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물 신인'으로 불리는 그녀
배우 김고은이 느와르 영화 <차이나타운>으로 돌아왔다. 영화 속에선 지하철 보관함에 버려진 아이라는 어두운 캐릭터 ‘일영’을 연기하지만 실제로 만난 그녀는 영락없는 25세 발랄한 여대생이었다. 우리가 몰랐던 진짜 김고은 그녀 자신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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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스타그램을 열심히 하더라고요. 저도 팔로어 중 한 명인데 보면 아무런 부연 설명 하나 없이 사진만 덜렁 올라와 있곤 해요. 그런데 설명이 없으니까 ‘왜 이 사진을 올렸을까?’ 하고 생각하게 되던데요?
저는 아직 팬들과 소통하는 게 부끄러워요. 그래서 작품만 열심히 했는데 작품 빼고 보여드리는 게 하나도 없으니까 팬들이 “기다리다 지친다”라는 말씀을 많이 하시더라고요. 그렇다고 예능 프로에 출연하면 또 분명히 거기서도 낯가리고 있을 텐데, 그럼 민폐 끼치는 거잖아요. 그래서 고민하다가 인스타그램을 하게 됐어요. 글을 올리기보다 사진으로나마 팬들에게 제 소식을 전해드리고 싶은 목적에서 시작하게 됐죠.
학교를 배경으로 찍은 사진이 많이 보이더라고요. 고은 씨가 다니는 ‘한예종’은 예술을 전공으로 하는 학교잖아요. 일반 대학교와 분위기가 많이 다를 것 같은데 어때요?
대체로 자유로운 분위기예요. 저는 고등학교도 예고를 나왔는데 그때보다 더 자유로워요. 신체 훈련 수업을 할 땐 남녀 학생이 모두 레깅스에 검은색 티만 입고 수업을 받아요. 그렇게 입고 막 돌아다녀도 아무렇지 않아요. 맨발로 캠퍼스를 누비고 다녀도 뭐라 할 사람 없고. 각자의 개성을 존중해주고 서로의 인격을 존중해주는 곳이에요.
학교 이야기하니까 생각나는데, 영화 <은교>로 주목받기 시작할 무렵 다시 학업으로 돌아갔었죠. 더 많은 커리어를 쌓을 수 있었을 텐데 왜 그랬나요?
스스로 부담을 느껴서요. <은교> 촬영할 때는 정말 아무것도 몰랐지만 스태프들이 잘 챙겨주셨고, 현장에서도 연기하는 게 재미있고 행복했어요. 그런데 당장 차기작을 하게 되면 사람들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할 것 같더라고요. 현장 분위기를 다시 느끼고 싶을 때, 정말 간절해질 때 그 자리로 가고 싶었어요. 그래서 학교로 돌아갔죠. 그곳에는 공연이든 무대든 연기만 생각하는 사람이 많거든요. 당장 공연할 자기 캐릭터에 대해 분석하고 연구하는 친구들의 그런 열정이 좋았어요. 그들과 어울리며 열정을 충전하고 나니까 다시 연기에 전념할 수 있게 됐죠.
그럼 고은 씨는 아직 학생이에요?
네, 근데 저 졸업 못 할 것 같아요.
왜요! 연예인들 중에는 학교 오래 다닌 분이 많잖아요. 유희열 씨도 13년 동안 다녔는데.
저도 그렇게 될 것 같아요. 13년으로 되려나 모르겠어요!
지금 몇 학년인데요?
학년이 중요한 게 아니에요. 지금 학점이…. 저희 학교 너무 유별나요. 필수 과목도 너무 많고.
<은교>로 데뷔했을 때부터 ‘미래가 더 기대되는 신인’, ‘충무로의 블루칩’ 등의 수식어를 달고 살았어요. 이런 말 듣기 지겹지 않나요?
