실제 성격이 가장 다른 친구를 꼽을 때 제가 늘 뽑혔죠. 그래서 사실은 제 있는 그대로의 성격을 사람들에게 보여드리고 싶으면서도 한편으론 무서워요. 왜냐하면 욕 먹는 캐릭터를 맡아도, 내가 표현한 인물이기 때문에 속상하면서도 애정이 생기거든요. 그런데 진짜 저를 보여드렸는데 사람들이 욕하면 자존감이 너무 떨어질 것 같아요. 지금도 살기 힘든데, 누군가 나를 손가락질하면 자괴감을 심하게 느낄 것 같은 생각이 들더라고요. 내면이 좀 더 강해졌을 때 저를 더 보여드리고 싶어요.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고 싶은 생각은 없어요?학창 시절에 학예회, 장기 자랑 같은 것도 나간 적이 없어요. 낯가림이 심하고 끼도 별로 없는 편이에요. 오죽하면 <대국민 토크쇼 안녕하세요>에 나가서 양 팔꿈치 닿기 개인기를 보여드렸겠어요. 하하. 드라마 들어가기 전 대본 리딩할 때 자리에서 일어나 “저는 채수빈입니다, 잘 부탁드립니다!”라고 인사해야 하는데 그런 것도 정말 힘들어요. 쫑파티 때도 자리에 서서 인사를 해야 하는데 속으로 ‘제발, 제발, 시키지 마라, 시키지 마라’ 이러고요. 해야 하기 때문에 하지만, 아직까지도 그런 부담이 있어요. 이런 성격이다 보니 예능은 어려운 것 같아요.연기하길 잘했다 싶은 순간은 언제예요? 피곤하거나 컨디션이 좋지 않으면 감정이 와닿지 않아 괴로울 때가 있어요. 진심으로 표현해야 하는데 집중이 되지 않으면 연기하기가 정말 힘들거든요. 반면에 진짜 날것의 감정이 진심으로 훅 느껴질 때가 있어요. 그럴 땐 정말 큰 희열을 느껴요. 물론 제 연기를 보고 위로를 받았다는 말을 들을 때도 보람을 느끼고요.신인 때부터 롤모델이 딱히 없었다고요.존경하는 선배님을 보며 ‘나는 언제쯤 저 경지에 오를까?’라는 생각은 하지만 ‘내가 저분처럼 돼야지’라고 정하긴 싫더라고요. 신인 때 롤모델이 누구냐는 질문을 하도 많이 받아 정해야 하나 싶었는데, 계획대로 되는 것도 아니니 그냥 내가 잘해서 내 길을 만들어가야겠다는 생각만 들더라고요.지금 본인만의 길을 잘 만들고 있나요?연기를 대하는 태도나 생각이 많이 바뀌고 있는 시기예요. 조금씩 내가 어떤 사람이고, 어떤 색을 가진 사람인지 보여줘야할 때란 걸 깨닫고 있어요. 어찌됐든 지금이나, 앞으로나 늘 최선을 다하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결과가 어떻든 상관없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