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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DON'T WORRY, I AM HAPPY

영화 <웨딩드레스>로 3년 만에 스크린으로 돌아온 배우 송윤아를 만났다. 설렘보다 편안함이, 긴장보다 초연함이 묻어나는 그녀와의 대화는 인터뷰라기보다는 마치 한 편의 선문답처럼 느껴졌다. 삶이 한결 편안해졌다는 그녀, 그저 15년 차 배우의 관록이라는 말로만 설명할 수 없는 무언가를 그녀는 이미 체득한 걸까?

프로필 by COSMOPOLITAN 2009.12.21


        




        


사실은 오늘 윤아 씨가 입을 의상 때문에 회의를 하면서 스태프들이 고민을 좀 많이 했어요
어머! 왜요? 

어떤 옷으로 스타일링을 하더라도, 스태프들이 원하는 전체적인 화보의 콘셉트가 표현되는 게 아니라 그냥 ‘송윤아’라는 여자만 보일 것 같다는 일종의 공포가 있었던 것 같아요. 뭘 입어도 송윤아스럽게 소화해버린다, 그런 거? 뭐였을까요? 음, 송윤아의 파워? 
하하 파워라…. 음, 제가 생각하기에 그건 다분히 인사성 멘트 같은데요? 그만큼 변신이 안 된다는 거니까. 사실 그런 부분이 나에게 단점으로 작용한다고 생각했던 때도 분명 있었죠. 하지만 이제는 그걸 단점이라고 생각하지 않게 됐어요. 제 마음속에 여유가 생긴 거죠. 내가 생각하는 방향과 의도대로 일을 해도, 그 방향과 의도가 무색할 만큼 한계에 부딪히는 느낌을 받았던 적도 정말 많았어요. 이런 화보 촬영을 할 때도  마찬가지죠. 화보 촬영을 한 경험이 너무 없어서 무조건 기피할 때도 있었지만, 이젠 이런 촬영도 편안하게 할 수 있게 됐어요. 저는 모델이 아니라 그냥 한 인간이고 여자이면서 연기자이니까. 아무래도 예전보다 좀 더 편안하게 이런 촬영을 즐길 수 있게 된 거죠.



사실 대중이나 언론은 ‘A는 B다’ 이런 식으로 대상을 확실히 규정하는 걸 좋아하기 마련이니까요. 데뷔 이후에 악녀 캐릭터부터 술집 작부, 카바레 댄서까지 정말 다양한 역할을 맡았는데도 ‘송윤아는 지적이고 단아한 여자’라는 선입견 때문에 이미지 변신이 쉽지만은 않았던 감이 있어요. 엄격한 교육자 집안에서 자라났다는 데뷔 초반의 기사 때문이었을지도 모르겠지만요
그랬죠. 어떤 역할을 해도 똑같은 이미지로 비쳐지니까, 한마디로 드라마틱한 변신이 잘 안 되다 보니까 그게 정말 힘들었죠. 사실 엄격한 교육자 집안에서 자라났다는 얘기만 해도 그래요. 제 입으로 “교육자 집안의 엄한 분위기에서 자랐답니다”라고 말한 적도 없는데 어느새 이미지가 그렇게 굳어져 있더라고요. 아버님이 교육계에 계셨으니까 교육자 집안의 딸이라는 것도 분명 맞는 말이긴 하지만, 너무 그 부분에 포커스가 맞춰지다 보니 저 스스로도 갑갑한 면이 분명히 있었죠. 지적이다, 단아하다, 어떤 작품을 해도 그런 말이 자꾸만 수식어처럼 따라다니니까 저도 모르게 어느 순간 깊은 고민에 빠지게 되더라고요. ‘아, 지적인 사람이 되기 위해서 뭘 해야 하는 걸까? 책을 많이 봐야 하나? 아니면 대학원에 가야 할까?’라고요. 사실 저는 대학원도 가지 않았는데 말이죠.



어떻게 보면 그렇게 덧씌워져 있던 이미지와 화면 속 윤아 씨의 이미지가 충돌했던 게 작년의 드라마 <온에어>가 아니었나 싶어요. 신인 때도 연기력 논란이 없던 14년 차 배우에게 때 아닌 연기력 논란은 상처가 되었을 것도 같고요
그때 당시에 저는 “도대체 쟤 왜 저래?”란 반응이 나올 거란 걸 이미 짐작하고 있었어요. 작품에 들어가기 전에 이미 작가분에게 충분히 설명을 들었던 부분이기도 했고요. 조금 건방진 해석일지도 모르지만, <온에어>의 ‘서영은’이라는 캐릭터가 나오기 전까지 한국의 드라마 속 여성 캐릭터들은 남자만 바라보는 청순가련형 아니면 상처가 많아도 씩씩한 캔디형이었던 것 같아요. 그런데 서영은이라는 캐릭터는 대중이 그때까지 한 번도 듣도 보도 못한 형태였던 거죠. 만약 대중이 서영은류의 캐릭터에 조금이라도 익숙해져 있는 상태였다면 ‘이번엔 송윤아가 저런 캐릭터를 하는구나’라고 좀 더 쉽게 다가갈 수 있었을 거라고 생각해요.

그런데 윤아 씨가 그렇게 짐작했던 것보다 대중의 반응이 좀 더 격했던 건 사실이죠?
네 맞아요. 그래서 사실 ‘내가 뭘 잘못한 건 아닐까’, ‘좀 더 순화해서 표현했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Credit

  • Editor 곽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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