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아침, 여유를 즐기며 마시는 커피 한 잔. ‘뜨아’, ‘아아’ 정도로만 구분되던 아메리카노에 레몬을 넣는 이들이 목격됐다. 그 현장은 바로 틱톡(TikTok). 아메리카노에 레몬즙을 넣어 마시는 영상은 조회 수가 무려 700만 뷰를 넘었고, 이를 따라 해 다이어트에 성공했다는 후기 역시 줄을 이었다. 한때 전 세계적으로 유행한 ‘방탄커피’의 사례도 있지만 조금은 생소한 조합의 이 다이어트 커피는 꽤나 많은 이들을 혹하게 만들었다. 이는 나 역시 마찬가지. 결국 직접 도전했고, 현재 레몬 커피로 시작하는 아침 2주 차에 접어들고 있다.
가장 궁금한 건 ‘맛’일 거다. 레몬즙의 양에 따라 조금씩 달라지겠지만 레시피를 그대로 참고해 1~2스푼 정도 넣어 만든 맛은 의외로 일반 커피와 큰 차이가 없다. 기본적으로 커피의 향과 맛이 강해 레몬 맛이 거의 느껴지지 않는다. 2주가량 레몬 커피와 함께한 결과만 말하자면 몸무게 변화는 이상 무. 당연히 커피 한 잔만으로 큰 변화를 기대하지는 않았기에 실망감도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레몬 커피를 추천하겠다. 그 이유는 눈 바디에서 확실한 변화가 느껴졌기 때문. 물론 야식을 줄인 효과도 있겠지만, 식단만 관리했을 때와는 조금 다른 변화임을 몸소 체험했다.
눈 바디에서 확실한 변화를 느낀 만큼 레몬 커피를 추천할 수밖에 없었다. 게다가 레시피도 간단하니 현대인들에게는 제격 아닌가? 하지만 여러 연구 결과에 따르면 커피 속 카페인은 섭취 후 3시간 동안 신진대사를 증가시켜 칼로리 소비에 도움을 줄 수는 있지만 직접적으로 지방을 줄여준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VOS피부과 김홍석 원장은 서로 궁합이 맞지 않는 조합이라 말하며 레몬 커피를 추천하지 않았다. “커피 속 카페인은 일부 비타민과 미네랄 흡수를 차단할 수 있어 레몬즙의 효과마저 떨어뜨리죠. 2가지를 같이 섭취했을 때 건강상의 이점보단 영양 손실에 대한 염려가 더 큽니다”라는 의견도 덧붙였다. 유어클리닉 서수진 원장 역시 커피가 허기를 달래고, 신진대사를 활성화하는 음료인 것은 맞지만 레몬과 섞어 마신다고 해서 다이어트에 도움이 된다는 근거는 없다고 말했다. 또 둘 다 산성도가 높아 역류성식도염을 악화시키거나 위장을 자극할 수 있으니 주의할 것을 권했다. 레몬 커피 2주 차, 일시적인 다이어트 효과를 본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아직까지 이를 뒷받침할 근거가 현저히 부족하다는 게 현재 상황. 건강을 위해 시작한 다이어트로 오히려 건강을 해치지 않으려면 역시나 정석적인 다이어트 방법이 불변의 진리임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되는 계기가 됐을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