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다미)재킷 2백58만원, 팬츠 1백28만원, 벨트 30만원 모두 막스마라. 이너 톱 4만1천원대 8 by yoox. 목걸이 18만원 타니 by 미네타니. 앵클부츠 1백30만원대 처치스. (최우식)재킷 1백50만원대, 니트 톱 80만원대, 팬츠 70만원대 모두 토즈. 더비 슈즈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김다미(이하 ‘다미’) 그때는 주인공으로 장편 상업 영화를 처음 찍어보는 터라 모르는 게 많았어요. 그래서인지 오빠가 되게 멋있어 보였고요. 근데 오랜만에 보니까 음… 더 멋있어진 것 같아요.
최우식(이하 ‘우식’) 잘생겨졌다는 얘기지?
다미 그보다는 뭔가 배울 점이 많아진 느낌?(웃음)
우식 씨가 보기에 다미 씨는 어때요?
우식 많이 달라졌죠. 오랜만에 다미를 만나보니 경험이란 건 정말 무시할 수 없구나 싶어요. 사실 카메라 앞에 주연배우로 선다는 것 자체가 엄청 떨리는 일이거든요. 그런 경험이 하나둘 쌓이면서 저도 모르게 훌쩍 성장한 것 같아요. 물론 다미는 처음부터 잘하긴 했지만요.
그동안 두 사람 다 배우로서 인상적인 도약을 했어요. 우식 씨는 영화 〈기생충〉의 오스카상 수상으로 새로운 전기를 맞았고, 다미 씨는 드라마 〈이태원 클라쓰〉를 통해 대세 배우로 자리매김했죠. 서로의 행보를 지켜보는 마음은 어땠나요?
다미 계속 응원하는 심정으로 지켜봤던 것 같아요. 간간이 연락을 주고받긴 했지만 그와 별개로 언젠가 다른 작품에서 또 만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죠. 〈마녀〉 찍을 때 오빠랑 굉장히 편안하게 작업했던 기억이 있어서요.
우식 저는 반대로 다미가 너무 잘되니까 배 아픈 것도 있었어요.
다미 더 잘됐으면서.(웃음)
우식 농담이고, 실은 다미가 드라마에서 활약하는 모습을 보고 ‘와, 어쩌면 앞으로 다미랑 한 작품에서 주인공으로 서지 못할 수도 있겠구나’ 생각했어요. 한번은 헬스장에서 운동하는데 맞은편 건물 광고판에 다미 얼굴이 대문짝만 하게 걸려 있더라고요. 마스크 광고였나? 암튼 그걸 보니 나도 분발해야겠다는 생각이….(일동 웃음)

재킷 56만8천원 렉토. 집업 톱 가격미정 자크뮈스 by 10 꼬르소 꼬모. 팬츠 가격미정 Cool T.M by 10 꼬르소 꼬모. 스니커즈 가격미정 나이키.
우식 〈기생충〉 이후 차기작을 검토하는데 〈그 해 우리는〉 대본이 유난히 제 욕심을 채워주는 면이 있었어요. 그동안 제가 보여주지 않은 연기라는 생각이 들어서요. 그러다 김윤진 감독님과 미팅을 했는데 그 자리에서 믿음이 딱 왔죠. 거기에 다미까지 출연한다니 더 망설일 이유가 없었고요.
다미 씨는요?
다미 〈마녀〉의 초능력자 ‘구자윤’부터 〈이태원 클라쓰〉의 소시오패스 ‘조이서’까지 그동안 좀 센 캐릭터를 많이 해온 터라 한 번쯤 현실적인 역할을 해보고 싶었어요. 그러던 중 〈그 해 우리는〉 대본을 보게 됐고, 배우로서 제 영역을 넓힐 수 있는 작품이라는 생각이 들었죠. 우식 오빠와 함께라면 재미있는 결과물을 만들 수 있을 거라는 기대도 있었고요.

니트 베스트, 스커트, 롱부츠 모두 가격미정 루이 비통.
우식 백 프로 동의해요. 그렇잖아도 로코물에 한번 도전해보고 싶었는데 요즘 영화계에는 로맨스 장르 대본이 별로 없더라고요. 대부분 블록버스터 아니면 액션물이고요. 로코물에서만 보여줄 수 있는 제 얼굴이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그리고 그 조합이 김다미와 최우식이었기 때문에 더 욕심이 났던 것 같아요.
다미 씨는 과거 인터뷰에서 ‘조이서’의 첫인상을 ‘냉소’로 표현했어요. 〈그 해 우리는〉 여주인공 ‘국연수’의 첫인상을 한마디로 표현한다면?
다미 음… 벽? ‘연수’는 감정을 표출하기보다 안으로 쌓아두는 캐릭터인데 그 모습이 마치 벽을 치고 있는 것처럼 느껴졌어요. 그 벽을 비집고 들어오는 사람이 옛 연인인 ‘최웅’이고요.
반대로 ‘최웅’의 캐릭터를 한마디로 표현한다면요?
우식 두더지? 다미 괜찮다. 우식 근데 정말 ‘웅이’랑 두더지랑 좀 비슷한 것 같아. ‘웅이’는 ‘연수’의 벽을 밑단부터 차근차근 허무는 캐릭터잖아. 다미 진짜 그러네. 우식 벽도 허물고, 눈도 작고. 여러모로 두더지가 딱이네.(웃음)
〈기생충〉이 오스카상을 수상한 지 벌써 두 해가 다 돼가요. 지난 2년은 최우식에게 어떤 시간이었나요?
우식 시상식 끝나고도 한 1년 동안은 촬영하느라 정신이 없었어요. 나머지 1년은 약간의 휴식기를 가지는 동시에 〈그 해 우리는〉 준비를 하며 보냈고요. 코로나19 때문에 아무것도 할 수 없던 시기에 이 작품이 들어와서, 다행히 여유로운 마음으로 준비할 수 있었죠.

