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읽는 여자는 섹시하다. 김혜수, 한소희, 김도연은 뭘 읽을까?

10초 만에 보는 기사
| 김혜수, 류시화 엮음 <마음챙김의 시> 추천한 이유
| 한소희, 김애란 소설집 <비행운> 속 희망의 문장
| 김도연, 일상 속에서 만난 최진영 <아주 희미한 빛으로도>
| 이설, 고립과 인간을 성찰한 <클로리스>의 울림

독서 김혜수 @hs_kim_95

독서 김혜수 @hs_kim_95

“나에게는 친구가 있습니다. 내가 힘들거나 몸이 아플 때 늘 내 곁에 있어줍니다. 삶이 절망적일 때, 다 내려놓고 싶을 때 잊지 않고 나를 만나러 와 줍니다. 그 친구는 내 어린 시절부터 내 삶과 함께 했습니다. 그 친구의 이름은 바로 ‘희망’입니다. 당신도 그 친구와 자주 연락하세요.”

– 김혜자

최근 헌책방 한편 같은 “책 정리” 사진을 SNS에 공유한 김혜수. 아직 번역 출간되지 않은 책은 직접 번역해가며 읽을 정도로 애서가이자 독서광인데요. 사회적 거리두기가 한창이던 2020년, 김혜자 선생님의 말을 인용해 추천한 책은 시인 류시화가 엮은 <마음챙김의 시>였습니다. 기원 전 1세기 랍비와 수피의 시인부터 파블로 네루다와 비스와바 쉼보르스카, 지금의 SNS의 시인들까지. 타인에 대한 운율 깃든 성찰들을 모은 책입니다. 김혜수는 유아인이 낭송한 자넷 랜드의 ‘위험들’과 전도연이 낭송한 도나 마르코바의 ‘삶을 살지 않은 채로 죽지 않으리라’도 공유했네요.

독서 한소희 @xeesoxee

독서 한소희 @xeesoxee

2년 전 한 인터뷰에서 페르난두 페소아의 <불안의 서>를 언급해 800페이지 벽돌책을 완판시킨 바 있는 한소희. 이후 다른 인터뷰에서는 김애란 작가의 소설집 <비행운>을 인생책으로 꼽았습니다. 가장 인상적인 문장은 <서른> 속 “너는 자라 내가 되겠지… 겨우 내가 되겠지”. 비관적으로 느낄 수도 있지만, 한소희는 그 안에서 희망적인 메시지를 찾았습니다. “비극 안에서 나를 성장시키면 성장된 내가 되는 거잖아요? ‘겨우 내가 되겠지’가 아니라 ‘나는 자라서 내가 되겠지!’라고 쓸 수도 있는 거니까요.”

독서 김도연 @lafilledhiver_

독서 김도연 @lafilledhiver_

지난해 연말부터 자신의 취향을 담은 블로그를 운영 중인 김도연. 날씨가 너무 좋아 영화 <콘클라베>를 네 번째 취소(!)하고 광화문 교보문고에 가서 한강의 <채식주의자> 빨간 표지 영문판과 정대건의 <급류>를 사서 카페에 가는 식의, 무계획적이면서 감성적인 일상을 훔쳐볼 수 있습니다. 지난 봄, 인스타그램에는 망원동 책방에 들렀다 다른 손님에게 선물 받은 책을, 약속 시간에 두 시간 늦은 친구를 기다리며 읽은 즐거움을 공유했는데요. “기쁘게도 재미있었다”는 책은 최진영의 <아주 희미한 빛으로도>였습니다.

독서 이설 @difsul

독서 이설 @difsul

독서 전문 팟캐스트 ‘사각사각’을 진행했을 정도로 책을 좋아하는 이설. 지난해 인문360°의 <한밤의 낭독자들>에서 자신의 독서일기를 공개했는데요. 주변에 가장 많이 추천하고 선물한 책은 라이 커티스의 소설 <클로리스>라고 합니다. 비행기 사고로 산 정상에 불시착하게 된 72세 클로리스가 다시 문명사회로 돌아오기까지의 시간과 그 시간 속에서 만난 사람들의 이야기입니다. 이 책을 좋아하는 이유에 대해 자의든 타의든 고립되고 소외된 인물들에 대해 “정의를 내리지 않아서”라고 말했습니다. 아래는 이설이 필사한 문장들입니다.

“나는 더 이상 남자든 여자든 함부로 판단을 내리지 않는다. 사람은 사람일 뿐, 그 문제에 대해 그렇게 많은 말이 필요하다고 믿지 않는다.”

“내 머리를 가지고 다른 사람의 머리를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것은 망치를 가지고 다른 망치를 고치려 하는 것과 같다.”

“도덕성이 선함의 닻이 될 수 없고 인간은 우리 모두의 편의를 위해 한가지로만 규정되기엔 너무 많은 면을 가진 존재임을 내가 깨달았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