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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의 옹성우

물속에 잉크가 번지듯 그의 웃음이 모두에게 전염된다. 청량함을 머금고 있는 옹성우가 만든 여름 장면들.

BYCOSMOPOLITAN2020.05.26
 
 
티셔츠 59만원 아미리 by 무이. 팬츠 49만원대 사스콰치패브릭스 by 매치스패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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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 매거진 커버 모델은 처음이죠?
색깔이 분명한 〈코스모폴리탄〉과 하는 첫 커버라 기분도 남달랐을 것 같아요.  화보는 많이 찍었지만 늘 커버 모델이 되고 싶었어요. 내 얼굴이 그달의 메인이 되면 참 좋겠다 싶었는데, 코스모 커버를 찍는다는 말에 무척 기뻤죠. 코스모는 쨍한 느낌이 있어 더 잘해보고 싶었어요. 성별을 떠나 중성적인 느낌도 표현해보고 싶었고요.


지난해〈열여덟의 순간〉으로 첫 드라마를 찍고, 올해는 〈인생은 아름다워〉로 첫 영화를 찍었어요. ‘처음’이라는 것에 의미 부여를 많이 하는 편이에요?
시작하는 것에 겁먹고, 두려워하는 편이에요. 이번에 첫 영화라는 것만으로도 부담이 됐어요. 안 그래도 처음과 시작은 제게 굉장히 강렬한 감정이라 오래 남거든요. 영화를 찍을 때는 최대한 그 부담을 내려놓으려 노력했어요. 그 첫 순간의 기억과 그때의 마음가짐이 이후의 다양한 활동을 하는 데도 영향을 주기 때문에 더 그랬죠.


공교롭게 자꾸 성우 씨와 ‘처음’에 대해 많이 얘기하게 되네요. 〈열여덟의 순간〉의 ‘최준우’와 방영 예정인 드라마 〈경우의 수〉에서 맡은 ‘이수’ 모두 첫사랑의 주인공들이에요.
그래서 ‘내가 누군가의 첫사랑이었던 적이 있나?’란 생각을 하게 됐어요. 저의 첫사랑을 떠올리는 건 쉽지만, 내가 누군가의 첫사랑이라는 걸 생각하진 않잖아요. 그래서 첫사랑 역할을 하는 게 저한테도 특별한 것 같아요. 저 역시 누군가에게 첫사랑 혹은 처음 느껴보는 감정을 주고 싶어요. TV에 나오는 저를 보며 사람들이 ‘독특한 느낌이 있다’고 느끼거나, 옹성우만의 느낌이 있다고 여기면 좋겠어요.


성우 씨는 지금 작품을 선택하기보단 선택받는 입장이라고 했죠. 함께 작업한 감독들에게 성우 씨를 선택한 이유를 물어본 적이 있어요?
이번에〈인생은 아름다워〉의 최국희 감독님과 밥 먹으면서 물어봤죠. 감독님이 저의 무엇을 본 건지 너무 궁금했어요. 근데 감독님이 제 연기 톤이 실제 말하는 톤과 다르지 않아 좋았다고 하시더라고요. 저는 스스로 까칠한 면, 둥글둥글한 면, 정직한 면 등 굉장히 복합적인 분위기가 있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이 다양한 모습과 감정을 사람들 앞에서 끄집어내 보여주고 싶고, 그걸 공감받고 싶어요.
 
점프슈트 가격미정 디올. 티셔츠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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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마다 느끼는 감정을 매우 소중하게 생각하는 것 같아요. 활동하면서 처음으로 느껴본 감정이 있어요?
공허함이오. 데뷔 전에는 외로운 걸 싫어해 늘 누군가를 옆에 뒀어요. 고등학교 때부터 자취했는데, 그때도 제 옆에는 친구들이 있었죠. 그래서 처음 그 감정을 느꼈을 때 당황스러웠어요. 무작정 친구를 만났지만, 그래도 풀리지 않는 뭔가가 있더라고요. 그래서 아무것도 하지 않고 집에서 혼자 시간을 보냈어요. 그러다 어느 순간 그 공허함이 익숙해졌죠. 그 시간을 쓸쓸한 감정에 빠져들기보단 영화도 보고, 게임도 하며 스스로 되돌아봤어요. 그러다 보니 그 시간이 나쁘지 않더라고요.


