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얘가 걔야? '박총무', '황민성', '법자' 본캐 김성철 등판

모든 색이 포개어져 결국은 바탕으로 돌아가는 순간. 배우 김성철은 그런 ‘인생캐’를 만나길 기다리고 있다.

BYCOSMOPOLITAN2021.06.18
 
윈드브레이커 가격미정 프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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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빈센조〉 출연 후 얻은 인기에 비해 대중에게 알려진 부분이 많지 않아요. 사소한 것, 예를 들어 하루 일과가 궁금해요.
요즘은 밤에 일찍 자려 노력하고 있어요. 원래 새벽 4~5시쯤 잤는데 이제는 늦어도 밤 11시면 자리에 눕고 아침 일찍 일어나서 산책해요. 동네 한 바퀴 돌다가 커피 사 들고 집에 와서 책도 보고, 대본도 보고. 그러다 졸리면 가끔 낮잠을 잡니다. 그리고 운동을 나가요. 하루에 딱 1시간 반 정도 해요. 주중에는 웨이트트레이닝, 주말에는 유산소운동 위주로요.
 
루틴이 잘 짜여 있는 것 같네요.
제가 원래 루틴왕이었거든요. 근데 그렇게 살다 보니 배우로서는 좋지 않은 것 같더라고요. 빈틈이 있어야 삶에 새로운 것들이 들어올 수 있잖아요. 식단까지 엄격하게 지켰던 예전에 비하면 요즘은 흘러가는대로 사는 편이에요. 가끔 술도 마시고요.(웃음)
 
〈슬기로운 감빵생활〉의 ‘법자’로 드라마에 데뷔하고 난 뒤 최근작 〈빈센조〉의 ‘황민성’까지 늘 캐릭터 해석이 좋았어요. ‘백지 같은 배우’라는 평을 좋아한다고요.
“천의 얼굴이다”라는 얘기를 많이 들었는데, 제가 처음부터 그걸 목표로 두고 연기했다면 위험한 선택이었을 것 같아요. 대중에겐 제가 초면인데 ‘김성철’을 각인시키기보다 오로지 제가 연기하는 캐릭터 생각뿐이었던 거예요. 연기를 그냥 ‘연기술’, ‘연기력’으로 받아들였고, 이것저것 다 할 수 있는 스펙트럼 넓은 배우가 되자 싶었어요. 감사하게도 출연한 작품이 다 잘돼서 ‘스펙트럼이 넓은 배우’가 됐지만, 안 그랬으면 이미지고 뭐고 아무것도 없었겠죠.
 
나쁘게 말하면 전략이 없었다, 좋게 말하면 약은 성격이 아니라는 얘기로 들리네요.
요즘 제가 했던 역할 중에서 어떤 게 제 본모습에 가장 가깝느냐는 질문을 정말 많이 받거든요. 그만큼 캐릭터들이 다 너무 달랐으니까요. 그런데 아직까지도 찰떡인 배역을 만나지는 못한 것 같아요. 찰떡 같은 배역을 만나야 배우 본래 캐릭터도 돋보이잖아요.
 
아직 인생캐는 없었다는 거죠? 상상은 해봤나요?
뭐랄까, 알다가도 모르겠는 캐릭터였으면 좋겠어요. ‘저 사람 되게 사랑스러운데, 매력적인데, 어딘지 종잡을 수가 없네?’ 이런 느낌. 그게 제가 추구하는 방향입니다. 정답과 평균을 지양해요.
 
그런 의미에서 〈빈센조〉 ‘황민성’ 역은 반가워했을 것 같아요. 하지만 악역이라서 부담스러웠던 면도 있었죠?
저는 악역도 어떻게든 호감형으로 풀어내려 하기 때문에 처음에는 ‘황민성’ 역과 안 맞을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황민성’은 극 중에서 데이트 폭력범으로 나오잖아요. 그런데 ‘민성’이는 기본적으로 사랑스러운 기질이 있고 사랑을 위해 많은 걸 버리는 사람이었기 때문에 매력적으로 보일 수 있다고 판단한 거죠.
 
하긴 마지막에 제가 ‘민성’을 짠해하고 있다는 걸 깨닫고 약간 혼란스러웠어요.
현장에서도 그런 얘기가 나왔어요. ‘민성’이 짠해 보이면 안 된다고요.
 
