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이미 무의식적으로 잠과 안색의 상관관계를 인지하고 있다. 정채린 부원장은 이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수면 호르몬이라 불리는 ‘멜라토닌’은 멜라닌 색소를 감소시키는 기능을 합니다. 그런데 잠이 부족하거나 수면의 질이 떨어지면 멜라토닌의 분비가 줄어들고 그로 인해 피부 톤이 어둡고 칙칙해 보이는 현상이 나타납니다.” 멜라토닌은 주로 밤 11시부터 새벽 3시 사이에 왕성하게 분비되기 때문에 ‘백옥 피부’를 얻기 위해서는 이 시간대에 숙면을 취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말도 덧붙였다. 만약 여의치 않다면 마치 푹 자고 난 것처럼 밤사이 색소침착을 개선해주는 브라이트닝 제품의 힘을 빌리는 것도 방법이다. 시중에는 아예 멜라토닌 성분을 넣은 화장품도 출시돼 있다.
만성적인 수면 부족에 시달린다면 ‘노땅 피부’가 되는 것은 시간문제다. 여기에는 성장호르몬의 영향이 크다. 우리 몸의 노화는 체내 성장호르몬이 감소하면서 점점 가속화되는데, 이 호르몬은 주로 잠을 자는 동안 분비되기 때문. 특히 밤 11시부터 새벽 3시 사이는 피부를 비롯한 모든 세포의 재생이 일어나는 때다. 멜라토닌과 성장호르몬의 분비가 피크를 이뤄 콜라겐&엘라스틴과 같은 탄력섬유의 합성을 담당하는 기관도 이때 풀가동된다. 그러니 낮 동안 자외선이나 미세먼지, 업무 스트레스 등에 달달 볶였다면 피부가 다시 리셋될 수 있도록 이 시간만큼은 ‘꿀잠’을 보장할 것! 밤사이 이뤄지는 피부 턴오버를 도와주는 나이트 케어 제품을 사용한다면 금상첨화다.
“잠이 부족하면 체내 스트레스 호르몬 수치가 상승하죠. 이는 피지샘을 자극해 피지 분비량을 늘리는 원인이 됩니다. 급격히 늘어난 피지는 꼼꼼하게 관리하지 않으면 금세 모공을 막아버리는데, 그 안에 노폐물이 차곡차곡 쌓여 왕뾰루지라 불리는 염증 등을 일으키기도 합니다.” 반면에 정채린 부원장은 양질의 수면이 보장된다면 상당수의 트러블을 예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숙면을 취하지 못하면 피부 재생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여드름 자국 등이 사라지는 데도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그러니 아침마다 새로운 여드름과 인사하는 일상이 반복되는 문제성 피부라면 충분한 수면 시간부터 확보하도록. 세안 후에는 밤사이 피부 재생과 디톡스 과정을 도와주는 트러블 케어 화장품을 발라 최고의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물심양면으로 지원한다.
잠이 부족하면 체중이 늘어날 수도 있다. ‘포만감 호르몬’이라 불리는 렙틴과 허기를 불러일으키는 그렐린이 균형을 이뤄야 정상 체중을 유지할 수 있는데, 잠을 제대로 못 잘 경우 호르몬 교란으로 가장 먼저 이 ‘균형’이 깨지기 때문. 배고픔을 빨리 느끼고 식욕이 늘어나는 것은 기본, 뇌의 충동 조절 능력마저 저하돼 나도 모르게 정신줄을 놓고 음식을 먹는다거나, 잔뜩 먹어치운 뒤에도 좀처럼 포만감을 느끼지 못하는 일이 빈번해진다. 그러니 잠이 부족한 상태에서는 다이어트를 해도 실패로 끝날 확률이 높다. “잠이 부족하면 노폐물을 배출시키는 대사 작용이 저하되고, 혈액순환마저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아 부종이 생기기 쉽죠.” 신홍범 원장의 말이다. 알다시피 부기와 살은 한 끗 차. 다이어트 중인데 잠을 푹 자지 못한다면, 취침 전후 짬을 내어 부기를 완화해줄 마사지를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