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도 한다고? 주목해야 할 소장각 위스키 리스트 || 코스모폴리탄코리아 (COSMOPOLITAN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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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도 한다고? 주목해야 할 소장각 위스키 리스트

요즘 위스키를 둘러싼 흥미로운 투자 현상과 주목해야 할 ‘소장각’ 위스키 리스트.

COSMOPOLITAN BY COSMOPOLITAN 2023.07.07
 

나는 왜 위스키를 마시기 시작했을까?

 
10년 정도 와인을 마셔왔다. 한창 푹 빠져 있을 때는 월급의 절반, 때로는 그 이상도 기꺼이 지출했다. 브랜드 스토리, 테루아, 품종, 와인메이커의 철학, 음식과의 페어링 등 평생을 탐닉해도 모자랄 만큼의 광활한 세계. 그러다 코로나19가 찾아왔고 단절의 시간이 이어졌다. 마치 금주법 시대로 돌아간 것처럼 친한 바에 몰래 숨어 셔터를 내리고 술을 마시기도 했고, 때때로 줌을 연결해 화상 채팅을 하며 술을 들이켰다. 와인은 누군가와 함께했을 때 더욱 빛나는 술이었다. 혼자서 마시기엔 한계가 있었고 재미가 없었다. 그러나 고독의 방 안에서 빠르게, 더 독하게, 음식 없이, 잠들기 전 나이트 캡으로 즐기기엔 위스키보다 완벽한 술이 없었다. 위스키의 가장 큰 장점은 오픈한 다음 오랜 시간에 걸쳐 천천히 변화하는 모습을 지켜보며 조금씩 즐길 수 있다는 것이다. 40도에서 높게는 60도의 액체가 목을 타고 내려가는 그 느낌은 처음엔 두려웠다가 점차 짜릿한 감각으로 변해갔다. 니트, 온더록스로만 즐기던 위스키 원액에 탄산수를 더해 하이볼로 가볍게 즐기는 방법을 알게 된 이후로는 이 술의 매력에 더욱 깊게 빠지게 됐다. 위스키는 상황에 따라 강약 조절이 가능하고, 향수처럼 짙은 풍미를 지녔다는 점에서 마음을 완전히 사로잡았다. 여유를 두고 천천히 변화하는 모습을 지켜볼 수 있는, 시간이 응축된 술이기도 하다. 국내 주류 시장에서도 위스키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뜨겁다. 위스키를 둘러싼 흥미로운 현상과 트렌드를 면밀히 들여다봤다.  
 

SCENE #1

위스키는 왜 뜨거운 술이 됐을까?  

 
코로나19를 기점으로 최근 위스키가 이례적으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위스키를 구매하기 위해 ‘오픈런’하는 사람들이 편의점 앞에 길게 줄을 늘어서는 진풍경이 연출되기도 한다. 최근엔 한정판 스니커즈를 살 때처럼 추첨 방식으로 행운을 얻은 일부 사람들에게만 기회가 주어질 정도다. 그런가 하면 해외여행 시 구하기 힘든 위스키를 면세점에서 기념품처럼 구매하는 사람들도 늘어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위스키의 공급량에 비해 더 많은 사람들이 원하고 있기 때문에 희소성의 원칙에 따라 일부 인기 있는 위스키의 가격은 계속해서 오르는 중이다. 관세청 수출입 무역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위스키 수입액은 15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의 ‘2022년도 주류시장 트렌드 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위스키 수입량은 2만7038t(톤)으로 전년 대비 72.6% 확대됐다. 가격이 높더라도 스스로를 위해 좋은 술을 소비하고, 양보다는 품질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인식의 변화도 위스키의 열풍에 한몫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SCENE #2

위스키는 재테크 수단이 될 수 있을까?  