그래서 〈트래블러-아르헨티나〉(이하 〈트러블러〉)에서 혼자 있는 시간에 사색하고 산책하는 걸 즐겼군요?
평소에 걷는 걸 즐기는 편이 아닌데, 여행 가서 걷다 보니 해방감이 느껴졌어요. 모든 게 일상적이라 마치 몇 년 전으로 돌아간 기분이 들었죠. 물론 촬영하느라 카메라와 제작진이 있었지만, 다들 함께 여행에 동행한다는 느낌이 들어 분위기가 무척 편안했어요.


형들과 잘 지내는 모습을 보며, 성우 씨는 여성뿐 아니라 남성들에게도 인기가 많을 타입이라는 걸 알게 됐어요.
굉장히 좋은 일이죠! 최근에 〈경우의 수〉를 촬영하는데 중‧고등학생 보조 출연자 남자분들이 저에게 와서 “형, 너무 멋있어요”라고 하는데 기분이 너무 좋더라고요. 뭔가 인정받은 느낌도 들었어요. 제가 그 나이대였을 때, 아무리 멋있는 남자 연예인을 봐도 대놓고 “멋있다”라고 말하진 못했던 것 같거든요. 멋있다는 칭찬은 들을 때마다 늘 새롭고 짜릿해요. 하하.


가장 기분 좋은 칭찬이 뭐예요?
아름다운 말로, 시적으로 저를 표현한 글을 보면 마음에 와닿아요. 덕분에 진짜 제가 그 글의 주인공이 된 것 같고, 그 글처럼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팬 카페에서도 스스로 느끼는 감정, 팬들에게 하고 싶은 말을 글로 잘 남기곤 하죠?
팬들을 향해 글을 쓰는 건, 감정을 담아 편지를 쓰는 것과 같아요. 예전에 사람들은 진한 감정을 전할 때 편지를 썼는데 요즘엔 문자나 카톡을 이용하잖아요. 그러면서 점점 그 감정이 옅어진 것 같은데, 위로(옹성우 팬클럽 이름)를 향해 글을 쓰다 보면 편지 쓰는 느낌이 들어요. 평소에 쌓아둔 감정을 담아 ‘교환 일기’를 주고받는 것 같다고 할까요? “원래 편지 안 쓰는데 마음에 담아두다가 용기 내 써봐요”라고 하는 팬분도 많아요.
 
 
아름다운 말로, 시적으로 저를 표현한 글을 보면 마음에 와닿아요. 덕분에 진짜 제가 그 글의 주인공이 된 것 같고, 그 글처럼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춤, 노래, 연기 등 다양한 재능을 가졌죠. 다재다능하다는 칭찬도 많이 받겠지만, 동시에 그런 이유로 풀리지 않는 갈증도 있을 것 같아요.
데뷔 전에 줄곧 들었던 말이 “애매하다”였어요. 저는 한 가지를 깊게 파고들어 잘하기보다는 이것저것 평균 정도는 해요. 뭔가를 배우면 습득력이 좋아 초반에 빠르게 성장하지만, 그게 지속되지 않아요. 예전엔 노래, 춤, 연기하는 게 마냥 즐거웠어요. 그땐 자존감이 높아 잘될 거란 생각을 했죠. 그러다 대학교에서 연기를 배우고, 잘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너무 어렵더라고요. 지금 생각해보면 내가 자잘하게 할 줄 아는 것이 제 삶과 연기에 좋은 자양분이 될 수 있겠단 생각이 들어요.


요즘 데뷔 초에 자주 들었던 “언제 행복한지” “요즘 무슨 생각을 하는지”란 질문이 사라져 내심 서운해했죠? 그래서 그 질문을 하고 싶었어요.
연기할 때 가장 즐거워요. 연기가 잘 안 되고 힘들지만 ‘왜 안 되지?’란 마음보다 ‘어떻게 하면 잘할 수 있지?’를 생각해요. 최근에 “네가 하고 싶은 것만 하면 안 된다”란 말을 들었어요. 정말 내가 하고 싶은 것만 하면 원하는 걸 이룰 수 없는 걸까 고민했는데, 저 좋을 대로 하는 생각인 건지 몰라도, 힘들어도 내가 하고 싶은 것 안에서 견디고 싶어요. 가수로서 어려운 곡을 접했을 때 느끼는 힘듦과 고민, 걱정을 하는 게 싫지만은 않은 것처럼 말이죠.


