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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여름 밤에 마주한 배우 강태오
배우 강태오의 모든 가능성이 피어나는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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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종 Etro. 이너 톱, 팬츠 모두 Circusfalse. 목걸이 Charlotte Kim. 벨트, 슈즈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옆에 닭 가슴살이 있네요. 식단 관리 중이에요?
(탄식하며) 네. 요즘 정말 다양한 닭 가슴살을 먹고 있는데, 이건 부드럽고 맛있어요.(웃음) 곧 드라마 촬영에 들어가거든요. 오늘 화보도 잘 나와야 하고요!
밤의 태오 씨를 화보로 담아봤어요. 밤 좋아해요?
너무 좋아하고 사랑하죠. 성향 자체가 야행성이라, 학창 시절에도 낮에 자고 밤에 공부하던 아이였어요. 지금도 그래요. 대본도 낮에 보는 것보다 밤에 봐야 숙지가 더 잘되는 느낌이죠.
밤도 여러 갈래가 있잖아요. 저녁, 밤, 새벽. 가장 좋아하는 시간대는요?
새벽 2시부터 4시 사이? 그런 말 있잖아요. 새벽에 가장 감성적인 상태가 된다고.(웃음) 전 그 시간에 보통 TV를 보거나 야식을 먹는데, 요즘은 건강한 루틴을 찾고 싶어 늦어도 새벽 1시엔 자려고 노력 중이에요.

베스트 Sky High Farm Universe by G.Street 494. 팬츠 Etro. 팔찌 bulletto.
태오 씨가 말한 것처럼 밤은 온갖 몽글거리는 감정을 불러오는 힘이 있죠. 지금 이 순간 떠오르는 몽글몽글한 밤의 기억이 있어요?
어렸을 때 여름방학만 되면 온 가족이 외할머니가 계신 울진에 가곤 했어요. 할머니 집에서 풍기던 시골 밥 냄새, 할머니 집 근처 바닷가에 가서 했던 물놀이가 기억나요. 물은 좋아하는데 수영을 못해서 구명조끼를 입고도 바닷가 모래사장에서 놀았죠.
20대의 마지막과 30대의 시작을 군대에서 맞이했다고 했죠. 청년 ‘김윤환’에게 찾아온 두 번의 안녕은 어땠어요?
음… 그땐 솔직히 좀 암울했어요. 20대가 됐을 때도 ‘안녕, 나의 10대’ 이런 글을 끄적였던 기억이 있는데, 나이 앞자리가 바뀌면 괜히 센치해지잖아요. 근데 그 시기를 군대에서 보낸다니 싶었죠. 사실 배우 강태오로선 아쉬운 시기기도 했으니 초반엔 힘들었던 것 같아요. 하지만 그 시기는 제게 큰 도움이 되기도 했어요. 아쉽고 속상한 감정을 동력 삼아 앞으로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줘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으니까요.
긍정의 기운으로 전환된 결정적 순간이 있었던 거예요? 아님 시간을 따라 자연스럽게 변화한 거예요?
후자였던 것 같아요. 인터넷 보면 이별 후에 드는 감정의 변화를 정리해둔 글들이 있잖아요. 그것처럼 처음엔 막막하고 억울했지만 곧 현실과 타협하며 군대라는 세계에 적응하는 방법을 찾았고, 그 안에서 새로운 사람들과 교류하며 변화한 거죠. 그리고 조교로 복무하다 보니 정말 많은 사람을 만났어요. 고민 상담을 꽤 많이 해줬는데, 그 대화 속에서 저도 배운 점이 많죠.

