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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열음이 지지하는 여성, 용감하게 자신의 길을 걸어온 코미디언 송은이

#SupportHER 손열음이 지지하는 여성. 치열하게 고민하고, 화끈하게 결정한다. 그것은 곧 송은이의 삶.

프로필 by 천일홍 2026.09.03
셔츠 Beidelli. 팬츠 VOV. 안경 Gentle Monster. 타이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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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pportHER의 첫 질문은 손열음 피아니스트가 보내온 질문이에요. “만약 지금 송은이 님이 가진 소중한 것 중 내일 당장 사라져도 하나도 아쉽지 않을 것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와, 너무 어려운 질문이에요.(웃음) 사라져도 아쉽지 않다면 그건 소중한 것이 아니지 않을까요? 손열음 님이 주신 질문을 제 시선에서 해석해 말씀드린다면, 돈이라 답하고 싶어요. 돈을 버는 경제활동도 중요하지만, 지금까지의 경험을 떠올려봤을 때 무작정 돈을 벌고자 했던 일이 오히려 결과가 좋지 않았던 것 같거든요. 돈이 아닌 가치를 보고, 그 가치를 따라갔을 때 수익도 따라왔죠.



반대로 어떤 순간에도 잃고 싶지 않은 것은요?

웃음이요. 우리의 뇌가 가짜로 웃어도 진짜 행복감을 느낄 수 있게끔 설계돼 있다고 하잖아요. 절망의 순간에도 일류처럼 웃을 줄 아는 태도가 중요하다고 느낍니다.



‘웃음’은 송은이에게 있어 가장 선명한 정체성이기도 하죠.

저를 여러 가지 타이틀로 불러주시는데 코미디언이라고 불릴 때가 가장 좋아요. 우리 코미디언 동료들보다 조금 부족하지만, 누군가에게 웃음을 줄 수 있다는 건 무척 값진 일이라고 생각해요.



1993년 KBS 특채 개그맨으로 데뷔한 이후 지금까지 수많은 사람에게 건강한 웃음을 전해왔어요. 오랜 시간 코미디언으로 살아오며 갖게 된 ‘웃음’에 대한 철학은 뭔가요?

웃음에도 절대적인 기준이 있다고 생각해요. 나에게 웃긴 것이 상대에게는 웃기지 않을 수 있지만, 모두가 함께 웃고 즐길 수 있는 어떤 선은 분명히 존재한다고 믿거든요. 웃음이 누군가에게 상처나 조롱이 돼서는 안 되고요. 우리의 일이 세상을 이롭게 하거나, 유익하게 만들지는 못하더라도 누군가에게 해가 되는 웃음은 만들지 말자는 철학을 가지고 있어요.



슈트 셋업, 스니커즈 에디터 소장품. 안경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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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모폴리탄>에게도 중요한 신념이 있어요. ‘Fun Fearless Female’이라는 슬로건 아래 세상의 모든 유쾌하고 용감한 여성을 응원하는 일인데요, 코미디언이 아닌 송은이라는 사람이 삶에 대해 품고 있는 태도란 무엇일지도 궁금해집니다.

세상의 이런저런 가치에 휘둘리지 않는 태도를 갖고 싶어요. 일희일비하지 않고, 스스로 옳다고 생각하는 것은 타협하지 않고 나아가는 것. 그리고 공의를 위한 마음을 품고 인생을 살아가고 싶어요.



굉장한 용기가 필요한 일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럼요. 그저 말만 늘어놓는 것이 아니라 행동하며 제 삶으로 온전히 살아내는 어른이 되길 바라요. 정말 어려운 일이라 잘될지는 모르겠지만(웃음), 어제보다 오늘 좀 더 나은 사람이 되면 언젠가 그 모습에 가까워져 있지 않겠어요?



‘Fun’과 ‘Fearless’를 모두 지니고 있네요.

아유, 그렇지 않아요.(웃음)



셔츠 Beidelli. 타이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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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이 훌쩍 넘는 시간 동안 수많은 언덕과 풍파도 지나왔으리라 생각해요. 그럼에도 이다음을 향해 걸음을 내딛을 수 있었던 동력은 뭐였나요?