(김다미)코트 원피스 가격미정 wos by 분더샵. 귀고리 가격미정 보테가 베네타. 롱부츠 2백59만원 구찌. (최우식)울 재킷 가격미정 아미. 팬츠 가격미정 마리아노 by 10 꼬르소 꼬모. 셔츠, 양말, 더비 슈즈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우식 그동안 찍은 작품 중 자신 있는 필모그래피가 없었다면 그랬을 것 같아요. 물론 〈기생충〉 이후 부담감이 없었다면 거짓말이죠. 그렇잖아도 지난 인터뷰들을 보니 제가 어떤 때는 한없이 다운돼 있고, 어떤 때는 되게 들떠 있는 등 업&다운이 굉장히 심했더라고요. 다행히 휴식이 필요하다는 자각을 빨리 해서, 그 시간 동안 마음 편히 쉬었던 것 같아요. 쉬는 동안 예능을 2개나 찍어 부모님이 무척 좋아하셨죠. 영화는 한 번 보고 끝나는데 예능에선 제가 매주 나오니까요. 부모님이 앞으로 예능 좀 더 하면 안 되냐고….(웃음)
예능 출연이 곧 휴식이었네요.
우식 네. 특히 〈여름방학〉은 진짜 쉬는 마음으로 찍었어요. 아무 생각 없이 멍 때리면서.
다미 씨는 예능 출연할 생각 없어요?
다미 저는 못 할 것 같아요, 말을 잘 못해서.(웃음) 예전에 저에 대한 다큐멘터리를 찍은 적이 있는데 그때도 제가 말을 거의 안 해서 나중에 내레이션을 따로 넣었거든요.
아, 그거 왓챠에서 봤어요. 〈잠적〉 맞죠?
우식 진짜? 그런 게 있어? 나도 봐야겠다. 다미 보지 마.(웃음)

(최우식)니트 베스트 1백56만원, 셔츠 82만원 모두 구찌. (김다미)니트 케이프 1백4만원 골든구스.
다미 전 늘 그 전과는 다른 연기를 하고 싶어 하는 것 같아요. 특정 장르를 콕 집어 말하긴 어렵지만 대본을 읽다 보면 딱 느낌이 와요. 그 시기의 내 상태를 건드리는 작품이요.
우식 저는 아무 생각 없이 보기 좋은 액션 영화를 찍어보고 싶어요. 기회가 된다면 공포물도 한번 도전해보고 싶고요. 새로운 장르에 도전할 때마다 연기하는 즐거움이 더 커지는 것 같아요.
인터뷰에서 다미 씨는 스스로를 무덤덤한 사람으로 자주 이야기하던데, 정말 그런가요?
다미 그때그때 다르기는 한데 웬만한 일은 그냥 받아들이려고 하는 것 같아요. 너무 깊게 생각하다 보면 저 스스로를 망칠 수 있으니까요. 그래서 후회도 잘 안 하는 편이에요. 이러니까 나 너무 초월한 것 같나?
우식 지금 약간 스님 같았어.(웃음)
두 사람은 왜 이 일을 하고 있나요?
우식 김윤진 감독님이 육아 중이신데, 안 그래도 어제 저랑 그런 이야기를 나눴어요. “내 아이가 커가는 모습도 제대로 못 볼 만큼 중요한 것을 포기하면서까지 이 일을 하는 이유는 뭘까?”라는 말을 듣는데 저도 내가 이 일을 왜 하고 있는지 곰곰 생각해보게 되더라고요. 아마 다미도 비슷할 것 같은데, 사실 저는 남들 앞에서 뽐내는 것도 별로 자신 없고, 뭔가 나서서 하는 스타일이 아니에요. 이 일을 하면서 포기하는 것도 많고 스트레스도 많이 받고요. 그럼에도 이 일을 계속하는 건 아마 다음 작품에 대한 기대 때문이 아닐까 해요. 매번 현장에서 너무 큰 걸 얻어가거든요. 매 작품 예상치 못한 무언가를 얻어가는 느낌이 있어요.
다미 저도 그런 것 같아요. 오빠가 얘기한 대로 정말 현장이 주는 무언가가 있어요. 거기에 약간 중독되는 것 같기도 하고요. 비록 많은 작품을 하진 않았지만 새 작품을 할 때마다 저 자신이 달라지는 느낌을 받아요. 연기를 하면서 나 자신을 찾아가는 느낌도 들고요. 물론 쉬운 일은 아니지만 힘든 점보다 좋은 점이 훨씬 크기 때문에 계속 이 일을 하게 되는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