10대에서 20대가 될 때도 성인이 된다는 설렘보단 우울한 감정이 앞섰던 거예요?
하하. 말하기 좀 민망하지만, 스무 살이 되면 완전 아저씨가 되는 줄 알았거든요. 어렸을 땐 대학생이나 군인들을 보면 정말 아저씨처럼 느껴졌어요. 스무 살이 됐을 땐 “아, 나도 이제 아저씨야. 벌써 20대네” 이런 말을 했던 것 같아요. 참 어리고 아기였었네요, 저.(웃음)
조교 생활은 어땠어요? 지금 마주하는 태오 씨를 봐선 조교의 모습이 전혀 상상 안 되는데.(웃음)
저 많이 무서웠습니다. 하하. 조교 생활은 잘 맞았어요. 제가 다른 이들 앞에서 뭔갈 알려주고 교육하는 걸 좋아하는 사람이더라고요. 그 과정에서 보람도 느끼고. 그러다 어느 순간부터 즐기게 됐어요.
전역 소식과 함께 차기작도 바로 발표됐어요. 그건 군대에서 다진 의지 덕분이었을까요?
네. 전역하기 몇 달 전부터 초조해지기 시작했어요. 하루라도 빨리 일하고 싶었거든요. 틈틈이 이런저런 대본을 읽는데 다 너무 재미있는 거예요. 주관적인 판단이 잘 서지 않을 정도로.

재킷, 셔츠, 쇼츠, 타이 모두 Valentino.
다 할 수 있을 것만 같고.
맞아요. 모든 작품을 다 하고 싶을 정도로 의지가 타올랐죠. 근데 막상 차기작을 정해 준비하는 지금은 덜컥 겁이 나요. 오랜만에 복귀하는 작품이라 지금은 그저 ‘잘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뿐이죠. 스스로에 대한 확신이 부족한 상태라 더 그런 것 같아요. 그래서 지금은 자아 성찰을 정말 많이 하고 있어요.
자아 성찰 후 스스로 내린 답은요?
아, 지금 형편없어요. 조교 마인드가 돼서 저한테 이렇게 말하죠. “이것밖에 안 되는 놈이야?”(웃음)
여러 선택지 중 드라마 <감자연구소>를 택했어요. 그 선택의 배경엔 뭐가 작용했나요?
정말 단순한 이유였어요. 제가 군대 있을 때 제일 좋아하던 새벽 야영 시간에 <감자연구소> 대본을 봤는데, 잠이 확 깰 정도로 너무너무 재미있었어요. 캐릭터의 대사 한마디, 문장 하나하나가 지루할 틈이 없었죠. 자연스럽게 ‘이거 연기하면 너무 재미있겠다. 어떻게 하면 잘할 수 있을까?’ 혼자 상상의 나래까지 펼치고 있더라고요. 그렇게 저도 모르게 이 작품에 대한 꿈이 커졌죠.

목걸이 bulletto. 티셔츠, 팬츠, 벨트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산골짜기 감자연구소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으르렁 드르렁 병맛 로맨틱 코미디 드라마’라고요. 흥미를 유발하게 만드는 문장이에요.
그쵸. 처음에 <감자연구소>라는 제목만 보고선 어떤 장르의 작품일지 감이 안 잡혔는데, 아마 ‘감자’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가 곧 이 작품에 대한 힌트지 않을까 싶어요. 전 이 감자연구소의 질서를 잡기 위해 나타난 ‘소백호’ 역할을 맡았어요. 덕분에 요즘은 집에서 대본만 붙들고 지내요. 상대역으로 호흡을 맞출 (이)선빈 씨나 감독님하고도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있고요. 선빈 씨와는 두 손 맞잡고 우리 잘해야 된다고, 서로서로 파이팅하자고 한 적도 있어요.(웃음)
이제 군대에 갔다고 해서 사람들에게 존재감이 잊히는 시대는 아닌 것 같아요. 그보단 배우로서 큰 사랑을 받았던 전작에 버금가는 모습을 보여주어야 한다는 생각이 많았을 것 같은데.
그렇죠.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에 나왔던 강태오가 <감자연구소>에 나온다고? 이번엔 어떻게 잘하나 보자’ 하는 시선으로 지켜보는 분들도 계실 거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이 작품은 즐기면서 하기보단 책임감과 부담감을 가지고 할 수밖에 없을 것 같아요. 걱정도 정말 많이 되고요. 근데 한편으론 저도 궁금해요. ‘내가 이 작품에서 어떻게 잘할지 한번 두고 보자’ 이런 마음도 들어요.
그거 알죠? 이렇게 걱정을 한 아름 안고 있는 사람들이 꼭 실전에서 잘하는 거.
에이, 거짓말하지 마세요.(웃음)