배우 김성철이 가진 소년미라는 힘도 있었을 것 같아요. 뮤지컬 할 때부터 이어져온 이미지인데, ‘깨야 한다’는 부담도 있나요?
네, 있죠. 물론 소년미라는 건 정말 갖기 힘든 거라 생각해요. 저도 이제 나이가 서른한 살인데. 그런데 카메라 모니터링하면서 제 모습이 생각만큼 어른스럽지 않다는 걸 알았어요. 캐릭터와는 별개로 저라는 사람 자체의 전반적인 모습, 말투, 행동이 모여 그런 이미지가 되더라고요. 그래서 운동을 하게 된 거예요. 소년미는 평생 가져가고 싶지만 지금 당장은 청년의 느낌을 내고 싶어요.
 
지금까지 맡은 역할 중 연기가 가장 만족스러웠던 캐릭터는 뭐예요?
(먼 산 바라보며) 하… 만족스러웠던 건 없는데요.(웃음) 굳이 따지자면 드라마 〈투 제니〉의 ‘박정민’이요. 지금 다시 한다면 그 정도로 순수하게 나오지 않을 것 같아요. 그때는 저를 둘러싼 환경이나 마음 상태가 ‘정민’이라는 캐릭터를 연기하기에 가장 좋은 조건이었어요.
 
스스로에게 박하네요.(웃음) 오늘 찍은 사진도 무척 꼼꼼히 모니터링하던데요.
화보 촬영을 오랜만에 하니까 궁금하더라고요. 그리고 제가 원래 사진이 잘 찍히는 법을 몰라요. 카메라랑은 잘 안 맞나 봐요.
 
드라마는 잘 찍잖아요.
드라마는 대본에 의지해서 가잖아요. 캐릭터를 연기하는 건 저한테 정말 쉽거든요? 그런데 본래 김성철을 표현하라 하면 힘들어져요. 저 자신이 드러나는 게 좀 쑥스러운 것 같아요. 촬영하다 보면 “이런 포즈 취해주세요” 하는 요청이 즉석에서 들어오잖아요. 그럴 때 많이 당황해요.
 
팬츠 가격미정 르제. 티셔츠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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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샌박의 부장들〉을 촬영하던 이호창과 김민수를 우연히 마주쳐 길거리 인터뷰를 했을 때도 실은 엄청 떨었다면서요. 긴장한 이유는 뭘까요? 1번 갑자기 사람을 만나서, 2번 잘하고 싶어서, 3번 매드몬스터를 너무 좋아해서?
우선 3번은 아니고요.(웃음) 누굴 좋아한다고 긴장하진 않아요. 준비가 안 됐는데 질문이 들어오면 혼란스러워하는 것 같아요. 그래도 오늘 같은 날은 제가 촬영하기 전에 스태프들 한 분 한 분 얼굴 뵙고 인사드릴 시간도 있는데 갑자기 마이크부터 들어오면…. 아, 그리고 웃겨야 한다는 부담감이 있었을 수도 있어요. 친구들이랑 있는 자리에서도 항상 말없이 앉아서 ‘어떻게 웃기지?’ 생각하거든요.
 
캐릭터를 구축할 시간 없이 어떤 상황에 즉흥적으로 내던져졌을 때 긴장하나 봐요. 그럼 무대에서는 긴장을 잘 안 하겠네요?
무대는 정말 항상 떨리거든요? 처음 등장 차례를 기다릴 땐 심장이 막 터질 것 같아요. 그래서 바로 직전까지 늘 기도하다 들어가요. 그런데 무대 딱 올라가면 하나도 안 떨어요. 불 켜지기 직전까지만 진짜 꼭 죽을 것 같아요.
 
그런 걸 ‘무대 체질’이라고 하죠.
그렇죠.(웃음)
 
본인이 무대 체질인 건 언제 어떻게 알았어요?
아주 어렸을 때, 그러니까 한 서너 살 정도? 마이크 들고 춤추는 사진이 엄청 많아요. 그때부터 흥이 많았던 것 같아요. 10대에 연기를 시작했을 땐 태어나서 처음으로 열정적으로 살았어요. 그게 너무 신기해서 배우를 꿈꿨고 지금도 여전해요. 연기하면서 힘들었던 적이 없어요. 배우처럼 대중의 사랑을 받는 사람들이 감사함을 잃을 땐 정말 끝이라고 생각하는데, 다행히 제겐 감사함을 되새길 힘을 주는 게 연기인 것 같아요. 연기 자체가 좋으니까.
 
