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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혐과 유사성 논란까지 터진 <오징어 게임> 호? 불호?

전 세계를 사로잡은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 게임>. 호평 가득한 해외와 달리 국내에선 유사성 논란부터 여혐 논란까지, 날 선 비판과 뜨거운 관심이 한꺼번에 쏟아지며 극과 극의 반응을 보였다.

BY김지현2021.09.24
최근 런칭한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 게임’으로 전 세계가 뜨겁다. 국내에서뿐만 아니라 런칭 4일 만에 미국을 포함한 22개국에서 1위를 차지했다. 참고로 한국 드라마가 미국 넷플릭스 전체 1위를 기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전 세계적으로 전례 없는 흥행몰이를 하고 있는 셈.
 
줄거리는 간단하다. 현실에 쫓기던 456명을 대상으로 456억 원의 상금이 걸린 서바이벌 게임을 진행한다. 200억 원이라는 어마어마한 제작비를 자랑하듯 캐스팅부터 세트장까지, 공개 전부터 화제를 몰고 다닌 만큼 비난 역시 피해갈 수 없었다. 과도한 잔혹함, 약자를 표현한 방법 등이 잘못되었다는 비판이 호평과 함께 쏟아져나오고 있는 지금,  코스모가 시청자들에게 그 후기를 물었다. ‘오징어 게임’ 어땠어?
 
 

연기 구멍 따윈 없다, 그리고 정호연의 발견

아무리 좋은 작품, 좋은 대본이라도 배우의 연기력이 받쳐주지 않는다면 시청자는 작품에 온전히 몰입할 수 없어요. ‘오징어 게임’은 그런 면에서 아주 훌륭했죠. 특히나 이정재 배우는 필모그래피 속 캐릭터가 겹친 적이 한 번도 없어 늘 감탄하며 보는 배우인데, 이 작품에서 역시 또 한 번 반했죠. 박해수 배우를 비롯한 조연들 중에서 가장 놀랐던 건 정호연 배우였어요. ‘도수코(도전! 수퍼모델)’를 통해서 처음 알게 되었는데, 이렇게나 멋진 연기를 선보일 줄은 몰랐어요. 마스크야 워낙 매력적이라는 걸 알고 있었지만, 그 눈빛과 목소리까지. 데뷔 작품이 맞나 싶을 정도로 캐릭터 해석을 잘했다는 게 여실히 느껴졌죠. 또 한 명의 기대되는 배우를 알게 되었다는 것만으로 충분했어요. 홍유진 / 30세  
관람 포인트 : 모델로서 데뷔 11년 차를 맞은 정호연의 배우로 데뷔한 첫 작품. 정호연은 이 작품을 위해 뉴욕 패션위크 활동을 포기했다고. 밥 먹는 시간을 제외하고 대본만 봤다는 후기와 함께 연기에 대한 열정을 보이기도 했다.  
 
 

알록달록한 지옥을 그린 세트장  

런칭 전, 1분 남짓한 예고편 속에서 가장 눈에 들어온 건 화려한 세트장이었어요. 본편 역시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죠. 앉은 자리에서 단숨에 정주행한 이유도 그 때문이었어요. 다음 에피소드에 나오는 게임 속 세트장은 어떤 모습일지가 너무 궁금했거든요. 하나하나 소품들과 공간을 구경하는 맛이 있어서 그것만으로 오락적인 역할을 톡톡히 해낸 작품이라고 봐요. 특히나 1화에서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 게임을 하는 공간 있잖아요? 거기서 완전히 빠져들었죠. 마치 그때 그 시절 교과서 속 철수와 영희를 떠올리게 하는 인형이 한순간 살인 기계가 되는 걸 보고 동심이 와장창! 어마어마한 짜릿함과 카타르시스를 느꼈어요. 판화가 에셔의 그림을 떠올리게 하는 미로 같은 계단도 매혹적이었고요. 작품을 보고 나서 미술 감독이 누군지 찾아보게 된 건 이번이 처음이었어요. 감독과 배우뿐만 아니라 미술 감독의 역할이 이렇게나 중요하다는 걸 알게 됐죠. 박승기 / 29세  
관람 포인트 : ‘오징어 게임’은 영화 ‘스물’, ‘엑시트’ 등 굵직한 작품의 미술을 맡았던 채경선 감독이 빚어낸 또 다른 세계. 이정재 배우는 이 어마어마한 세트장 때문에 매일 촬영에 가는 게 기다려질 정도였다고. 게임이 바뀔 때마다 배우들 역시 공간을 배경으로 인증샷을 찍기 바빴다는 후기를 남겼다.
 
 

이것이 바로 K-게임!  