백지영 씨와 함께 부른 노래 ‘아무런 말들도’가 내일(5월 12일) 발표되죠?
백지영 선배님은 최고의 보컬리스트잖아요. 노래도 무척 좋았어요. 최근에 제가 노래하는 영상, 앨범을 듣고 제안을 주셨다고 하더라고요. 마다할 이유가 없었죠. 저와 그분의 감정 깊이와 클래스가 달라 걱정됐지만 잘하고 싶었어요. 혹시라도 제 목소리가 너무 튈까 봐 걱정했는데, 녹음하다 보니 그 느낌을 찾아갈 수 있었어요. 판단은 들어주시는 분들의 몫이겠죠?


평소 낯을 많이 가리는 성격이지만 친한 사람에게는 무장해제된다고요. 실제로 성우 씨가 ‘이 사람과 친해졌다’라고 느껴지는 순간은 언제예요?
보통은 누군가와 단둘이 있으면 공기가 너무 어색해지고 긴장이 돼서 아무 말이나 쓸데없이 해대요. 근데 같이 있어도 아무렇지 않으면 ‘이 사람이랑 나는 친하구나’라는 걸 느끼죠.
 
니트 톱 78만원 더블렛 by 10 꼬르소 꼬모. 팬츠 56만원대 메종 키츠네 by 비이커. 스니커즈 가격미정 생 로랑 by 안토니 바카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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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 인터뷰에서 좌우명을 “매력 있게 살자”로 답한 게 재미있었어요.
좌우명을 뭘로 정할지 한참 고민하다 ‘내가 어떤 사람이 되고 싶지?’란 질문의 답을 한 거였어요. 사람마다 매력이 있지만, 저는 저만의 독특한 매력으로 사람들에게 공감받고 싶어요. 〈트래블러〉 촬영할 때 담당 PD님과 작가님이 특유의 오라가 있었어요. 당당하고 자신감 넘치고 뭔가 독특했죠. 알고 보니 1년 동안 세계 일주를 하셨더라고요. 그 경험을 통해 그분들이 문제 해결 능력과 자신감을 얻었다고 하더라고요. 그 모습이 현장에서 드러났어요. 특유의 에너지가 있었는데, 그게 바로 그런 특별한 경험에서 비롯되는 게 아닐까 싶었죠. 저 역시 그런 특별함을 갖고 싶어요.


성우 씨는 연상과 있을 땐 굉장히 점잖아지고, 또래와 있을 때 되게 발랄해지는 것 같아요.
친구가 편해요. 형들도 좋은데 제가 살갑게 잘 못해요. 그렇게 하고 싶은데 그게 잘 안 돼 늘 아쉽죠. 친구들한테는 아무렇지 않게 전화해 “뭐 해? 밥 먹자”가 되는데, 형들한테 그렇게 하려면 굉장한 용기가 필요하죠. 그런 모습이 너무 낯설고 낯간지럽게 느껴지는 것 같아요.


생각이 많아 즉흥적으로 행동하기보단 계획적으로 움직일 것 같은데요?
구체적인 계획을 짜놓진 않아요. 예전에는 일을 맞닥뜨려서 처리하거나 오늘 할 일을 내일로 미루곤 했어요. 그걸 고치려 많이 노력했는데 잘 안 돼요. 지금도 ‘어떻게든 되겠지’라는 마음으로 일단 해보는 편이에요. 얼마 전에 MBTI를 해봤는데 결과가 ‘재기발랄한 활동가’로 나왔어요. 즉흥적이고 호기심 많고, 열정적으로 일을 하는 성향이라고 설명하던데, 얼추 맞는 것 같아요. 하하.


활동하면서 스스로 경계하는 모습이 있어요?
한쪽으로 치우친 모습을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싶지 않아요. 그러면 제가 아닌 것 같아서요. 최근 예능에 출연하고, 그런 생각을 했어요. 모니터링하는데, 제가 너무 경직돼 있고 뭔가에 얽매여 있다는 게 느껴졌죠. 그걸 인지하면 부끄러워져요. ‘그냥 편히 할 걸, 뭘 보여주려 했을까’ 그런 생각을 하죠.


최종 목표는 뭐예요?
길게, 꾸준히, 굵게 가고 싶어요. 다양한 경험을 통해 다양한 감정을 느껴보고 싶고요. 그런 경험이 제 삶과 연기를 입체적으로 만들어줄 것 같아요. 이왕이면 스펙터클하게, 영화처럼 기승전결이 있는 삶을 살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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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 Fashion Editor LEE YOUNG WOO
  • Feature Director JEON SO YOUNG
  • Photographer AHN JOO YOUNG
  • Stylist 최진영/최서희
  • Hair 이선영
  • Makeup 이숙경
  • Assistant 허지은/김지현
  • Digital Design 조예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