성철 씨 연기와 노래로 많은 사람이 웃고 울었죠. 평소 즐기는 음악이나 작품은 뭔가요?
드라마는 웬만한 건 다 좋아해요. 특별히 찾아보게 되는 건 장르물이에요. 영화는 로맨스. 그리고 액션, 아니면 메시지가 아주 강한 영화요. 공포 영화도 좋아하고요.
 
그 정도면 거의 다 좋아하는 거 아니에요?
사실 특히 좋아한다고 말할 수 있는 건 별로 없는 것 같네요.(웃음) 노래도 지난주에는 힙합 위주로 듣다가, 요즘엔 또 성시경의 힐링 보이스에 빠졌다가. 이 모든 게 ‘백지’ 상태가 되고 싶어서인 것 같기도 해요.
 
스스로에 대해 얼마나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하나요?
제가 되고 싶어 하는 모습은 너무 잘 아는데 본연의 저를 잘 모르는 것 같아요. 그래서 가끔 착각하곤 해요. 제가 되고 싶은 이상향이 나 자신이라고요.
 
예전 인터뷰에서 어릴 때는 야망이 컸는데 어느 순간에 놓아버렸다고 했어요.
음… 29살까지는 인생이 항상 제가 생각하고 꿈꾼 대로 됐거든요? 그래서 겁도 없고 무서움도 몰랐어요. 친구들이 항상 “넌 야망 있다”라고 했는데, 어릴 때는 제가 가진 야망이 겉으로 표현돼 눈이 반짝반짝 빛났던 것 같아요. 그런데 29살쯤에 갑자기 연기를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 싶은 시기가 왔어요. 그리고 30대에는 좀 여유가 생겼으면 좋겠는데, 꿈꾸는 바가 높고 야망이 너무 크다 보면 현재에 집중하지 못할 것 같은 느낌이 드는 거예요. ‘잠시 내려놔야겠구나’, ‘이 순간을 잘 살아 차곡차곡 쌓는 과정이 필요하겠구나’ 생각한 거죠.
 
최근에는 뮤지컬 서바이벌 오디션 프로그램 〈2021 DIMF 뮤지컬스타〉로 MC 데뷔도 했어요.
〈싱어게인〉에서 이승기 선배님이 처음으로 단독 MC를 맡으셨잖아요. 혼자서 프로그램을 책임지고 진행하면서 좌중을 쥐락펴락하는 게 멋있어 보여서 저도 꼭 해보고 싶었어요.
 
후배들 보면서 자극도 받죠? 성철 씨도 몇 년 전에는 뮤지컬계의 ‘무서운 신인’이었잖아요.
무서운 신인이라니.(웃음) 그때도 그런 수식어 들을 때 정말 몸 둘 바를 몰랐거든요? 근데 정말 무서운 애들이 있어요. ‘와, 대박이다’ 느낌. 사실 저 사람이 무섭다기보다는 배울 게 어마어마하게 많아서 압도당하는 느낌이 드는 거죠.
 
무대를 해본 사람들만이 공유하는 애착이 있는 것 같더군요.
공연을 한 번 올리기 위해 정말 많은 사람이 애를 쓰지만, 결국 마지막 순간에 책임져야 하는 건 배우 본인이에요. 무대 위에 있는 순간만큼은 그 누구의 도움도 받을 수 없어요. 그런데 카메라 연기는 바로 옆에 감독님들이 있고 후편집이 있기 때문에 저 혼자 모든 걸 짊어지는 건 아니죠. 감독님과 스태프들의 안목을 더 신뢰해야만 좋은 연기가 나온다고 생각해요. 무대는 나 자신을 더 믿어야 하는 거고요. 성취도에 차이가 있는 것 같아요.
 
삶의 좌우명이 ‘후회하지 말자’라고 말한 적 있어요. 살면서 뼈저리게 후회해본 적, 정말 없나요?
오히려 너무 많아요. 특히 어릴 때 공부하기 싫다고 부모님 속 썩였던 거요.(웃음) 지금 정신을 가지고 그 나이로 되돌아갈 수 있다면 효도 많이 해야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