소위 말하는 ‘국뽕’을 맞은 기분이라고 할까요? 소재 자체가 이 나라 국민이라면 어린 시절 한 번쯤 해봤던 추억의 게임들이어서 저는 그러려니 하고 봤거든요. 너무나 익숙한 게임들이니까요. 다 보고 나서 커뮤니티에 각종 리뷰들을 재미 삼아 찾아보고 있는데 해외 반응이 정말 재미있더라고요. 구슬치기나 뽑기 놀이, 오징어 게임 같은 추억의 놀이를 보고 ‘신선하다’, ‘참신하다’와 같은 반응을 보이고 있었어요. 일부 해외 유저들은 자기도 한번 해보고 싶다며 게임 규칙을 서로서로 묻기도 했죠. 게다가 국내에서는 신파라고 생각할 수 있었던 포인트들이 해외에서는 굉장히 드라마틱한 요소였나봐요. 게임에 대한 관심을 넘어서서 스토리 자체에 몰입해 슬프게 봤다는 반응도 꽤 봤죠. 이처럼 국내 드라마임에도 불구하고 꽤나 신선한 시각으로, 다각도에서 작품을 감상할 수 있었다는 점이 제일 큰 재미 중 하나였어요. 조이슬 / 27세  
관람 포인트 : 황동혁 감독은 제작발표회를 통해 ‘오징어 게임은 경쟁 사회를 상징하는 가장 은유적인 게임’이라고 표현했다. 골목이나 운동장에서 어렸을 적 했던 놀이를 통해 경쟁 사회의 근본을 파헤치고 싶었다는 것. 작품 속 등장하는 각종 게임들은 감독의 메시지를 가장 쉽게 파악할 수 있는 수단 중 하나다.
 
 

신선한 서바이벌 장르? 글쎄

저는 서바이벌 장르 ‘덕후’에요. ‘신이 말하는 대로’, ‘배틀로얄’, ‘아리스 인더 보더랜드’까지. 해외 각종 서바이벌 장르 작품들은 죄다 섭렵했죠. 그래서 ‘오징어 게임’에 대한 기대가 더욱 컸어요. 하지만 생각보다 아쉬운 점들이 많이 보였어요. 물론 한국에서 이런 서바이벌 장르를, 그것도 이렇게 멋진 세트에서 촬영한 것만으로 대단하다고 봐요. 하지만 서사가 완벽한 드라마도 아니고, 그렇다고 러닝타임 내내 짜릿한 서바이벌도 아니고… 어디에 집중해야 할지 감이 잘 안 잡히는 느낌이었죠. 서바이벌 게임도 몇몇 뚜렷한 추억의 놀이 외엔 어딘가에서 봤던, 익숙한 규칙의 게임들이었고요. 서바이벌 장르를 잘 모르는 이라면 재미있게 보았겠지만, 저 같은 장르 ‘덕후’라면 아마 비슷한 생각을 할 것이라 생각해요. 한동훈 / 33세  
관람 포인트 : 실제로 ‘오징어 게임’은 일본 드라마 ‘신이 말하는대로’와 유사성 논란에 잠시 휩싸였다. 참가자들을 심판하는 기괴한 인형과 돌아가는 시간제한 타이머, 게임까지. 그 규칙과 연출 구도까지 모두 비슷했기 때문. 하지만 황동혁 감독은 해당 작품과는 연관성이 없다고 밝혔으며 ‘오징어 게임’은 2008년에 구상했던 작품이기에 우선권을 따지자면 ‘오징어 게임’이 먼저라고 주장했다.  
 
 

굳이 이렇게 표현했어야 했을까?  

작품은 재미있게 봤지만, 회차마다 불편한 감정이 드는 장면들이 계속 나오더군요. 첫 화부터 주인공이 전 와이프의 집에 찾아가 화를 내는 장면이 나오는데, 이때부터 주인공에 대한 애정을 갖기가 힘들었어요. 그 이후 죽은 여자의 시체를 집단 강간했다고 말하는 대사나 질 안에 담배를 숨겨서 꺼내는 장면들은 눈살이 찌푸려졌죠. 특히나 여자의 가슴을 쿠션 대용으로 쓰거나 등을 발 받침대로 쓰는 장면에서는 굳이 이런 장면을 넣어야 했을까? 하는 의문이 생기더군요. 서바이벌 게임 소재라 잔혹할 거라고는 어느 정도 예상했지만, 갑자기 등장하는 베드씬이나 앞서 말한 장면들은 장르와는 연관이 없는데 왜 들어간 건지… 그러다 보니 오히려 해당 캐릭터가 입체적이지 않고 너무 뻔하게 보이기도 했고요. 이런 요소들 때문에 되려 더 캐릭터들이 밋밋하게 표현이 된 것 같아 아쉬웠어요. 황도현 / 27세  
관람 포인트 : 런칭 된 후 ‘오징어 게임’은 호평과 동시에 여성 혐오적 표현이 많다는 지적들이 속출했다. 여성을 도구화한 장면, 게임 자체에서 오는 불공평에서 더 나아가 독립운동가를 모욕했다는 발언까지. 일각에서는 작품은 작품일 뿐이라고 반박하며 지금까지도 갑론을박이 이어져 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