아니요? 전 신인이라는 말이 좋은데요? 왜냐하면 신인 때는 이것저것 따지지 않고 다양하게 시도해볼 수 있잖아요. 전 어른이라는 말도 별로 안 좋아해요. 제가 되고 싶지 않은 것 중 하나가 어른이거든요. 책임감이 더 무거워질 테니까요. 후배들도 많이 챙겨줘야 할 것 같고요. 그런데 제가 촬영한 영화가 전부 개봉되면 아무래도 신인 소리는 더 이상 못 들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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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가 하면 할수록 재미있다고 얘기했었는데 지금은 어때요?
연기는 아무리 해도 익숙해지지 않는 것 같아요. 타자 같은 건 처음 칠 때는 독수리 타법으로 치다가도 시간이 지나면 익숙해져 속도가 빨라지잖아요. 그런데 연기는 늘 새로워요. 늘 모르겠고. 그런 불안함 속에서 뭔가를 찾아내는 과정이 정말 재미있죠. 힘든 순간도 많지만 연기하면서 뭔가를 성취해나가는 과정을 겪다 보면 두려움도 이겨낼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럼 지금까지 들었던 칭찬 중에 가장 기분 좋았던 얘기는 뭐예요?
촬영 현장에서 선배님들이 제가 연기를 하고 나면 가끔 “고은아, 잘했다!” 하고 한마디해주실 때가 있어요. 자세한 설명 없이 “이번에 좋았다”라는 단 한마디요. 그런 말을 들으면 제가 뭐든 할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 들어요. 그냥 ‘이번에 와이어 잘 탔다’라는 뜻일 수도 있고, ‘힘든데 너는 참 열심히 하는구나’라는 뜻일 수 있는데 말이죠. 격려의 말씀으로 들려서 하여튼 기분 좋았어요.
<은교>의 여고생을 시작으로 <몬스터>의 지적 장애인, <차이나타운>의 버려진 아이, <성난 변호사>의 검사, <계춘할망>의 실종된 손녀, <협녀>의 무사 역까지 해봤어요. 앞으로 더 해보고 싶은 역할이 있다면요?
청순한 여대생? 하하하.
로맨틱 코미디에 도전해보고 싶다는 말인가요?
네. 정말 해보고 싶어요. 평소 주변에도 그런 얘기를 자주 하는데, 제가 말하면 그게 진담처럼 안 들리나 봐요. 진짠데. 하하. 그리고 영화 <스물>에서처럼 또래 배우들과 함께 에너제틱한 청춘 영화에도 도전해보고 싶어요. 드라마도 할 수 있다면 좋고요.
고은 씨는 영화 속에서 다양한 형태의 사랑을 연기했잖아요. 배우가 아닌 여자 김고은의 이상형은 어떤 사람이에요?
저는 열정이 있는 사람이 좋아요. 그게 커리어든 개인적인 일이든 간예요. 엄마들이 아이들을 위해 열심히 요리하는 모습은 아름다워 보이잖아요. 그런 것처럼 자신의 일에 열정적으로 몰입해 뭔가를 이뤄내는 사람, 더 잘하려고 욕심내는 사람이 멋있어 보여요. 저도 열정적이라서 그런 사람과 잘 맞지 않을까 싶네요.
그럼 어떤 사랑을 해보고 싶어요?
서로가 서로에게 없어서는 안 될 존재가 되어봤으면 좋겠어요. 풋풋하고 설레는 연애만 사랑이 아니잖아요. 마치 팔과 다리처럼 내게 꼭 필요한 존재가 되는 그런 사람과 연애해보고 싶네요.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의 할아버지,할머니처럼요.
마지막으로 사람들에게 어떤 배우라는 말을 들었으면 좋겠어요?
그냥 좋은 배우?
‘믿고 보는 배우’ 이런 거 어때요?
아하하. 그런 건 부담스럽고요, 그냥 좋은 배우 할래요.
Credit
- Editor 유미지 <br />Photographer Jang Duk Hwa <br />Stylist 이윤미<br />Hair 원종순 <br />Makeup 윤은노 <br />Assistant 구자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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