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수〉 시사회. ‘조춘자’ 김혜수는 ‘권 상사’ 조인성의 연기에 대해 말했다. “조인성 씨의 액션이 정말 멋있는데, 사실 제일 멋있는 건 조인성 씨의 얼굴”이라고. 조인성의 반응은?
“솔직히 너무 민망해서 얼굴을 가리고 영화를 봤을 정도였어요.” 아니 어째서? “작품에서 이런 식의 터치를 받아본 건 처음이었어요. 〈비열한 거리〉도 그렇고 〈더 킹〉 때도 그렇고 출연했던 영화들에선 얼굴을 그렇게 신경 쓰지 않거나 오히려 못나 보이게 분장했어요. 그러다 이렇게 빛나는 터치를 받으니까 민망한 감이 커요”. 이 말은 곧 망언으로 등극했다.
류승완 감독과 조인성의 첫 작업. “언제든 갖다 쓰시라” 했던 조인성이 영어 대사량에 출연을 망설이자 영어로 표기한 대사와 한글 발음을 적은 대사의 순서를 바꾼 대본을 보내 캐스팅에 성공했다는 일화가 유명하다. “유어 페이보릿 코리안 시가렛~”, “당수로 확!”, “쏠 수 있음 쏴봐 이 개**야!” 등의 명대사(?)를 남긴 강대진 참사관. 어쨌거나 조인성의 화이트 린넨 슈트는, 폼 미쳤단 말밖에!
20세기 말 청춘의 얼굴이 정우성이었다면 21세기 초 청춘의 얼굴은 단연 조인성. 영화 〈더 킹〉은 이 두 배우가 클론의 ‘난’에 맞춰 춤을 췄다는 것만으로 기념비적인 작품이 되었다. 권력에 심취한 정치검사 역할을 위해 야망과 탐욕을 얼굴에 덕지덕지 묻히고 등장해 펜트하우스에서 춤추고 굿판에서 춤추고 아무튼 난리블루스를 춘 조인성. 아무리 조인성이어도 셔츠에 넥타이 끼우는 순간 끝? 그래도 역시나 패션의 완성은 얼…
준열이는 인성이 형이 좋아서.
“말만 건달이지 네가 생각하는 그런 사람 아냐”라고 첫사랑에게 말하지만, 실은 삼류 조폭 조직의 2인자인 병두(조인성). 조직의 뒤를 봐주는 황회장(천호진)이 평가했을 때 중간보스보다 나은 게 있다면 단연 그의 외모다. 건달도 외모가 되어야 비즈니스가 잘 된다나? 〈비트〉의 정우성이 10대 남자들에게 오토바이와 담배를 가르쳤다면 〈비열한 거리〉의 조인성은 20~30대 남자들에게 담배와 ‘땡벌’을 가르쳤다.
부츠컷 청바지와 유광 정장만 있으면 어느 무대인사든 갈 수 있던 시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