전 치열하게 고민하고, 화끈하게 결정하는 사람이에요. 고민을 신중하고 치열하게 했다면, 오히려 부딪히는 게 좋다고 생각하는 편이죠. 성공의 경험은 좋은 원동력을 주는데, 부딪히고 실패하는 것 역시 인생에 꼭 필요한 경험이라고 생각해요. 그 또한 지금의 저를 만들었으니까요. 치열하게 고민하고, 화끈하게 결정한다. 혹여 그게 실패일지언정 그 결과를 책임진다. 그 모토로 여기까지 왔죠.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는 말처럼요.

그렇죠. 언젠가 그런 일도 있었어요. 김숙 씨와 함께 하고 있는 팟캐스트를 다른 플랫폼으로 옮겨서 해보자는 제안이 있었어요. 그때 숙이는 “언니, 여기서 잘하고 있는데 거길 가서 해 굳이”라고 하더라고요. 그런데 저는 왠지 시도를 해봐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고, 실제로 옮겼는데 잘 안 됐어요. 그래서 다시 팟캐스트로 돌아왔죠. 당시 숙이가 영상을 찍어둔 게 있어요. “언니, 이거 잘 안 되면 어떻게 할 거야?” 하는 숙이 말에 제가 “이거 안 되면 내가 모든 똥바가지를 뒤집어쓰겠습니다!” 하고 외치는 순간인데, 그 영상을 지금도 가지고 있어요.(웃음) 돌아보면 이런 순간이 정말 많아요. “이건 무조건 된다, 나만 믿어!” 했는데, 정말 나를 믿었다가 큰일 날 뻔한 경험들. 하지만 그 경험들이 저를 탄탄하고 책임감 있는 사람으로 만들어줬죠.



실패가 있으면 성공도 있는 법이잖아요.

그래서 실패를 맞닥뜨리는 순간에도 거기에 매몰되지 않으려고 해요. 그 실패를 시원하게 인정하고, 그다음부턴 뒤를 돌아보지 않고 과감하게 나아가는 거죠. 자책보다 앞으로 무엇을 해야 할지 고민하는 게 이젠 몸에 배어 있는 것 같아요. 그렇게 실패를 이겨 나가려고 해요.



그 마음으로 플레이어에서 기획자, 제작자 그리고 대표라는 위치까지 나아갔겠네요. 스스로 새로운 기회를 만들고자 했던 일이 이제는 수많은 동료와 후배에게도 새로운 가능성과 무대를 열어주는 일이 됐어요.

그랬다면 너무 감사한 일이에요. 워낙 해야 직성이 풀리는 스타일인데, 당시엔 뭐든 해볼 수 있을 것 같았어요. 숙이와 함께라면 재미있는 무언가가 나오겠다는 확신도 있었고요. 그렇게 또 한 거죠.(웃음)



‘Just Do It’의 정신이군요.

맞아요. 제가 정말 좋아하는 말이에요. <바보들은 항상 결심만 한다>라는 책도 있잖아요. 그게 정말 맞는 말 같아요. 바보들은 계획만 하고 말거든요. 그렇지만 계획보다 중요한 건 ‘두잉’이라고 생각해요.



김숙 씨를 비롯해 송은이 님의 곁엔 오랜 시간을 함께하며 서로의 삶을 응원해온 여성 동료, 선후배들이 있어요. 한 사람의 지지가 또 다른 사람을 앞으로 나아가게 한다는 것을 실감했던 순간이 있나요?

있죠.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제가 실패를 경험하고 있을 때 숙이가 무심코 건네는 조언이 너무나 큰 힘이 돼요. 또 회사에서 함께하는 직원들과 후배들이 저를 이해하려는 마음도 피부로 느껴지고요. 곁에서 건네는 그런 마음들이 참 고맙고, 든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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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커리어를 시작한 때와 지금을 비교하면, 여성 코미디언들이 설 수 있는 무대도 넓어졌어요. 그 변화를 가장 가까이에서 지켜본 사람으로서 어떤 생각이 드나요?