 
요즘 고급 위스키는 어느 면에서는 아트 컬렉팅을 연상시키기도 한다. 희소성의 원칙, 그로 인한 급격한 가격 상승, 향유하는 사람의 취향과 수준이 중요하다는 점에서 말이다. 물론 현재 국내에서는 일반인이 투자 목적으로 위스키를 사고팔 수 없다. 현행법상 개인 간의 주류 판매 및 거래 자체가 금지돼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위스키 앞에 ‘재테크’라는 수식어가 붙는 이유는 특정 위스키의 가치가 과거와 비교해 갑자기 뛰어오르는 사례 때문이다. 10년 전만 해도 10만원 언더로 부담 없이 즐겼던 위스키의 가격이 50만원대를 호가하기도 하고, 일부 위스키는 구할 수조차 없을 만큼 품귀 현상을 보이기도 한다. 위스키의 재테크 사례로 가장 빈번하게 언급되는 스토리는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위스키를 주택 마련 자금에 보탠 영국 20대 남성의 사연이다. 매해 생일마다 선물받은 ‘맥캘란 18년’의 가치가 계속해서 올랐고, 처음에 7백90만원 정도 했던 위스키 가격이 시간이 지나면서 그 희귀성을 인정받아 약 6천3백만원까지 오른 것이다. 굳이 가격이 오른 위스키를 당장에 팔지 않더라도, 자신이 소유한 위스키의 가치가 해를 거듭할수록 상승하는 것은 기분 좋은 현상이다. 위스키 애호가 중에는 자신 혹은 태어날 자녀의 탄생 빈티지를 소중하게 모으는 사람도 있다.  
 

SCENE #3

위스키의 가치는 무엇으로 평가받는가?  

 
위스키는 가격 스펙트럼이 굉장히 다채로운 술이다. 10만원 내외부터 높게는 1천만원대, 수억대까지 형성돼 있다. 그렇다면 소위 고급 위스키로 불리는 술은 무엇이 다를까? 그에 앞서 위스키가 어떤 술인지 생각해본다면 위스키란, 발효된 곡물로 만든 술을 증류하고 나무 통에 넣어 숙성한 것이다. 위스키는 수년에 걸쳐 일어나는 참나무와 알코올의 화학작용과 물리작용, 그리고 인간의 의사 결정이 함께 만들어낸 결과물이다. 모든 위스키는 재료와 공정과 환경과 인간의 합작인 것이다. 고급 위스키를 마시는 이유에 대해 어느 위스키 애호가는 이렇게 말하기도 한다. “죽을 때까지 먹을 수 있는 술의 양이 정해져 있다는 생각이 요즘 많이 든다. 그래서 굵고 짧게 마시는 스타일로 가고 있다. 그렇다 보니 아무래도 그냥 고가의 위스키 한두 잔 먹는 걸 선호하게 되더라.” 고가의 기준은 개인마다 차이가 있겠지만, 좋은 위스키일수록 특별함은 분명히 존재한다. 풍미의 복합성, 입안에서 오래도록 지속되는 피니시, 시간에 따라 잔잔하게 변화하는 다채로운 스펙트럼 등을 좋은 위스키에서 느낄 수 있는 특징으로 꼽는다. 물론 이것은 처음 마시는 사람이 느낄 수 있는 영역은 아닐 수도 있다. 이런 섬세한 특징을 느끼기까지 마시는 사람의 안목과 수준 또한 중요하다.  
 

SCENE #4

위스키 애호가들은 왜 도쿄로 갈까?  

