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9년부터 52년간 천조국 어린이의 유년 시절을 함께한 미국 국민 어린이 프로그램 <세서미 스트리트>가 새 캐릭터 ‘지영’을 영입했다. 프로그램의 공식 홈페이지에 소개된 캐릭터 프로필에 따르면, 7살 지영은 일렉트릭 기타 연주를 좋아하고 언제 어디서나 노래하는 흥부자. 축구와 스케이트보드를 즐기는 활기찬 면모까지 고루 갖췄다. <세서미 스트리트> 측은 새 식구를 소개하며 “한국인이라는 뿌리를 자랑스럽게 여기고 가족을 애틋하게 생각한다”, “최애 음식은 떡볶이다”라는 표현도 콕 집어 추가했다. 지영의 등장을 향한 한국 네티즌의 반응도 뜨겁다. “내가 어렸을 때 봤던 모든 서양 콘텐츠에 단 한 명이라도 동양인 캐릭터가 있다면 무조건 일본인이었는데, 이제는 서양에서 아시아 하면 떠오르는 나라가 한국으로 바뀌었다는 신호 같다”, “지영이 등장한 이후로 <세서미 스트리트>를 계속 보는 중인데, 인종차별적인 언행을 참지 않는 지영이의 모습이 인상적이네. 자연스럽게 인종차별이 잘못된 행동이라는 걸 가르쳐줘서 좋은 것 같다” 등의 반응에서 지영 캐릭터의 탄생이 시청자에게 어떤 함의를 전하는지 엿볼 수 있다. 실제로 지영의 등장 배경에는 백인 경찰의 과잉 진압으로 사망한 조지 플로이드 사건과 코시국 이후 미국 내에서 아시아인에 대한 차별이 증가한 사회적 분위기가 뒷받침됐다. 지영을 연기하는 인형술사이자 지영이란 캐릭터가 탄생하는 데 많은 도움을 준 한국계 미국인 캐슬린 김 역시 “아시아계 미국인은 인종과 무관하게 ‘아시아인’으로 묶인다. 그래서 지영을 ‘한국계 미국인’으로 구체화하는 것이 매우 중요했다”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앞으로 <세서미 스트리트>를 보고 자랄 많은 어린이에게 지영이 이런 친구로 기억되길 바란다. 누군가 피부색이나 언어 때문에 인종차별을 당할 때 항의해도 된다고 용기를 주는 존재, 나 자신 혹은 친구가 부당한 차별을 당할 때 그것이 옳지 않다고 말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상기시키는 이름이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