블루종 Circusfalse. 이너 톱 Dsquared2. 레더 쇼츠 Sacai. 목걸이 Charlotte Kim. 슈즈 Christian Louboutin.
정말로요.(웃음) 청년 김윤환의 시간을 지나 다시 배우 강태오의 자리로 돌아왔어요. 30대 초반 지금의 페이스는 마음에 들어요?
전 지금 정말 행복합니다. 군대를 기점으로 새롭게 시작해야 하는 것들이 많더라고요. 독립하고 군대 가기 전까지 10년 가까이 살았던 원룸을 떠나 새집으로 이사도 했고, 새로운 작품도 준비하고 있어요. 인생의 2막이 펼쳐지는 기분이에요.
30대, 배우로서 어떤 나이예요?
제 인생에서 가장 열심히 달려야 하는 때 아닐까요? 배우로서의 이미지도 이제 어느 정도 형성되고 그걸 잘 다져가는 시기기도 하고요. 그래서 저에겐 더 중요한 시점인 것 같아요. 잘 만들어가야죠.
30대가 되고 나서 체감하는 변화도 있어요?
어, 좀 바뀐 게 있어요. 예전에는 저 정말 활발하고 개구쟁이였거든요. 근데 앞자리가 3으로 바뀌었다고 예전보다는 나름 무겁고 진중해졌어요. 여러 사람과 시간을 보내는 것도 좋아했는데, 혼자 있거나 한두 명과 조용히 시간을 보내는 게 요즘의 제 텐션과 맞더라고요. 이렇게 점점 어른이 되나 봐요.
불안한 감정에 의연한 편이라고 종종 말해왔어요. 그건 여전하고요?
네. 그런데 요즘 불안이나 긴장은 사람이 온전히 다스릴 수 있는 감정은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긴장감을 즐기는지 생각해보면 그러지 못하는 것 같기도 하고요. 사실 긴장이라는 게 좋은 감정이 아닌데 어떻게 마냥 즐길 수 있겠어요. 지금은 그저 제가 느끼는 감정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려고 해요.

레더 재킷 Coach. 이너 톱 Circusfalse. 팬츠 Cmmn Swdn by G.Street 494. 목걸이 Charlotte Kim.
지금 내가 긴장하고 있구나 자각하면서요?
맞아요. 즐긴다는 표현은 함부로 못 하겠고 불안감, 긴장감이 엄습하면 그대로 느껴보는 거예요. 그렇다고 스트레스받는 게 아니라, ‘아, 지금 불안한 감정이 오고 있구나’ 하면서요. 병원에서 주사를 맞으면 피부에 주삿바늘이 들어올 때 느껴지는 아픔이 있잖아요. 그런 찰나의 통증을 스스로 인지하고 인정해요. ‘그래, 지금 나는 불안해하고 있어’.
건강한 방법 같아요. 지금의 불안도 언젠간 지나갈 테니까.
그럼요. ‘이 불안감이 해소될 때 뿌듯하겠지’ 생각하면서요. 불안한 감정이 지나가 잘 이겨냈다는 생각이 들 때 느껴지는 성취감이 좋아요.
가장 최근에 느낀 뿌듯함은 뭐였어요?
이전에 살았던 집은 제 취향과는 거리가 멀었어요. 집 안의 모든 건 엄마의 스타일에서 비롯된 것들이었죠. 꽃무늬가 그려진 침대도 있었고요.(웃음) 덕분에 지금 살고 있는 집은 제 취향으로 하나씩 채우고 있는데, 그게 참 재미있고 좋아요. 어제 인터넷으로 산 테이블이 도착했는데, 제가 두고 싶었던 위치에 사이즈가 딱 맞더라고요. 그때 느낀 뿌듯함! 잊지 못해요.
오늘 밤은 어떻게 보낼 생각이에요?
너무 늦게까지 깨어 있진 않을 거예요. 야행성으로 살다가 1년 6개월 동안 강제적으로 생활 패턴을 바꿔 지내려니 되게 힘들었거든요. 보다 건강한 루틴으로 지내는 걸 나와의 약속으로 정했는데, 아직까진 잘 지키고 있어요.(웃음)
Credit
- Feature Editor 천일홍
- Photographer 이준경
- Hair 문현철 by 블로우
- Makeup 하영주 by 블로우
- Stylist 박태일
- Assistant 박한나
- Art designer 장석영
- Digital designer 민경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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