뛰어난 재능을 가진 사람들이 더 이상 스스로를 작게 만들지 않아도 되는 시대가 온 것 같아요. 예전에는 재능이 충분한데도 움츠러드는 후배가 많았다면, 지금은 다양한 무대에서 자신의 가능성을 마음껏 펼치고 있죠. 스스로 능력을 증명하며 자신의 몫을 당당히 해내는 모습을 볼 때 참 좋습니다.



선배로서 더 끌어주고 싶다고 느끼는 점도 있나요?

그런 생각을 했던 때가 있어요. 내가 하는 일이 잘되는 것 같고, 그러니 후배들도 끌어주고 뭐라도 해줄 수 있지 않을까 하고요. 그런데 지금 생각해보면 조금 교만했던 것 같아요. 제가 풀을 밟고 때로는 잘라내면서 먼저 길을 걸어왔다면, 후배들이 그 길을 무작정 따라오기보다는 ‘저 선배는 이렇게 갔는데, 나는 여기서 뭘 더 해볼 수 있을까?’ 생각했으면 좋겠어요. 그렇게 자신만의 방식으로 한 발 한 발 나아가다 보면 제가 걸어온 길보다 훨씬 훌륭한 대안을 만들어낼 수도 있고요. 그저 저를 보면서 ‘나도 한번 해볼까?’ 하는 작은 용기를 얻었다면, 그것만으로도 제가 할 일은 다 했다고 생각해요. 저보다 훌륭한 후배들을 제가 어떻게 끌어주겠어요.(웃음)



#SupportHER를 함께 완성한 김민하 배우와 손열음 피아니스트에게 화답의 메시지를 보내준다면요?

민하는 제가 개인적으로 정말 응원하는 배우기도 한데요, 김민하 배우의 유연한 태도를 참 좋아해요. 그런 태도를 지닌 민하 님의 날들은 오늘보다 내일, 내일보다 모레 더 훌륭할 거예요. 그리고 손열음 님에게 이렇게 멋진 메시지를 받을 거라곤 상상하지 못했어요. 정말 감사합니다.(웃음) 제가 그 분야는 잘 알진 못하지만, 그 경지에 오르기까지 얼마나 치열한 시간을 보냈을지 상상이 잘 안 돼요. 그런 시간을 지나 많은 사람에게 위로를 주는 열음 님의 날들에 웃음이 가득하기를, 진심으로 소망합니다.



‘여성이 여성을 응원한다’는 연대의 마음으로 송은이가 지지하고 싶은 여성은 누구인가요?

최근에 전미도 배우의 <갈매기>라는 연극을 보고 왔는데, 예술이 저처럼 ‘마른 논바닥 같은 마음’도 건드릴 수 있다는 걸 새삼 느꼈어요. 결국 배우는 자신을 온전히 던져 누군가의 메마른 감정에 물을 주는 사람이구나 싶더라고요. 이전에는 몰랐던, 다른 세상을 경험하게 해준 전미도라는 배우를 뜨겁게 지지해주고 싶어요.



마지막으로 자신만의 길을 만들어가고 있는 여성들에게 어떤 말을 건네고 싶나요?

본인을 좀 더 믿었으면 좋겠어요. 저는 인간의 잠재력이 어떤 알고리즘보다도 훌륭하다고 생각하거든요. 알고리즘이나 외부의 소식과 시선에 휩쓸리기보다 있는 그대로의 자신과 내면을 믿고 살아갔으면 해요. 그렇게 스스로를 믿고 나아가다 보면, 언젠가는 자신이 존경하고 닮고 싶었던 모습에 가까워질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Credit

  • 피처 에디터 천일홍
  • 포토그래퍼 이예지
  • 헤어·메이크업 이담은
  • 스타일리스트 이필성
  • 어시스턴트 정주원
  • 아트 디자이너 장석영
  • 디지털 디자이너 유영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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