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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스베이거스에서 즐기는 특별한 사치3

평소 자연을 찾아 떠나는 여행을 추구하는 에디터가 환락의 도시 라스베이거스에 불시착했다. 번지수 잘못 찍고 떠났지만 이게 웬걸. 난생처음 해보는 경험에 눈이 번쩍 뜨인다. 카드에 구멍 내지 않고도 여행을 ‘패뷸러스’하게 만드는 특별한 사치들 덕분이다.

BYCOSMOPOLITAN2020.01.21
 
친구와 함께 여행을 가다 보면 개인적 취향과는 다른 여행지로 향하게 될 때가 있다. 내게는 라스베이거스가 그랬다. 이 도시는 카지노와 그랜드캐니언 빼면 특별할 게 없는 여행지라고 예상했지만 오해는 산산조각 났다. 일주일간의 여행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올 때 나는 이미 ‘베가스 걸’이 돼 있었으니 말이다. 라스베이거스에서는 조금만 돈을 써도 티가 확 난다. 뭘 해도 돈 쓸 맛이 난다. 조금만 힘줘도 여행에 에지를 더하는 특별한 사치가 가득하기 때문이다. 여행지에서는 돈을 아껴야 할 때와 써야 할 때가 확실히 구분된다. ‘기왕’ 라스베이거스에 왔으니 유명 쇼도 보고, 한 끼 정도는 스타 셰프의 식당에서 파인 다이닝을 즐기고 싶은 게 여행자의 마음이다. 이 같은 버킷 리스트를 실행하려면 적지 않은 돈을 써야 한다. 대신 라스베이거스는 여행자가 마음먹고 지갑을 열 때 확실한 가심비를 약속하는 곳이다. 환율과 물가를 고려하면 가성비가 좋은 여행지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10만원을 투자하면 100만원어치 만족감이 돌아온다. 무엇보다도 이 도시가 근사한 이유는 여행자를 고무시키는 분위기다. ‘한 번쯤은’ 그 누구보다 멋있게 차려입고, 근사한 곳에 가서 기분 내도 된다고, 호사를 부추긴다.


✓ TIP
인천 - 라스베이거스 직항 대한항공이 인천과 라스베이거스를 오가는 유일한 직항 노선을 운행 중이다. 월·수·금·토·일 주 5회 운항하며, 비행 시간은 약 11시간 15분이다.
 

깊은 밤을 날아서 

헬리콥터 야경투어

헬리콥터 야경투어

헬리콥터 야경투어로 진한 첫인상 남기기
매캐런 국제공항에 내려 숙소에 도착하니 어느덧 오후 6시다. 저녁 시간이 빠듯해 밥 먹는 것 말고 할 일이 마땅치 않을 때, 헬기 투어는 탁월한 선택지다. 104달러(한화 12만원)면 세계에서 가장 화려하고 아름다운 밤거리로 꼽히는 ‘스트립’을 하늘 위에서 내려다보는 호사를 누릴 수 있다. 소요 시간은 15분인데, 운 좋게 시간만 잘 맞춘다면 라스베이거스의 명물 벨라지오 분수 쇼를 하늘 위에서 볼 수 있다. 상공에서 바라본 라스베이거스는 지구의 축소판 같다. 시저 황제의 왕국을 재현한 시저 팰리스 호텔, 고대 이집트를 테마로 지어진 룩소 호텔, 에펠탑과 개선문을 미국에 옮겨놓은 호텔 파리스 등 개성 넘치는 호텔들이 미니어처처럼 발 아래에 펼쳐진다. 내가 탄 ‘매버릭 헬리콥터(Maverick Helicopter)’는 25년 동안 무사고 투어를 이어온 여행사다. 숙련된 드라이빙 기술은 물론 비행 재미를 더해줄 세련된 농담 스킬까지 겸비한 파일럿이 여행자를 라스베이거스의 밤하늘로 안내한다. 그날의 기장 ‘에릭’은 반짝이는 스카이라인과 구름 사이를 부드럽게 돌고 돌았다. 젠틀한 운전 솜씨에 왜 헬리콥터 투어가 ‘하늘 위의 리무진’이라 불리는지 수긍이 간다.
 
High Roller Observation Wheel

High Roller Observation Wheel

✓ TIP
High Roller Observation Wheel 167m 상공에서 스트립을 조망하는 낭만의 대관람차. 오후 5시 이후에는 대관람차와 펍을 합친 ‘해피 하프 아워’ 옵션도 있는데, 30분의 주행 시간 동안 칵테일과 술을 무제한으로 제공한다. 술에 취하고 분위기에 취하는 밤. 낮 타임 40달러(4만7천원), 저녁 타임 55달러(6만원).
 

호텔이 하나의 마을이라면

하루 종일 호캉스 즐기기
라스베이거스의 호텔들은 숙소뿐 아니라 카지노, 콘서트 홀, 식당가, 쇼핑 아케이드, 바, 클럽이 한데 모인 대형 리조트로 구성돼 있어 테마파크 온 듯 즐길 수 있다. 입주 브랜드는 곧 리조트의 품격을 보여주므로 리조트들이 경쟁적으로 우수한 레스토랑, 바, 편의시설을 들여온다. 믿고 즐기자
 
The Palazzo Tower at Venetian Resort

The Palazzo Tower at Venetian Resort

▶ The Palazzo Tower at Venetian Resort
베니스를 리조트 안에 옮겨놓은 듯한 인테리어가 인상적이다. 리조트는 베네시안 타워와 팔라조 타워 두 동으로 이뤄져 있으며, 팔라조 타워의 경우 모든 룸이 ‘스위트’ 타입이라 넓고 쾌적하다.
 
