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블라우스 29만원대, 데님 쇼츠 15만원대, 스카프 17만원대 모두 폴로 랄프 로렌.
트와이스 데뷔 이후 가장 여유로웠다고 할 수 있어요. 그 전까지는 단 하루도 안 쉬고 달려온 느낌이었는데 작년에는 비교적 여유도 있고 쉬는 날도 많아 숨 쉴 수 있었죠.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역시 2019 월드 투어. 세계 여러 곳의 팬들을 만났는데, 어떨 때는 함성 소리가 너무 커서 인이어를 끼고 있어도 내 목소리가 안 들릴 정도였어요. 세계 곳곳에서 K팝의 인기를 실감하는 것이 신기하기도 하고 감동적이었죠.
올해로 6년 차 아이돌 그룹이네요. 6년 전과 달라진 점은 뭔가요? 그리고 6년 후에는 어떨 것 같아요?
연습생 때나 데뷔 초에는 생각이 자유롭지 못했던 것 같고, 지금은 조금 폭넓고 솔직하게 나를 표현할 수 있는 것 같아요. 하지만 책임감은 더 느껴지는? 시간이 지날수록 말을 할 때 한 번 더 생각하게 되더라고요. ‘앞으로를 위해서는 이걸 꼭 해야겠다’, ‘저 사람처럼 살아야지’라고 생각하는 타입은 아니에요. 그냥 나 자신을 좋아하고 현재에 만족하죠. 큰 목표를 세우기보다는 작은 것들에 만족하는 제 성격이 저는 아주 마음에 들어요.

셔츠 19만원대, 리넨 와이드 팬츠 29만원대 모두 폴로 랄프 로렌.
필요 이상으로 긍정적인 성격이라 그런 것 같아요. 편하고 좋은 쪽으로만 생각하고 행동하는 성격이 장점이자 단점이에요. ‘어떻게든 되겠지’라는 생각이 가끔 너무 욕심이 없는 것처럼 보이기도 하고 즉흥적인 면도 많아 저 스스로는 단점이라고 생각해요. 멤버들과의 관계에서도 친구처럼 지내는 게 좋으니까 ‘내가 언니야’ 하는 행동은 하지 않는 것 같아요.
트와이스는 멤버끼리 굉장히 끈끈해 보이던데, 나연에게 멤버들은 어떤 의미인가요?
멤버들은 이제 저에게 ‘많은 것들의 이유’가 되죠. 너무 단단하게 서로가 서로를 붙들고 있어 모든 것에 영향을 미친달까요. 힘들거나 하기 싫을 때도 그냥 ‘멤버들이 함께하니까…’라고 생각하면 못 할 것이 없어요.
가장 친한 멤버가 있다면요?
모모는 저와 함께 시간을 가장 많이 보내주는 고마운 친구. 막내인 채영이는 어리지만 내가 힘들 때 의지가 되는 멤버. 정연이랑은 설명하기 어려운 관계? 함께한 지 오래되고 성격도 반대라 싸우기도 했지만 이제는 다 이해가 되는 게 신기해요. 지효 역시 함께한 세월만큼 서로를 이해하죠. 8명 다 소울메이트라고 해도 어색하지 않아요.

하트 참 장식 페이퍼 백 32만8천원 질스튜어트 액세서리. 하이톱 스니커즈 8만원대 컨버스. 목걸이 가격미정 엘쁘. 미니드레스, 곱창밴드, 양말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물론 있죠. 하지만 갈등이라는 것이 시기 질투하거나 기분이 나빠서 생기는 건 아니에요. 의견 충돌이 간혹 있지만 서로 성격들을 너무 잘 파악하기 때문에 이해하고 넘어가는 일이 많아요. 9명 각자가 자기를 조금씩 포기해야 전체가 빛이 난다는 것을 어느새 깨달은 것 같아요.
활동하면서 가장 힘들고 스트레스 받는 부분은 뭔가요? 그것을 극복하는 방법이 있나요?
처음에는 주목받고 관심의 대상이 되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했어요. 스스로 선택한 길이고 힘들게 연습해 어렵게 데뷔했잖아요. 하지만 관심의 도가 지나치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나면서… 땅만 보며 걸어야 할 때 답답하고 무서워요. 힘들 때는 생각을 비우는 편이에요. 좋은 일만 일어나는 법은 없으니까. 항상 뭔가 뜻대로 안 됐던 적도 많았고, 예기치 못한 일이 생기면 가끔은 무너질 때가 있잖아요. 잡념이 생길 때는 유튜브 영상을 찾아 보고, 음악도 듣고, 모니터링도 하는 등 끊임없이 무언가를 하면서 머리를 비우려고 하죠. 아무 생각을 하지 않아야 오히려 쉽게 넘어가더라고요.

로고 레터링 소호 쇼퍼백 33만8천원 질스튜어트 액세서리. 재킷 23만8천원, 미니스커트 10만원대 모두 오앨. 티셔츠, 양말, 플랫폼 샌들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스스로에 대한 자신감을 잃지 않고 어려운 경쟁들을 통과해왔던 것은 ‘뒤돌아 생각했을 때 후회 없고 아쉽지 않을 만큼만 하자’라는 생각 덕분인 것 같아요. 그러면 나 자신에 대한 실망도 덜하고 결과에 스스로 만족할 수 있더라고요. 아이돌에게 요구되는 재능은 정말 많은데, 다 잘할 수는 없잖아요. 데뷔 초에는 다양한 것을 경험하고 싶었는데 지금은 내가 정말 좋아하고 재밌어 하는 것에만 집중하려고 해요. 공연을 많이 하다 보니 춤추고 노래하는 것이 가장 재미있고 잘하고 싶은 부분이죠.
올해 계획은 무엇인가요?
아침에 알람 안 맞추고 일어나고, 바다 보면서 멍 때리는 계획 없는 여행을 꿈꾸죠. 또 다른 계획이 있다면 다양한 커버곡 작업이에요. 혼자 완곡하는 것이 두려워지는 걸 깨고 싶어서요.
마지막으로 〈코스모폴리탄〉 독자들에게 인사 부탁해요.
2020년이 되자마자 골든 디스크 어워즈에서 코스모폴리탄 아티스트상을 받았는데, 첫 해외 화보도 찍고, 첫 인터뷰까지 하게 돼 이게 무슨 깊은 인연인가 싶어요. 앞으로도 자주 만나요,〈코스모폴리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