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친의 전 여친, 현 남편의 전 여친… 등장인물들의 소개글만 봐도 머릿속이 복잡해지는 드라마 〈기상청 사람들: 사내연애 잔혹사 편〉. 매 화 볼 때마다 공감성 수치가 최대치에 달하곤 하는데. 서로의 전 여친과 사귀는 남자들이 치고박고 싸우는가 하면 공과 사가 구분 안되는 선넘는 발언으로 분위기를 싸하게 만들어버리기도 한다. 하지만 알고 있었는가. 현실은 드라마보다 더하다는 걸. 자신있게 사내 연애에 뛰어들었다가 낭패(?)를 본 익명의 이들의 썰을 들어봤다. 사내연애를 고민 중이라고? 일단 읽고 생각해!
회사 다닐 맛이요? 죽을 맛이다!
연애할 때만 해도 회사 다닐 맛 마구 났죠. 회사가 곧 (비밀) 연애의 장인데요. 그렇게 많이 하던 지각조차 안 했죠. 하지만 좋았던 건 그때뿐. 여느 커플과 다름과 없이 저희도 헤어졌어요. 문제는 그다음. 제가 그의 상사였는데, 제 콩깍지가 벗겨진 것인지 그가 일부러 그러는 것인지 보고서를 점점 엉망으로 써오기 시작하더라고요? 처음엔 굳이 부딪히고 싶지 않아서 제가 대신 그의 보고서를 수정하기도 했어요. 하지만, 매일같이 야근이 반복되자 열이 받더라고요. 안되겠다 싶어 회의실로 따로 불러 혼을 냈죠. 근데 하는 말이 가관이었어요. “누나, 내가 전 남친이니까 일부러 그러는 거지? 진짜 속 좁다” 순간, 회의실이 유리창으로 되어있든 말든 소리 지르려다가 꾹 참았어요. 일 얘기하는데 사생활 끌고 오지 말라고 덤덤하게 한 마디 했지만 속은 부글부글 끓었죠. 그 뒤로 아직까지 사사건건 사소한 업무로 티격태격하고 있는데… 이미 회사엔 저희 둘이 사이 안 좋다고 소문이 났더군요. 사내연애 들키지 않은 게 어디냐하고 있지만, 매일 매일 회사 다니는 게 죽을 맛이네요. 1년 만에 이렇게 바뀔 줄이야! - 살맛이안난다 /
33세 소문엔 소문으로, 맞불 작전
제 사내연애의 끝은 정말 지옥 그 자체였어요. 서로가 미움만 남은 상태로 헤어졌죠. 사실 상사를 제외하고 다른 직원들은 모두 저희가 연애하는 것을 알고 있었는데 그래서 더 걱정이 됐어요. 분위기가 이상해질까 봐서요. 하지만 아니나 다를까 새로운 지옥이 펼쳐졌죠. 전 남친이 제 욕을 엄청 하고 다닌 거예요. 그것도 아주 구.체.적.으.로.요. 한 친한 직원이 이건 좀 아니지 않냐며 말해주었는데 제 성적 취향을 은근슬쩍 흘리고 다녔더군요. 고소하고 싶은 마음이 목구멍까지 차올랐지만, 그 대신 비슷한 수위로 맞불 작전을 놔주기로 했죠. 그가 얼마나 형편없었는지요! 결국 그 소문은 그의 귀까지 들어갔고, 사무실에 있는데 채팅으로 말을 걸어왔어요. 이건 좀 심하지 않냐면서요. 저는 마치 리포트를 쓸 때처럼 일목요연하게 그의 잘못들을 짚어줬죠. 번호까지 달아가면서요. 그날 모두가 저희 눈치를 보며 조용해진 사무실에는 저희 둘의 키보드 소리만 들렸어요. 그 뒤로 그 누구도 저희에 대한 이야기는 하지 않았지만, 저 혼자 속시원했던 기억이 있네요. 한 두달을 열심히 눈치 본 동료들에게는 미안하지만요. - 키보드워리어 /
29세 알릴 거면 헤어진 것도 알리라고!
다행히 전 남친과 다른 부서였어요. 일주일에 한두 번은 마주쳐야 했지만, 매일 안 보는 게 어디냐며 가슴을 쓸어내리고 있었죠. 어느 날, 퇴근을 하고 있는데 새로운 남친이 절 데리러 왔더라고요. 별 생각 없이 다음 날 출근을 했는데, 그날따라 동료들이 자꾸 이상한 말을 하며 싸늘하게 대하더라고요. “00씨, 남자친구랑 얼마나 되었다고 했지?”부터 “그러는 거 아니야”라는 의미를 알 수 없는 말까지! 무슨 소린가 하고 대수롭지 않게 넘겼는데 몇 주가 지나고 알게 되었죠. 전 남자친구가 사귀는 걸 사람들에게 말하고 다녔다는걸요. 문제는 이별 소식은 그들에게 말하지 않았다는 점이었죠. 그걸 보고 사람들이 제가 양다리를 걸치는 줄 알고 전 남자친구를 불쌍해했다는군요. 환승연애한 제가 잘못이라며, 힘내라면서요. 어이없게도 그 위로는 다 받아먹었더라고요? 졸지에 전 사내연애하면서 환승한 나쁜 사람이 됐죠. 그 사실을 알게 되자마자 점심시간에 그 사람의 부서로 달려갔어요. 고래고래 소리를 지른 건 아니었죠. 그냥 딱 한 마디만 해주고 왔어요. “소문낼 거면, 3개월 전에 헤어진 것도 소문내”라고요. 어차피 다 알게 된 판에 새로운 소식은 업데이트해줘야 하잖아요? - 서동요절망편 /
30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