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해하는 법 #2 | 코스모폴리탄 (COSMOPOLITAN KOREA)

한 차례의 ‘태풍’이 휩쓸고 간 뒤, 서로의 너무 깊은 밑바닥까지 보게 됐다고? 화해하고 싶은데 용기가 나지 않는다고? 오래가는 관계에는 다른 처방이 없다. 잘 싸우고 잘 화해하는 것뿐. 여기 세 사람의 따끈따끈한 에피소드를 참고해보시길. ::사랑, 러브, 연애, 싸움, 연애솔루션, 러브코칭, 코스모폴리탄, COSMOPOLITAN | 사랑,러브,연애,싸움,연애솔루션

CASE 2행동으로 하는 사과차은혜(37세, 마케터) & 임정배(37세, 기자) 싸움의 원인 동거 5년 차인 두 사람은 고질적인 문제를 겪고 있다. 바로 집안일 분담이다. 은혜는 늘 집안일에서 한 발짝 떨어져 있으려는 듯한 정배의 태도가 괘씸하다. “어쩌다 보니 제가 구한 집에 남자 친구가 얹혀살게 됐거든요. ‘자기 집’이라는 생각이 없어서인지, 화장실 청소나 쓰레기 처리같이 고된 일은 잘 안 하려고 해요.” 정배가 집안일을 해놓은 것을 보면 은혜는 도무지 만족할 수가 없다. 쓰레기를 깨끗이 씻어놓지 않아 분리수거할 때 손에 오물이 줄줄 흐르고, 빨래할 때 속옷을 세탁망에 넣지 않고 그대로 돌려버려 옷이 금세 해진다. 평소 요리를 좋아해 부엌에 자주 들락거리는 정배지만, 은혜는 그가 ‘남자는 바깥일, 여자는 집안일’의 경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똑같이 바쁘게 일하는데 집안일은 언제나 제가 더 많이 하게 돼요. 집안일에서만큼은 ‘더 지저분한 사람’이 승자가 되기 마련이잖아요.” 싸움의 정도 중 → 이번에는 설거지가 문제였다. 정배가 설거지를 하기로 한 날인데 하루가 지나도록 싱크대에 그대로 방치한 것. 결국 다음 날 설거지는 싱크대가 지저분한 걸 참지 못하는 은혜의 몫이 됐다. 여느 때와 같이 퇴근 후 함께 술을 마시면서 은혜는 이에 대해 문제제기를 했는데, 둘 다 참을성 없는 성격인 데다 술에 꽤나 취한 터라 말다툼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는 건 시간문제였다. “저를 ‘바가지 긁는 여자’라고 생각하는 게 너무 싫어요. 집안일은 사소한 거라고만 생각하고요.”  화해의 방법 은혜와 정배는 평소 자주 치열하게 싸우는 편이지만, 신기하게도 반나절 이상 싸움을 지속한 적이 없다. “여러 번 구질구질한 싸움을 겪으면서 암묵적으로 생긴 규칙이 있어요. 하나는 ‘둘 중 하나가 집 밖으로 나가지 않는다’이고, 다른 하나는 ‘싸울 때 싸우더라도 그날 밤은 같은 침대에서 잔다’는 거예요.” 아침이면 정배가 요리를 해놓고 은혜를 깨우거나, 조용히 설거지를 시작하는 은혜 뒤로 정배가 슬그머니 빨랫감을 모아서 들고 나온다. 이 과정에 어색한 ‘미안해’는 없다. 어차피 100% 진심이 담기지 못할 사과라면 안 하느니만 못하다는 게 두 사람의 생각이다. 오히려 상대방의 ‘사과’에 얼마나 진심이 담겼는지를 하나하나 따지다가 더 심한 싸움으로 번지는 일이 많았다. 해리엇 러너에 따르면, 비언어적인 방법으로 사랑을 표현할 수 있듯 행동으로 사과하는 사람도 많다. 평소 고집이 센 사람일수록 말보다 행동으로 표현할 확률도 높다. 은혜와 정배의 경우 문제의 원인이 한 사람의 ‘행동하지 않음’인 만큼 함께 집안일을 하는 과정에서 스트레스와 긴장을 푸는 게 맞는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