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레스부터 답례품까지 무엇 하나 화제가 되지 않은 것이 없지만, 두 사람의 동시 입장 역시 화제가 되었다. 그런데 사실 이 결혼식에서 정말 특별했던 순서는 시아버지의 축사. 고우림의 아버지는 축사를 준비하며 김연아에 대한 논문 ‘탈경계 인문학의 관점에서 본 김연아 신드롬’까지 읽었다고 고백했다.
호텔을 통째로 빌려 야외 수영장에서 진행된 손담비와 이규혁의 결혼식. 방송을 통해 9년 전 돌아가신 아버지의 산소에 청첩장을 올리기도 한 손담비는 이규혁과 동시 입장했다. 뉴욕에서 날아온 23년 지기의 축사를 듣다 눈가가 촉촉해진 신부. 싸이의 축가 ‘연예인’에 맞춰 화려한 발 재간 댄스를 선보인 신랑 덕분에 빵 터졌다.
개그맨 김태현이 이렇게 눈물이 많은 남자였던가? 검정 원피스를 예식 드레스로 선택해 엄마 속을 썩인 미자의 결혼식은 여러 모로 특별했다. 신부와 손을 잡고 입장한 김태현이 사회를 맡은 신동엽의 축하에 울컥하더니, 결혼식 내내 울먹거린 것. 혼인서약서를 읽기 전 그는 다음과 같이 해명한다. “늦은 나이에 결혼하면서 저 혼자 오열하면 신랑이 갱년기 왔다고 얘기를 들을까 봐” 안 울려고 했는데 자꾸 눈물이 난다고 말이다. 그를 웃게 한 건 장인 장광의 반전 축사. “눈물이 한 방울이라도 떨어진다면 그때는 도가니 표정을 보게 될 것이야.”
“결혼식 때 눈물 참는 방법에 대한 여러분들의 고견을 듣다 보니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메이크업을 살리기 위해, 예쁜 사진을 남기기 위해 결혼하는가. 결혼식에서 존경하고 사랑하는 부모님과 우리를 사랑해 주시는 귀한 손님들을 모시고 사랑하는 사람과 평생 부부의 연을 맺는 본연의 의미에 충실하고 그 벅찬 감동을 온전히 느끼고 싶어졌다.” 〈나는 솔로〉 6기 정숙이 결혼식을 앞두고 밝힌 심경이다. 처음엔 손 잡아 줄 사람이 없어서 동시입장을 계획했다는 그는 ‘이왕 하는 거 신나고 재미있게 해보자!’ 생각했고, 결혼식 전날 둘만의 뮤지컬 웨딩 콘티를 짰다. 영화 〈라라랜드〉 OST ‘Another day of sun’ 음악에 맞춰 경쾌하게 입장한 두 사람. 우주에 단 하나뿐인 짝꿍을 만난 듯하다.
“아버지 죄송하지만 저는 물건이 아닙니다.” 정신과 전문의 오은영은 지난해 〈옥탑방 문제아들〉 출연 당시 결혼식을 앞두고 아버지께 따박따박 이의 제기를 한 에피소드를 들려주었다. 신부의 입장 방식을 놓고 “아버지로부터 남편에게 넘겨지는 건 제가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라고 말한 것. 결국 그는 신랑과 손을 잡고 입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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