 
위스키 애호가들은 지금은 구할 수조차 없는 위스키에 먼지가 뽀얗게 쌓여 있던 과거 호시절을 종종 떠올리곤 한다. 대표적인 브랜드로 캠벨타운에서 탄생한 스프링뱅크를 꼽을 수 있다. 스프링뱅크는 위스키 생산 과정이 대부분 수작업으로 이뤄지는 현시대에 보기 드문 고집과 철학을 지닌 증류소다. 장인 정신은 결국 희소성과 밀접한 관련이 있고, 수요에 비해 공급이 현저히 떨어지기 때문에 스프링뱅크의 가격은 계속해서 상승하고 있다. 대략적인 판매가는 데일리샷 기준으로 10년이 30만원대, 15년이 60만원대, 18년이 약 1백만원대다. 한정판도 아닌 일반 라인업에서 보기 어려운 상당히 높은 가격대지만 대체 불가능한 개성을 가진 마니악한 위스키로 애호가들에게 큰 지지를 받고 있다. 국내 주류법과 비교해 좀 더 자유롭게 다양한 고숙성, 빈티지 올드 보틀을 판매할 수 있는 일본의 바 문화는 애호가들에겐 파라다이스 그 자체다. 특히 히비키, 야마자키 등 가파르게 가격이 상승하는 일본 위스키의 고숙성 버전을 합리적인 가격으로 테이스팅해볼 수 있다는 점이 큰 메리트다. 최근 들어 보석처럼 숨어 있는 도쿄 바 투어를 통해 국내에서는 맛보기 힘든 희소성 있는 위스키를 경험할 수 있는 문화가 계속해서 확산되고 있다. 지하 깊숙이 숨어 있는 바에서 여기를 어떻게 알고 왔는지 서로의 존재를 신기해하며 얼마 남지 않은 위스키를 함께 털어 마시는 풍경은 요즘 국내 위스키 열풍의 한 단면을 보여준다.
 
 글렌드로낙 2000년대 빈티지 보틀  
글렌드로낙은 셰리의 명가로 불리는 싱글몰트 위스키 브랜드다. 특히 1990년대부터 2000년대 빈티지 보틀은 위스키계의 전설로 평가받는 빌리 워커가 전성기 시절 만든 것이니 충분히 투자할 가치가 있다. 애석하게도 구하기 쉽지 않지만 2000년대 보틀은 그나마 아직까지는 살 수 있는 가격대다.
 
▲ 아란 레어 배치 시리즈  
아란에서는 매해 다른 캐스트를 사용한 레어 배치 시리즈를 출시한다. 프랑스에서 샴페인을 숙성시키는 데 사용한 아르곤 숲의 오크로 만든 버전이나 칼바도스 캐스크 등을 선보였다. 국내에서 구하기 쉽지는 않지만 이런 특별한 캐스크는 소장 가치가 충분하니 눈여겨보는 것이 좋다.
 
 맥캘란 18년 셰리 오크    
셰리 캐스크의 장점은 잠재력이다. 시간이 흐를수록 숨겨진 다채로운 풍미가 나오기 때문이다. 특히 맥캘란은 셰리 캐스크의 대명사기에 수많은 마니아의 마음속에서 셰리의 명가로서 1위 자리를 공고히 하고 있다. 그만큼 퍼포먼스도 명불허전,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스프링뱅크 12년 CS
스프링뱅크는 독특한 개성을 지닌 마니악한 성향의 위스키다. 숙성 연수에 비해 상당히 가격이 높지만 대체재가 없는 위스키로 유명하다. 최근 더욱 주목받고 있어 구하기 쉽지 않지만, 그 가치는 앞으로도 우상향할 것으로 예상된다.
 
▲ 야마자키 18년 리미티드 에디션
일본 여행을 다녀오면서 면세점을 통해 많이 사는 위스키다. 현재 50만원대로 가격이 형성됐는데, 일본 위스키는 앞으로 더욱 그 가치가 높아질 것이라고 예상한다. 위스키에 막 입문한 사람이 마셔도 직관적으로 맛있다고 느낄 수 있는, 밸런스가 굉장히 뛰어난 술이다.
 
 롱로우 리미티드 에디션
스프링뱅크 증류소 산하에서 나오는 위스키로 특히 여기서 선보이는 리미티드 에디션 버전을 주목하면 좋다. 롱로우는 버번, 셰리뿐만 아니라 럼, 포트 등 개성 있는 캐스크를 사용해 숙성한다. 진한 컬러의 롱로우 포트 캐스트를 발견한다면 꼭 소장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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