Caesars Palace

Caesars Palace

Caesars Palace
이름 그대로 시저 황제의 제국을 표방한다. 화려한 고대 로마제국의 영광을 재현하듯 고풍스러운 대리석 인테리어, 이탈리아풍 동상과 분수로 리조트를 꾸몄다.


✓ TIP
Nobu Go Facial시저스 팰리스 내에 있는 쿠아 배스 앤 스파는 미국 전역을 통틀어 100대 스파로 선정된 고급 스파다. 4620m2 규모에 3개의 로마식 목욕탕과 아이스 룸 등의 시설을 갖췄다. ‘혈’을 아는 노련한 손길에, 마사지 마니아라면 하나같이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울 것이다. 100분 얼굴 마사지는 555달러(66만원), 90분 보디 마사지는 235달러(28만원)다.
 

쇼, 쇼, 쇼

리무진 타고 쇼 보러 가기
리조트 간의 자존심 대결은 공연 라인업으로 이어진다. 호텔들은 브랜드의 이미지에 부합하는 시그너처 공연을 유치하기 위해 사활을 건다. 이런 이유로 라스베이거스에서는 일 년 내내 뉴욕 브로드웨이나 런던 웨스트엔드 부럽지 않은 쇼가 펼쳐진다. 공연에 격을 맞추고자 한껏 근사하게 차려입었는데, 작은 우버 택시에 몸을 구겨 넣으려니 어째 모양이 빠지는 것 같다면? 리무진 픽업 서비스는 돈 값 제대로 하는 경험이 될 것이다. 10분 내외의 거리 이동 시 이용료는 100달러(한화 12만원) 정도로 4인 기준 한 사람당 3만원씩 십시일반하면 고급 리무진 안에서 샴페인을 터뜨리는 호사를 누릴 수 있다. 길이 남을 인증샷은 덤이다.
 
‘O’ Show

‘O’ Show

 ‘O’ Show
라스베이거스 3대 쇼 중 하나로 손꼽힌다. 유럽 오페라하우스를 연상시키는 웅장한 극장과 567만 리터 이상의 물로 채워진 대형 수영장 무대를 자랑한다. 물 위에서 퍼포먼스가 펼쳐져 물의 쇼라고 불리는데, 쇼의 타이틀 ‘O’는 프랑스어로 물을 뜻하는 ‘EAU’의 영어식 발음이다. 전 세계에서 발탁한 곡예사, 수영 선수, 다이버 등이 배우로 출연하며, 이들 중 일부는 올림픽 선수 출신도 있다. 정말 끝내주는 정예 배우들만 모인 환상의 공연이라는 얘기다.
Location 벨라지오 호텔
Price 99달러(11만원)부터
 
Magic Mike Live

Magic Mike Live

 Magic Mike Live
동명 영화의 주연이자 제작을 맡았던 채닝 테이텀이 기획한 댄스 스트립쇼. 13명의 몸짱 배우가 대범하고 섹시한 댄스를 선보인다. 이 쇼의 매력은 배우와 관객이 소통하며 ‘진하게’ 놀 수 있는 분위기다. 시시각각 ‘핫 가이’들이 관객석으로 달려와 관객과 함께 스킨십을 나누듯 섹시한 퍼포먼스를 즐긴다. 나도 한 배우의 ‘간택’을 받았는데, 순간 쑥스러워 목석같이 얼었지만 공연 전체에 초를 칠 수 있으니 조금 뻔뻔해지는 것도 필요하다. 이곳에서는 대범하게 호응하며 공연을 즐기는 게 ‘쿨한’ 애티튜드가 아닌가?
공연장은 펍 형태로 꾸며져 있어, 공연을 보며 술을 마실 수 있다. 바텐더가 “이것도 모자랄걸? 날 믿어봐!”라며 얼굴 크기만 한 대형 칵테일을 권하는데, 사실이다. 화끈한 퍼포먼스에 술이 술술 넘어갈 것이다. 섹시한 배우와 신나는 음악, 화려한 댄스 그리고 술. 영국 〈글래머〉 매거진이 왜 ‘우리가 원하는 것을 다 갖춘 쇼’라 평했는지 납득이 된다.
Location 사하라 호텔
Price 59달러(7만원)부터
 
Mariah Carey Live

Mariah Carey Live

✓ TIP
Mariah Carey Live 시저스 팰리스 호텔은 해마다 머라이어 캐리의 공연을 주최한다. 운이 좋아 공연 일정과 여행 일정에 공연 시간이 맞아떨어지면, 그 유명한 크리스마스 캐럴 ‘All I Want for Christmas is You’를 라이브로 들을 수 있다. 다가오는 2월에는 ‘The Butterfly Returns’라는 주제로 8회 공연이 열릴 예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